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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772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7
    조회수 : 1550
    IP : 188.166.***.19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8/03 21:20:25
    http://todayhumor.com/?panic_89772 모바일
    [오컬트학] 외삼촌 이야기
    <div><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외삼촌 이야기</b></div> <div><br></div> <div>독신이셨던 외삼촌은, 누나의 아이인 날 마치 자기 자식처럼 귀여워해주셨다.</div> <div>나도 외삼촌을 좋아했고, 취직한 후부터 외삼촌과 함께 살며</div> <div>외삼촌이 돌아가실 때까지 같이 살았다.</div> <div>외삼촌은 이상한 버릇이 딱 하나 있었다.</div> <div>외삼촌의 이상한 버릇은 바로 아이 손바닥을 무서워한다는 점이었다.</div> <div>얼마나 무서워하셨냐 하면,</div> <div>내가 어린 시절에 조금이라고 손을 올릴라치면 이미 저만치 도망쳤을 정도였다.</div> <div>난 그게 너무 재밌어서 종종 외삼촌에게 손을 뻗으며 쫓아가곤 했다.</div> <div>놀리며 쫓아가다가 지쳐서 멈추면,</div> <div>외삼촌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어딘가 굳은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곤 했다.</div> <div>그렇게나 마음씨가 상냥하신 분이었다.</div> <div><br></div> <div>취직하고 몇 년 정도 지났을 때, 외삼촌과 술 한 잔 마시며 TV를 보고 있었다.</div> <div>그날은 드물게도 둘 다 과음하는 바람에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갔다.</div> <div>외삼촌은 어느 정월 때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더니</div> <div>당시 로드쇼에서 종종 방영되던 강시 영화를 본 어느 정월에</div> <div>내가 한밤중에 화장실 가고 싶다며 울었던 이야기를 웃으며 했다.</div> <div>외삼촌 등 뒤에 숨어서 화장실에 겨우 겨우 가던 내가 참 귀여웠다며</div> <div>술 취해서 새빨간 얼굴을 한 주제에 막 웃으며 이야기 하는 것이다.</div> <div>그런 창피한 과거를 들추니 나도 질 수 없다 싶어서</div> <div>외삼촌이 어린이 손바닥을 무서워한다는 걸로 되갚아줬다.</div> <div>한참동안 당시에 외삼촌이 얼마나 한심할 정도로 무서워했는지를 말하고 있었는데</div> <div>문득 외삼촌 표정을 보니 정말 무서울 정도로 진지한 표정인 걸 깨달았다.</div> <div>처음엔 외삼촌이 화났나 싶어서 바로 사과했지만</div> <div>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하시려는 것 같다는 걸 깨닫고</div> <div>외삼촌이 말을 꺼내시길 잠자코 기다렸다.</div> <div>정말 말하기 힘들었는지, 아무 말 않던 외삼촌에게 말을 걸려던 순간</div> <div>외삼촌이 흘리듯 한 두 마디 내뱉기 시작하셨다.</div> <div><br></div> <div>외삼촌 말에 따르면</div> <div>옛날에 트럭 운전수 조수로 일을 했던 적이 있었다.</div> <div>트럭 운전수 조수라고 말은 번드르하지만</div> <div>당시에 대형 면허를 따기 위한 교습소에 다니던 중이라 면허도 없었고,</div> <div>당시 근무하던 회사와 계약을 맺은 운전수 트럭에 같이 타서</div> <div>도착 지점에서 물건을 내리거나, 싣는 걸 도우는 일이었다.</div> <div>물건을 싣고 내리는 건 그렇다 쳐도, 도착 지점까지 가는 동안 할 일도 없고 하니</div> <div>창 밖으로 경치를 바라보는 일이 대부분이었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 날, 드물게 장거리 운전에 동행하게 되었는데</div> <div>말할 거리도 없고 해서 운전수가 콧노래를 부를 때 쯤부터는</div> <div>고속도로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그 지방에는 며칠 전에 눈이 내려 고속도로 길과 길가에 샤베트 같은 눈이 남아 있었다.</div> <div><br></div> <div>한참 그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나란히 달리던 밴에 어린 여자 애가 타고 있는 게 보였다.</div> <div>멍하니 그 아이를 보고 있었는데,</div> <div>그 아이도 외삼촌의 존재를 깨달았는지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는 듯 하더니</div> <div>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외삼촌을 보며 미소도 지었다.</div> <div>외삼촌도 같이 웃어주면서</div> <div>가족끼리 여행이라도 가나보다 생각하며 여자애를 계속 바라봤다.</div> <div>그러자 들뜬 것 같은 그 아이가 창문에 착 달라붙었고,</div> <div>그 어린 손바닥이 떨어질까 걱정될 정도로 흔들기 시작했다.</div> <div>괜시리 흐뭇해진 외삼촌도 손을 흔들어주려던 때</div> <div>"아뿔싸!"</div> <div>운전수가 갑자기 화를 내며 급브레이크를 밟았다.</div> <div>외삼촌이 깜짝 놀라 정면을 바라보니</div> <div>눈 때문에 고속도로를 비스듬히 미끄러지는 대형 트럭이 보였다.</div> <div>외삼촌이 타고 있던 트럭도 급브레이크를 밟은 탓에 조금씩 차체가 기울더니</div> <div>앞유리에 아스팔트가 점점 다가오는 걸 보며</div> <div>외삼촌은 이 트럭이 지금 전복되고 있는 상황임을 알게 되었다.</div> <div>안전띠를 꽉 잡고 충격에 대비한 외삼촌 눈 앞에는</div> <div>눈 때문에 미끌어져서 옆으로 쓰러지고 있는 여자애가 탄 차가 보였다.</div> <div>여자애는 옆으로 나아가는 차창에 눌려서</div> <div>귀엽던 그 얼굴이 창문에 꽉 눌러져 엉망으로 일그러져 있었다.</div> <div>미끄러지다가 한계가 왔는지 그 아이가 탄 차는</div> <div>차체를 아스팔트에 부딪히듯 옆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div> <div>여자애가 있던 부분이 땅에 부딪힐 때마다 그 아이 얼굴이 짓눌렸고</div> <div>차 안에 피가 튀는 게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div> <div>그리고 외삼촌이 탄 트럭도 옆으로 돌았고, 그 충격으로 기절했다.</div> <div><br></div> <div>눈을 떠보니 병원 침대 위에 누워 있었고, 한참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div> <div>병문안 온 상사 말에 따르면, 외삼촌에게 손을 흔들던 그 아이는</div> <div>아스팔트에 부딪힐 때 충격으로 원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고 했다.</div> <div><br></div> <div>그후 외삼촌은 회사를 관두고 다니던 트럭 면허 강습도 도중에 관두고 다른 회사에 취직했다.</div> <div>그때 창문에 짓눌리던 여자 아이가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아서</div> <div>결혼해서 애를 낳았는데 여자애면 어쩌지란 생각만 해도 공포스러워서</div> <div>결국 평생을 혼자 살다 돌아가셨다.</div> <div><br></div> <div>외삼촌 말씀이, 그후부터 아이 손바닥만 보면 그때 광경이 떠올라서 무서웠다고 한다.</div> <div>"피투성이가 되어 새빨갛게 물들고.. 차가 돌때마다 점점 짓이겨지는 그 아이가</div> <div> 딱 달라 붙어 있었던, 작은 손바닥만 새하얗게 보였어"</div> <div>그 말을 마치신 후 얼음이 다 녹아서 물 반 소주 반이 된 술을 단숨에 마시며</div> <div>다른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던 외삼촌 모습은</div> <div>지금도 내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 있다.</div>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85565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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