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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93245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388
    IP : 14.58.***.13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2/05/26 23:56:18
    http://todayhumor.com/?lovestory_93245 모바일
    [BGM] 기다림 하나로 만족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이정하, 변명




    사랑이란 것은 쓸쓸한 거였다

    누군가를 위해 한 발짝 물러선다는 것은

    자신은 내내 외로움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곁에 두지 않는 법이라고

     

     

     

     

     

     

    2.jpg

     

    김재진, 기다리는 사람




    설령 네가 오지 않는다 해도

    기다림 하나로 만족할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묵묵히 쳐다보며

    마음속에 넣어둔 네 웃는 얼굴

    거울처럼 한 번씩 비춰볼 수 있다

    기다리는 동안

    함께 있던 저무는 해를

    눈 속에 가득히 담아둘 수 있다

    세상에 와서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것

    알고 보면 다 기다림이다

    기다리는 동안 따뜻했던 내 마음을

    너에게 주고 싶다

    내 마음 가져간 네 마음을

    눈 녹듯 따뜻하게 녹여주고 싶다

    삶에 지친 네 시린 손잡아 주고 싶다

    쉬고 싶을 때 언제라도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기다림으로

    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고 싶다

     

     

     

     

     

     

    3.jpg

     

    신경숙, 폐허




    인간에게는 자신만의 폐허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 인간의 폐허야말로 그 인간의 정체성이라고 본다

    아무도 자신의 폐허에 타자가 다녀가길 원치 않는다


    이따금 예외가 있으니

    사랑하는 자만이 상대방의 폐허를 들여다 볼 뿐이다

    그 폐허를 엿본 대가는 얼마나 큰가

    무턱대고 함께 있어야 하거나

    보호자가 되어야 하거나

    때로는 치유해줘야 하거나 함께 죽어야 한다


    나의 폐허를 본 타자가 달아나면 그 자리에 깊은 상처가 남는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어느 한 순간에 하나가 되었던

    그 일치감의 대가로 상처가 남는 것이다

     

     

     

     

     

     

    4.jpg

     

    이해인, 풀꽃의 노래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5.jpg

     

    탁명주, 통째로 가슴이 멍들다




    통째로 가슴이 멍들다

    녹듯이 슬픔의 순간은 지났건만

    통째로 가슴이 멍들다


    어두운 조명이 한꺼풀 접히어 갈때면

    혼자서 지껄이던 라디오 소음마저

    시름없이 조으는 듯 느껴지리라

    오늘밤처럼 달이 달무리 속으로 숨어든 채

    침침히 저무는 날


    통째로 가슴이 멍들다

    바스러지듯 별리의 순간이 지난 지금

    갑절 더한 고통으로

    통째로 가슴이 멍들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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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5/27 01:43:01  183.103.***.68  갓작남  259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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