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 아르바이트
언니 이야기다.
인근의 신사에서 축제 때문에 임시로 무녀 아르바이트를 모집했다.
언니가 지원했는데, 붙었다.
주로 하는 일은 축제 기간동안 접객하는 거였는데,
축제가 끝난 뒤에도 토, 일 이렇게 주말엔 계속 일했다.
어느 날, 언니가 경내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데 어느 회사원 같아 보이는 남자가 말을 걸었다.
신관이랑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영업 사원인가 생각하면서 일단 신관을 불러주었다.
신관은 경내에 서 있는 그 사람을 보더니, 안색이 변하며 다가왔다.
신관이 그 사람에게 뭐라고 귓속말을 하니, 그사람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 남자와 신관은 평소에 언니에게 들어오지 말라고 했던 곳으로 들어갔다.
몇 분 정도 지나자, 신관이 언니에게 전통주를 사오라고 시켰다.
그리고 약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두 사람이 방에서 나왔다.
그는 신관님께 여러번 허리를 굽히며 감사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10만엔 정도 되는 현찰을 꺼내더니
"감사의 표시로 받아주세요"라며 신관님께 억지로 드리더니 돌아갔다.
신관님은 그 10만엔 중에서 지폐를 몇 장 꺼내시더니 언니에게 주며
전통주가 부족하니 10병 정도 주문 넣어달라고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는 시키는 대로 전통주를 주문했다.
전통주가 배달오자 신관님은 아까 그 방으로 들어갔다.
신관님은 "방 앞에 두고 오늘은 그만 가도 좋아"라고 하셨다.
다음 주 주말에 언니는 지난 주에 무슨 일이었냐고 여쭤보았다.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다.
그 남자는 사신과 만나는 바람에, 머지 않아 죽을 거란 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계속 사신이 따라붙어 있었다.
그는 몇몇 절과 신사를 방문했지만, 그에게 붙은 사신을 보는 사람이 없었다.
액풀이를 해도 효과가 없었는지 사신이 사라지지 않았다.
애당초 그가 말을 꺼내기 전까지 그에게 사신이 붙었다는 걸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이 신관님에겐 보였던 것이다.
어느 정도 영능력이 있다면 이렇게 강력한 신이 보이는 건 당연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능력이 없으면서 절과 신사를 이어 받은 자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신이 보이는 신관님께 제령.. 그러니까 사신을 떨쳐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신관님도 보이긴 해도, 신을 떨칠 수 있을 정도의 힘은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청주를 뿌리며 사신이 조금 떨어졌을 때 대신할 만한 것에게 옮기셨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대신할 만한 것으로는 그 힘을 억누를 수 없으니까
머지 않아 더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청주와 대신할 만한 것을 많이 준비해서, 당분간은 이걸로 힘을 분산시키고
그 사이에 대처법을 강구해야 한다.
라고 했다.
언니는 당시엔 자기를 겁주려고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머지 않아, 그게 사실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평일 저녁, 신관님 부인 전화가 왔다.
신관님이 돌아가셨으니, 장례식을 포함해서
앞으로 일에 대해 상담하려 하니 와달라는 것이었다.
언니는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바로 신관님 댁으로 향했다.
부인 분께 사인이 뭐냐고 살짝 여쭤봤지만 원인 불명이라고 했다.
그런데 술로 범벅이 된 종이 인형 몇 개와, 무수한 쥐 같은 것과 함께
그 방에서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후 언니는 그 신사에서 하던 알바를 관뒀다.
사건 후 반 년 정도 지나서, 부인 분도 신관님이 돌아가신 방에서
목을 메달고 자살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언니는 사신이 아직 그 신사 어딘가에 있다고 확신했다.
그 남자는 괜찮을까?
그리고 밖에 있긴 했지만, 가까이 있었는데 나는 괜찮을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언니는
"그때 이후 이 부적을 항상 들고 다녀"라며
사람을 대신해서 화를 당해주는 부적을 세 개 보여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