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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910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3
    조회수 : 1780
    IP : 178.62.***.6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6/08/08 21:19:55
    http://todayhumor.com/?panic_89910 모바일
    [오컬트학] 일그러지는 여관
    일그러지는 여관

    무섭다기보다는 좀 신비한 이야기입니다.
    회사의 K라는 여직원이 해준 이야기인데, K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K는 지난 달 말 여동생과 둘이서 하코네에 있는 온천 여관에 갔다.
    그 여관은 오래된 유서 있는 여관이었다.
    마치 저명한 문학가가 일정기간 머물고 있을 것 같은 여관이라고 하면 대충 느낌이 올까.
    온천도 좋았고, 식사도 맛있게 먹은 후 방에서 쉬고 있었다.
    한참 지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려가서 선물 좀 살 거 있나 둘러보거나 산책이라도 하자고 해서 함께 로비로 내려갔다.
    내려가던 중 종업원과 스쳐 지나갔다.
    맥주 곽에 슬리퍼가 한가득 있는 거실이 있었고,
    닫힌 문 너머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파티하나 봐"
    "그러게"
    별 것 아닌 대화를 나누며 로비에 갔다.
    로비라고 해봤자, 호텔처럼 항상 누가 지키는 것도 아니고 썰렁했다.
    거기서 선물도 고르고, 여관의 역사가 쓰인 팸플릿을 보다가
    정원을 잠깐 산책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한 수십 분 정도 지났을 때, 약간 싸늘해졌으니 방으로 가기로 했다.
    둘이 윗층의 방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방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큰 여관도 아닌데다 복잡한 구조도 아닌데 방이 보이지 않았다.
    "이 나이에 길을 잃고 못 쓰겠어"
    종업원에게 물어보려고 둘러보았다. 그때 동생이 말했다.
    "언니, 이상하지 않아?"
    K도 그 소리를 듣고보니 이상했다. 주변이 너무 조용했다.
    분명 파티를 벌이고 있었는데, 복도에 종업원이 보이지 않았다.
    거실 앞에 슬리퍼와 맥주 곽은 있었지만 파티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주변에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다.
    이상히 생각했지만 둘이서 복도를 오가며 자기들 방을 찾아보았다.
    "이런 곳에 복도가 있었나?"
    "문이 우리 방이 있던 층이랑 좀 다른데?"
    "여기 아까도 지나간 곳 아냐?"
    그러고보니 난간에서 본 장식된 꽃과 그림도 어딘가 자기들 방이 있던 층이랑 달랐다.
    다른 여관에서 본 그림을 여기서 봤다고 내가 착각하고 있나?

    처음엔 방을 못 찾고 헤맨다며 단순히 웃었지만, 점점 무섭게 느껴졌다.
    내려간 계단이 아닌 다른 계단으로 올라가보기도 하고, 반대로도 해봤는데
    예상과는 다른 복도에 나오기도 했다.
    "가면 갈 수록 어딘지 모르겠어.."
    "난간이 아까도 이렇게 좁았나?"

    이제 패닉에 빠지기 일보 직전일 때, 그 사람이 홀연히 나타났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뒤돌아보니 감색 솜옷을 입은 초로의 할머니가 계셨다.
    이상하다는 듯 물어보는 그 할머니 모습에, 안도하는 마음으로 말했다.
    "우리 방에 가려는데 길을 못 찾겠어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은 그 할머니는 사뭇 웃기다는 듯 깔깔 웃더니 그냥 가버렸다.

    도와줄 줄 알았는데 실망한 두 사람이
    다시 자기들 방을 찾아보자 마음 먹은 직후, 자기들 방을 발견했다.
    방에 돌아와보니 안심이 되어서 깊은 숨을 내쉰 후,
    아까 그 불친절한 할머니를 흉보는 K에게 동생이 말했다.
    "언니, 그 사람이 되돌려준 거야"
    "응?"
    "그 사람이 사라지고 공기가 바뀐 것 같았어. 뭔가 공간이 일그러지는 느낌..?"
    "뭐?!"
    "그런 류의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K의 동생은 귀신을 보는 건 아닌데, 뭔가 예리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무서운 경험을 하고 보니 하루 더 잘 생각이 들지 않아서
    다음 날 숙박 예약을 취소하기로 했다.
    "혹시 무슨 실수라도 저희가 했나요?"하고 종업원이 묻길래
    "좀 무서워서요"라고만 답했더니
    종업원은 짐작 가는 바가 있는지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택시 운전수 말에 따르면
    그 여관 일대는 예전부터 그런 일이 잦았다고 한다.
    잡목림 안이나 여관 뒷편에 있는 산책로 같이 밖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고,
    그런 일이 생기면 반드시 인기척이 사라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길을 잃은 사람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기 직전에는
    반드시 초로의 여성과 만난다는 것이다.
    "무섭진 않아요. 그냥 잠시 길을 잃는 게 다지요.
     자기장이라고 하던가요, 뭐 그런 게 엇갈리는 것과 관계하는 게 아닌가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것과 초로의 여자가 무슨 관계가 있는진 모르겠지만요"

    K 씨가 해준 이야기는 이게 전부입니다.
    하코네 근처에서 이런 경험하신 분 안 계신가요?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82525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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