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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0097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6
    조회수 : 1619
    IP : 188.226.***.14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08/17 22:01:58
    http://todayhumor.com/?panic_90097 모바일
    [오컬트학] 장례식
    장례식

    아버지 장례식 중 고별식 때 일이다.
    고별식을 할 때 마음 속으로 아버지에게 말을 걸었다.
    "아버지. 아직 계시죠? 그럼 촛불 좀 흔들어봐요"

    그러자 단상에 있던 양초가 막 흔들리는 게 아닌가.
    내가 앉은 자리와 양초 사이의 거리는 3미터 정도였다.
    적어도 내 자리에서 바람은 한 점 느껴지지 않았다.
    한참이나 양초가 계속 흔들렸다.
    "알겠어요. 이제 됐어요"하고 생각하니 흔들림이 멎었다.

    그리고 한참 여러 질문을 마음 속으로 해봤다.
    맞으면 촛불을 흔들고, 아니면 아무 것도 하지 않도록 해서 질문도 해봤다.
    매번 제대로 답변을 들었다.

    이런 저런 질문을 하다가, 마음 속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 앞으로의 일을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고마워요"라고 생각한 그때, 갑자기 밖에 비가 내렸다.
    꽤나 굵직한 소나기였다.
    그리고 그후부터는 촛불이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때까진 하늘도 맑았고, 전혀 비가 내릴 것 같은 느낌이 아니었다.
    그 비는 고별식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고별식이 끝나자 비가 뚝하고 그치고 푸르른 하늘이 드러났다.
    30분 정도 폭우가 내렸던 것 같다.
    7월이었으니, 소나기가 종종 내리는 시기긴 하지만
    아침 10시 정도에 소나기가 내리는 일은 드물다.
    나로서는 아버지의 눈물이라 여기고 싶다.
    촛불이 흔들리지 않게 된 건, 성불하셨기 때문이라 믿고 싶다.

    사실 나는 오컬트 쪽은 부정하는 사람인데...
    촛불이나 소나기 둘 다 우연히 일어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리 믿고 싶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483648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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