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mbed style="width: 258px; height: 104px" height="104"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258" src="http://player.bgmstore.net/eFdQg" allowaccess="null" allowfullscreen="null"></embed><br /><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eFdQg" target="_blank">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eFdQg</a></div> <div> </div> <div> </div> <div><strong><font color="#ff0000">퍼오기 전 </font></strong></div> <div><strong><font color="#ff0000"></font></strong> </div> <div><strong><font color="#ff0000">이 글은 아시는 분들 다 알고 계시는 "제 말 좀 들어보십시오" 완 연관되어 있습니다.</font></strong></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오늘 시험은 삼천오백개의 단어를 묻는 것이었다. 스펠링을 묻기도 하고, 단어의 뜻을 묻기도 했다.<br /><br />하루가 더할 수록 시험시간은 30분씩 추가 되었는데,<br /><br />오늘 주어진 시간은 210분이다. <br /><br />기계에서 시험지가 빠져나오자, 다들 허겁지겁 풀기 시작했다.<br /><br />문제를 정독해선 안된다. 스치듯이 읽고 바로 답을 적어야 한다. <br /><br />기억이 안나는 것은 곧 죽음이다. 다행히도 극한 상황에서의 뇌는 학생들 편이었다.</div> <div> </div> <div> 학생들은 대부분의 문제를 풀어 냈고,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렸다.<br /><br />- 종료 되었습니다 -<br /><br />"지지징, 철컥"<br /><br />스피커의 음성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벨트가 쭈욱 밀려 나왔다.<br /><br />"아.."<br /><br />준석은 자포자기 한 듯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br /><br />- 하나 -<br /><br />- 둘 -<br /><br />- 셋 -<br /><br />"찰칵"<br /><br />셋과 동시에 벨트가 풀렸다.<br /><br />- 꼴찌는 김선혜양과 박준석군 두 명 입니다 -<br /><br />"으아악"<br /><br />의자에 묶인 여자아이 하나가 찢어질 듯 비명을 질렀다.<br /><br />"준석아... 미안하다"<br /><br />경호가 준석의 귀에다 속삭였다.<br /><br />"개새X..."<br /><br />준석이 아무 반응이 없자, 현수가 낮게 중얼 거렸다.<br /><br />"지이잉"<br /><br />곧 준석과 여자얘의 의자가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br /><br />"일단 나가자"<br /><br />경호가 자신을 노려보는 현수를 끌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br /><br />"두둥"<br /><br />의자가 바닥에 닿자 준석이 움찔했다.<br /><br />"흐...흑..흑"<br /><br />여자가 앉은 의자 아래로 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br /><br />"두 명이군"<br /><br />쿵쿵 거리는 발걸음 소리에 준석이 슬며시 눈을 떴다.<br /><br />"읔.."<br /><br />눈 앞에는 신장이 2미터도 넘어 보이는 거인 하나가 다가오고 있었다.<br /><br />거인은 나무로 만든 목각침대 하나를 끌고 있었는데, <br /><br />침대위에는 날카로운 전기톱 하나가 놓여 있었다.<br /><br />"여자부터 하자"<br /><br />거인이 의자의 어떤 부분을 누르자 벨트가 안으로 들어갔다.<br /><br />"살려 주세요.. 제..제발.."<br /><br />"난 살인마가 아니야, 내 침대에 맞으면 돌려 보내줄게"<br /><br />거인이 여자를 번쩍 들어 침대위로 올려 놓았다.<br /><br />"흑.."<br /><br />"다리 뻗고 누워봐"<br /><br />여자가 몸을 떨면서 천천히 누웠다.<br /><br />"흐음"<br /><br />준석이 얼핏 봤을땐, 여자의 발끝은 침대 가장자리와 주먹하나의 간격을 두고 있었다.<br /><br />"아깝다, 넌 좀 짧구나"<br /><br />"네?"<br /><br />거인은 여자의 몸을 침대에 단단히 결박시켰다.<br /><br />"아..아저씨 제발..."<br /><br />"아깝다, 아까워"<br /><br />거인은 솥뚜껑 같은 손으로 전기톱을 집어 들었다.<br /><br />"위이잉"<br /><br />전기톱을 작동시킨 거인이 여자의 다리를 잡았다.<br /><br />"스슥"<br /><br />"스슥"<br /><br />거인은 전기톱으로 다리 군데 군데를 벌려 놓았다.<br /><br />"끼아아악"<br /><br />"스슥"<br /><br />다리가 끝나자 상체도 이곳 저곳에 흠집을 냈다.<br /><br />"으..으.."<br /><br />준석은 공포로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br /><br />"끝났어, 흠집을 내줘야 잘 늘어나거든"<br /><br />거인은 한손으론 허리를 잡고 나머지 손으론 다리끝을 잡았다.<br /><br />"찌찌직"<br /><br />거인의 드러난 팔근육이 크게 확장됨과 동시에 기묘한 음향이 터졌다.<br /><br />"억..."<br /><br />여자의 상반신과 하반신이 순식간에 떨어져 나갔다.<br /><br />속에 있던 내장 몇가닥만이 둘을 연결 하고 있었는데, 여자는 눈을 뒤집은 채 <br /><br />순식간에 절명했다.<br /><br />"다음은 너로구나"<br /><br />거인이 준석에게 다가왔다.<br /><br />"어...어.."<br /><br />준석은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웬일인지 성대가 말라 붙은 듯 했다.<br /><br />"털썩"<br /><br />거인은 여자의 시체를 아무렇게나 치워 버리고, 그 자리에 준석을 눕혔다.<br /><br />"다리 뻗어봐"<br /><br />준석이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다리를 뻗었다.<br /><br />'헛'<br /><br />침대가 조금 좁았다.<br /><br />준석은 침착하게 무릎을 약간 들었다.<br /><br />"흠"<br /><br />거인이 다가와서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br /><br />"됐어, 넌 합격이다"<br /><br />거인이 준석을 풀어 주었다.<br /><br />"가...감사 합니다.."<br /><br />"의자에 가서 앉아, 올려 보내줄게"<br /><br />준석이 의자에 앉자 거인이 주머니에서 리모콘을 꺼냈다.<br /><br />"지이잉"<br /><br />의자는 천천히 상승했고, 준석은 터질듯한 심장을 진정시켰다.<br /><br />"철커덕"<br /><br />교실로 완전히 올라오자, 준석이 문으로 뛰어갔다.<br /><br />"드르륵"<br /><br />문을 열자 밖에는 두명이 기다리고 있었다.<br /><br />"준..준석아.. 너 살았구나"<br /><br />"그래.. 천만다행으로 살았어"<br /><br />현수가 준석을 덥썩 안았고 그제서야 준석이 긴장의 끈을 놓았다.<br /><br />"경호 그 놈은 절대 용서못해"<br /><br />준석이 으르렁 거리자, 현수의 옆에 서 있던 남자아이가 입을 열었다.<br /><br />"지금 가도 소용없어, 문 잠그고 대답도 안해"<br /><br />"개같은 놈..."<br /><br />"니 포도당 주사야... 약 같은 거 안 탔으니까 안심해"<br /><br />준석이 남자아이를 보며 웃었다.<br /><br />"고맙다, 혁수야... 너는 의심 안해"<br /><br />"여자는 죽었지?"<br /><br />혁수가 교실안을 들여다 보며 묻자, 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br /><br />"각자 방으로 돌아가자, 무사하니 됐어"<br /><br />혁수가 걸음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br /><br /><br />이 곳은 고시원 여러개가 합쳐진 듯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br /><br />혁수가 37호 방에 다다르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br /><br />'은설...'<br /><br />혁수의 눈이 아련함으로 물들었다.<br /><br /><br /><br />언제부터였을까...<br /><br />우중충하고 흐리기만 하던 혁수의 마음속에도, 한줄기 햇살이 비춘 것은..<br /><br />혁수는 아직도 그 날을 기억했다.<br /><br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혁수는 은곡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br /><br />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일제히 혁수를 주목했다.<br /><br />부끄러웠다. 혁수는 왼손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어쩔 줄을 몰라했다.<br /><br />"여러분, 오늘 새로 전학온 친구예요.. 혁수야 인사해야지"<br /><br />혁수는 귀까지 새빨개진 채 고개를 푹 숙였다.<br /><br />"하하하하.."<br /><br />아이들은 일제히 웃어댔고, 혁수는 더욱 움츠러 들었다.<br /><br />혁수는 지극히 내성적인 아이였고, 몸집도 또래에 비해 왜소했다.<br /><br />설상가상으로 혁수는 왼쪽 손가락이 네개 밖에 없는 장애인 이었다.<br /><br />이런 혁수를 아이들은 지독히도 놀려 대고 비웃었다.<br /><br />"어이, 손가락 병신... 넌 왜 맨날 고개를 숙이고 있냐?"<br /><br />"너네 엄마도 손가락이 병신이라던데, 사실이지?"<br /><br />혁수는 그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br /><br />하루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늘 책상만 바라보았다.<br /><br />이런 혁수에게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았고, 혁수도 당연히 받아 들였다.<br /><br />어느 날, 쉬는 시간 이었다.<br /><br />혁수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서자, 못된 아이들이 몰려 들었다.<br /><br />"병신새끼야, 움직이지 좀 마라... 냄새 나잖아"<br /><br />"나갈꺼면 빨리 나가, 코가 썩겠다"<br /><br />혁수는 재빨리 교실의 뒷문으로 뛰어 나갔다.<br /><br />"쿠웅"<br /><br />"악"<br /><br />그 순간에 혁수는 누군가와 모질게 부딪히고 뒤로 나자빠졌다.<br /><br />"으...으"<br /><br />혁수가 낑낑 거리며 일어서려 하자 누군가 다가왔다.<br /><br />"괜찮아?"<br /><br />향기로운 냄새가 확 끼쳐왔다.<br /><br />혁수가 멍하니 바라보자, 천사 하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br /><br />'아..'<br /><br />혁수는 맹세컨대 그 아이보다 예쁜 여자는 단 한명도 보지 못했노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br /><br />"안 아퍼?"<br /><br />아이의 입에서 입김이 쏟아졌다.<br /><br />혁수는 무의식적으로 코를 벌려 냄새를 맡았다.<br /><br />그 아이의 입에서는 달콤한 냄새가 났다. <br /><br />커다란 눈망울과 백옥같은 피부에서 광채 비슷한 것도 뿜어져 나왔다.<br /><br />"은설아, 괜찮아?"<br /><br />"이런.. 은설아 다친데 없어?"<br /><br />아이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은설을 부축했다.<br /><br />"나는 괜찮은데, 혁수가...."<br /><br />멍하니 있던 혁수가 깜짝 놀랐다.<br /><br />'내 이름을 알고 있어...'<br /><br />"저딴 새끼가 다치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br /><br />"저 병신때문에 니가 다칠뻔 했잖아"<br /><br />아이들이 혁수를 경멸하듯 쳐다보고는 은설을 자리로 데려갔다.<br /><br />'내 이름을 불렀어... 저 예쁜 입술로 내 이름을...'<br /><br />혁수는 한동안 충격으로 멍하니 있다가, 종이 울리자 자리로 돌아갔다.<br /><br />'우리반이구나'<br /><br />혁수가 슬며시 1분단 쪽을 바라보자, 은설이 앉아 있었다.<br /><br />그 날 부터였다.<br /><br />어두컴컴하던 혁수의 마음에도 봄날같은 그림이 그려졌다.<br /><br />혁수는 틈틈히 은설을 쳐다보았고, 그때마다 온 몸이 따뜻해졌다.<br /><br />은설의 목소리가 들리면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고, <br /><br />행여 은설의 웃는 모습이라도 보는 날엔 형연할 수 없는 감동이 피어올랐다.<br /><br />"너 요즘 고개 안 숙인다?"<br /><br />"손가락도 병신인게 뭘 잘났다고 고개 쳐 들고 다녀.."<br /><br />아이들은 여전히 혁수를 괴롭혔지만, 혁수는 더이상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br /><br />아마도 그 해 가을 쯤 이었을 것이다.<br /><br />선생님이 칠판에 커다랗게 무언가를 적었다.<br /><br />- 마 니 또 -<br /><br />"마니또?"<br /><br />"선생님 마니또가 뭐예요?"<br /><br />아이들은 조잘조잘 떠들어 대면서 선생님께 질문했다.<br /><br />"마니또는 그 사람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거예요, 예를 들면<br /><br />보디가드나 호위무사같은 사람들... 즉 마니또는 자신이 보살피고 지켜주는<br /><br />그런 사람이랍니다"<br /><br />"와아.."<br /><br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신기해 했고, 혁수의 표정도 웃고 있었다.<br /><br />"자, 그러면 한 명만 시범을 보여 줍시다, 누가 좋을까?"<br /><br />이리저리 둘러보던 선생님의 시선이 은설에게 향했다.<br /><br />"우리 이쁜 은설이가 시범을 보여 볼까?"<br /><br />은설이 새까만 두 눈에 수줍음이 피어올랐다.<br /><br />"자 그럼 은설이의 마니또가 될 사...."<br /><br />"저요!!"<br /><br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그토록 용기를 내게 했을까?<br /><br />혁수는 벌떡 일어서서 고함을 질렀다.<br /><br />모두가 벙 찐 얼굴로 혁수를 쳐다 보았고, 선생님도 당황해 했다.<br /><br />"그..그래, 혁수가 은설이의 마니또가 되렴"<br /><br />은설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br /><br />"선생님, 안돼요... 다시 해요"<br /><br />"혁수 너 미쳤어? 선생님 무효예요 무효"<br /><br />아이들이 일제히 입을 열자 교실안이 떠나갈 듯 소란스러워졌다.<br /><br />"내가 !!"<br /><br />혁수가 다시 한번 고함을 지르자, 순간적으로 정적이 찾아왔다.<br /><br />"내가... 니 마니또다"<br /><br />혁수의 불타는 눈길이 은설을 향했고, 은설은 모기만한 소리로 대답했다.<br /><br />"그래"<br /><br /><br />그 날 보인 박력에 아이들은 더이상 혁수를 건드리지 않았다.<br /><br />혁수는 난생 처음 엄마에게 부탁을 했다.<br /><br />눈이 휘동그래진 엄마가 허락을 하자, 혁수는 바로 그 날부터 체육관을 다녔다.<br /><br />선천적으로 허약체질에다 체구도 조그만 했지만, 혁수에게는 의지가 있었다.<br /><br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체육관에 나가서 권투를 배웠다.<br /><br />얘들 가르치는 도장도 아니고 해서, 처음엔 관장이 신경을 쓰지 않았다.<br /><br />하지만 혁수는 어른들 틈에서 무섭게 훈련했다.<br /><br />혁수가 중학교에 올라가자, 마침내 관장이 그를 불러 들였다.<br /><br />"너, 진지하게 권투 해볼 생각있냐?"<br /><br />"네"<br /><br />"그럼 앞으로 나를 믿고 무조건 따라와라"<br /><br /><br />그렇게 혁수는 완전히 바뀌고 있었다.<br /><br />혁수는 남중으로 갔고, 은설은 여중으로 갔다.<br /><br />혁수는 중학생이 되면서 키가 훌쩍 자라, 어느덧 중간이상을 가게 되었다.<br /><br />싸움도 결코 피하지 않았고, 싸우면 반드시 이겼다.<br /><br />혁수가 3학년에 진학하자, 아이들은 어느새 그의 주위로 몰려 들고 있었다.<br /><br />"알아봤어?"<br /><br />"응, 알아봤는데 별 다른 문제는 없어.. 다만.."<br /><br />뿔테 안경을 쓴 정민이 뒷말을 흐렸다.<br /><br />"다만 뭐?"<br /><br />혁수가 다그치자 정민이 고개를 이리저리 저었다.<br /><br />"동여중 대가리가 좀 벼르고 있다드라... 근데 확실한 건 아냐"<br /><br />"왜?"<br /><br />"싸가지 없다고 생각하나봐, 정효미 하면 질투 많기로도 유명하잖아"<br /><br /><br />"쾅"<br /><br />갑자기 들린 소음에 혁수의 정신이 돌아왔다.<br /><br />"다왔네"<br /><br />혁수는 자신의 방 문을 열었다.<br /><br />"휴우"<br /><br />문을 잠근 혁수가 바닥에 철퍼덕 주저 앉았다.<br /><br /><br /><br />"그래, 정효미 그년이 오늘 직접 손 볼거래"<br /><br />"고맙다, 너 아니면 모를 뻔 했다"<br /><br />혁수가 정민의 어깨를 쓰다듬었다.<br /><br />"뭘, 어려운 것도 아닌데.."<br /><br />혁수가 핸드폰을 열고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br /><br />- 효미야, 나 효정중 혁수인데... 오늘 시간 괜찮니? -<br /><br />1분도 안돼 답장이 날라왔다.<br /><br />- 권혁수? 코빼기도 안 보이던게 갑자기 무슨일이지... 오늘은 좀 바쁜데-<br /><br />- 너한테 긴히 고백할 게 있어서 그래, 우리 연합 문제도 상의할 겸 말야 -<br /><br />- 음.... 좋아, 끝나고 이리로 와 -<br /><br />- 고마워 -<br /><br />혁수는 종례시간이 끝나자 몇명을 대동한 채 동여중으로 향했다.<br /><br />운동장을 들어서자 농구대 아래 수십명이 몰려 있는게 보였다.<br /><br />"가시나들은 저렇게 떼거리로 다니니까 문제야.."<br /><br />"큭.. 우리처럼 소수정예로 다녀야지, 쪽팔리게시리"<br /><br />"근데, 혁수 너 체육관 안가도 괜찮아?"<br /><br />"괜찮아"<br /><br />이읔고 농구대로 도착한 혁수가 여자들을 살폈다.<br /><br />"효미가 누구지?"<br /><br />"나야.. 니가 권혁수?"<br /><br />무리 중에서 한 여자얘가 걸어 나왔다.<br /><br />호리호리한 몸매에 얼굴 여기저기에 밴드가 붙어 있었다.<br /><br />"고백할게 뭔데?"<br /><br />수십명의 여자들이 일제히 혁수를 빤히 쳐다봤다.<br /><br />"사실..."<br /><br />혁수의 입이 효미의 귀에 바짝 붙었다.<br /><br />"나, 너 좋아해"<br /><br />"뭐?"<br /><br />놀란 효미가 경계하듯 쳐다보자 혁수가 어깨를 으쓱했다.<br /><br />"너랑 사귀고 싶다고"<br /><br />잠시 생각하던 효미가 혁수에게 다가왔다.<br /><br />"좋아, 너 맘에 든다"<br /><br />혁수는 그 날부터 효미와 사귀었고, 둘에 대한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br /><br /><br />"너네 학교에 조은설 이라고 있지?"<br /><br />카페에서 차를 마시던 혁수가 넌지시 입을 열었다.<br /><br />"뭐? 니가 걔를 어떻게 알아?"<br /><br />효미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br /><br />"걔랑 나랑 이종사촌이거든"<br /><br />"정말?"<br /><br />"응, 근데 걔가 그런 말 하는거 싫어하니까 말하지는 마"<br /><br />"와, 세상 참 좁네... 그나저나 너 타이밍 굿이다"<br /><br />"응?"<br /><br />"이따가 조은설 그년... 아니지, 니 사촌동생 밟아 버리려고 했거든"<br /><br />"뭐 때문에?"<br /><br />효미가 실실 웃으며 말을 이었다.<br /><br />"외모 하나 믿고 싸가지 없게 놀잖아, 그래서 확 지져 버릴라고 했지"<br /><br />"큰일날 뻔 했네, 어쨌든 앞으로는 니가 보살펴줘야 해... 물론 내 말은 비밀로 하고 말야"<br /><br />"흐흐... 알았어"<br /><br /><br /><br /><br />혁수는 권투를 한다고 해서 결코 학업에 소홀하지 않았다.<br /><br />나름대로 중위권을 유지했던 혁수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br /><br />중학교때와는 달리 고등학교에 진학하니까 서로간의 다툼이 현저히 줄었다.<br /><br />중학교 때의 서열이 그대로 유지 된 것이다. <br /><br />덕분에 혁수는 편하게 학교를 다녔고, 방과후엔 미친듯이 권투를 했다.<br /><br />효미가 은설과 멀리 떨어진 학교로 진학하자, 혁수는 단번에 관계를 끝냈다.<br /><br />효미가 매달렸지만, 애초에 한 줌의 마음도 주지 않았던 혁수였다.<br /><br />"쿵 쿵 쿵"<br /><br />"쿵 쿵"<br /><br />별안간 방문이 세차게 울렸다.<br /><br />현실로 돌아온 혁수가 벌떡 일어섰다.<br /><br />"누구지?"<br /><br />"문 좀 열어봐, 급한 일이야"<br /><br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혁수가 경계하며 천천히 문고리를 돌렸다.<br /><br />"다닥.."<br /><br />순식간에 문이 열리고 두 명이 들이 닥쳤다.<br /><br />"뭐지?"<br /><br />"흐흐흐"<br /><br />둘의 손에는 길다란 파이프가 들려 있었다.<br /></div> <div> </div> <div>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name&sk=k12kb&searchday=all&pg=0&number=31224" target="_blank">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name&sk=k12kb&searchday=all&pg=0&number=31224</a></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