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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3996
    작성자 : 으앙쥬금ㅜ
    추천 : 9
    조회수 : 2826
    IP : 211.168.***.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02/11 13:05:47
    http://todayhumor.com/?panic_63996 모바일
    [펌/2ch] 서바이벌 게임
    <div>나는 그다지 영감 같은 것은 없는 사람이지만, 딱 한 번 정말 무서웠던 일을 겪은 적이 있다.<br /><br />5년 전 7월의 여름밤이었다.<br /><br />당시 나는 서바이벌 게임에 빠져 있었다.<br /><br /><br /><br />여름철에는 워낙 덥다 보니, 경기는 언제나 밤에 이루어졌다.<br /><br />그 날 역시 주말이라 강가에 수십 명이 모여 경기를 하고 있었다.<br /><br />시계를 본 기억에 따르면 아마 새벽 1시 조금 전이었던 것 같다.<br /><br /><br /><br />몇 번째인지 기억도 안 나는 게임에서, 나는 우리 진지의 깃발을 지키는 역할을 맡아 후방 수풀에 몸을 숨기고 매복하고 있었다.<br /><br />이번에는 우리 팀이 승기를 잡았는지, 저 멀리 적 진지 깊은 곳에서 에어건의 총성이 들려 온다.<br /><br />주변에는 인기척이라고는 전혀 없었다.<br /><br /><br /><br />완전히 한가한 상황이었지만, 혹시 뒤로 돌아 기습해오는 적이 있을지 몰라 나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br /><br />강변이기 때문에 달빛 이외에는 조명도 없고, 주변은 정말로 코를 베어가도 모를 정도로 어두웠다.<br /><br />천천히 목을 돌리며 근처를 경계하고 있는데, 50m 정도 앞의 나무에서 사람의 상반신이 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br /><br /><br /><br />흰 반팔 옷을 입고 어깨 정도까지 머리를 기른 여자가 내 쪽을 보고 있었다.<br /><br />에어건은 물론 장난감의 부류지만, 나름대로 위력이 있어서 얼굴이나 눈에 맞게 되면 큰 부상을 입게 된다.<br /><br />그렇기 때문에 게임 도중 외부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곧바로 게임을 중단하는 것이 규칙이었다.<br /><br /><br /><br />나는 곧바로 큰 소리로 [사람이 있습니다! 중지! 중지해 주세요!] 라고 외쳤다.<br /><br />전선 근처에서도 [중지!], [중지하래!] 라고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br /><br />나는 그 사람에게 사과하기 위해 달려갔다.<br /><br /><br /><br />여자는 가만히 나를 보고 있었다.<br /><br />[미안합니다.] 라고 이야기 하려는 순간, 여자는 슥 움직이더니 숲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br /><br />나는 겁을 먹고 도망친 것이라고 생각했다.<br /><br /><br /><br />뭐가 어찌 되었건 나는 위장 크림으로 얼굴을 검게 칠하고 있었고, 장난감이라고는 해도 총을 가지고 있었으니까.<br /><br />그 사람을 쫓아 숲 속으로 들어갔지만, 라이트를 켜고 찾아도 도저히 보이지가 않았다.<br /><br />그 와중에 다른 멤버들도 다가왔다.<br /><br /><br /><br />내가 사정을 설명하자, 모두 함께 10분 가량 여자를 찾았다.<br /><br />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br /><br />숲 속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br /><br /><br /><br />나는 점점 내가 본 것이 무서워졌다.<br /><br />어째서 새벽 1시가 넘었는데 여자가 이런 숲 속을 걷고 있는 것일까.<br /><br />애초에 내가 그 사람을 본 곳에 오기 위해서는, 한참 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전장을 거쳐서 와야만 했다.<br /><br /><br /><br />그 와중에 그 여자의 존재를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을리가 없었다.<br /><br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 여자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br /><br />결국 내가 오인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고, 게임은 재개되었다.<br /><br /><br /><br />나는 다시 진지 방어를 하게 되었다.<br /><br />이번에는 좌우에서 포위해오는 적이 승기를 잡아, 시작한지 10분 정도 지나자 총성이 꽤 가까운 곳까지 들려 왔다.<br /><br />나는 지면에 엎드린 채 총을 꽉 잡고, 언제라도 공격할 수 있도록 방아쇠에 손을 올리고 조준경에 눈을 맞췄다.<br /><br /><br /><br />그런데 어째서인지 시선이 느껴진다.<br /><br />기분 탓이라고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느낌이었다.<br /><br />나는 목을 천천히 들어 눈만 움직여 왼쪽을 바라보았다.<br /><br /><br /><br />칠흑 같은 어둠 속, 3미터 정도 앞에 여자의 목이 있다.<br /><br />아까 전 그 여자다.<br /><br />흰 피부에, 보통 사람은 따라하기도 힘들 정도로 입을 벌리고 웃고 있다.<br /><br /><br /><br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얼굴을 실룩대며 웃고 있었다.<br /><br />그렇게 나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br /><br />목은 마치 잠망경처럼 지면 위를 슥슥 움직여 내 정면으로 천천히 다가왔다.<br /><br /><br /><br />나는 완전히 패닉에 빠져, 그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br /><br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나는 30초 가량 그 여자와 얼굴을 맞대고 있었다.<br /><br />여자의 얼굴이 내 얼굴 50cm 앞까지 다가왔을 때, 비로소 나는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br /><br /><br /><br />하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br /><br />나는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고, 그 얼굴을 에어건으로 공격했다.<br /><br />그러자 여자의 얼굴은 굉장히 무서운 얼굴로 변해 나를 째려보고, 사라졌다.<br /><br /><br /><br />그 꼴을 겪고 나자 도저히 게임 따위는 할 수가 없었다.<br /><br />나는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고 휴게소에서 혼자 라디오를 켜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br /><br />다들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으면 안되겠다 싶어 내가 본 것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br /><br /><br /><br />이튿날 아침, 다들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차에 태워진 친구에게 내가 본 것을 이야기했다.<br /><br />그러자 그 친구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br /><br />[...너도 봤어?]<br /><br /><br /><br />그 녀석은 에어건에 붙인 스코프를 들여다 볼 때마다 그 안 가득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는 것이었다.<br /><br />그 이후에는 그 강변에서는 도저히 서바이벌 게임을 할 수가 없다.</div> <div> </div> <div> </div> <div>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name&sk=못된야옹&searchday=all&pg=6&number=67204" target="_blank">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name&sk=못된야옹&searchday=all&pg=6&number=67204</a><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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