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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앙쥬금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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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3796
    작성자 : 으앙쥬금ㅜ
    추천 : 6
    조회수 : 1159
    IP : 211.168.***.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2/06 18:33:16
    http://todayhumor.com/?panic_63796 모바일
    [펌/BGM] 두 남녀의 비밀 -5화-
     
     
     
    5화.






















    드디어 그녀에게 말했다. 연신 가슴을 누루던 답답했던 돌덩이를 누군가 집어들어 저멀리 던져버린것처럼 홀가분해 진다.
    그렇지만 생각했던것 만큼 시원스럽지만은 않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니까.



    "아니라고해.. 아니라고. 나 그런 장난 안좋아하니까.."



    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은듯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부정한다. 하지만 시작한 이상 끝은 내어야겠지.
    난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그녀는 혼란스러움에 아무런 몸짓도 취하지 않는다.
    이윽고 그녀 코앞까지 다가간 난 그녀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고는 작게 속삭였다.



    "네 마음 모르는게 아냐. 혼란스러울꺼야. 하지만 사실은 변하지 않아."



    "더러운손 치워!"



    그녀가 사납게 쏘아보며 내손을 뿌리쳤다.



    "나한테 그런말을 하는 저의가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보는 너따위의 말을 믿을것 같아?!"


    "뭐?"



    "내눈앞에서 사라져. 또한번 내앞에 나타나 그런 헛소리를 지껄였다간 가만두지 않을테니까.."



    그녀는 끝까지 내말을 부정한채 몸을 돌린다. 그러나 예상대로다. 절망적인 그 눈빛의 떨림을 본거면 됐다. 애써 부정하고 있지만 마음한켠에선 이미 인정했을것이다.
    혹시나 충격으로 실신이라도 해버리면 어쩌나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가 날 용서해주고 말고는 처음부터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용서받을 생각도 없다. 용서받을 일도 아니다. 어차피 물은 엎질러졌고 남은건 수습하는것뿐.
    역시 직접 부딪히는것 만한게 없다는걸 새삼 느낀다. 이렇게 시작하면 될걸 그 오랜 시간을 질질 끌며 도망쳤다고 생각하니 정말 내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


    "큭"


    아까맞은 뺨에서 얼얼한 통증이 느껴짐에 자연스럽게 눈살을 찌푸린다.


    그녀의 방 창가에 불이켜졌다. 혼란스럽고 진정되지않는 마음탓에 잘 엄두초차 못내는가 보다.
    눈에묻은 가증스러운 눈물을 신경질적으로 닦던 난 나도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


    '여자애가 손힘은 세가지고..'



    언제부턴가 밤하늘에 회색빛의 먹구름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내일은 제법 비가 많이 내릴려나 보다.








































    이불을 뒤덮고 있어도 너무 춥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미친듯이 요동치고있었다.



    '아니야, 그럴리 없어.. 절대 아니야..'



    그사람의 말이 사실일리 없다. 사실이라면 매달 한번씩 집으로 날아오는 엄마의 편지는 뭐란말이야? 저번달까지만 해도 조만간 데리러 온다고 하셨는데..
    하지만 그사람을 처음봤을때부터 알수없는 엄마의 채취를 느낀건 사실이었어. 그건 어떻게 설명해야하는거야? 게다가 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실수밖에 없었는지 저렇듯 상세하게 알고있는건?


    애써 부정하고는 있지만 점점 그의 말이 사실로 다가옴에 난 절망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만에 하나 진실이라면 난 지금껏 짐승같은 아버지란 사람한테 당하지 않아도 될 치욕을 당하며 살아온게 되버린다. 그럼 난 어찌해야하지? 너무나 혼란스럽다. 그어느것 하나 명확한게 없다.
    미칠것만 같다.






    밤새 이불을 뒤척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다보니 어느덧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대론 아무것도 달라질게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솨아아아아아아'





    언제부터 비가오기 시작했는지 거리는 온통 물에 잠긴듯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혹여나 그새끼가 잠에서 깰까봐 우산을 가지러 들어가려던 난 살며시 대문을 다시 닫았다.
    이까짓 비좀 맞는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지금 중요한건 엄마의 행방이었고 그걸 알기위해선 별수없이 그사람을 다시 만나는것밖엔 방법이 없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어젯밤 확실하게 따져묻는것인데 살짝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지만 어쩔수 없는일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어젯밤의 난 충격에 정신을 잃지않은게 다행이었으니까.

    물론 지금도 어제 못지않게 혼란스러웠지만 밤새 생각한 끝에 어느정도 이성을 찾을수 있었고, 때문에 어제완 확연히 사정이 달랐다.






    '솨아아아아'






    온몸으로 몰아치는 비바람이 정신을 더욱 맑게 해주는것 같았다. 더불어 그남자의 말이 정말 사실이라면 어떡해야하나 하는 불안감도 같이 커져갔다.

    그렇게 온몸을 비로 뒤집어쓴 난 얼마안있어 그의 집앞에 도착할수 있었고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남자의 집은 처음부터 알고있었다. 몇일전 창가에서 우연히 짐정리를 하던 그사람을 보았으니까.
    게다가 그새끼가 날 탐하던 날 누군가 찾아와 그새끼와 대화하던 내용도 뚜렷하게 기억이 난다. 분명히 새로 이사왔다고 인사할겸 들렀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어젯밤 내게 충격을 안겨준 그사람의 목소리였다.




    "쾅쾅쾅쾅쾅쾅"




    오전 6시도 안되는 이른 아침에 남의집을 이렇게 두드린다고 누가보면 정신나간년으로 볼수도 있겠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둔탁한 철문이 요란한 굉음을 만들어내며 휘청휘청 흔들린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만 더 세개치면 마치 부숴져 버리기라도 할것처럼 미친듯한 세기로 두드리던 그때 문이 확 젖혀지면서 그사람이 내앞에 얼굴을 드리밀었다.

    그는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이 비로 목욕이라도 한듯 처량한 나를 힐끗 훑어보더니 들어오란 한마디만를 남기고 들어가버렸다.

    약간 무안한 기분도 들었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런것은 내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내부로 들어오자 짐정리가 미처 덜끝난듯한 정신사나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감기걸리겠다. 이걸로 좀 몸이나 닦지?"



    그가 화장실에서 수건한장을 가져와 내게 선심쓰듯 건낸다. 난 그에게서 수건을 신경질적으로 낚아채며 젖은 머리를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멀뚱멀뚱 바라보던 그가 나직히 입을 열었다.



    "올줄 알고있었어"



    "......"



    "궁금한게 있으면 모두 물어봐, 다만 달라지는건 없다고 미리 말해두지"



    단정짓는듯한 그의 말이 거슬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난 물기를 닦은 수건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어제한말 다시한번 묻지, 정말 사실이야?"


    "그래.."


    눈앞이 캄캄해지며 혼미해지는 정신을 가까스로 붙잡은 난 한층 더 차가워진 음성을 내뱉었다.



    "그럼 지금와서 내게 이러는 이유는..?"



    "나도 쉽게 결정한건 아냐.. 너만큼 나도 힘들었다고! 하지만 적어도 난 짐승같은 아버지와 같은사람이 되는게 싫었어. 아주머니는 내게 있어서 엄마같은 사람이었으니까"



    "죄책감때문이라는거네?"


    "........"


    "근데 하나 잘못짚은게 있어"


    ".......?"


    "사실을 알게된 내가 널 가만히 놔둘줄 알았어? 그랬구나 하고 용서해줄거라 믿었나보지?"



    "용서?"



    "그래 용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짙은 살기를 품고서 내뱉은 내말에 그 남자는 갑자기 실성한듯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어젯밤 눈가에 눈물이 맺힌채 내게 말하던 그사람과 이사람이 정말 같은 사람이 맞는건지 내 눈을 의심했다.
    빗소리와 어우러져 한껏 기괴한 느낌의 광기어린 웃음소리가 온 방안에 가득 울려퍼지자 좀전의 가지고 있던 분노는 온데간데 없이 공포심마저 들기 시작하는 나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미안 ㅋㅋ 갑자기 너무 웃겨서 미안 ㅋㅋ"


    "....뭐가 그렇게 웃기지..?"


    "이봐, 니가 날 용서할 근본은 되냐? 애비한테 성폭행이나 당하면서도 끝까지 구더기처럼 살아있는 주제에 말이야"


    "무..무슨..."


    "내딴엔 사과라도 하려고 널 찾아온건데 말이다? 딸이라는게 애비랑 관계나 맺질않나, 애비는 딸을 팔려그러질 않나 아주 가관이더라고."


    "무슨말을 하는거야..?"


    "그런 니네들을 보니까 아주머니한테 속은거같은 기분마저 들더라고, 그래서 아무래도 다 죽여버리는게 낮겠지 뭐야? 근데 구더기같은 그런 니주제에 나를 용서한다니까 얼마나 웃기냐 ㅋㅋㅋㅋㅋ"


    ".....그럼 나한테 더더욱 사실을 말할 필요가 없는거 아냐..?"


    "말했잖아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고. 실제로 보고 괜찮다 싶으면 좀 리스크가 있긴해도 넌 살려줄려 했는데 말야,,. 어쩌겠어? 하는수 없지. 그래도 마지막으로 예의상 다 말해주고
    기껏 눈물까지 흘려가며 사과했건만 넌 진짜 구제불능이구나 ㅋㅋ"


    "........."


    "먼저가서 엄마랑 못다한 이야기나 나누고 있어, 니가 그렇게 죽이고싶어하는 니 애비는 내가 죽여줄테니까, 어차피 죽이려던 인간이었으니 내가 죽여주면 넌 좋은거 아니냐. 걱정말고 먼저 가라고 ㅋㅋㅋ"


    "미..미친새끼.."



    머릿속에서 당장 도망치라는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려퍼진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중요한 순간에 내 몸은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그사람을 보면서도 지독히도 서늘한 공포감에 사로잡힌 몸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만 가고 있었다.




    이윽고 무섭도록 차가운 낮선 감촉이 몸속 깊은곳에서 느껴진다. 엄청난 고통에 비명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옷이 축축하게 젖어 들어간다. 비와는 다른 끈적한 느낌이다.

    이렇게 죽으려고 지금껏 이악물고 살아온거란 말인가..?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이 점점 사그라든다. 몽환적이라는 표현이 맞는건가 싶다.

    시야가 점점 흐릿해진다. 눈앞엔 날 찌른 그사람이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웃고있다. 죽는 순간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의 얼굴이 살인자의 얼굴일줄은.. 정말 마지막까지 비참한 인생이구나 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오늘따라 빗소리가 유난히 낮설게 느껴진다.








    '털썩'







    바닥에 쓰러진 여성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액체가 바닥을 점점 메워간다. 그런 광경을 보는 사내의 눈은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어린아이의 그것과 같이 반짝거리기만 했다.
    축 늘어진 그녀를 뒤로한채 그는 피묻은 칼을 잠시 바닥에 내려놓고는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간의 고요한 시간이 흘렀을까?
    들고있는 수화기 너머로 한남자의 굵직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리고 정적을 깨며 김윤재는 나지막히 입을열었다.











    "저예요, 박변호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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