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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773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30
    조회수 : 1908
    IP : 188.166.***.19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8/03 21:20:58
    http://todayhumor.com/?panic_89773 모바일
    [오컬트학] 할아버지 이야기
    <div><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할아버지 이야기</b></div> <div><br></div> <div>내가 10년보다 훨 전에 겪은 일이다.</div> <div><br></div> <div>당시 나는 시골에서 살았다.</div> <div>우리 집은 옛날에 세워진 전통 가옥이었는데,</div> <div>주변엔 논밭뿐인 완전 시골이라는 점 외에는 그냥 평범한 집이었다.</div> <div>대학도 졸업해놓고 취직은 안 하고 매일 빈둥거렸다.</div> <div>부모님께 매일같이 혼났지만, 포기하셨는지 그냥 방치하셨다.</div> <div>지금 생각해보니 참 찌질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어느 날, 매미 울음 소리를 들으면서 툇마루에서 멍하게 앉아 있을 때였다.</div> <div>"마사"</div> <div>이름을 누가 불러서 돌아보니, 툇마루를 사이에 두고 옆에 있는 방에 할아버지가 서 계셨다.</div> <div>다 늘어난 런닝 셔츠에, 황토색 복대 차림이었다.</div> <div>만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할아버지"다운 차림새였다.</div> <div>우리 할아버지로 말할 것 같으면 어릴 때부터 나한테 온갖 경험을 다 겪게 한 사람인데</div> <div>솔직히 평범한 사람이 아니란 걸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div> <div>할아버지는 내 맞은 편에 앉으셨다.</div> <div>"너 취직 안 하냐?"</div> <div>"곧 할 거야"</div> <div>"거짓말 마라. 평생 부모 등골 빼먹고 살 거냐?"</div> <div>"눈치 챘어?"</div> <div>"마사, 시골에 사는 사람은 정말 필요한 사람 아니면 멍청이야.</div> <div> 넌 필요한 사람도 아니고 멍청이도 아니니 저 멀리 나가서 일해"</div> <div>"그게 뭐야 ㅋㅋ"</div> <div>"다 널 생각해서 하는 소리야"</div> <div>당시 할아버지 눈매가 서늘하게 무서웠다.</div> <div>목소리는 상냥했지만, 처음 보는 날카로운 눈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div> <div>그때는 할아버지가 뜻하는 바를 알아채지 못 했다.</div> <div><br></div> <div>그날 밤, 저녁을 다 먹은 후 거실 소파에 앉아서</div> <div>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야구 경기를 보고 있었다.</div> <div>"마사"</div> <div>또 할아버지가 말거셨다. 낮과 똑같은 차림새였다.</div> <div>"왜?"</div> <div>야구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전에 할아버지한테 반항하다가 혼쭐난 적이 있어서 순순히 대답했다.</div> <div>"너한테 할 말이 있다"</div> <div>그러더니 엿차하고 내 옆에 앉더니 계속 말하셨다.</div> <div>"이 집 비밀을 알려주마"</div> <div>"이 집 비밀?"</div> <div>"이 집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 난다고 한 적 있지?"</div> <div>"응.. 뭐 그랬지"</div> <div>나는 이 집에서 태어나서 수십 번이나 천장에서 나는 소리를 들은 적 있다.</div> <div>누군가가 천장 구석구석을 마구 뛰어다니고 바람소리 같은 낮은 신음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div> <div>"온!@#^$%*&교@#%^$#&"처럼 이상한 경전 읊는 소리 같은 게 들리기도 했다.</div> <div>그 소리는 할아버지가 저 말을 꺼내던 날까지도 들리곤 했다.</div> <div>하지만 그런 소리가 나는 건 항상 나 혼자 있을 때였는데, 부모님께 말해봤지만 무시 당했다.</div> <div>할아버지는 그러지 않으셨지만.</div> <div>"그게 왜?"</div> <div>내심 두근거리며 할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div> <div>"그거 말이다.. 천장에 모시고 있거든"</div> <div>"..뭘?"</div> <div>할아버지는 "아"하고 뭔가를 말하려다가 멈칫하셨다.</div> <div>"아... 이름은 말하면 안 돼.."</div> <div>"뭐야~ 그거 뭔가 위험한 것 같은데"</div> <div>당시 동물들이 위험을 감지하는 것처럼, 나에게도 '위험 감지 스위치'가 반응했다.</div> <div>"잠시 이리 와 봐라"</div> <div>할아버지 손에는 어느 틈에 쥐었는지 손전등이 두 개 쥐어 있었다.</div> <div>할아버지가 씨익 웃었다.</div> <div><br></div> <div>그때 난 이미 식은 땀이 흘렀다. 따라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div> <div>20년 이상 살아온 집인데 엄청난 심령 장소에 끌려가는 느낌이었다.</div> <div>마음의 준비할 시간을 달라며 야구 경기(30분 연장됨)를 다 보고 움직인 지라</div> <div>아마 9시 반을 넘겼던 것 같다.</div> <div>부모님은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한다며 이미 잠자리에 드셨다.</div> <div>지금 아들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인데 거참 팔자가 늘어지셨구만.</div> <div>할아버지와 나는 툇마루를 지나 쭉 이어진 복도를 걸어갔다.</div> <div><br></div> <div>"여기다"</div> <div>할아버지는 갑자기 멈춰서더니 오른쪽 장지문을 열었다.</div> <div>여긴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쓰던 놀이방이었다.</div> <div>게임도 하고 군인 인형을 가지고 놀곤 했던 그리운 방이다.</div> <div>그런데 거의 창고화 되었다.</div> <div>그러다 깨달은 바가 있었는데</div> <div>"할아버지.. 저거.."</div> <div>내가 가리킨 쪽엔 옻이라도 칠했는지 새카만 나무 문이 있었다.</div> <div>내 기억에 저런 건 없었는데.. 그냥 흰 문이 달린 벽장이었는데.</div> <div>심장 박동이 빨라졌다.</div> <div>"네가 이 방을 안 쓰면서부터 바로 바꿨지"</div> <div>할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말하더니, 벌벌 떠는 나는 본체만체하고 나무 문에 손을 댔다.</div> <div>소리를 내며 나무 문이 열렸다.</div> <div>그 안쪽은 새카매서 아무 것도 안 보였다.</div> <div>나는 속이 안 좋아졌다.</div> <div>할아버지에게 속이 안 좋다고 했지만, "익숙해질 거야"라며 일축했다.</div> <div>(할아버지는 요괴할아범이 틀림 없다며 한층 더 밉살스럽다고 생각했다)</div> <div>할아버지는 천천히 손전등을 켜더니 벽장 천장을 비추셨다.</div> <div>"마사, 저거 보렴"</div> <div>할아버지는 내 멱살을 잡더니 억지로 들여다보게 했다.</div> <div>그 안에도 이상하리만치 까맣게 칠해진 정사각형 문이 또 있었다.</div> <div>할아버지와 나는 그 문을 통해 천장 안으로 들어갔다.</div> <div>처음엔 할아버지를 내가 밀어올리고, 이어서 내가 들어간 순간</div> <div>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토기가 올라오고 오한이 서렸다.</div> <div>공기가 무거운 정도가 아니었다. 생명의 위기가 느껴졌다.</div> <div>땀을 뻘뻘 흘리며, 입 안이 빠짝 말랐다.</div> <div>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하지 않은 공간이었다.</div> <div>이런 곳에서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는 할아버지가 대단하게 보였다.</div> <div>"하, 할아버지.. 나 못 견디겠어.. 좀 봐줘.."</div> <div>적잖은 나이에 할아버지에게 매달리며 울먹였다.</div> <div>"안 돼. 두 눈 똑똑이 뜨고 봐"</div> <div>할아버지는 낮에 본 것보다 더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div> <div>할아버지가 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알 수 없었다.</div> <div>이런 곳에 왜 데려온 거야! 죽일 생각이냐고 바락바락 대들었다.</div> <div>일단 진정하려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다가 사레 들렸다.</div> <div>먼지 투성이였으니 여기서 심호흡하면 사레 걸리는 건 당연했다.</div> <div>주위를 둘러보니 지은 지 90년 된 우리 집 들보 구조가 훤히 보였다.</div> <div>대충 손전등을 비춰보니, 손전등이 비치는 둥근 불빛 안에 반짝 빛나는 게 보였다.</div> <div>뭔가 싶어 다시 그쪽을 비춰보니,</div> <div>신을 모시는 선반처럼은 생겼지만 어딘가 이상한 게 있었다.</div> <div>잘은 모르겠지만, 사당 같기도 한 것이 수상쩍은 느낌을 폴폴 풍기고 있었다.</div> <div>"할아버지, 저거 뭐야?"</div> <div>입이 떨려서 말도 제대로 안 나오는 걸 겨우 겨우 누르고 있었다.</div> <div>"소리가 나는 원인은 바로 저것 때문이야"</div> <div>할아버지가 사당에 빛을 비췄다.</div> <div>그런데 갑자기 할아버지는 놀란 표정을 짓더니 내 손전등까지 뺏아서 불을 꺼버렸다.</div> <div>순간 어둠에 휩싸였다.</div> <div>저 표정을 보아하니, 할아버지가 꽤나 당황한 것 같았다.</div> <div>"할아버지?"</div> <div>나는 나대로 내가 본 할아버지 표정과, 지금 당면한 어둠 때문에 정신이 혼미했다.</div> <div>"쉿, 조용히 하고 있어"</div> <div>할아버지가 소근거리며 날 책했다.</div> <div>"마사, 이제 출구로 갈 테니 숨 참고 있어"</div> <div>"뭐? 숨을 참으라고?"</div> <div>"그냥 시키는 대로 해! 출구에 갈 때까지 저걸 똑바로 봐!"</div> <div>'저거'란 아마 사당을 말하는 거겠지. 그런데 대체 왜?</div> <div>왜 숨을 참고 사당을 보면서 출구까지 가야 해?</div> <div>그래도 시키는 대로 했다.</div> <div>나가면서 어둠에 눈이 익어서 윤곽 정도는 보였다.</div> <div>숨을 크게 들이쉬고 (물론 사레도 걸렸다)나니 바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div> <div>사당 문에서 이상한 그림자 같은 게 쑤욱 나왔다.</div> <div>"그것"을 본 순간 난 돌처럼 굳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div> <div>자세히 보니 사람인 것 같았다. 어둠보다 더 짙은 색이었고, 둔하게 움직였다.</div> <div>이리저리 흔들리다가 갑자기 넘어진 줄 알았더니 거미처럼 기어다니고</div> <div>도무지 내 어휘력으로는 표현도 못 할 기괴한 모습으로 움직이는 것이었다.</div> <div>처음 본 '그것'은 공포도 공포지만, 흥미가 일었다.</div> <div>하지만 분명 위험한 존재임엔 틀림 없었다.</div> <div>'그것'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더니,</div> <div>할아버지가 내 옷자락을 당기셔서 뒷걸음질치며 출구까지 갔다.</div> <div>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다행히 그것은 우리 존재를 눈치채지 못 했다.</div> <div>아마 숨을 참으라고 했던 게, 이것 때문인 것 같았다.</div> <div>우리는 최대한 소리를 죽이며 출구까지 갔다.</div> <div>출구에서 내려갈 때까지 그것을 쳐다보고 있었다.</div> <div>그것이 움직일 때마다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div> <div><br></div> <div>내가 방바닥에 내려가, 발이 닿는 순간.</div> <div>할아버지를 버려둔 채 거실로 후다닥 뛰어갔다.</div> <div>불을 켜고 tv를 켜고, 억지로 조금 전까지 있던 곳을 잊으려 했다.</div> <div>할아버지가 거실에 오셨다.</div> <div>"봤냐? 엄청나지?"</div> <div>내가 무서워하는 걸 보며 할아버지는 만족하는 것 같은 눈치였다.</div> <div>손주한테 저런 걸 보여주다니..</div> <div>그것에게 들켰더라면 분명 살아있지 못 했을 것이다.</div> <div>틀림 없다. 분명해.</div> <div>"뭐야 그거! 대체 뭘 하고 싶어서 그런 걸 보여준 거야?!"</div> <div>나는 화를 삭히지 못 하고 할아버지에게 말했다.</div> <div>"왓하하하 그거 말이야, 우리 조상에게 원한을 가진 귀신인데</div> <div> 나도 잘은 모르지만, 우리 조상이 위험하다며 사당에 모시고 천장에 가뒀대.</div> <div> 검은 문이 결계인 셈이지.</div> <div> 혹시 모르니까 옆에 있는 절에 부탁해서 만든 거야, 그거.</div> <div> 저것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저것에게 씌이니까 말하면 안 돼"</div> <div>씌인다고..? 죽는 거나 마찬가지잖아.</div> <div>정신이 아득해졌다.</div> <div>그런데 또 다른 의문점이 생겼다.</div> <div>"그런데 할배는 이름을 어떻게 알아? 할아버진 멀쩡하잖아"</div> <div>"비밀이야"</div> <div><br></div> <div>그 후 몇 번이나 이유를 알려달라고 해봤지만 가르쳐주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다음 날 아침 또 툇마루에 앉아 있었다.</div> <div>어제 일이 꿈은 아니었을까? 아마 맞을 거야. 우리 집에 그런 게 있을 턱이 있나.</div> <div>그렇게 계속 생각하던 그때 할아버지가 내 맞은 편에 앉으셨다.</div> <div>지금 집 안에서 제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인데.</div> <div>"잘 잤어, 할아버지?"</div> <div>일단 아침 인사는 했다. 꼬장꼬장한 옛날 사람이라 안 하면 잔소리가 끝도 없다.</div> <div>아무리 내 기분이 안 좋아도 인사는 해야 한다.</div> <div>"오냐 오냐"</div> <div>할아버지는 미소지었지만, 날 보자 마자 팔짱을 꼈다.</div> <div>그리고</div> <div>"○○○○○"</div> <div>"뭐?"</div> <div>"○○○○○"</div> <div>무슨 말인지 짐작이 갔다.</div> <div>틀림 없이 저건 '그것'의 이름이었다!</div> <div>내가 기억 속 저 멀리 잊어버리려 노력한 어제 일이 단번에 되살아났다.</div> <div>꿈이 아니었던 것이다.</div> <div>아니, 이 미친 영감탱이가 손주한테 '그것'의 이름을 알려줬다.</div> <div>"오, 눈치 챘냐? 걱정할 것 없다. 이 집에 안 살면 되니까.</div> <div> 저건 우리 집에서만 살 거든"</div> <div>라며 천하에 태평한 소릴하도 웃어댔다.</div> <div><br></div> <div>그 후 바로 도쿄에 취직해서 그 집을 빠져나왔다.</div> <div><br></div> <div>참고로 할아버지는 2년 후에 돌아가셨다.</div> <div>참 밉살스럽다 생각했지만, 장례식 참석해야 해서 집에 갔다.</div> <div>그런데 별다른 일은 없었다.</div> <div>아마 할아버지가 집에서 쫓아내려고 거짓말하신 것 같다.</div>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93498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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