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strong><font color="#ff0000">씨발년 </font></strong>( 제목 자체가 욕이네요;;;제가 한게 아닙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처음이었다. 어머니가 그토록 화를 내시는 모습을 본 건...<br /><br />내 기억에 의하면 어머니는 결단코 흥분이란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분이셨다.<br /><br />언제나 침착한 모습으로 가정의 대소사를 처리하셨고, 그 흔한 억양 한 번 높이신 적 없었다.<br /><br />너무 놀라 들고 있던 유리잔을 그만 떨어뜨리고 말았다.<br /><br />유리조각과 가루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고, 그 위를 반도 마시지 못한 에스프레소가 덮어버렸다.<br /><br />하지만 이 모든것은 악귀같은 어머니의 모습에 티끌만큼의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br /><br />맙소사.. 어머니는 지금 귀밑까지 빨개진채로 화를 내고 있었다.<br /><br />당사자인 아버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으셨다.<br /><br />어머니가 고함을 지르며 무언가를 집어던졌다.<br /><br />사진이었다. <br /><br />한눈에 봐도 누렇게 색이 변해버린..낡은 사진 한장이었다.<br /><br />사진을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뾰족한 유리조각들이 살갗을 헤집고 들어왔다.<br /><br />선홍색 핏물이 흘렀나왔지만, 우리 중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br /><br />사진을 들고선 눈앞에 가져갔다.<br /><br />다정한 연인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장... 비로소 나는 어머니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br /><br />사진속의 남자는 젊은 시절의 아버지셨고, 옆에서 팔짱을 끼고 달라붙은 여자는 생전 처음 보는 여자였다.<br /><br />환한 웃음. 비록 낡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사진이었다.<br /><br />꾹꾹 숨겨왔던 아버지의 비밀. 차마 없애지 못하고 남겨둔 그 사진을 그만 어머니에게 들켜버린 것이다.<br /><br />잠시 잠잠했던 어머니가 또다시 고함을 지르신다.<br /><br />당장 불태워버리라고, 악을 지르면서 거실안을 성큼성큼 걸었다.<br /><br />이리저리 둘러보던 어머니는 곧 찾던 대상을 발견하고 그것을 손에 쥐었다.<br /><br />1941년산 리플리카. 제작년 아버지 생일선물로 사주신 지포라이터를 어머니는 치켜세웠다.<br /><br />내게서 사진을 나꿔챈 어머니가 지포라이터를 열었다.<br /><br />"그러지마"<br /><br />아버지가 황급히 어머니를 밀쳐냈다.<br /><br />어머니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셨고, 지포라이터는 묵중한 소리를 내며 구석으로 떨어져 나갔다.<br /><br />아버지는 사진을 조심스레 품안으로 갈무리 했다.<br /><br />"나한테 소중한 추억이란 말야"<br /><br />아버지는 결국 밖으로 나가버렸다.<br /><br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넋이 나간 표정을 지으셨고, 나는 이 모든 상황을 숨도 쉬지 못하고 지켜보았다.<br /><br />평소 아버지는 대단한 공처가였다.<br /><br />남들의 농담 반 조롱에도 아버지는 눈길 한번 주시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끔찍히 사랑하셨고,<br /><br />어머니 역시 아버지의 의견에 반대 한번 안하실 정도로 금슬이 좋으셨다.<br /><br />눈물겹도록 화목한 가족이었다. 적어도 오늘 아침까지는 말이다.<br /><br />그날 이후 모든것이 변했다.<br /><br />두분은 일절 대화를 하지 않으셨고,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으셨다.<br /><br />젠장, 이 모든것이 그 사진때문이다. 그깟 사진 한장 때문에 우리 가족은 풍비박산이 나버렸다.<br /><br />사진을 다시 떠올렸다. 해맑게 웃고 있는 여자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여자는 미인이 아니었다.<br /><br />오히려 못생긴 얼굴이었지만, 아버지가 무엇때문에 그녀에게 반했는지 짐작 할 수 있었다.<br /><br />갈매기 눈썹...<br /><br />심하게 굴곡된 저 눈썹에 아버지가 끌리신게 틀림없다.<br /><br />평소 아버지는 방송을 보실때도 유독 눈썹에 눈길을 보냈다. 여자 연예인중 눈썹 가운데가 <br /><br />조금이라도 솟아있으면 무척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곤 하셨던 것이다.<br /><br />빌어먹을 눈썹. 사진속 그녀는 눈썹만 빼면 장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이다.<br /><br />못생긴 주제에...감히<br /><br />그녀에게 증오심을 품던 나는 곧 어머니를 떠올렸다.<br /><br />어머니는 미인이었다. 그녀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물론 어머니의 눈썹 역시 갈매기<br /><br />모양이지만...<br /><br />몇 주가 흘렀지만 상황은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악화되었다.<br /><br />삼일 전부터 두분이 각방을 쓰기 시작하셨다. 집안의 공기가 무섭도록 얼어 붙었다.<br /><br />이대로는 안된다. 대책이 필요하다. 방안에 틀어박혀 깊은 생각에 빠졌다.<br /><br />'사진을 찢어버릴까..아냐, 그런다고 해결될 일이 아냐.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br /><br />골똘히 고민하던 순간 짜릿한 전류하나가 머릿속을 강타했다.<br /><br />"그래, 궁하면 통한다고 했다."<br /><br />인터넷에 접속해서 원하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잠시후 그것을 찾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br /><br />며칠 후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사람들을 직접 만났다.<br /><br />그들의 은신처는 은밀히 숨겨져 있었는데, 꽤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서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br /><br />옛날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그곳은 한눈에 보기에도 무척 넓었다. 한쪽 구석에 커다란 무언가가<br /><br />검은 비닐로 덮여 있었는데, 나는 한눈에 그것이 내가 찾던 물건임을 알 수 있었다.<br /><br />시간여행..<br /><br />내가 찾은 해법은 바로 시간여행이었다.<br /><br />15년전 개발된 타임머신으로 인해 시간여행이 가능해 졌지만 수많은 문제점으로 인해 금지된 상태였다.<br /><br />물론 공식적으로만...<br /><br />나는 그들에게 준비한 돈을 건네주었고 그들은 곧 기계를 개방했다.<br /><br />그들 중 약간 호리호리한 체격의 청년 하나가 나를 안내하기로 결정됐다.<br /><br />사진속에서 보았던 장소와 함께 사진한쪽에 찍혀있던 날짜와 시간까지 불러 주었다.<br /><br />상기된 표정으로 기계에 탑승했다. 함께 탄 청년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기계의 버튼을 눌러댔다.<br /><br />곧 엄청난 진동과 함께 폭발하듯 빛이 뿜어져 나왔다.<br /><br />잠시 후 눈을 뜨자 청년이 기계의 문을 열어 주었다.<br /><br />세상은 달라져 있었다. 바깥은 유채꽃이 만발한 들판이었고, 그 한가운데 우리가 떨어진 상태였다.<br /><br />"곧 돌아오겠소, 오래 걸리지 않을 거요"<br /><br />청년에게 미소를 지어보인 후 곧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br /><br />오분도 지나지 않아 그것을 찾아냈다. <br /><br />첨성대. 사진속에서 보았던 바로 그곳이 나타났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정확한 지점을 찾아내었다.<br /><br />시계를 보니 삼분도 채 남지 않았다. 준비한 레이저 총을 슬그머니 손에 쥐었다.<br /><br />잠시 후 한쌍의 연인이 나타났다.<br /><br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젊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이상야릇한 감정이 솟아났다.<br /><br />고개를 돌려 여자를 보았다. <br /><br />갈매기 눈썹. 역동적으로 솟은 그 눈썹이 사진보다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br /><br />'못생긴 주제에..'<br /><br />경멸적인 시선을 여자에게 쏟아부으며 천천히 다가갔다.<br /><br />아버지가 막 근처에 있던 사람에게 부탁을 하고 있었다. 곧이어 기쁜 표정으로 돌아가 포즈를 취했다. <br /><br />엉겁결에 사진기를 건네받은 30대 후반의 아줌마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지만, <br /><br />이내 사진기를 눈에다 갖다댔다.<br /><br />"자, 찍을게요"<br /><br />아줌마의 말에 여자가 더욱더 아버지에게 파고든다. 다정스레 팔짱을 끼고는 환한 미소를 짓는다.<br /><br />손에 쥔 레이저 총을 내밀었다. <br /><br />3초를 생각한 후 여자의 눈썹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br /><br />"삐익"<br /><br />한가닥 빛줄기가 여자의 눈썹에 격중했고, 순식간에 여자는 바닥으로 허물어졌다.<br /><br />"으아악"<br /><br />"어억"<br /><br />여자의 얼굴중 반이 날아가 버렸다.<br /><br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비명을 질러댔다. 아버지 역시 큰 충격을 받으신 듯 주저 앉아 계셨다.<br /><br />'걱정마세요, 훨씬 아름다운 분을 만날 거랍니다'<br /><br />슬쩍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발길을 돌렸다.<br /><br />모든게 끝났다. 이제 모든것이 다 해결됐다.<br /><br />눈앞에 행복한 두분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기계를 향해 걸어가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br /><br />"어라.."<br /><br />갑자기 내 몸이 힘없이 고꾸라졌다.<br /><br />"어..왜 이러지.."<br /><br />다리쪽을 바라보자 오른쪽 발목 하나가 사라지고 없었다. 벗겨진 신발과 나풀거리는 바지 밑단이<br /><br />을씨년스럽게 다가왔다.<br /><br />"도대체.."<br /><br />곧 다리 전체가 사라져 버렸고, 양 팔도 사라지기 시작했다.<br /><br />"이게 무.."<br /><br />더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혓바닥과 입 역시 통째로 사라져 버린것이다.<br /><br />"털썩"<br /><br />더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볼썽사납게 무너져 버렸다.<br /><br />점점 분해되어 가는 몸을 보면서 모든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br /><br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수십만개의 기억속에서 최근의 기억만을 미친듯이 뒤졌다.<br /><br />필사적으로 기억을 뒤지던 나는 곧 한가지를 추리해 낼 수 있었다. 그 추리는 점차 확신으로 변했고,<br /><br />늦기전에 서둘러야 했다.<br /><br />곧바로 끔찍한 저주를 하나의 대상에게 퍼부었다. 뇌까지 사라져 버리기 전에 말이다.<br /><br /><br /><br /><br />바로 지 애미도 몰라본 개새끼에게...<br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