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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828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0
    조회수 : 1492
    IP : 178.62.***.111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6/08/05 22:14:30
    http://todayhumor.com/?panic_89828 모바일
    [오컬트학] 가면
    <div><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가면</b></div> <div><br></div> <div>예전에 살던 맨션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div> <div><br></div> <div>11층 짜리의 비교적 새 맨션이었는데, 우리 집은 9층에 있었습니다.</div> <div>당시 제가 다니던 회사가 멀기도 해서, 보통 집에 오면 11시~12시였습니다.</div> <div>시간대가 시간대인만큼, 역에서 맨션까지 걸어가는 밤길은 무섭긴 했지만</div> <div>그 당시엔 들어간지 얼마 안 되는 집이라 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div> <div>한동안 그렇게 지냈는데, 한 1년 정도 지났을 까요.</div> <div>그날도 평소처럼 늦는 바람에, 맨션에 도착해보니 12시가 넘었습니다.</div> <div>피로와 수면 부족 때문에 엘리베이터 앞에 멍하니 서 있는데</div> <div>엘리베이터가 3층에 서 있었습니다.</div> <div>버튼을 누르고 내려오길 기다리는데, 3층에 있던 지라 금방 내려왔지요.</div> <div>문이 열려서 타려던 순간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 했습니다.</div> <div>엘리베이터 안에 그 전통 가면극에서 쓰는 흰 가면이 있지 뭡니까.</div> <div>그쪽 방면은 지식이 없어서 잘은 몰라도, 여자 가면이었습니다.</div> <div>그게 엘리베이터 바닥에 떨어져 있었습니다.</div> <div>그걸 그렇게 보니 너무 섬찟해서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 올라가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div> <div>"뭐야 저거.. 누가 장난친 건가?"</div> <div>괜히 기분이 나빴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졸리기도 해서 그날은 일단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다음 날, 출근하면서 머뭇머뭇 엘리베이터 안을 들여다봤는데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div> <div>"아아, 그럴 줄 알았어. 누가 장난친 거구나"</div> <div>신경 쓰이긴 했지만, 서둘러 출근했습니다.</div> <div><br></div> <div>일을 마치고 보니 또 12시 넘어서 집 부근에 도착했습니다.</div> <div>맨션에 도착한 것도 아닌데 어젯밤 일이 자꾸 떠올라서 무서웠지만</div> <div>그렇다고 안 돌아갈 수는 없으니까요.</div> <div>맨션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 위치를 보니, 어젯밤과 같았습니다. 3층에 서 있었습니다.</div> <div>"또야..? 대체 뭐야"</div> <div>안 좋은 예감이 들었지만, 제 집은 9층이니 당연히 엘리베이터로 가는 게 편하지요.</div> <div>3층에 멈춰 있는 것도 그냥 우연일 수도 있는 거고요.</div> <div>엘리베이터는 역시 금방 내려왔고, 문이 열렸습니다.</div> <div>머뭇머뭇 안을 보니, 순간적으로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div> <div>어제와 같은 광경이었습니다.</div> <div>여자 가면이 놓여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너무 무서워서 바로 맨션을 뛰쳐나와, 친구 집으로 향했습니다.</div> <div>관서 지방 출신이고,</div> <div>젊은 시절 좀 날렸다던데 그 때문인지 왠만한 일에는 눈도 깜짝 않는 친구거든요.</div> <div>엄마 쪽이 그런 류가 보이는 기센 사람이라, 그 친구도 엄마 피를 이어서인지</div> <div>관서에서 살 때부터 그런 기괴한 체험을 수 차례 했다고 했습니다.</div> <div>저로서는 그 친구가 제일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div> <div>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그 친구에게 상담하곤 했습니다.</div> <div>그때는 밤중에 갑자기 와서 놀란 것 같았지만, 제 사정을 들어주었습니다.</div> <div>"가면...?"</div> <div>제가 말하는 가면 종류를 모르는 것 같아서, 제대로 전달되진 않은 것 같았는데</div> <div>이야기 자체는 믿어주었습니다.</div> <div>"거치적 거리니까 그냥 발로 차면 안 되나?"</div> <div>"무서워서 건드릴 수가 없어!"</div> <div>저는 너무 무서웠기 떄문에, 내일 퇴근하면 같이 집에 좀 가달라고 부탁했습니다.</div> <div>친구는 "알았다, 알았다"라며 너무나 가볍게 그러겠노라 답해줬고</div> <div>그날은 일단 친구 집에 자고, 내일 퇴근할 때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드디어 다음 날, 역에서 만나 집으로 향했습니다.</div> <div>"진짜로 있으면 우짤 건데? 내가 걷어차도 되나?</div> <div> 내한테 한 번 차이면 절대 안 나타날 걸?!"</div> <div>"없었으면 좋겠지만, 있어도 그러지 마! 무섭잖아!"</div> <div>이유는 모르겠지만, 가면을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는 친구가 부러웠습니다.</div> <div>맨션에 다가가면서 점점 불안하기도 했지만</div> <div>한편으로는 친구와 이야기한 덕분에 무서운 마음이 약간 가셨습니다.</div> <div><br></div> <div>머지 않아 맨션에 도착했습니다.</div> <div>저는 더는 보고 싶지 않아서, 맨션 입구에서 기다렸습니다.</div> <div>친구가 혼자 척척 걸어가더니, 엘리베이터 앞에 섰습니다.</div> <div>조금 둘러보더니 뒤돌아서 저에게 묻는 겁니다.</div> <div>"니가 3층에 서 있다 안 캤나?"</div> <div>"응.. 어제, 그제 이틀 동안 3층에 있었어.."</div> <div>"1층에 있는데?"</div> <div>"뭐?!"</div> <div>좀 가보니 정말 1층에 있었습니다. 가면도 없었고요.</div> <div>"가면 없는데?"</div> <div>열림 버튼을 누르며 친구가 안을 둘러봤습니다.</div> <div>"나 거짓말한 거 아냐! 어제와 그제 정말 봤어!"</div> <div>저는 저도 모르게 안절부절하며 소리쳤습니다.</div> <div>"오늘 뭔 약속있었던 거 아니가~ 없으면 됐다. 니 방에나 가자"</div> <div>라며 친구가 제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를 타더니 3층 버튼을 눌렀습니다.</div> <div>"아, 앗!!"</div> <div>저는 바로 나가려고 했는데 문이 닫혔고, 위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div> <div>"앗, 실수"</div> <div>"우리 집은 9층이란 말이야!"</div> <div>"미안 미안. 일부러 그캤지롱~"</div> <div>저는 친구에게 소리질렀지만, 역시 주눅드는 기색 같은 건 눈꼽만치도 안 보입니다.</div> <div>엘리베이터는 금세 3층에 도착했고, 문이 열렸습니다.</div> <div>친구가 쑤욱 나가서 둘러보고, 저는 친구만 쳐다봤습니다.</div> <div>"집에 들어간다!"</div> <div>3층에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그때 이미 자정을 넘은 시각이었습니다.</div> <div>"뭐라고? 왜 왜??"</div> <div>"훗"</div> <div>이때 친구가 빙긋 웃던 그 미소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우리 집에 가서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새벽 2시 쯤 슬슬 자기로 했습니다.</div> <div>아무 일도 없었긴 해도, 왠지 기분이 썩 좋지 않았거든요.</div> <div>"잘 자리~"</div> <div>"잘 자"</div> <div>친구가 있어서인지 편안하게 금세 잠이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문득 어떤 소리가 나서 눈이 떠졌습니다.</div> <div>딩동 딩동</div> <div>벨이 울리고 있었습니다.</div> <div>시계를 확인해보니 새벽 3시 반.. 누가 찾아올 만한 시간이 아니잖아요.</div> <div>"누가 왔나 봐.. 일어나 봐!"</div> <div>저는 친구를 깨우려고 했는데, 친구는 깊이 곯아 떨어졌고 벨은 계속 울려퍼졌습니다.</div> <div>어쩌지.. 공포에 떨면서 현관으로 다가가보았습니다.</div> <div>바깥을 내다볼 만한 용기가 없어서</div> <div>"누구세요?"하고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았습니다.</div> <div>벨소리가 그치더니, 어떤 여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div> <div>"저는 3층에 사는 ○○라고 하는데요.."</div> <div>전혀 모르는 사람 이름인데다가, 애당초 이 맨션에 아는 사람이 없었거든요.</div> <div><br></div> <div>"아.. 혹시 잘 못 찾아오신 거 아닌가요?"</div> <div>"3층에 사는 ○○라고 하는데요.."</div> <div>"제 얼굴, 못 보셨어요?"</div> <div>"제 얼굴, 못 보셨어요?"</div> <div>"엘리베이터에 없던가요?"</div> <div>기계 소리 같이 억양 없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div> <div>머릿 속이 백지장처럼 하얘져서, 문고리를 꽉 잡고 부들부들 떨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3층에 사는 ○○라고 하는데요.. 제 얼굴, 어딨는지 모르세요??</div> <div>"제 얼굴, 못 보셨어요?"</div> <div>"엘리베이터에서 못 보셨나요?"</div> <div>"제 얼굴이 떨어져 있지 않던가요?"</div> <div>계속 들려오는 소리에 정말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div> <div>"몰라요! 제발 가세요!"</div> <div>울먹이며 겨우 소리치고, 떨리는 몸을 가누며 웅크렸습니다.</div> <div>"제 얼굴 못 보셨어요?"</div> <div>몇 번이나 말하는 그 목소리의 억양이나 속도가 똑같았습니다.</div> <div>"모른다니까요!!"</div> <div>저는 미친 사람이구나 생각했습니다.</div> <div>울며 벌벌 떨며 소리쳤습니다.</div> <div>그때 친구가 깬 것 같았습니다. 동시에 갑자기 소리가 멎었습니다.</div> <div>적막함이 공기를 감싸안았고, 저는 꼼짝도 하지 못 했습니다.</div> <div>"뭐꼬.. 눈데..?"</div> <div>친구가 눈을 부비며 다가왔습니다.</div> <div>저는 어느 틈엔가 부엌에서 칼을 가져와서 꽉 쥔 채로 현관 앞에 서 있었습니다.</div> <div>혹시나 들어와서 해꼬지라도 할까봐 본능적으로 움직인 것 같았습니다.</div> <div>그런데 친구가 "야!!"라고 소리치며 절 붙잡는 겁니다.</div> <div>그리고 칼을 빼앗더니 제 뺨을 세게 때렸습니다.</div> <div>"어째서!! 왜 죽을라 카는데?!"</div> <div>무슨 소리인지 이해도 안 가고, 몸을 막 흔들어대는데</div> <div>"현관.. 현관 밖에..."라고 겨우 겨우 말을 쥐어짜냈습니다.</div> <div>"현관 밖에 뭐?!"</div> <div>친구가 일어나 현관 밖을 내다봤습니다.</div> <div>"암것도 없는데?"</div> <div>저는 도무지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서 펑펑 울었습니다.</div> <div>친구가 아침까지 옆에 같이 있어줬는데, 그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멍하니 아침 햇살을 받으며 회사에 오늘 일 못 하겠다고 연락하고</div> <div>일단 친구 집으로 갔습니다.</div> <div>점점 마음이 진정되어서 친구에게 어제 일을 말해주었습니다.</div> <div>"대충 알겠다. 그때 사실은 현관 밖에 있었거든"</div> <div>"뭐?"!</div> <div>"그것보다 니 상태가 더 이상해서 일부러 말 안 했다.</div> <div> 니 자살하는 줄 알았다"</div> <div>"..뭐가 보였는데..?"</div> <div>"니는 안 듣는 게 좋을낀데.. 하나만 말해줄게!</div> <div> 니가 계속 들었다는 말은, 진짜 말 그대로 그 뜻이었다"</div> <div><br></div> <div>그 말 한 마디에 소름이 돋았습니다.</div> <div>친구가 본 것이 상상 갔습니다.</div> <div>그 이상은 듣고 싶지도, 묻고 싶지도 않았고 친구도 침묵해주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후 한동안 그 친구 집에서 지내다가 그 집에서 나왔습니다.</div> <div>지금도 엘리베이터는 안 타고, 계단만 사용합니다.</div> <div>가면극도 이젠 안 봅니다.</div> <div>그리고 그 목소리가 대던 이름을 가진 사람은 3층에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다신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았는데</div> <div>이 친구와 이런 저런 일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div> <div>친구 어머니와 얽힌 일도 있었고요.</div> <div>다음에 만약 기회가 생기면 써볼 게요.</div>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82525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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