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친구</b></div> <div><br></div> <div>친구와 놀 때 있었던 일인데,</div> <div>한참 보지 못 한 친구가 오랜만에 밥이라도 같이 먹자길래 이자카야에서 만나기로 했다.</div> <div>일 때문에 조금 늦어질 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먼저 마시고 있겠다는 답이 왔다.</div> <div>약속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가게에 도착해서,</div> <div>점원에게 일행이 안에 있을 거라고 했더니 칸을 나눈 좌석으로 안내해주었다.</div> <div>친구가 어딨나 하고 두리번 거리니 앞에 있는 자리에는 사람 둘이 보였다.</div> <div><br></div> <div>아니네 싶어서 안쪽으로 갔더니 뒤에서 "여깄어!"하고 부르는 게 아닌가.</div> <div>뒤돌아보니 아까 사람 둘이 보이던 자리에서 친구가 부르고 있었다.</div> <div>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아, 미안"하고 들어가보니 친구 밖에 없었다.</div> <div>내가 잘못봤나하고 그냥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한참 술을 마시다가 친구가 "얼마 전에 헌팅을 했는데 말이야"하며 말을 꺼냈다.</div> <div>"좀 특이하긴 한데, 다음에 같이 한 번 보자"고 했다.</div> <div>나도 여자친구가 있어서 대충 대답하고 차를 마시는데</div> <div>친구가 화장실 좀 갔다 온다며 나갔다.</div> <div><br></div> <div>혼자 가서 같이 놀까, 모처럼 같이 놀자고 하는데 한 번 가볼까 뭐 이런 생각을 하는데</div> <div>"안돼"</div> <div>하는 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렸다.</div> <div>뭐?하고 돌아보니 뒷자리에서 여자 셋이서 즐겁게 수다 떨고 있었다.</div> <div>아 뭐야.. 우연히 들린 거구나하고 또 놀러갈 생각을 하던 순간</div> <div>"가지마!"</div> <div>이번엔 옆에서 들려왔다.</div> <div>옆에는 젊은 남자 넷이 껄껄 웃으며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div> <div>타이밍이 너무 좋은 거 아니냐고 혼자 웃었다.</div> <div>그때 친구가 화장실에서 돌아와서 자리에 앉으려고 몸을 숙였다.</div> <div>그때 친구 뒤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div> <div>갈색 머리의 약간 날라리 같아 보이는 여자애였다.</div> <div>일반적으로 귀엽게 생겼을 지도 모르지만... 흰 자 밖에 보이지 않았다.</div> <div>나도 모르게 시선을 피했다가, 다시 한 번 보니 없었다.</div> <div>"아까 말했던 애가 문자를 보냈는데"</div> <div>아무 것도 모르는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div> <div>"좀 있다가 같이 놀자는데"</div> <div>멍하게 "그래"라고 대답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div> <div>"절대 가지 마!"</div> <div>몇 명이 동시에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div> <div>깜짝 놀라 둘러보니 여자애 셋, 남자 넷이 무표정한 얼굴로 날 보고 있었다.</div> <div>아주 잠시 잠깐이었는데, 다시 관심 없다는 듯 자기들끼리 떠드는 것이다.</div> <div>"왜 두리번 거려? 너 괜찮아?"</div> <div>친구가 이상하단 표정으로 날 봤다.</div> <div>"아 응. 괜찮아"라고 대답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손이 덜덜 떨렸다.</div> <div>"그래서, 같이 갈 거지?"</div> <div>친구가 물었다.</div> <div>내가 "여친이 불러서 가야할 것 같은데"라고 했더니</div> <div>아쉽단 표정을 지었지만 더 재촉하진 않았다.</div> <div><br></div> <div>취한 것도 깨버리는 바람에 이제 그만 갈까하며 일어섰다.</div> <div>와아 짝짝짝짝짝</div> <div>하고 주변에 앉은 사람들이 갑자기 박수를 쳤다.</div> <div>왠지 기분이 나빠서 재빨리 가게에서 나왔다.</div> <div>그러자 친구 휴대전화가 울렸다.</div> <div>"아 문자다"하고 휴대 전화를 열어본 친구 표정이 이상해졌다.</div> <div>왜 그러냐고 물었더니</div> <div>"헌팅했던 애가 보낸 건데, 이게 뭐라는 거지 대체?"하며 휴대전화를 보여줬다.</div> <div>문자로 "더는 못 끌어내겠어"라고 쓰여 있었다.</div> <div>그 후 그 애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