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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0546
    작성자 : 빛나는호수
    추천 : 25
    조회수 : 1033
    IP : 112.172.***.204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6/09/09 10: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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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이코 메트러다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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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든 소정을 시영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늘도 새벽까지 얘기를 나누었지만,  여전히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소정이와 떨어져 있자고 했다.  외국에라도 나가라고 했지만 소정은 말을 듣지 않았다.

    시영은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소정의 마음을 왜 모르랴.

    시영도 소정과 헤어지는 상상 만으로도 숨쉬는 것을 잊을 정도의 고통이 따른다.

    하지만 시영과 있으면 자꾸 위험해 지는 소정을 그대로 둘수는 없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것과,  이세상에서 다시는 볼수 없다는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저번에.  소정이 잠시 숨을 거두었을때,  시영은 상상할수 없는 고통과 불행을 맛보았다.

    그래... !     

    말 그대로 맛만 보았을 뿐인데도  시영은 온전한 정신 상태를 유지 할수 없었다.

    뒤척이는 소정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시영은 마음으로 물었다.

    ;;  너는 도데체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   어떤 존재 이길래.  

    스며들수 없는 곳까지 구석구석 스며들어.  내가 있어야할곳에  이미 나는 없어지고 

    온통 너 만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일까..?  ;;

    꿈을 꾸는듯,  아니면 내 물음에 대답하려는듯 소정이 싱긋 웃었다.

    그 웃음에 시영의 가슴은 또 다시 무너져 버렸다.

    ;;   그래..  네 말대로 목숨만큼 중요한 것도 없지만.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모두

    잃어 버리는 삶은 껍데기에 불과 할지 모르겠지.  네 말대로,  나 또한 네가 내 삶의 의미이고

    내 전부 이니까.              휴....  당신을 어쩌면 좋을까 .... ?  ;;

    시영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는 소정의 도톰한 입술에  긴  키스를 했다.
     
     
     
     
     
     

    현배는  핸드폰에 녹음된 단조로운 멜로디를 반복 해서 들으며 비밀번호를  유추해 냈다.

    볼일은 끝난듯 현배는 주방으로 나와 늦은 저녁을 준비했다.

    금방 지은 밥에  지글지글 된장 찌게를 끊이는 폼이 자주 있었던 일인듯 꽤나 익숙해 보인다.

    잔잔히 울려 퍼지는 월광 소나타 음률이  현배의 뒷 모습을 한층 더 고독해 보이게 한다.

    현배는  나물도 조물조물 무치고  계란도 부치고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은 반찬 가지를 만들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서 만드는 음식 이라면 흥얼 흥얼 콧소리 라도 나올법한데.

    현배의 뒷모습은 고독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밥과 반찬이 완성되자.  현배는 밥과 반찬을 정성스레 차린뒤 안방으로 들고 들어갔다.

    안방에는 아내로 보이는 젊은 여성의 영정 사진이 놓여 있었고 그 앞에는 전에 차려 놓은듯한

    밥과 반찬이 정갈하게 놓여있었다.

    현배는 새로차린 밥상을 영정앞에 차리고  잠시 사진속 인물을 바라본뒤

    전에 차려 이미 식어버린 밥을 꾸역꾸역 입에 넣었다.
     
     

    현배는 한마리의 날렵한 고양이 같았다.

    어렵게 알아낸 버튼식의 비밀번호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보조 걸쇠를 걸어놓아 현관으로 집입이 어려워 현배는 옥상으로 올라가  줄을 타고

    베란다에 사뿐히  내려 앉았다.  역시 고층 아파트는 베란다 문을 잠그지 않는다.

    소리없이 문을 연  현배는 거실로 나와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저 그런 특별 할거 없는  평범한 신혼집이다.

    현배는 마치 자신의 집에라도 들어온듯 불을켜고  결혼 사진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사진들을 둘러보던 현배가 무엇에 분노가 치미는지  눈에 살기가 비치고 입꼬리에 경련이 인다.

    들고온 커다란 가방을 다 잡으며 현배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안방 침대 위에는 신혼 부부가 달콤한 잠에 빠져 누가 들어온지도 모르고 있다.

    현배는  나이프를 꺼네  남편의 입을 틀어막으며  나이프로 이마를 톡톡 치고 있다.

    어리둥절 눈을 뜬 남편은 반항하려 했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목에 닫자 조용해 진다.

    현배는 남편의 손에 수갑을 채우고 문고리에 고정시켰다.

    여자를 깨워  결박을 한뒤  현배의 손놀림은 점점 빨라졌다.

    가방을 열어 조립식으로 된 무언가를 꺼내 놓고 열심히 조립 하기 시작했다.

    재갈을 물린 남자가 가끔 꿍꿍 거렸으나  그럴때마다 현배는 남자의 배를 사정 없이 걷어 찼다.

    다 조립한 물건을 보니 현배가 직접 만든듯 하며 저울 모양이었다.

    한쪽에 물건을 놓고 한쪽에는 추를 놓아 무게를 정하는 그런 저울..

    현배는 여자에게 다가가  한쪽 저울에 세우고는  목에 피아노 줄을 걸었다

    그리고는 남자에게 다가가.  감정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무뚝뚝한 어조로 말했다.
     
     현배 :   조용히 할거지 ?

     남자 :  웅.   웅.
     
    현배는  남자의 재갈을 풀어 주었다.
     

     현배 :   네 몸무게 !

     남자 :   ???? 네 ??
     
    남자는 공포에 질려있으면서도 자신의 몸무게를 묻는  현배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현배 :   두번 말하게 하지 마라.  네  몸무게.

     남자 :   치..  칠십 키로쯤 됩니다.

     현배 :   칠십이라..  한... 5.8 리터쯤 되겠군.  내 말 잘들어라.
              저기 보이는 저울은 내가 고안해 낸거다.
              저 저울에 난 타이머를 10분에 맞출꺼야.   10분 후에는 스프링이 당겨지고
              네 아내는 목이 잘려 죽을꺼다.  목이 조이는게 아니야  피아노 줄은 조이기 보단
              닿는 면적이 좁아서  거의 잘리지...

     남자 :   헉 ! 저..  선생님  달라는것은 무억 이든지 드리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요. 

     현배 :   네 아내를 사랑 하나?

     남자 :   무... 물  물론 입니다.  사랑 합니다  사랑 하고 말고요. 제 목숨만큼 사랑 합니다.

     현배 :   그 말을 증명해 보일 텐가 ?

     남자 :   .... 그게... 무슨말씀인지.

     현배 :   네가 살면 네 아내는 죽는다. 아내가 살려면 네가 죽어야 하지.
              70키로의 몸무게라면 5.8 리터 정도의 혈액을 가지고 있다.
              이 혈액의 20 %  정도를 잃으면 위험해 지기 시작하며 30 % 를 잃으면 생명을 잃지.
              난 지금 저  저울에 네가 잃을 피의 30% 의 무게에  타이머 작동이 멈추게 만들것이다.
              넌 너의 피로써 아내를 살리던가.  아니면 네가 살던가  둘중에 하나를 택하라.
              단 10분이다  10분이 지나면 모두 죽는다.
             
     남자 :   아 ~~~~~  악 !!!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강도야 !!!  강도야 !!!
     

    소리 지르는 남자에게 현배는 펜치를 휘둘러 턱뼈를 부셔 놓았다.

    피와 침을 줄줄 흘리는  남자에게 다가가  수갑이 채워 지지 않은 손에 나이프를 쥐어 주었다.

    그리곤 타이머를 10분에 맞추어 놓았다.
     
     현배 :   시작하라.

     남자 :   제발 살려주세요  제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십니까..?
           

    남자는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애원했다.

    현배는 대답대신 말없이 타이머를 가르켰다. 

    남자는 아내를 쳐다보았다.  재갈이 물린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눈빛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한쪽 저울에 마련된 통에 손을 놓고는  팔목을 그으려 칼을 댔지만

    몆번을 망설이며 쉽게 긋지를 못해 작은 생채기만 생겼다.
     
     남자 :   달라는거 다 드리겠습니다.  제발 이것만은...  제발..

     현배 :   시간은 가고 있다..  시간이 없을 텐데 ?
     

    또 다시 감정없는 현배의 말투에 남편은 다시 아내를 바라봤다.

    아내의 눈은 튀어 나올듯 부릎떠져 있었다.  빨리 손목을 그어 버리라는듯이...

    시간이 갈수록 아내의 표정은 더욱더 표독 스럽게 변했다.

    몸부림을 치며 발악을 했다.  사랑해서 결혼한 그때의 아내가 아닌

    남편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난 요부 처럼보였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한껏 노려보았다.   남자의 표정에서  자신을 살려주지 않을 꺼란

    판단을 내린 여자는 더욱 미친듯이  몸부림치며 발악하기 시작했다.

    둘의 그런모습을 바라보는 현배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안도 하는듯한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결국 남편은 고개를 돌려 아내를 외면해 버리고는 칼을 떨어뜨렸다.

    잠시후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몸이 허공에 매달렸다.
     
     
     남자 :   크 ~  으윽

     현배 :   우는 건가?   그게 사랑이란 말이지..  일단은 너고  그 담이 사랑이겠지.
              그런것들이 여자의 인생을 책임지겠다  결혼 이란걸 하고 말이야  후후후후..
              그리 애통 하면 아내 한테가서 용서를 빌어 보게나,

     남자 :   약속이 틀리   지....
     

    나오던 남자의 말은 현배의 칼놀림에 묻혀 버렸다.
     
     
     

    집으로 돌아온 현배의 표정은  조금은 풀려 있었다.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아내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는 비릿한 비웃음을 머금으며

    거보란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조용히 흐르는 월광 소나타가  주위의 광기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었다....
     
     
     
     
     
                          사랑이란하나를 주고 하나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아홉을 주고도 미처 주지 못한 하나를 안타까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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