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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850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2
    조회수 : 1440
    IP : 188.166.***.6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8/06 21:04:16
    http://todayhumor.com/?panic_89850 모바일
    [오컬트학] 데리러 왔습니다
    데리러 왔습니다

    작년 여름이었다.
    그날 밤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다가 꽤나 늦게 돌아가게 되었다.
    친구들은 막차도 놓쳤으니 아침까지 진탕 마셔보자고 했지만,
    나는 다음 날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가기로 했다.

    우리 집은 신주쿠에서 그닥 멀지 않아서 택시로 금방 가겠지만
    아예 못 걸을 거리도 아니라서 술도 깰겸 걸어가자 싶어서 걷기 시작했다.

    시끌벅적하던 번화가를 벗어나서 주택가로 들어갔다.
    밤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좋다는 감상에 젖어 걷고 있는데
    갑자기 어둠속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쯤 되어 보일만한 온 몸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애가 나타나
    "데리러 왔습니다!"라고 하는 게 아닌가.
    내가 깜짝놀라 당황하자, 그 아이가 내 얼굴을 빤히 보더니
    "앗, 죄송합니다! 제가 사람 잘못 봤어요"라며 뛰어가버렸다.

    저거 뭐지…
    그때 새벽 2시 좀 지난 시각이었다.
    이런 밤중에 어린 남자애 혼자서 돌아다니다니 이상했다.
    하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으니 그날은 그냥 집에 돌아갔다.
    집에 가보니 아직 동생이 안 자길래, 그 이야기를 했더니
    "혹시 사신이었던 거 아닐까? 안 끌려가서 살았겠네"라며 웃었다.
    나도 그러게 말이다라며 웃어 넘기며 별로 괘념치 않았다.

    며칠 뒤, 동네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죽은 사람은 나와 동년배 여자.
    원인불명의 죽음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여자 집은 그 날밤 사내 아이가 뛰어간 쪽이었다.

    그냥 우연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정말 그 아이는 사신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날 밤, 나더러 잘못 봤다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269407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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