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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0256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8
    조회수 : 1248
    IP : 14.36.***.3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2/12/26 20:40:59
    http://todayhumor.com/?panic_40256 모바일
    펌]장편] 도심속 정글 [3화]

















    고통에는 한계가 있으나, 공포에는 한계가 없다.

    -플리니우스













    도심속 정글 [3]-------------------------------------------






    터벅 터벅’






    나는 쓰러진 그녀를 안고 2층으로 걸어 올라왔다.







    ♬ CHRISTMAS CHRISTMAS CHRISTMASCHRISTMAS CHRISTMAS CHRISTMAS어쨋건 오긴오네 CHRISTMAS가 드디어♬

    계단 바로위쪽 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는 계속해서 컨츄리 꼬꼬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하아... 씨발.... ”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와버렸다. 그놈의 크리스마스가 뭐길래...



    이제는 아무 소용없어 버린 크리스마스를 찬양하는 노래가 자꾸만 귀에 거슬린다.



    계속 흘러나오는 소리가 나는 듣기에 거북했고 이내 이 노래를 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영화나 소설애소 좀비들은 소리에 반응한다고 했던 말을 들은기억이있다..


    실제로 정보가 없어서 이말이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혹시모르니깐 이런 음악소리는 없는게 낳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난 밑을 향해 소리쳤다.





    “저..저기요!!”


    아무도 못들었는지 1층사람들은 바리게이트를 쌓아 올리는데 정신이 없다.






    “저기요!!!!!!”

    소리를 높여 큰 목소리로 부르자. 밑에서 바리게이트를 쌓아 올리는 사람들이 모두 나를 쳐다본다. 그와중

    에도 짧은 머리의 남자는 시선을 나를 향했지만 몸은 무거워 보이는 책장을 문쪽으로 옮기고 있었다.







    “저.. 죄송한데. 이거,, 이 노래좀 꺼주실래요? ”

    내가 손을 위로한채 스피커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모두들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내가 다시한번 말했다.





    “여기서~ ~어 그러니깐 이 카페에서 일하시는 분이여!! 노래좀 꺼주실수 없나요?”






    “저 말씀하시는 건가요??”

    왼쪽 유리벽을 매꾼 공간 빈곳에 책을 집어 넣고 있던 그녀가 나에게 되묻는다.





    “네.. 네! 듣기에 쫌 그렇지 않아요?”


    그러자 책장을 옮기고 있던 짧은 머리의 남자가 말한다




    “왜요~ 듣기 좋구만.. 저 노래라도 안들리면 불안해 미쳐버릴거 같은데.,,,.”



    “맞아요~! 노래 좋은데 뭘!”




    2층 화장실 안쪽에서도 짧은 머리남자의 말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퍼졌다.

    정석이와 같이 시체를 옮기던 남자중 한명이었을 것이다.





    “흠.. 그렇지만 아무래도 조용한게 더 낳지 않을까요? 저녀석들이 소리에 민감할지도 모르고.........그.......뭐냐....그.........”

    순간 나는 괜히 나섰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말끝을 흐려버렸다. 그냥 조용하게 하던일이나 마져 할껄 이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울렸다. 그러자 얼굴이 조금 붉어진것을 느꼈다.







    “그래요 그럼!! 저도 별로 듣기가 싫었는데... 제가 끌께요!..어쨋든 위험할수도 있는 일이자나요!”



    그 순간 나를 쳐다보던 알바생이 나의 의견 동조하면서 말을했다. 나는 그녀의 목소리가 천사처럼 들려왔

    다. 알바생은 그새 하던 일을 멈추고 카운터쪽 컴퓨터가 세워진 곳으로 몸을 옮겼다.



    “그럽시다 뭐 허허~”

    짧은 머리의 남자가 민망한듯 멋쩍은 소리를 내더니 이내 다시 책장을 옮기는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얼마후 척! 하는 단절음과 함께 노래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노래가 더 이상 들리지 않으니 카페안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소리와 밖에서 조용히 들려오는 온갖 비명소리

    와 자동차 클락션 소리뿐이 들리지 않았다. 좋지도 않은 캐롤을 억지로 듣느니 차라리 이것이 훨씬 낳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은근 나의 의견을 지원해준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껴 아래를 한번더 쳐다보았

    다. 그녀는 어느새 다시 유리벽 앞에서 벽을 메꾸고 있었다.




    나는 다시 시선을 2층으로 옮겨 계단 옆 테이블에 다가 갔다. 그리고는 한손으로 기절한 여자를 테이블 위

    해 잠깐 걸쳐 놓고 한손으로는 계속해서 흐르는 땀을 닦았다.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지만, 처음 안았을떄와 달리 계속해서 안고 2층을 올라는 체감적으로 느끼는 무게감

    은 다를 수 밖예 없었다. 적게 어림잡아도 40kg 이상인 성인여자 하나를 안고 계단을 올라오면 숨이 벅찰

    수밖에 없다.





    나는 바로 그녀를 바닥에 내려 놓을 생각으로 다시 두 팔에 힘을 주고 그녀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었다.,

    그순간 적막한 공간에서 그녀의 얼굴을 다시 보니 일말의 책임감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그녀에게 책임감을 느낄 필요는 없지만 왠지 모를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왠지모를 오묘한 감정이 생겼다

    나는 자세를 다시 높혀 그녀를 안고 있는 팔에 다시 힘을 주었다.

    나는 그녀를 내려 놓을 만한 장소를 찾아 보았다.


    왼쪽 구석공간에 유리로 막이가 되있고 내실과 같은 공간이 눈에 보였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 벽에 붙어있

    는 연결식 의자에 그녀를 사뿐히 내려 눕혔다.





    “하아~”



    숨이 찼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한데 모여 큰 물방울을 형성해 관자놀이 옆으로 흘러내렸다.



    평소 다소 땀이 많은 체질인 나는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생기면 얼굴 주위로 열이 몰려 땀을

    자주 흘린다. 그래서 한겨울에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더위를 느끼고 외투를 벗기가 십상이었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긴장상태로 나의 이마에는 땀이 맺혀있고 온몸이 따끔따끔 거리면서 땀이 흐르기 전의 그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녀를 쳐다보았다.


    긴머리에 웨이브 펌을한 머리는 벽 조명에 비춰 갈색빛이 은은하게 반사되고 있었으며, 작지만 높은 코를

    가지고 있었으며 눈끝이 조금 쳐져 정감있는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 눈가에 그려진 아이라인은 눈물에 번

    져 엉망이 되어있었고 울음으로 인해 화장이 얼굴에 번져 있었다.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는 아니지만 꽤 매

    력적이고 귀여운 얼굴로, 밖에서는 동아리나 대학교 과내에서 한명쯤 있을법한 귀엽고 인기있는 여후배정

    도 됬을것이다.



    차콜색의 숏코트안에 니트를 껴입은 그녀가 한눈에 보였다. 숨을 내쉬고 마실 때마다 붉은색 니트위로 봉

    긋 솟은 그녀의 가슴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위아래로 오르내린다. 귀여운 외모에 비해 그녀의 가슴은

    생각보다 크게 보였다,



    순간적으로 나는 그녀와 섹스를 하는 상상을했다. 나는 상상속에서 한쪽손을 그녀의 엉덩이에 다른 한손은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고 이내 그녀와 나의 몸은 서로 하나가 되어 빛을 발하여 일렁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이내 나는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나쁜짓을 하다가 들켜버린 어린아이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생각말 할뿐 실제로 실천할 생각은 없으며, 내가 이러한 상황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서 충격에

    빠진 그녀와 억지로 정분을 나눌 정도로 생각 없는 놈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생각을 한 나 자신에 대해 혐오감을 느꼈다.

    나는 뒤에 누워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급히 내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2층 창밖을 통해 어둠이 깔리고 눈발이 휘날리는 신촌대로를 쳐다 보았다.

    저멀리 신촌의 현대 백화점이 눈에 들어왔다.

    ‘저곳 내부에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이면 모두가 찾던 곳이 이제는 지옥이 되버렸다.




    계단쪽으로 걸어왔다. 그러면서 계단 오른쪽 편 테이블 옆에서 어린 엄마와 함께 있었던 꼬마의 모습이 보

    였다.



    ‘삐육~ 삐육~ 뿅..뿅’


    아까까지만 해도 엄마 품에 안겨 울고 있던 꼬마아이가 두손에 닌텐도를 들고 게임에 빠진 모습이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웃기게 보였다

    지금의 상황이 심각한걸 아마 모르는것이리라.


    아이는 감정을 느낌에 있어 아주 민감하지만 그만큼 빨리 잊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덧없이 걱정없는 아이에 모습이 부러운생각이 들었다.

    내가 쳐다보는것을 눈치 챘는지 아이가 내쪽을 흘끔 쳐다본다.

    나는 아이의 편안한 시간을 깨고 싶지 않아 아이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이고 이내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1층에서부터 계단이 끝나는 2층 계단 앞 화장실 까지 핏방울이 줄줄이 떨어져 있었고 화장실로 들어가는 곳

    에는 차가운 문손잡이에 문은피가 금새 굳어 붉은 갈색빛을 발하고 있었다.





    “4번쨰 칸에 갑시다!!”



    화장실 안으로부터 정석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네 그러죠! 상체부터 들어갑시다 ”



    “이쪽 이쪽으로 쫌만더..”



    “네 쫌만 오케이~ 머리쪽부터 땅에 눕혀요.”



    ‘쿵!!’



    순간 누군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욕을 내뱉는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아 젠장..짱나게 씨발...... 어제산 코튼데...”




    분명 2층에 있던 남자 두놈중 짧은 카라에 긴 기장을 가진 회색 코트를 입어 한껏 멋을 부렸던 키가 컸던

    놈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 옷걱정을 하는게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 옷하나 떄문에 ...

    그리곤 키 큰 그녀석에 대한 반감이 들었다 하지만, 겨우 여자하나 안고 올라와 눕히는 일이 시체옮기는 것

    보다는 훨 낳다는 생각이 들자 반감이 조금 수그러들었다.




    나는 계단 사이에 있는 중간 난간을 지나 1층으로 내려왔다.

    1층의 바리게이트는 어느정도 완성되 있는 상태였다.

    나는 1층을 살펴보았따.

    중앙 시체가 있던 자리...

    시체는 사라졌지만 새빨간 피웅덩이는 이곳에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를 상기시켜주었고, 사람들이 밝고 지

    나가서 생긴 갈붉은 발자국은 그 주변을 더욱 소름돋게 만들어 주었다.

    새하얀 바닥과 대조를 이뤄 제멋대로 퍼지고 흩어진 핏자국들은 공포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그위

    에 서있자니 ‘고흐’의 작품중 하나닌 ‘아를의 붉은 포도밭’위에 서있는 착각이 들었다.




    1층의 거의 모든 테이블과 의자들은 도어쪽 과 왼쪽 유리문 쪽으로 쌓아올려졌고 벽이 쌓여진 곳에는 사이

    사이 마다 책이나 무거운 물건들이 끼어져 있었다. 바깥풍경이 보이지 않게 되자 그나마 낳다는 생각이 들

    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사그러지지 않았다.

    바리게이트는 견고해 보였다

    의자나 테이블 말고도 책장이나 무거워 보이는 장식장으로 막혀져 꽤나 안전해 보였고 빈틈은 책이나 기

    타 물건들로 뺴곡하게 막혀져 있어 한층 안정감을 더해주었다.






    “와....... 저정도면 안전하겠네요..”

    내가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조로 말했다.



    “혹시 모르니깐 2층에서 제가 물건들을 더 가져와 볼까요?”

    짧은 머리의 남성이 말했다.




    “2층에 쓸만한게 많은것 같던데?”

    “아..아니오...아... 저정도면 충분할꺼 같은데요?”


    나는 순간적인 그의 물음에 당황을 해서 나도 모르게 괜찮다는 말을 내뱉고 말았다. 사실 괜찮을지 안괜찮을지는 나도 모른다.




    “뭐 그러든지요...”

    짧은 머리 남자가 쉬이 하며 대답했다.



    의자와 테이블이 모두 빠져나간 1층 로비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고 그래서 그런지 휑한 기분과 함께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한편으로는 ‘아까 노래를 끄지 말았어야 했나?’ 라는 생각을 했다가 컨츄리 꼬꼬의 촐

    랑대는 목소리가 떠올라 다시 생각을 접었다.




    터벅 터벅




    계단에서 정석이와 친구로 보이는 남자 키큰 남자와 작은남자 2명이 함께 내려온다. 아마 시체를 다 치웠

    을 것이다. 차가운 시체는 남자화장실 어느 칸에 오순도순 모여있을것이다.




    “아 짱나게쓰리...”

    2층에있었던 남자중 키가큰 남자가 피로물든 회색 코트를 물로 적셨는지 진하게 번져버린 붉은 부분을 탁

    탁 털어내며 말했다.






    “넌 임마 지금 코트가 문제냐...에휴,,,”


    그의 친구로 보이는 2층에서 내려온 또다른 남자가 그를 질책하고 나섰다.


    “아니 그래도 임마..찝찝하자나 옷때문이 아니라 그냥 내가 찝찝하다고..”


    “여기서 안찝찝한 사람이 있냐?”


    “됐어 됐어 말을 말지 참,,”


    둘은 평소에도 아무렇지 않게 톡쏘아 대는 말투를 해온것 처럼 서로에게 말을 쏘아붙였다. 아마도 친구기

    에 가능한 말싸움일 것이다. 이런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남에게 저런 말을 했다간 주먹이 오가도 이상

    하지 않을 것이다.





    짝!





    그순간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석이가 상황을 정리하려는듯 두 손바닥 치면서 말을 했다.



    “자 자..자 자. 그만 그만~~!!다들 고생하셨어요.... 이제 어느정도 정리가 된것같네요. 휴,,”

    그러자 2층에 있던 남자중 키가 작은 남자가 대답을했다,




    “고생은 무슨 밑에 분들이 더 고생했네요~ 저기 절대 안뚤릴것 같은데....”

    .
    .
    .
    .
    .그리고는 긴 시간 침묵이 이어졌다.
    .
    .
    .



    아무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서로들 멍하니 서있었다.


    어쩌면 이 고요한 순간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던일이 없어진 사람들은 어정쩡한 자세로 1층 에 모여서 서로 조용하게 쳐다 보고 있다.
    .
    .
    .
    .
    .
    적막을 꺠고 싶었는지 2층에 있던 남자들중 키가 작은 남자가 정석이를 가리키며 말을 뱉었다.

    “아 그건 그렇고 거기 그쪽은 시체만지면서도 표정하나 안변하던데? 실례가 아니라면 무슨일 하는지 알수

    있을까요???”




    나도 정석이가 곧있으면 외과인턴과정을 밟는 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녀석의 담담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실습과정에 정석이는 시체를 많이 봐왔을터 그리 당황하지 않을수 있었던 거라 생각이 들었

    다.



    “그러지 말고 우리 모두 올라가서 얘기합시다..여기보다는 2층에 가있는게 좋을거 같네요.”

    또다시 정석이가 모두를 리드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요”



    “그럽시다”



    사람들이 정석이에 말에 동조한다 .이내 친구로 보이는 키가 작은남자와 큰남자 두명이 2층

    으로 올라가고 정석이가 따라 올라간다. 그리고 뒤이어 아이엄마로 보이는 젊은 여자와 짧은머리의 남자가

    올라간다. 그리고 트리 옆에 있던 여자2명이 함께 올라간다.


    마지막으로 알바생이 내 옆을 지나간다. 그순간 그녀에 곁에서부터 민트 라벤더 향이 섞인 상큼한 냄새가

    그녀의 은은한 체취와 섞여 나에게로 풍겨져 온다. 그 향기에 왠지모르게 묘한 느낌을 받는다.

    사실 나는 아까부터 내심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기고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계단을 올라가는 그녀에게 뒤에서 나지막히 말했다.




    “저.. 저기요,,”




    “네 ? 저요?”



    그녀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약간 놀란 얼굴을 한 채 나를 쳐다본다.




    “저... 아까 고마웠어요..”





    “네? 네?”




    “아까 노래말이에요..꺼줘서 고마웠다고요.”

    왠지모르게 얼굴이 붉어진것 같다.




    “아,. 난또 모라고 ! 저도 듣기 싫었어요... 더군다나 그쪽 말대로 위험할지도 모르자나요..”

    그녀가 나를 쳐다보며 대답을 한다. 그리고는 생굿 웃음을 지어보인다. 불안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씩씩

    해 보이는 미소가 정말 아릅답게 보였다. 그리고는 다시 계단으로 올라간다.


    그녀의 미소를 보고 나도 모르게 심박수가 빨라진 것을 느꼈다. 얼굴이 달아 올랐다 다행이 그녀가 바로 뒤

    돌아서 갔기에 내 붉어진 얼굴을 보지 못했으리라 생각하니 안심이 되었다..

    여자앞에서 떨거나 머뭇거리는 성격이 아닌데 왠지모르게 그녀의 침착하고 잔잔한 말투에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나도 서둘러 그녀를 따라 서둘러 2층으로 올라갔다.

    모두들 긴장이 풀린탓에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나도 곧장 계단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테이블로가 정석

    이 옆에 의자 걸쳐 앉았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었다. 어제만 해도 평생 알지도 못하고 지나갈뻔한 사람들이 이렇게 한곳에 모여 생존

    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지닌체 묶여진 인연이 되었다는게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순간 정적을 꺠는 소리가 들렸다.






    [카톡왔쑝~!]


    누군가의 문자수신음이 내부의 조용한 정적을 꺠고 2층 홀안에 울려 퍼졌다. 그것이 시작을 알리는 소리인

    냥, 사람들은 그동안 잊고있었다는듯저마다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하고 보내기 바뻤고 알바생은 누군

    가에게 전화를 걸고 짧은 머리의 남자는 일어나더니 소리가 들리지 않는 구석으로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였

    다.




    나도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내보았다. 카톡이 여러개 와있었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확인하기가 싫었다..

    왠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냥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다들 누군가 통화하고 문자하기 바쁜상황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담배를 피고싶은 욕구가 들었다.

    나는 정석이에게 다가가서 오른독 검지와 중지를 입에 대면서 담배피는 시늉을 보였다.




    “어디서 가서 피게...?”

    여러 사람 앞에서 담배피는 내가 욕먹을게 걱정이 됫는지 정석이가 물었다.



    “화장실 가지 뭐...거기서 펴도 모라하겟어..”


    “빨리 다녀와... 거기 시체 있는거 알지?”


    정석이가 웃음을 보이며 내게 말했다.



    “됏어 임마... 무슨 애도 아니고...시체 어디다가 뒀는데?”




    말을 그렇게 했지만 성인이라도 시체 옆에서 담배를 피는건 왠만한 담력을 가지지 않고서야 여간 힘든일이

    아닐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나는 시체를 처음본 사람도 아니고 강가에서 유기당한 시

    체를 발견한 것도 아니다.



    “두구 모두 네 번째 칸에 넣어 놨어.. 칸 하나라도 더 쓸수 있어야 될꺼 아냐”

    나는 정석이의 말을 들으며 저벅저벅 화장실 앞으로 걸어 갔다.

    “빨랑와라~”

    나는 정석이에게 신경끄라는듯 한쪽 손을 올려 재낀후 화장실 문을 열었다. 피가 이미 굳어 갈색으로 변해

    버린 손잡이를 잡는것이 꺼림칙 했지만 이것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화장실은 왼쪽이 남자 오른쪽이 여자로 되있었고 아마도 시체는 남자화장실 쪽으로 들어갔다는것을 알려주

    기라도 하듯이 핏방울이 왼쪽으로 줄줄이 떨어져 있었다.

    순간 여자화장실에 가볼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런 내자신이 우습게 보여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

    나는 핏방울을 따라 남자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 내부는 생각 보다 넓었고 관리가 잘되었는지 다소 깨끗해보였고 화장실 특유의 캬라멜 향과 은은한

    냄새가 피비린내와 섞여 풍겨져 왔다.


    안쪽으로 4번째칸 앞에는 피가 흥건하게 쏟아져있었다.

    상당히 끔직했다

    네 번째 칸을 자세히 보니 몬가 끌린듯한 핏자국 같은게 두 번재 칸으로 연결되 있었다.

    아마 아까 시체를 옮기다 코트를 버린 녀석이 넘어진 자국일 거란 생각을 했다.





    새하얀 타일과 대조되는 갈색 붉은 피는 스산한 기분을 더했고 내가 마치 살인현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담배갑을 뒤지고 안을 열어본다 대략 열댓개피 아직은 충분하다. 나는 손을 대지않고 입

    을 답대갑에 대어 여러가치중 하나를 골라 앞니로 깨물어 쓰윽하고 빼낸다 그리고는 담배에 불을 붙인다.




    ‘치익~’




    담배에 불이 붙는 소리가 들린다.




    담배 연기를 빨아 재낄떄마다 담배가 타들어가는 소리가 고소하게 들려온다





    ‘치익~’





    ‘후~’







    새하얀 연기가 나의 폐를 통해 기도를 통과해 공기중에 뿜어내어진다.




    ‘치익’








    ‘후’






    아주 조용한 공간에서만 들리는 담배타는 소리..




    나는 이소리가 마음에 든다. 이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세상에 나와 타들어 가는 담배만 존재하는 착각을 들게 한다.



    여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소리,



    가을밤 시골에서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



    이런 소리만 아름다운 소리가 아니다.






    ‘치익~‘




    그순간 나는 문득 순간 시체가 궁금해졌다.





    왜이런 걸까?




    절대 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봐야할것만 같은 기분이들었다.. 봐야만 마음이 편해질것 생각이 자꾸 든다.





    왜이럴까... 왜




    이놈의 강박증이 또 시작이다. 봐도 안봐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면 일말의 불안감이 해소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결국 4번째 칸 앞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이미 나의 신발은 피로 젖었기에 그깟 피 조금 묻는다고 더 이상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나는 조심 스럽게 4번쨰 화장실 문을 슬쩍 밀어 보았다.





    ‘끼익~’





    기분나쁜 마찰음과 함꼐 문이 열렸다.







    드디어 시체가 보였다.








    변기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있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벌떡 일어날것만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상체는 아예




    힘을 잃어 왼쪽 벽에 쳐박혀 목만 위로 향하고 허리는 아예 벽에 붙어 있었다.




    “하.. .씨발..”




    순간적으로 또 다시 역겨움과 함계 입에서 욕짓거리가 튀어나왔다.



    처음 카페안을 습격한 감염자였다. 40대쯤 되보일까? 얼굴에 창백한 피부가 공포스러움을 더하였고 얼굴에

    피범벅을 한탓에 더 이상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마치 토마토 축제에서 붉은 토마토를 잔뜩 뒤집어 쓴것 같

    은 모습이었다.







    ‘치익~ 후,,’







    탁!




    나는 담배를 한모금 빨아 재끼고 문을 닫았다.






    또 다시 고요한 순간이 찾아온다.









    ‘치익~~~ 후’










    나는 이 고요함이 좋다.







    !!!!!!!!!!!!!!!!!!!!!!!!!!!!!!!!!!!!!!!!!!!!!!!!!!!!!








    그 순간 나는 머리에 총을 맞은 듯한 멍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이 아찔해지는 듯한 기분이다.









    시체 1구.......









    시체는 모두 2구.......








    모두 4번쨰칸........









    내가 본것은 1구











    정석이의 장난인가? 그럴리 없다 의료계에 몸담고 있는 녀석이 시체를 가지고 나에게 장난을 칠리는 없다.











    [덜커......덜컹...]











    순간 나는 3번쨰 칸 문이 아주 미세하게 덜컹거리고 있음을 알아 차렸다.




    심장은 미친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윗니와 아랫니가 맞부딪히면서 덜덜덜 거리는 떨림이 턱쪽으로 전해저 내려온다.




    나머지 한구의 시체...




    그는 분명 감염원으로부터 물린 상태다. 좀비가 된상태에서 죽은 것이 아니다..

    .
    .
    .
    .
    .
    .
    .
    .
    .
    .
    .
    .
    .
    .
    .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는 문쪽을 향해 뒷것음질을 친다.








    슬금슬금..





    나의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 있었으며 두눈은 미세하게 움직이는 두 번째칸 화장실을 응시하고 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스윽 스윽









    !!!!!!!!!????









    그 순간 뒷걸음치던 발이 뒤에 거치 되있던 쓰레기통과 부딪혀 스텝이 꼬여버림을 느꼇다.









    ‘안돼!!!!!!!!!!!!!!!!!!!!!!!!!!!!!!!!!’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오른쪽 발이 미끄러져 버렸다.








    쿵!!!!!!!!!!!!!!!!!!!!!!!!!






    나는 보기좋게 중심을 잃고 엎어졌다.










    쿠당당탕탕탕!!!!!!!!!!!!!!!!!!!

    .
    .
    .
    .
    .
    .
    .
    .

    .
    .
    .
    고요
    .
    .
    .
    .


    다행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휴우”








    나마음속으로 한숨을 쉰것이 입박으로 튀어나왔다.







    나는 조심스래 일어날준비를 하기위해 오른쪽 팔에 힘을 준다













    “탕!!!탁 탁!!!!!!!!!!!!!!!!!!!!!!!!!!!!!!!!!!!!!!!!!!!!!!!!!!!!!!!!!!!!!!!!!!!!!!!!!!!!


    ‘!!!!!!!???’



    그 순간 3번째 칸의 문이 열렸다



    나는 미친듯이 놀라 몸이 얼어버렸다.



    너무 놀란 나머지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피범벅을한 그 커플 남자가 문앞에 서있었다...




    정신이 아찔해 진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육식동물 앞에 벌벌떨고 있는 아주작은 초식동물같았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목이 찢겨나간 시체가 문이 열러버린 3번째 칸 앞에 서서 나를 노려본다.



    1층에서 감염자에게 첫습격을 받은 커플남자였다.





    신체가 뇌의 통제를 벗어난 순간이 인간의 죽는 순간이라고 했던 대학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뇌에서 이런 신호가 흐르고 있었다.








    나는 곧 죽는다....
    .
    .
    .
    .
    .
    .
    .
    심장이 터질것만 같다.


    점점 의식이 사라져 간다....



    이대로...




    이대로...



























    출처



    웃대 - 베를린장벽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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