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mbed height="180"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422" src="http://player.bgmstore.net/eFdQg" allowaccess="null" allowfullscreen="null"></embed><br /><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eFdQg" target="_blank">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eFdQg</a></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 날 밤 기원은 영민의 집에서 하루를 묵었다.<br /><br /><br />다음 날, 아침 일찍 두 사람은 영민이 근무하는 강남 경찰서로 향했다.<br /><br />경찰서로 들어가자 한켠에 지하창고가 보였는데, 영민이 그리로 들어갔다.<br /><br />"좋은 아침~~"<br /><br />영민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두명의 경찰관이 자리서 일어섰다.<br /><br />"어라... 김경사님 오늘까지 휴가시잖아요?"<br /><br />"그래서 내가 훌륭한 경찰 아니냐..."<br /><br />"............. 근데 뒤에 분은 누구.....?"<br /><br />영민이 기원을 소개했다.<br /><br />"다들 인사해... 힘들게 스카웃한 사설탐정 이시다..."<br /><br />"아... 그러세요? 반갑습니다.. 최동훈 경장입니다.."<br /><br />"안녕하세요.. 조한일 순경 입니다..."<br /><br />기원이 악수를 청했다.<br /><br />"반갑습니다... 구기원 입니다"<br /><br /><br />"이 분도 우리가 수사하는 여...자를 알고 있나요?"<br /><br />최경장이 묻자 영민이 고개를 끄덕였다.<br /><br />"상부 허락도 떨어졌고... 지원도 약속 받았으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브레인이야"<br /><br /><br />사실 열흘 전만 해도 이들은 얼른 여자를 체포하고 끝낼 생각이었다.<br /><br />하지만 영민이 본부를 다녀 온 후 모든게 뒤바꼈다.<br /><br />영민이,들었던 것을 설명하자 모두가 콧웃음을 치며 믿지 않았다.<br /><br />하지만 곧이어 방대한 양의 박스가 본부로부터 도착했는데.. 다들 기겁을 해댔다.<br /><br />박스 안에는 '붉은사쿠라' 에 대한 정보 문서가 가득 담겨져 있었고,<br /><br />그것은 50년 동안 누적된 비밀 수사자료였다.<br /><br />"하고 싶은 사람은 해도 좋네... 물론 빠져도 전혀 불이익은 없어.."<br /><br />서장의 지시가 내려지자 대부분의 요원이 빠져나갔다.<br /><br />10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이 영민을 포함한 세명으로 확 줄었다.<br /><br />문서를 읽어 본 7명이 겁을 먹고 빠지자... 서장이 셋을 따로 불렀다.<br /><br />"두 달을 주겠네... 그 안에 해결 못하면 깨끗히 손을 털도록... 자네들도 결혼은 해야할 것 아닌가..."<br /><br />"노파심에 하는 말이네만, 직접 대면하는 바보는 없을거라고 보네.."<br /><br />서장은 이들에게 따로 전용 수사실을 만들어 주었고 셋은 거기서 먹고 자고 했다.<br /><br /><br />"조순경이 탐정님에게 대충 상황을 설명해줘... 최경장은 나랑 잠시 갈 데가 있어"<br /><br />영민이 최경장과 나가버리자 기원이 물었다.<br /><br />"자료부터 봅시다.."<br /><br />"아... 네... 따라오세요"<br /><br />조순경이 창고 한쪽 구석으로 걸어가자 기원이 따라갔다.<br /><br />"이놈들 이죠.."<br /><br />구석에는 이삿짐 박스 같은 곳에 파일과 A4 용지가 빼곡히 쌓여 있었다.<br /><br />"끔찍하죠?"<br /><br />조순경이 어깨를 으쓱했다.<br /><br />"두 달이 아니라 2년을 봐도 다 못 보겠는걸..."<br /><br />기원이 노란색 파일을 집어 들었다.<br /><br />"아시다시피 증거가 없어요... 증인도 없고 물증도 없고... "<br /><br />"살인 방조죄 아닌가요?"<br /><br />조순경이 고개를 저었다.<br /><br />"자살자들은 '붉은사쿠라' 가 돌아 간 뒤 정확히 한시간 후에 목숨을 끊었어요...,<br /><br />그래서 방조죄도 성립이 안돼요..."<br /><br /><br />"흠... 어디 보자..."<br /><br />기원이 파일을 넘겼다.<br /><br /><br />날짜 별로 사건이 기록돼 있었는데... 기원이 펼친것은 20년 전 자료였다.<br /><br /><br />ㅡ 1986년 1월 3일 서울시 노원구 XX동 XX 빌라 201호 ㅡ<br /><br />피해자 : 이 용 호 <br /><br />나 이 : 34세<br /><br />직 업 : 기자<br /><br />자살방법 : 커터날로 경독맥 절단<br /><br /><br />ㅡ 1986년 2월 17일 진주시 문산읍 XX리 1024번지 ㅡ<br /><br />피해자 : 박 점 순<br /><br />직 업 : 무 직<br /><br />나 이 : 65세<br /><br />자살방법 : 익 사<br /><br /><br />ㅡ 1986년 3월 9일 울산시 중구 염포동 XX아파트 A동 408호 ㅡ<br /><br />피해자 : 이 경 주<br /><br />직 업 : 학 생<br /><br />나 이 : 18세<br /><br />자살방법 : 옥상에서 투신<br /><br /><br /><br />ㅡ 1986년 4월 30일 전라남도 진도군 XX읍 241-8번지 ㅡ<br /><br />피해자 : 오 명 환<br /><br />직 업 : 군 인<br /><br />나 이 : 22세<br /><br />자살방법 : 감전사<br /><br /><br /><br />파일을 읽으며 기원이 입을 열었다.<br /><br />"이거 한 달에 한번씩 사건이 벌어졌군요?"<br /><br />"맞아요... 정확히 한 달에 한명씩 죽었죠.."<br /><br />"그런데 하루에도 수십명씩 자살할텐데 어떻게 구별하죠?"<br /><br />기원이 파일을 덮고 조순경을 바라보았다.<br /><br />"아주 쉬워요... 보통 자살자들의 시체는 표정이 제한 되거든요.."<br /><br />"공포스럽다든지... 인상을 쓴다든지... 것도 아니면 무표정인 경우가 99프로예요"<br /><br />"그런데요?"<br /><br />"헌데 붉은 사쿠라를 거친 경우는 표정이 확연히 밝아요... 시체가 모두 웃고 있죠"<br /><br />"혹시...보셨나요?"<br /><br />기원이 조심스레 물었다.<br /><br />"몇 명 봤죠... 확실히 구분이 됩니다.."<br /><br /><br /><br /><br />기원이 다시 파일로 시선을 옮겼다.<br /><br />그렇게 세시간이 지나자 외출했던 두사람이 돌아왔다.<br /><br /><br />"이야~ 열심인걸?"<br /><br />영민이 기원에게 다가왔다.<br /><br />"밥먹고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탐정나으리.."<br /><br />"난 자장면..."<br /><br />기원이 고개도 안 들고 대꾸했다.<br /><br />"어라.. 너 중이 자장면 먹어도 되냐?"<br /><br />"자장면이 싫으면 개고기도 좋고...."<br /><br />"큭... 좋아 좋아.."<br /><br />영민이 조순경에게 소리쳤다.<br /><br />"자장 곱빼기 둘!!"<br /><br />"난 돌솥비빔밥..."<br /><br />최경장이 말하자 조순경이 무시하고 수화기를 들었다.<br /><br />"중국집이죠? 여기 강남 경찰선데요 자장 곱빼기 3그릇만요!!"<br /><br /><br />"어...? 이것 봐.. 조순경.. 내 꺼는?"<br /><br />최경장이 당황해서 말하자 조순경이 싸늘히 대답했다.<br /><br />"하루 이틀도 아니고 같은 것 좀 먹어요... 요새 누가 한 그릇을 배달합니까?"<br /><br />"뭐야? 난 점심 땐 꼭 돌솥비빔밥을 먹어야 한단 말이야!"<br /><br />"그럼 시켜드시든가요..."<br /><br />조순경이 휙 나가버렸다.<br /><br />"크크... 배달 아주머니 째려보는 거 안보이던? 다수를 좀 따라와.."<br /><br />최경장이 고개를 홱 돌렸다.<br /><br />"이거 다수의 횡포 아닙니까?"<br /><br />"그럼 직접 시키든가..."<br /><br />"시킵니다, 시켜요!!"<br /><br />최경장이 소리를 빽 지르고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br /><br />"여보세요? 여기 방금 전화한 강남 경찰선데요 짬뽕 하나 추가해 주세요..."<br /><br />"............."<br /><br /><br /><br /><br /><br /><br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이 밝았다.<br /><br />새벽부터 일어나 문서를 뒤지던 기원이 영민을 깨웠다.<br /><br />"영민아, 일어나봐 물어볼게 있어..."<br /><br />"아.... 으.. 뭔데?"<br /><br />영민이 실눈을 떴다.<br /><br />"공식적으로 50년 동안 한달에 한명씩 죽었어... 맞지?"<br /><br />"그래..."<br /><br />살짝 뜬 실눈마저 감아버리는 영민이었다.<br /><br />"근데 최근 한달 내에 15명이 죽었어..그것도 한 지역에서..맞지?"<br /><br />"그래..."<br /><br />"그래서 상부에서 지원을 해준 것이고.... 맞지?"<br /><br />"그래...."<br /><br />영민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br /><br />"나에게 한가지 방법이 있어..."<br /><br />"그래.... 응? 뭐..뭐라고?"<br /><br />영민이 벌떡 일어났다.<br /><br />"붉은 사쿠라는 정부에게도 중요한 인물이야...."<br /><br />"그렇지... 근데 그건 왜?"<br /><br />"내가 생각한 방법은 정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든...."<br /><br />"뭔데.. 말해봐.."<br /><br />영민의 입이 바짝 타올랐다.<br /><br />"내가 생각한 방법은 바로........................."<br /><br /><br /><br /><br /><br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양복 차림의 사내가 수사실을 방문했다.<br /><br />"청와대 비서실장 권상호 입니다..."<br /><br />"오셨군요..."<br /><br />서류를 보던 기원이 반색했다.<br /><br />"요청하신 내용에 대해 각하께서 협조하라고 하셨습니다."<br /><br />사내는 무뚝뚝하게 말하며 봉투를 내밀었다.<br /><br />"요구하신 자금입니다.... 단 저희는 모르는 돈이죠.."<br /><br />말을 마친 사내가 수사실을 빠져나갔다.<br /><br /><br />"와... 진짜로 반응이 왔네... 이거 대박인걸!!"<br /><br />영민이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br /><br />"헛... 자금이라면 일전에 얘기하신 그거 말입니까?"<br /><br />최경장과 조순경의 표정에도 놀람이 나타났다.<br /><br />"그래... 자금을 얻었으니.. 이제 사람을 모아야지..."<br /><br />기원이 봉투를 열자 수표 열장이 나왔다.<br /><br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잠..잠깐 이게 얼마야?"<br /><br />"억...억이 열개면 십..십억?"<br /><br />수표를 보던 영민이 입을 딱 벌렸다.<br /><br />"만져나 보자..."<br /><br />"저두요..."<br /><br />나머지 두 사람이 달려들자 기원이 수표를 집어 넣었다.<br /><br />"내 예상으론 이것도 빠듯합니다..... "<br /><br />"쩝.."<br /><br />최경장이 입맛을 다시자 영민이 입을 열었다.<br /><br />"그럼 이제 뭘 하지?"<br /><br />기원이 미소를 지었다.<br /><br />"뭘하긴... 광고해야지.."<br /><br /><br /><br />5대 메이저 일간지....각종 스포츠 신문사... 전문 광고지까지...<br /><br />그 날 하루 수사실의 전화기는 잠시도 쉬지 않았다.<br /><br /><br /><br /><br /><br /><br /><br />저명한 문학비평가이자 독설가인 윤성호씨는 그 날도 때늦은 아침을 먹고 있었다.<br /><br />밥을 먹으며 습관처럼 신문을 펼쳤다.<br /><br />"이런 개쌍노무 새끼들.."<br /><br />일면에는 집단 난투극을 벌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있었다.<br /><br />"저것들 땜에 소화가 안돼요 소화가..."<br /><br />다시 한장을 넘기자 자신이 쓴 칼럼이 눈에 들어왔다.<br /><br />"흐..."<br /><br />흐뭇하게 웃고는 다시 한장을 넘기려는 찰나... 아래쪽에 이상한 문구가 시선을 잡았다.<br /><br />"이건 또 뭐야?"<br /><br />윤성호는 신문을 들어 자세히 읽어 갔다.<br /><br /><br />- 화술의 달인을 구합니다-<br /><br /><br />모집인원 : 100 명<br /><br /><br />일당 : 삼백만원<br /><br /><br /><br />평소에 자신이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시는 분!!!<br /><br /><br />또는 그런 말을 많이 들어보신 분!!!<br /><br /><br />평소에 자신이 논리적이라고 생각하신분!!!<br /><br /><br />또는 그런 말을 많이 들어보신 분!!!<br /><br /><br />위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아래번호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br /><br /><br />Tel : 02- 783-695X<br /><br />H.P : 010-2550-912X<br /><br /><br /><br /><br /><br /><br /><br />"삼백만원?"<br /><br />광고를 읽은 윤성호의 표정에 의심의 빛이 나타났다.<br /><br />"이거 사기 아냐? 삼백만원이 얘 이름인 줄 아나보지?"<br /><br />윤성호의 입에선 예의 그 독설이 쏟아졌지만, 손은 이미 핸드폰 폴더를 열고 있었다.<br /><br /><br /><br /><br />수사팀이 광고를 넣은 다음 날 새벽부터 전화통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br /><br />"여보세요.."<br /><br />"광고보고 전화 했어요, 근데 무슨 일인지 먼저 여쭤봐도 될까요?"<br /><br />"여보세요? 네... 광고봤습니다.. 300만원 짜리 일이란게 뭐죠?"<br /><br />"구인광고 낸 데 맞죠? 뭘 하면 됩니까? 당장 갈께요..."<br /><br />20대 청년을 시작으로 무한 통화 러쉬가 시작되었다.<br /><br /><br />"네.. 일단 오십시오.. 여기 위치가 어디냐면..........."<br /><br />처음에 의심을 보이는 사람도 거진 절반가량은 되었지만, 이곳의 위치를 듣고난 후엔 의심을 거두었다.<br /><br />"아니 무슨 경찰서에서 돈이 남아 돕니까? 이거 엄청 위험한 일 아닙니까?"<br /><br />"직접 오셔서 들어보시고 결정하셔도 됩니......"<br /><br />"일단 경찰청에 직접 문의 해 보겠습니다. 문제 없을 시 방문하도록 하죠"<br /><br />전화를 건 사람들의 말은 논리적이었고, 걔 중에는 극히 신중한 사람도 제법 되었다.<br /><br />기원을 제외한 세명이 교대로 전화를 받을 동안 기원은 문서에 파묻혀 있었다.<br /><br /><br />"이상한데..."<br /><br />기원이 의문의 빛을 띄우며, 중얼거렸다.<br /><br />"이상하다니, 뭐가?"<br /><br />영민이 지친 표정으로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br /><br />"99년도 7월 달에는 자살자가 없어..."<br /><br />"뭐? 너 그거 벌써 다 본거야?"<br /><br />"날짜만 대강 훑었지...뭐.."<br /><br />"혹시 네가 빠트린 거 아냐?"<br /><br />"그럴리는 없어.."<br /><br />기원이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켰다.<br /><br />"헛... 이 많은걸...."<br /><br />그곳에는 기원이 날짜별로 차곡차곡 정리한 파일들이 있었다.<br /><br />영민이 놀라워하자 기원이 싱긋 웃었다.<br /><br />"두가지 중 하나야... 99년도 7월달에 붉은 사쿠라가 움직이지 않았거나...."<br /><br />"그리고?"<br /><br />"그리고 누군가 죽었지만 단순 자살자로 처리 된 경우..."<br /><br />"두번째 아냐? 그녀는 50년 전부터 규칙적으로 활동했어. 잘못 처리 된게 아닐까?.."<br /><br />기원이 고개를 저었다.<br /><br />"아냐.. 가능성이 높은 건 첫번 째야..."<br /><br />"어째서지?"<br /><br />"붉은 사쿠라가 죽인 사람들을 봐... 한가지 걸리는 거 없어?"<br /><br />"글쎄... 모르겠는데.."<br /><br />"그들은 모두 정부에게 발견됐어... 모두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서 자살했고.."<br /><br />"..........."<br /><br />"일반적인 자살자들의 통계를 떠 올려봐... 그들은 몇 날 며칠을 방치 될 수도 있어,<br /><br />또 일부는 가스폭발 같은 걸로 완전히 으깨질 때도 있고 말야.."<br /><br />"아..."<br /><br />"하지만 붉은 사쿠라가 접근한 인물은 모두 하루안에 발견이 되지.."<br /><br />"그들은 얼굴을 상하게 하지 않아... 마치 미소를 보존해야 할 것 처럼..."<br /><br />"그..그럼"<br /><br />영민이 큰 단서나 잡은 것 처럼 흥분했다.<br /><br />"붉은 사쿠라는 소기의 목적을 가지고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야.."<br /><br />"메시지?"<br /><br />"그래... 자신이 규칙적으로 죽이고 있다고 알려 주고 있는거지.."<br /><br />"뭣 때문에?"<br /><br />"난 모르지... 하지만 99년도 7월에 분명 뭔가가 일어났어."<br /><br />기원이 눈을 가늘게 떴다.<br /><br />"김경사님, 교대 좀 해줘요... 갑자기 신호가 오네.."<br /><br />최경장이 배를 움켜쥐고 소리를 질렀다.<br /><br />"알았어."<br /><br />영민이 가버리자 다시 기원이 혼자 남았다.<br /><br />"분명 뭔가 있었어, 목적을 거스를 만큼의 절실한 뭔가가..."<br /><br />기원의 으르릉 거리듯 중얼거렸다. 그리곤 벌떡 드러누웠다.<br /><br />한참을 천장을 보던 기원이 별안간 벌떡 일어났다.<br /><br />"이봐 김경사, 일본에도 수사팀이 있다고 했지?"<br /><br />우렁찬 소리에 영민이 어리둥절해졌다.<br /><br />"그래... 일본은 우리 보다 훨씬 오래 됐지..."<br /><br />"전화걸어서 물어봐.. 지금 당장!!"<br /><br />"뭘?"<br /><br />"1999년도 7월달에 자살자가 발견 됐는지 물어봐.."<br /><br />"아... 알았어"<br /><br />영민이 컴퓨터로 뭔가를 두드리는 사이 기원이 밖으로 나가 버렸다.<br /><br /><br />두시간 쯤 후에 기원이 돌아왔는데, 누군가를 대동한 채 였다.<br /><br />"누구야?"<br /><br />기원의 옆에는 40대의 평범한 사내가 서 있었는데, 아주 커다란 시계를 차고 있었다.<br /><br />"내 히든카드..."<br /><br />기원이 대답하자 영민이 실실 웃었다.<br /><br />"일본에 알아보니 니말이 맞았어.. 거기도 99년도 7월달에만 조용했다더군.."<br /><br />"흠..."<br /><br /><br /><br /><br /><br />바쁘게 이틀이 지났다.<br /><br />그 날은 지원자들의 면접이 있는 날이었다.<br /><br />채비를 하는 기원의 귀에 영민이 속삭였다.<br /><br />"저 사람 뭐하는 작자야?"<br /><br />기원이 데려온 40대 남자가 소파에 벌러덩 누워 있었다.<br /><br />"이름은 김중호... 말했잖아 내 히든카드라고..."<br /><br />말을 마친 기원이 밖으로 나섰다.<br /><br />"무슨 히든카드가 저렇게 멍청하게 생겼담... 맘에 안 들어.."<br /><br />영민이 부리나케 기원을 뒤따랐다.<br /><br /><br />둘이 도착한 곳은 경찰서 2층에 위치한 강당이었다.<br /><br />강당안은 족히 수백명의 사람들로 웅성대고 있었다.<br /><br />그들은 기원과 영민이 들어서자 일제히 입을 다물고 둘을 바라보았다.<br /><br />"저기 책상을 보고 줄을 서 주십시오.."<br /><br />기원이 말하자 그들은 또다시 웅성거리며 줄을 서기 시작했다.<br /><br />"자 첫번째 분..."<br /><br />기원이 자리에 앉자 제일 선두에 선 자가 다가왔다.<br /><br />"네..."<br /><br />"지금부터 제 말에 논리적으로 반박해 주시기 바랍니다."<br /><br />"시작합니다.... 당신은 왜 그런식으로 생겨 먹었죠?"<br /><br />눈앞에 30대 남성이 어이 없는 듯 표정이 굳었다.<br /><br />하지만 곧 얼굴에 능글능글 한 미소가 피어올랐다.<br /><br />"제 얼굴은 어머니의 X 염색체와 아버지의 Y 염색체가 융합된 산물입니다,<br /><br />저라고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겠냐마는 면접관님을 보니 부모님에게 큰 절이라도 해야겠군요..."<br /><br />기원의 입이 씨익 벌어졌다.<br /><br /><br /><br /><br />선두의 남자가 기원의 옆으로 책상을 가져오자, 줄이 두개로 나뉘었다.<br /><br />두개의 줄은 세개,네개... 순식간에 불어나서 일곱개째가 되었다.<br /><br />면접은 두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종료됐다.<br /><br />고르고 고른 백명을 빼고는 모두가 실격처리 되었다.<br /><br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그들이었지만, 남은 백명이 워낙 강해서인지 순순히 물러났다.<br /><br />"김경사, 다음 단계 시작하지... 가서 광고내고 와..."<br /><br />"어..... 알았다.."<br /><br />영민이 나가자 기원이 단상위로 올라섰다.<br /><br />"여러분, 주목해 주십시오.."<br /><br />백 쌍의 눈이 기원을 향했다.<br /><br />"3일 후 여러분은 다시 이 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여기서 한명의 여자를 말로 굴복시키는 것이<br /><br />여러분의 할 일입니다."<br /><br />강당안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br /><br />"그녀는 지독한 죽음 옹호론자로서 여러분이 같이 상대해야 밀리지 않을 것입니다"<br /><br />기원이 그들의 자존심에 불을 당겼다.<br /><br />"아니 고작 여자 한명 때문에 우리가 모였단 말이요?"<br /><br />"나 혼자 상대하지..."<br /><br />"내가 상대할꺼야.."<br /><br />"다들 가만히 있어... 한마디도 못하게 해 줄테니까.."<br /><br />백명이 흥분한 망아지 처럼 날뛰었다.<br /><br />"만약의 경우에 여러분들이 그녀에게 설득되어 죽을 수도 있습니다"<br /><br />기원이 큰소리로 외치자 대부분이 노골적으로 비웃어댔다.<br /><br />"자 봉투를 하나씩 드리겠습니다. 안에는 현금 300만원과 각서 한장이 보이실 겁니다."<br /><br />"각서?"<br /><br />"그렇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자살했을 시를 대비한 것이니, 지금이라도 신중히 생각해 주십시오"<br /><br />"자살 좋아하네... 이제 인생 재밌어 지려는 판에..."<br /><br />백명이 망설임 없이 서명을 끝내자 기원이 모두 회수했다.<br /><br /><br /><br />그 시각 영민은 신문사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br /><br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정말 이렇게 내보내는 게 맞습니까?"<br /><br />수화기 너머에서 당황스런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영민이 소리를 질렀다.<br /><br />"아 글쎄.. 그렇게 하라니까.. 몇 번을 물어보는 거요.... 철컥"<br /><br />영민은 곧 다음 신문사로 전화를 걸었다.<br /><br /><br /><br /><br />그 날 저녁 수사팀 전부가 한자리에 모였다.<br /><br />"정말 그녀가 올까요?"<br /><br />조순경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자 최경장이 동의했다.<br /><br />"아니 광고를 볼지 안 볼지도 모르는데 괜한 돈 날린 거 아닐까요?"<br /><br />짜증이 난 영민이 소리를 빽 질렀다.<br /><br />"시끄러워, 이미 다 끝났는데 재수없게스리..."<br /><br /><br />"붉은 사쿠라는 기필코 옵니다...제 시나리오상 그렇게 돼 있거든요..."<br /><br />기원의 눈에서 자신감이 솟아올랐다.<br /><br />"헌데 조순경님.. 일전에 제가 말해 논 거 준비 됐나요?"<br /><br />"아... 그거는 내일 중으로 도착할 겁니다"<br /><br /><br /><br /><br /><br /><br />긴장과 흥분의 삼일이 지나갔다.<br /><br />아침일찍 사우나를 다녀온 기원이 말끔한 모습으로 강당에 나타났다.<br /><br />"어라... 수염...밀었네.."<br /><br />영민이 눈이 희둥그래져서 물었다.<br /><br />"중요한 날이잖냐.."<br /><br />강당안에는 이미 절반 가량이 착석해 있었는데... 다들 상기된 표정이었다.<br /><br />"슬슬 긴장되는데?"<br /><br />기원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br /><br />"이제 약속시간까지 한시간....."<br /><br />영민이 중얼 거리며 이리저리 서성거렸다.<br /><br /><br />40분이 지나자 약속한 백명이 모두 도착했다.<br /><br />변호사, 선생님, 대학생, 주부, 종교인, 기자.....등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br /><br />다가올 설전을 준비하고 있었다.<br /><br />"시간 다 됐다... 넌 이제 나가라..."<br /><br />"그..그래... 조심해라.."<br /><br />영민이 부리나케 빠져나가자 기원이 준비한 물건을 꺼내들었다.<br /><br /><br />바로 그 순간 강당의 문이 끼이익 열렸다.<br /><br />장내는 순간 정적이 찾아왔고, 모두의 시선이 입구로 모아졌다.<br /><br />그곳에서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br /><br />여자는 붉은 색의 일본식 기모노를 입고 있었는데, 땋은 머리가 바닥까지 늘어져 있었다.<br /><br />여자의 얼굴은 눈꼬리가 올라간게, 영락없는 고양이 상이었다.<br /><br />여자의 뒤를 이어 8살 쯤의 꼬마가 들어왔는데, 피부가 무척 창백해 보였다.<br /><br />"큭... 왔구나.. 붉은 사쿠라..."<br /><br />기원의 눈에서 안광이 폭사됐다.<br /><br />여인이 단상에 오르자 사람들이 발광했다.<br /><br />"고작 당신 따위가 우리를 상대해? 시간이 아깝다.."<br /><br />"어이 일본년 같은데 한글은 뗐나?"<br /><br />"한마디만 해봐.. 아주 박살을 내주지.."<br /><br />사람들이 격렬하게 쏘아붙였다.<br /><br /><br />- 여러분 -<br /><br /><br />여자의 입이 열리고 상냥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br /><br />기원은 황급히 특수제작된 방음기를 귀에다 착용했다.<br /><br /><br />사람들이 여자를 물어 뜯을 듯이 으르렁 거렸다.<br /><br /><br />- 제 말 좀 들어 보십시오-<br /><br /><br /><br />바야흐로 전무후무한 백대 일의 대결이 시작되려는 순간이었다.<br /></div> <div> </div> <div>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name&sk=k12kb&searchday=all&pg=1&number=30602" target="_blank">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name&sk=k12kb&searchday=all&pg=1&number=30602</a></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