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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앙쥬금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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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 : 9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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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3795
    작성자 : 으앙쥬금ㅜ
    추천 : 7
    조회수 : 1036
    IP : 211.168.***.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2/06 18:31:25
    http://todayhumor.com/?panic_63795 모바일
    [펌/bgm] 두 남녀의 비밀 -4화-
     
     
     
    4화.















    어둠이 거리의 모든것을 집어삼키는것은 살짝 못마땅했는지 구름을 비집고 빼꼼히 얼굴을 내민 달이 혼신의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몸을 번뜩인다.
    그런 녀석의 노력이 헛되진 않았는지 전봇대 아래 두개의 인영이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직까진 차가운 밤공기로 인해 몸이 으슬으슬 떨릴만도 한데 그들의 얼굴엔 심각한 그림자만 드리워져 있을뿐 어떠한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는다.
    저대로 굳어버린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할 무렵, 어디선가 불어온 싸늘한 바람이 그들의 머리카락을 한껏 헝클어트리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것과는 비교도 안될법한 싸늘한 한기가 여자의 입에서 휘몰아쳤다.




    "다시 말해봐"


    "......"



    "우리 엄마가 죽었다고 다시 한번 지껄여 보라고"



    "......."




    '짝'



    "......."



    난 내가 갖고있는 모든힘을 총동원해 그 사람의 뺨을 후려갈겼다. 얼마나 세게 쳤는지 손이 얼얼하다 못해 찢어지는것만 같다. 그러나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사람의 입술엔 새빨간 핏방울이 맺혀있다. 금방이라도 턱을 타고 흘러 바닥을 적실것 처럼 위태위태하다.
    그런 그가 조용히 고개를 떨군다.


    무슨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건만, 사실은 짖궂은 장난이었다고 미안하다며 이 아슬아슬하게 벼랑끝에 메달려 있는 내손을 잡아주면 좋겠건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바램일뿐..
    그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 꿀먹은 벙어리마냥 가만히 서 있을 뿐이다.


    그렇게 무서울정도로 무겁게 가라앉은 침묵만이 애써 아닐거라 부정하는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었다.




























    - 살며시 눈이 떠진다. 낮익은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래층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집에 아무도 없는건가?'

    불이꺼져 온통 어두컴컴한 거실의 풍경에 나도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계단 난간에 의지한채 조심스럽게 내려오는 발걸음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런 나를 아는건지 발을 땔떼마다 나무 특유의 삐걱거리는 소리마저 조심스럽다.
    그렇게 계단을 전부 내려왔을때 주방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낄수 있었다. 아무래도 나 말고 누군가 이 집안에 있는 모양이다.


    '아주머니..?'



    아주머니가 맞다면 대체 불은 왜 꺼놓으신 거란 말인가? 알수없는 불안감이 가슴 한켠에서 싹트기 시작한다. 난 뭐에 홀린듯 불을 켤 생각은 하지도 못한채 발걸음을 옮기기 바빴다.
    거리가 가까워 질수록 인기척은 뚜렷해졌고 은은했던 달콤한 향기역시 이제는 코끝을 마비시킬듯 진하게 풍겨져 왔다.

    그때였다.


    '큭..'


    누군가 불이라도 켠것인지 갑자기 대낮처럼 환해지는 주변 환경에 의해 어둠에 익숙해졌던 녀석이 놀라며 황급히 숨어버렸다. 잠시동안 시야가 흐려지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난 신경질적으로 눈을 비비며 작게 신음을 토해내었다.

    불과 몇초의 시간이 몇시간 처럼 길게만 느껴졌다. 그런 답답했던 내마음을 알아차린건지 녀석은 못이기는척 눈꺼플 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까맣게 막혀있던 시야가 뻥 뚤리며 주방의 풍경이 뚜렷하게 들어왔다. 진하게 풍기는 달콤한 향기는 식탁위에 놓여있는 팬케이크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 앉아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을 확인할수 있었다.
    그러나 평소의 아주머니같지

    "아주머니!!"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건지 아주머니는 고개를 숙인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아주머니 불은 다꺼놓고 뭐하시는거예요!?"


    이번에도 역시 아주머니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주무시기라도 하시는건가? 아니면 정말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건가? 답답한 마음의 응어리가 커다란 돌이 되어 가슴을 짓누르는듯것 같았다.
    무슨말이라도 좋으니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될것 같았다. 그것 말고는 불안한 내 마음을 달랠길이 달리 없었으니까.


    "대체 왜그러...."


    그러나 난 말끝을 흐릴수밖에 없었다. 아주머니의 가녀린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걸 눈치채버렸기에.
    도데체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애처롭게 흐느끼는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마치 나때문인 것처럼 가슴이 아려와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조차 모르겠다.


    '아주머니.....'


    커다란 가시밭에 서있는것 처럼 불편한 마음을 어찌할지 모른채 안절부절 하는 나를 뒤로한채 현관에서부터 익숙한 벨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띵동"


    누군가 찾아온건가? 벨소리가 일정 간격을 두고 쉴새없이 울려퍼짐에 고개를 숙인채 흐느끼던 아주머니가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치 울었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들키기 싫은것처럼
    현관앞까지 가서도 거울을보며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는 아주머니가 너무도 안타까웠다.
    머리를 가지런히 정돈하고 옷 메무새까지 다시한번 확인하고는 늘 그랬던것 처럼 익숙한 한마디를 뱉는다.


    "윤재군이니?"


    뭐지? 난 여기에 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란 말인가. 머리가 혼란스럽다. 정말 내가 보이지 않는거라고? 불가사의한 눈앞의 현실에 머리가 새하얗게 질려간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띠리리 탈칵"


    내 혼란스러운 상황은 중요하지 않다는듯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그리고 미소를 짓던 아주머니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가고 있었다.


    '아버지가 이시간에 왜..'


    언제나 집에는 거의 들어오시지도 들어오셔봤자 새벽시간에나 들어오시던 아버지가 이런 이른시간에 무슨일이란 말인가?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만 갈뿐 그 어느것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아주머니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사장님.. 오늘은 일찍 들어오셨네요.."

    "놀란 표정이군? 내가 일찍온게 거슬리기라도 한다는건가?"

    "아뇨.. 제말은 그 뜻이 아니라.."

    "분명히 해고라고 했을텐데, 왜 아직도 여기 있는거지?"

    "아.. 그게.."

    "뭔가? 생각이 바뀌기라도 한건가?"

    "아니요. 떠나기전에 마지막으로 윤재군 얼굴은 보고 가야할것 같아서요.."


    마지막이라고? 아주머니는 역시 떠날 생각이셨던 거야? 아주머니와 함께 있기 위해 이기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을 덮어버리기 까지 했는데 결국 떠나신다고? 그럼 그날밤 내 행동은 뭐가되는데?
    안된다. 절대 떠나면 안된다. 끝까지 이기적인 새끼라고 욕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고 이왕 그렇게된거 더이상 더 나빠질것도 없다. 난 다급히 소리쳤다.


    "떠나시면 안되요!!"


    역시나 내목소리는 내귀에만 멤돌뿐, 아주머니도 그리고 내심 혹시나했던 아버지조차 들리지 않는듯 했다. 가슴이 타들어가는것처럼 답답하다. 처음으로 말못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누가보면 끔찍히도 윤재 생각하는게 꼭 애미라도 되는줄 알겠군. 자기 자식조차 버리는 매정한 년인것도 모르고 말이야."

    "사장님,,,"

    "그럼 그냥 눌러 사는게 어때?"

    "...네?"



    아버지는 천천히 아주머니의 코앞까지 다가가 허리를 쓸어내리며 음흉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어느새 엉덩이까지 내려와 끈쩍하게 주무르고 있는 손을 아주머니는 거칠게 뿌리치며 한걸음 물러났다.


    "도대체 왜이러세요!"

    "이년이 지금 날 노려보는거야? 노려보면 어쩔껀데 앙?!"

    "이러지 마세요!! 아악!!"

    "가만히 안있어!? 너도 사실은 바라고 있었던거잖아!"

    "꺄아악"

    "애초에 눈웃음치면서 꼬리를 흔든건 너라고! 그러니까 네년이 자초한거나 다름없어!"

    "제발!! 이러지 마세요 제발!!"



    싫다고 뿌리치는 아주머니를 강제로 끌어안으며 옷을 풀어헤치는 짐승같은 모습의 아버지를 보며 난 주먹을 꽉쥔채 가만히 서있을뿐,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둔탁한 소리가 장내에 울려퍼졌다.


    "쿵"


    힘없이 바닥에 쓰러지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털썩'


    "뭐야 이거? 이봐.. 이봐!"


    "........"


    "이런 미친,,"


    쓰러져있는 아주머니를 몇번 흔들어보던 아버지는 휴대폰를 꺼내 누군가에게 다급히 전화를 건다.
    그리고 얼마안있어 낮익은 모습의 박변호사가 들어온다. 상황히 충분히 놀랄만도 하건만 그의 표정은 너무나 태연스럽기만 하다. 박변호사와 아버지는 쓰러져있는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뒷탈 없게 할수 있겠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긴 제가 알아서 할테니 사장님은 회사로 돌아가 계십시오"

    "절대로 내가 거론되면 안되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만 믿으십시오"

    "내 그럼 자네만 믿고 가겠네"


    아버지는 반쯤 풀어진 옷매무새를 간단히 다듬고는 집을 빠져나갔고 아버지를 향해 90도로 깍듯이 허리를 굽히는 박변호사의 모습이 보인다.

    아버지가 나가자 박변호사는 집안을 두리번 거리며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거실엔 나와 아주머니 둘만이 남게 되었다.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이질적이다. 지금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무슨일이 있던건지 내가 여기 왜있는지 혼란스럽다 못해 아무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머릿속이 새하얗다. 아주머니의 모습이 지우개로 믿그림을 지워가듯 점점 흐려져만 간다. 뭔가 중요한걸 잊고 있는것 같은 생각이 잠깐 들었다 사라진다.




















    무언가에 놀란듯 거친숨을 몰아쉬며 번쩍 눈을 떴다.


    "하아.. 하아.."


    처음보는 낮선 환경이 눈에 들어옴에 따라 의아함도 옆에 앉아있는 아버지를 발견한 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엄마가 죽었을때조차 연락없던 그였으니까.


    "이제 정신이 좀 드냐?"


    "여긴.. 어디죠..?"


    "어디긴 어디야, 병원이지.."


    "아버지가 왜 여기있죠?"


    난 낮선 환경에 어느정도 적응되자 싸늘한 어조로 대꾸했다. 내가 죽어 없어져도 눈하나 깜짝 안할것 같은 사람이 이곳에 이렇게 있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전혀 상관없다는듯 아무렇지도 않게 입을 열었다.


    "기억은 나는거냐? 사흘동안이나 의식불명이라 얼마나 걱정했는지 원.. 하여간 어지간히도 애비 속 졸이게 만드는구나"

    "그런 아버지덕에 어머니는 죽는 그 순간까지도 속을 졸였죠"


    가증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에 내입에선 찬바람이 거세게 몰아쳤고, 어머니란 단어가 나와서 그런지 그의 눈빛은 어느정도 흔들리고 있었다. 그나저나 사흘이나 잠들어 있었다는건가?


    "그럼 좀전까지..내가본건 꿈..?"


    "뭐라고?"


    순간적으로 아주머니가 떠오르자 머리보다 몸이 빨리 반응했다.



    "아주머니는요!"


    "너란놈은 정말 애비보다 피한방울 안섞인 남이 더 중요한거냐? 회사도 팽게치고 이렇게 왔건만.."


    "됐으니 말하라구요! 아주머니는 어디에있죠!?"


    아버지는 다급하게 소리치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내 작게 입을 열었다.



    "죽었다.."


    "뭐라고요?"


    "너도 집앞에 있던 경찰들 다 봤질않느냐? 충격에 갑자기 혼절했다 그러더니.. 기억안나냐?"


    "......."


    "하필이면 그사람 혼자있을때 강도가 들어가지고선.. 쯧쯧.."


    "......강도...요?"


    "그래.. 강도가 들었다는구나.. 그사람은 아마 네가온줄알고 열어준 모양이야.. 참 안됐어.. 좋은사람이었는데.."


    "......."


    "그래도 범인은 잡았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그럼 쉬어라. 깨어나는거 봤으니 애비는 다시 회사로 들어가야겠구나."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돌려 나가려는 아버지에게 난 다시한번 되물었다.



    "정말... 강도..였나요..?"


    "뭐라고?"


    "정말 강도가 들어서.. 아주머니가 돌아가신 거냐고요.."


    "그래..."


    "......그렇군요...."



    아버지는 살짝 쓴웃음을 지어보이고는 나가버리셨고. 새하얀 병실엔 덩그러니 나홀로 남았다.



    '뚝'


    '뚝..뚝..'


    "뚜둑.. 뚜르르륵'




    볼을타고 흐르는 눈물이 하나 둘 떨어지며 이불을 적시어 간다.
    머릿속에 언제나 내게 미소를 지어주셨던 아주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며 감정이 복받처 올라온다.



    "흐으으.."


    안감힘으로 새어나오려는 소리를 참아낸다.

    내가 일찍 집에 들어갔더라면.. 아니 애초에 그날밤 아주머니를 내 이기심때문에 외면하지 않았다면 아주머니는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시지 않았을거다.
    모든것은 나로 인해 벌어진것이나 다름 없다. 결국 이런 버러지같은 나때문에 왜 아주머니가 희생당해야 하지? 왜?!
    실수였든 고의였든 자기가 벌여놓고도 가증스럽게 내앞에 얼굴을 내미는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르자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수가 없다.
    차디찬 바닥에 누워계시던 아주머니의 모습이 사무치게 안타깝다..




    '....아주머니 미안해... 정말 미안해요....'



    난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커튼을 신경질적으로 뜯어버리며 눈물범벅인 눈으로 누군가를 내려다본다. 박변호사와 차에 올라타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인다.






    차가운 병실이 그 어느때보다 차갑게 느껴지던 그날밤.

    난 처음으로 내게서 모든것을 빼앗아간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다. -




































    난 그녀에게 모든것을 말하기로 결심이 섰다.

    더이상 도망친다면 정말 두번다시 그녀를 못볼것만 같았다.

    마음을 굳게 먹고 그녀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녀는 분명 나와 줄것이다.

    왠지모르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주머니의 꼬깃꼬깃 구겨진 메모지를 매만지며, 어둡고도 차가운 길을 홀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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