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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앙쥬금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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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3798
    작성자 : 으앙쥬금ㅜ
    추천 : 4
    조회수 : 1486
    IP : 211.168.***.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4/02/06 18:35:50
    http://todayhumor.com/?panic_63798 모바일
    [펌/BGM] 두 남녀의 비밀 -6화-
     
     
     
     
    6화.



























    "여사님. 도련님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 뭐라고 하는데?"


    "그런데 그게.. 또 사고를 친것 같습니다만.."


    마치 자기가 죄라도 지은듯 안절부절 못하며 박변호사는 고개를 숙인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의 앞엔 여사님이라 불린 한 중년 여성이 다리를 꼬고 앉은채 무심한 눈으로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다.


    "박변 생각엔 어떻게 하는게 좋겠어?"

    "네?"


    갸름한 얼굴에 윤기나는 검은 생머리의 그 여인은 중년의 나이가 무색할정도로 앳된 얼굴이었는데, 그런 얼굴보다 색기가 넘처흐르다 못해 표독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표정은 섬뜩함마저 자아내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되묻는 말에 박변호사는 식은땀만 삐질삐질 흘리며 가만히 있을뿐이었다.


    "더이상 방치하다간 회사이미지만 더 안좋아질거 같은데 말야"


    "그럼.."


    "박변도 사장님이 이 회사를 얼마나 애지중지 하는지는 잘 알고있지?"


    "물론입니다.."


    "근데 점점 주가도 하락하고 있고, 사장님이 요새 회사 사정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


    "그래서 말인데, 내생각엔 이제 슬슬 정리할때가 된것 같다고 보는데, 박변은 어때?"


    "뭘.. 말입니까..?"


    "호호호 뭐긴,, 이미 알고있잖아? 내입에서 무슨말이 나올지 후훗, 그리고 박변도 이제 슬슬 자리잡아야지 않겠어? 언제까지 고문변호사나 할꺼야"


    차갑게 히죽거리는 여인의 말에 박변호사의 안색이 점점 굳어져만 갔다. 그리고 그런 그를 재미있다는듯 바라보던 여인은 웃음기를 가득 머금은채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처리해. 아주 조용히 말이야"


    "하지만 여사님, 도련님은 사장님의 유일한 핏줄인데.."


    순간적으로 매섭게 쏘아보는 살기어린 그녀의 시선에 박변호사는 말끝을 흐렸다. 그리곤 어쩔수 없다는듯 고개를 떨군채 작게 말을 이었다.


    "사장님도 동의 하신 겁니까.."


    "내말은 곧 사장님의 말인거 잊었어? 아니면 박변은 내가 못마땅하기라도 한건가?"


    ".......아닙니다.."


    "알았으면 어서 가봐, 다시한번 말하지만 조용히 아주 은밀하게 처리하는거 잊지말고, 뭐 말안해도 잘 하겠지만 말야."


    "......."



    박변호사는 말없이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조용히 방을 나갔다. 그가 자리를 벗어나자 여인은 익숙하게 담배한개피를 입에 물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윤재군, 아줌말 너무 원망하진 마렴 후후"


    그리고 여인이 앉아있는 책상위에 놓인 길다란 명패에는 '장 영 희' 라고 쓰여있었다.












































    '솨아아아아아아아'




    난 방구석에 아무렇게나 축 늘어져있는 수정의 시신에 대충 이불을 덮어주고는 화장실로 가 피로 물든 손을 씻어내고 있었다.
    차가운 물이 손을 적시며 붉은 얼룩을 씻겨주는 감촉에 상쾌함마져 든다. 그러나 그런 상쾌한 기분과 달리 이상하게도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흐르고 있다.
    언제부터 흐르고 있던건지도 모르겠고 하여간 이런 내모습이 되게 이상했다.


    '이제 하나만 더 죽이면 돼, 그럼 괜찮아 질거야.'


    수건에 대충 물기를 닦은 난 우산을 챙겨 현관을 나선다. 역시 어젯밤 예상대로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음에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무지개빛깔의 커다란 자동우산을 펴고는 천천히 길을 걸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혹은 비가 와서 그런지 길가를 거니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우산을 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굵은 빗방울들이 안으로 튀어 들어온다. 찝찝해 죽겠다.


    '빨리 끝내고 샤워부터 해야겠어'


    얼마안가 그녀의 집앞에 당도한 난 굳은 철문을 살며시 밀어본다. 그 어느때 왔을때보다 철문이 낮설다. 마치 처음오기라도 하는것 처럼.
    그러나 그 어느때와 달리 문은 열려있다. 역시 그녀가 많이 혼란스럽긴 했나보다.


    '끼이익'


    기이한 철문소리를 뒤로한채 조심스럽게 집안 내부로 들어온 난 비가 뚝뚝 떨어지는 우산을 신발장앞에 살며시 세워두고는 주머니에서 챙겨온 식칼 하나를 여유있게 꺼내었다.
    방금전 그녀를 찔렀던 탓에 끈적한 핏기가 아직 남아있는게 좀 거슬렸지만 상관없었다. 눈앞에 열려있는 방을 뒤로한채 살금살금 반대편으로 다가가 닫혀있는 방문앞에 선 나는 숨을 죽이며 손잡이를 돌렸다.
    혹시나 방문이 잠겨있으면 어쩌나 했던 고민이 말끔하게 사라지며 '탈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이밀자 익숙한 사내가 대자로 누워 자고 있는게 보였다.


    '병신새끼 조심성 없기는'


    난 재빨리 다가가 그의위로 올라가 가슴팍에 있는힘껏 칼을 내리꽂았다. 몸속 깊숙히 박히는 느낌이 손끝에서 전해져 온다.


    '푸욱'



    "컥!!"



    그가 눈을 부릅뜨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는 나를 노려보며 팔을 휘졌는다. 그러나 그런 주먹을 맞을턱이 있나, 난 그런 그와 눈을 맞춘채 생긋 웃어주었다.



    "너...너..이새.끼.. "


    "말 하지마, 고통스러울텐데"


    "역시.. 그..그년이.. 시켰..나.."


    "그년 그년 하지마시죠, 딸년이나 강간하는 주제에 입은 살아가지고선.."


    "크윽..."


    "아, 그리고 딸은 먼저가서 기다리고있으니까, 곧 만날껍니다. 그렇다고 또 강간하지 말고, ㅋㅋ"


    "크......"



    난 비아냥거리며 손에 힘을 주었고, 그렇게 바둥거리던 그는 얼마못가 축 늘어졌다.




    "하아.. 하아.."



    난 축 늘어진 그의 몸에서 내려와 쓰러지듯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긴장감이 풀려서 인지 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것처럼 후들거린다.



    "이제 다 끝났다.."



    나 차가운 바닥에 벌러덩 누워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후련한 마음도 해냈다는 기쁨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뭔가 그냥 허무하다랄까? 썩 좋은 기분은 아닌게 분명하다.


    그때였다.


    밖에서 대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발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지?'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난 급히 피로물든 칼을 도로 쥐어집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순간 누군가의 얼굴과 마주쳤다.



    "아휴, 놀래라 난또 누구라고.. 그나저나 빨리도 오셨네요 박변호사님"


    "이사했다던 집에 들렸다가 안계셔서 이쪽으로 왔습니다."


    "그럼 거기있는것도 보셨을테고.. 그리고 요기 제 뒤에있는것도 보이시죠?"


    "또.. 죽이셨군요.. 사람을.."


    "빨리 처리해주세요, 좀 쉬고 싶네요 ㅋ"



    난 들고있던 칼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지고는 박변호사를 지나쳐 걸어갔다.
    그러나 갑자기 뜬금없는 그의 말에 난 가던 길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이번만큼은...오는내내 정말 고민 많이했습니다."


    "뭐가요?"


    "도련님이 이렇게된것도 저에겐 책임이 있으니까요."


    "도대체 무슨소릴 하는건가요..?"


    "그런데 아무래도 더이상은 방법이 없군요, 여사님 말씀이 틀린게 아닌가 봅니다."


    "박변호사님 잠이라도 덜깬거에요? 무슨 소릴......"



    '푸욱'



    박변호사의 손에 들린 칼이 뱃속을 헤집고 들어오는 끔찍한 고통에 난 말을 이을수 없었다.



    "너무 원망하지 마세요. 이미 돌이킬수 없지않습니까. 저도, 사장님도, 도련님도.. 부디... 편히 쉬시죠.."


    "컥헉......"



    미칠것 처럼 고통스럽다. 그런데 그 끔찍한 고통속에서 난 한가지 아련한 기억을 끄집어 낼수 있었다. 아주머니와 행복하게 지냈던 과거의 그 기억이
    머릿속을 꽉채워갔다. 처음부터 이런 사람은 아니었는데.. 아주머니에게도 한때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대체 난 언제부터.. 현실을 왜곡시켰던 걸까..?



    '털썩'



    아까전 수정이가 그랬듯 나 역시 차디찬 바닥에 축 늘어진채 정신을 잃어갔다. 두번다시 깨어나지 못할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감긴 눈에선 하염없는 죄책감의 눈물만이 끝없이 흐르고 있었다.






























    한치앞도 분간하기 힘들만큼 어두운 방
    전기라도 아끼려는건지 불을 킬생각은 전혀없이 그녀는 누군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모양인지 멍하니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넋을 놓고 앉아있던 그녀는 적막을 깨고 울려퍼지는 휴대폰 벨소리를 듣자 좀전의 그사람이 맞나 싶을정도로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나야"



    "처리했습니다."



    "수고했어, 차보낼테니까 거기서 대기하고 있어"



    "네"



    '탈각'





    통화가 끊어지자 다시 고요한 적막감이 방안을 가득 채웠고, 그녀역시 가만히 앉아있을뿐 좀전과 달라진게 없는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만큼은 그 어느때보다 무섭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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