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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으앙쥬금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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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3-12-07
    방문 : 987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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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4065
    작성자 : 으앙쥬금ㅜ
    추천 : 9
    조회수 : 1368
    IP : 211.168.***.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2/12 15:22:59
    http://todayhumor.com/?panic_64065 모바일
    [펌/bgm] 입시지옥 - [2]
     
     
    퍼오기 전
     
    이 글은 아시는 분들 다 알고 계시는 "제 말 좀 들어보십시오" 완 연관되어 있습니다.
     
     
     
     
    오늘 시험은 삼천오백개의 단어를 묻는 것이었다. 스펠링을 묻기도 하고, 단어의 뜻을 묻기도 했다.

    하루가 더할 수록 시험시간은 30분씩 추가 되었는데,

    오늘 주어진 시간은 210분이다.

    기계에서 시험지가 빠져나오자, 다들 허겁지겁 풀기 시작했다.

    문제를 정독해선 안된다. 스치듯이 읽고 바로 답을 적어야 한다.

    기억이 안나는 것은 곧 죽음이다. 다행히도 극한 상황에서의 뇌는 학생들 편이었다.
     
     학생들은 대부분의 문제를 풀어 냈고,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렸다.

    - 종료 되었습니다 -

    "지지징, 철컥"

    스피커의 음성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벨트가 쭈욱 밀려 나왔다.

    "아.."

    준석은 자포자기 한 듯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 하나 -

    - 둘 -

    - 셋 -

    "찰칵"

    셋과 동시에 벨트가 풀렸다.

    - 꼴찌는 김선혜양과 박준석군 두 명 입니다 -

    "으아악"

    의자에 묶인 여자아이 하나가 찢어질 듯 비명을 질렀다.

    "준석아... 미안하다"

    경호가 준석의 귀에다 속삭였다.

    "개새X..."

    준석이 아무 반응이 없자, 현수가 낮게 중얼 거렸다.

    "지이잉"

    곧 준석과 여자얘의 의자가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일단 나가자"

    경호가 자신을 노려보는 현수를 끌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두둥"

    의자가 바닥에 닿자 준석이 움찔했다.

    "흐...흑..흑"

    여자가 앉은 의자 아래로 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두 명이군"

    쿵쿵 거리는 발걸음 소리에 준석이 슬며시 눈을 떴다.

    "읔.."

    눈 앞에는 신장이 2미터도 넘어 보이는 거인 하나가 다가오고 있었다.

    거인은 나무로 만든 목각침대 하나를 끌고 있었는데,

    침대위에는 날카로운 전기톱 하나가 놓여 있었다.

    "여자부터 하자"

    거인이 의자의 어떤 부분을 누르자 벨트가 안으로 들어갔다.

    "살려 주세요.. 제..제발.."

    "난 살인마가 아니야, 내 침대에 맞으면 돌려 보내줄게"

    거인이 여자를 번쩍 들어 침대위로 올려 놓았다.

    "흑.."

    "다리 뻗고 누워봐"

    여자가 몸을 떨면서 천천히 누웠다.

    "흐음"

    준석이 얼핏 봤을땐, 여자의 발끝은 침대 가장자리와 주먹하나의 간격을 두고 있었다.

    "아깝다, 넌 좀 짧구나"

    "네?"

    거인은 여자의 몸을 침대에 단단히 결박시켰다.

    "아..아저씨 제발..."

    "아깝다, 아까워"

    거인은 솥뚜껑 같은 손으로 전기톱을 집어 들었다.

    "위이잉"

    전기톱을 작동시킨 거인이 여자의 다리를 잡았다.

    "스슥"

    "스슥"

    거인은 전기톱으로 다리 군데 군데를 벌려 놓았다.

    "끼아아악"

    "스슥"

    다리가 끝나자 상체도 이곳 저곳에 흠집을 냈다.

    "으..으.."

    준석은 공포로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끝났어, 흠집을 내줘야 잘 늘어나거든"

    거인은 한손으론 허리를 잡고 나머지 손으론 다리끝을 잡았다.

    "찌찌직"

    거인의 드러난 팔근육이 크게 확장됨과 동시에 기묘한 음향이 터졌다.

    "억..."

    여자의 상반신과 하반신이 순식간에 떨어져 나갔다.

    속에 있던 내장 몇가닥만이 둘을 연결 하고 있었는데, 여자는 눈을 뒤집은 채

    순식간에 절명했다.

    "다음은 너로구나"

    거인이 준석에게 다가왔다.

    "어...어.."

    준석은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웬일인지 성대가 말라 붙은 듯 했다.

    "털썩"

    거인은 여자의 시체를 아무렇게나 치워 버리고, 그 자리에 준석을 눕혔다.

    "다리 뻗어봐"

    준석이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다리를 뻗었다.

    '헛'

    침대가 조금 좁았다.

    준석은 침착하게 무릎을 약간 들었다.

    "흠"

    거인이 다가와서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됐어, 넌 합격이다"

    거인이 준석을 풀어 주었다.

    "가...감사 합니다.."

    "의자에 가서 앉아, 올려 보내줄게"

    준석이 의자에 앉자 거인이 주머니에서 리모콘을 꺼냈다.

    "지이잉"

    의자는 천천히 상승했고, 준석은 터질듯한 심장을 진정시켰다.

    "철커덕"

    교실로 완전히 올라오자, 준석이 문으로 뛰어갔다.

    "드르륵"

    문을 열자 밖에는 두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준..준석아.. 너 살았구나"

    "그래.. 천만다행으로 살았어"

    현수가 준석을 덥썩 안았고 그제서야 준석이 긴장의 끈을 놓았다.

    "경호 그 놈은 절대 용서못해"

    준석이 으르렁 거리자, 현수의 옆에 서 있던 남자아이가 입을 열었다.

    "지금 가도 소용없어, 문 잠그고 대답도 안해"

    "개같은 놈..."

    "니 포도당 주사야... 약 같은 거 안 탔으니까 안심해"

    준석이 남자아이를 보며 웃었다.

    "고맙다, 혁수야... 너는 의심 안해"

    "여자는 죽었지?"

    혁수가 교실안을 들여다 보며 묻자, 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각자 방으로 돌아가자, 무사하니 됐어"

    혁수가 걸음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이 곳은 고시원 여러개가 합쳐진 듯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혁수가 37호 방에 다다르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은설...'

    혁수의 눈이 아련함으로 물들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우중충하고 흐리기만 하던 혁수의 마음속에도, 한줄기 햇살이 비춘 것은..

    혁수는 아직도 그 날을 기억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혁수는 은곡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일제히 혁수를 주목했다.

    부끄러웠다. 혁수는 왼손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어쩔 줄을 몰라했다.

    "여러분, 오늘 새로 전학온 친구예요.. 혁수야 인사해야지"

    혁수는 귀까지 새빨개진 채 고개를 푹 숙였다.

    "하하하하.."

    아이들은 일제히 웃어댔고, 혁수는 더욱 움츠러 들었다.

    혁수는 지극히 내성적인 아이였고, 몸집도 또래에 비해 왜소했다.

    설상가상으로 혁수는 왼쪽 손가락이 네개 밖에 없는 장애인 이었다.

    이런 혁수를 아이들은 지독히도 놀려 대고 비웃었다.

    "어이, 손가락 병신... 넌 왜 맨날 고개를 숙이고 있냐?"

    "너네 엄마도 손가락이 병신이라던데, 사실이지?"

    혁수는 그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하루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늘 책상만 바라보았다.

    이런 혁수에게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았고, 혁수도 당연히 받아 들였다.

    어느 날, 쉬는 시간 이었다.

    혁수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서자, 못된 아이들이 몰려 들었다.

    "병신새끼야, 움직이지 좀 마라... 냄새 나잖아"

    "나갈꺼면 빨리 나가, 코가 썩겠다"

    혁수는 재빨리 교실의 뒷문으로 뛰어 나갔다.

    "쿠웅"

    "악"

    그 순간에 혁수는 누군가와 모질게 부딪히고 뒤로 나자빠졌다.

    "으...으"

    혁수가 낑낑 거리며 일어서려 하자 누군가 다가왔다.

    "괜찮아?"

    향기로운 냄새가 확 끼쳐왔다.

    혁수가 멍하니 바라보자, 천사 하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혁수는 맹세컨대 그 아이보다 예쁜 여자는 단 한명도 보지 못했노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안 아퍼?"

    아이의 입에서 입김이 쏟아졌다.

    혁수는 무의식적으로 코를 벌려 냄새를 맡았다.

    그 아이의 입에서는 달콤한 냄새가 났다.

    커다란 눈망울과 백옥같은 피부에서 광채 비슷한 것도 뿜어져 나왔다.

    "은설아, 괜찮아?"

    "이런.. 은설아 다친데 없어?"

    아이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은설을 부축했다.

    "나는 괜찮은데, 혁수가...."

    멍하니 있던 혁수가 깜짝 놀랐다.

    '내 이름을 알고 있어...'

    "저딴 새끼가 다치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저 병신때문에 니가 다칠뻔 했잖아"

    아이들이 혁수를 경멸하듯 쳐다보고는 은설을 자리로 데려갔다.

    '내 이름을 불렀어... 저 예쁜 입술로 내 이름을...'

    혁수는 한동안 충격으로 멍하니 있다가, 종이 울리자 자리로 돌아갔다.

    '우리반이구나'

    혁수가 슬며시 1분단 쪽을 바라보자, 은설이 앉아 있었다.

    그 날 부터였다.

    어두컴컴하던 혁수의 마음에도 봄날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혁수는 틈틈히 은설을 쳐다보았고, 그때마다 온 몸이 따뜻해졌다.

    은설의 목소리가 들리면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고,

    행여 은설의 웃는 모습이라도 보는 날엔 형연할 수 없는 감동이 피어올랐다.

    "너 요즘 고개 안 숙인다?"

    "손가락도 병신인게 뭘 잘났다고 고개 쳐 들고 다녀.."

    아이들은 여전히 혁수를 괴롭혔지만, 혁수는 더이상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아마도 그 해 가을 쯤 이었을 것이다.

    선생님이 칠판에 커다랗게 무언가를 적었다.

    - 마 니 또 -

    "마니또?"

    "선생님 마니또가 뭐예요?"

    아이들은 조잘조잘 떠들어 대면서 선생님께 질문했다.

    "마니또는 그 사람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거예요, 예를 들면

    보디가드나 호위무사같은 사람들... 즉 마니또는 자신이 보살피고 지켜주는

    그런 사람이랍니다"

    "와아.."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신기해 했고, 혁수의 표정도 웃고 있었다.

    "자, 그러면 한 명만 시범을 보여 줍시다, 누가 좋을까?"

    이리저리 둘러보던 선생님의 시선이 은설에게 향했다.

    "우리 이쁜 은설이가 시범을 보여 볼까?"

    은설이 새까만 두 눈에 수줍음이 피어올랐다.

    "자 그럼 은설이의 마니또가 될 사...."

    "저요!!"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그토록 용기를 내게 했을까?

    혁수는 벌떡 일어서서 고함을 질렀다.

    모두가 벙 찐 얼굴로 혁수를 쳐다 보았고, 선생님도 당황해 했다.

    "그..그래, 혁수가 은설이의 마니또가 되렴"

    은설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선생님, 안돼요... 다시 해요"

    "혁수 너 미쳤어? 선생님 무효예요 무효"

    아이들이 일제히 입을 열자 교실안이 떠나갈 듯 소란스러워졌다.

    "내가 !!"

    혁수가 다시 한번 고함을 지르자, 순간적으로 정적이 찾아왔다.

    "내가... 니 마니또다"

    혁수의 불타는 눈길이 은설을 향했고, 은설은 모기만한 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그 날 보인 박력에 아이들은 더이상 혁수를 건드리지 않았다.

    혁수는 난생 처음 엄마에게 부탁을 했다.

    눈이 휘동그래진 엄마가 허락을 하자, 혁수는 바로 그 날부터 체육관을 다녔다.

    선천적으로 허약체질에다 체구도 조그만 했지만, 혁수에게는 의지가 있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체육관에 나가서 권투를 배웠다.

    얘들 가르치는 도장도 아니고 해서, 처음엔 관장이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혁수는 어른들 틈에서 무섭게 훈련했다.

    혁수가 중학교에 올라가자, 마침내 관장이 그를 불러 들였다.

    "너, 진지하게 권투 해볼 생각있냐?"

    "네"

    "그럼 앞으로 나를 믿고 무조건 따라와라"


    그렇게 혁수는 완전히 바뀌고 있었다.

    혁수는 남중으로 갔고, 은설은 여중으로 갔다.

    혁수는 중학생이 되면서 키가 훌쩍 자라, 어느덧 중간이상을 가게 되었다.

    싸움도 결코 피하지 않았고, 싸우면 반드시 이겼다.

    혁수가 3학년에 진학하자, 아이들은 어느새 그의 주위로 몰려 들고 있었다.

    "알아봤어?"

    "응, 알아봤는데 별 다른 문제는 없어.. 다만.."

    뿔테 안경을 쓴 정민이 뒷말을 흐렸다.

    "다만 뭐?"

    혁수가 다그치자 정민이 고개를 이리저리 저었다.

    "동여중 대가리가 좀 벼르고 있다드라... 근데 확실한 건 아냐"

    "왜?"

    "싸가지 없다고 생각하나봐, 정효미 하면 질투 많기로도 유명하잖아"


    "쾅"

    갑자기 들린 소음에 혁수의 정신이 돌아왔다.

    "다왔네"

    혁수는 자신의 방 문을 열었다.

    "휴우"

    문을 잠근 혁수가 바닥에 철퍼덕 주저 앉았다.



    "그래, 정효미 그년이 오늘 직접 손 볼거래"

    "고맙다, 너 아니면 모를 뻔 했다"

    혁수가 정민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뭘, 어려운 것도 아닌데.."

    혁수가 핸드폰을 열고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 효미야, 나 효정중 혁수인데... 오늘 시간 괜찮니? -

    1분도 안돼 답장이 날라왔다.

    - 권혁수? 코빼기도 안 보이던게 갑자기 무슨일이지... 오늘은 좀 바쁜데-

    - 너한테 긴히 고백할 게 있어서 그래, 우리 연합 문제도 상의할 겸 말야 -

    - 음.... 좋아, 끝나고 이리로 와 -

    - 고마워 -

    혁수는 종례시간이 끝나자 몇명을 대동한 채 동여중으로 향했다.

    운동장을 들어서자 농구대 아래 수십명이 몰려 있는게 보였다.

    "가시나들은 저렇게 떼거리로 다니니까 문제야.."

    "큭.. 우리처럼 소수정예로 다녀야지, 쪽팔리게시리"

    "근데, 혁수 너 체육관 안가도 괜찮아?"

    "괜찮아"

    이읔고 농구대로 도착한 혁수가 여자들을 살폈다.

    "효미가 누구지?"

    "나야.. 니가 권혁수?"

    무리 중에서 한 여자얘가 걸어 나왔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얼굴 여기저기에 밴드가 붙어 있었다.

    "고백할게 뭔데?"

    수십명의 여자들이 일제히 혁수를 빤히 쳐다봤다.

    "사실..."

    혁수의 입이 효미의 귀에 바짝 붙었다.

    "나, 너 좋아해"

    "뭐?"

    놀란 효미가 경계하듯 쳐다보자 혁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너랑 사귀고 싶다고"

    잠시 생각하던 효미가 혁수에게 다가왔다.

    "좋아, 너 맘에 든다"

    혁수는 그 날부터 효미와 사귀었고, 둘에 대한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


    "너네 학교에 조은설 이라고 있지?"

    카페에서 차를 마시던 혁수가 넌지시 입을 열었다.

    "뭐? 니가 걔를 어떻게 알아?"

    효미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걔랑 나랑 이종사촌이거든"

    "정말?"

    "응, 근데 걔가 그런 말 하는거 싫어하니까 말하지는 마"

    "와, 세상 참 좁네... 그나저나 너 타이밍 굿이다"

    "응?"

    "이따가 조은설 그년... 아니지, 니 사촌동생 밟아 버리려고 했거든"

    "뭐 때문에?"

    효미가 실실 웃으며 말을 이었다.

    "외모 하나 믿고 싸가지 없게 놀잖아, 그래서 확 지져 버릴라고 했지"

    "큰일날 뻔 했네, 어쨌든 앞으로는 니가 보살펴줘야 해... 물론 내 말은 비밀로 하고 말야"

    "흐흐... 알았어"




    혁수는 권투를 한다고 해서 결코 학업에 소홀하지 않았다.

    나름대로 중위권을 유지했던 혁수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중학교때와는 달리 고등학교에 진학하니까 서로간의 다툼이 현저히 줄었다.

    중학교 때의 서열이 그대로 유지 된 것이다.

    덕분에 혁수는 편하게 학교를 다녔고, 방과후엔 미친듯이 권투를 했다.

    효미가 은설과 멀리 떨어진 학교로 진학하자, 혁수는 단번에 관계를 끝냈다.

    효미가 매달렸지만, 애초에 한 줌의 마음도 주지 않았던 혁수였다.

    "쿵 쿵 쿵"

    "쿵 쿵"

    별안간 방문이 세차게 울렸다.

    현실로 돌아온 혁수가 벌떡 일어섰다.

    "누구지?"

    "문 좀 열어봐, 급한 일이야"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혁수가 경계하며 천천히 문고리를 돌렸다.

    "다닥.."

    순식간에 문이 열리고 두 명이 들이 닥쳤다.

    "뭐지?"

    "흐흐흐"

    둘의 손에는 길다란 파이프가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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