세계여행 블로그 closingmoon.kr

14. 머리 안녕~

필리핀, 마닐라에서 내가 머물던 영어 기숙사 1

그 앞에는 Jim's 라는 술집이 있었다.

영.기.one 아이들의 집합소였던 짐스.

한국인 때문에 한국라면이 안주 메뉴에 있던 짐스.

기숙사에 함께 사는 필리피노 선생님과 가끔 술게임도 하였다.

한국 학생들과 여러번 술을 마셔본 필리핀 선생님 블라스는

온 갖 술게임에 이미 능통해 있었기에

누군가 술게임에 걸려 벌주를 마실때면

'몽충하기 짝이 없쏘!'라고 외치곤 했다.

그렇게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갔고

어느새 시간은 내일 모레 필리핀을 떠나는 날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난...

어느새 다른 이들처럼

더이상 여행자가 아닌

한국 학생이 되어 있었다.

필핀에서의 여행이 그냥 커피였다면

필핀 이후의 여행은 정말 T.O.P 인데

이 상태로 갈 순 없었다.

나의 절친 아이리스

그녀의 충실한 동생 밥.

밥은 한국에서 가져온 (일명)바리깡으로 자신의 머리를 주기적으로 반삭하였었다.

빠밤빰 빠밤빰 빠밤빰 빰빠바밤

(이휘재의 인생~극장!)

대학 시절, 절친(물론 여자)이 공부하겠다고 머리를 민 적이 있다.

그녀를 보며 나도 인생에 한번쯤은 머리를 밀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이 딱 좋은 때인듯 싶었다.

어짜피 여행 계획 대략 2년 잡고 나왔기에

돌아갈때쯤엔 많이 자랄 것이리라...

난 그리 심각치 않게 결정하였지만

주변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바리깡으로 머리를 바로 밀기에는 좀 긴 머리라

먼저 가위로 잘라야 한다고 하기에

아이리스에게 잘라달라고 부탁하였다.

헌데 그녀는 감히(?) 머리 자를 시도를 하지 못했다.

성격 급한 나는 가위를 집어들고 내머리를 한웅큼 잡고 잘랐다.

그제사 아이리스도 잘라주기 시작했다.

민도로에서 샀던 싸롱을 목에 두르고

기숙사 방에 앉아 머리를 자르자니

소문을 들은 친구들이 하나 둘 구경을 왔다.

아이리스의 작업이 끝나고

밥이 바리깡으로 (아마도) 6mm로 밀어주었다.

시원했다.

생각보다 어머니가 머리통을 이쁘게 만들어주신 덕에

나쁘지 않았다.

머리 감고 5분만에 마르는 기분이 쏠쏠했다.

1단계                                                 2단계

3단계                                              4단계

마무리

이렇게

나의 본격적 여행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