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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레콜이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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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콜이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914 잡담)문피아 공모전 도전해 보겠습니다. [새창] 2019-01-30 05:59:45 0 삭제
    마자용 재작년 공모전때 썼던 아이디가 있거든용. 그때는 공모전 분량에 맞추려구 급전개 하다가 공모전 끝나구 엎어버렸는데, 요번엔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책게로 갖고와서 이어쓸 생각이에요. 지금 짜고 있는거 문장연습 때 썻던거의 뒷이야기거든요@@
    913 잡담)문피아 공모전 도전해 보겠습니다. [새창] 2019-01-30 04:59:26 1 삭제
    그렇다면 역시 목표분량은 300편이 되겠군요!(소기의 목적(?)대로!)
    글구 문피아라면 저번처럼 연재방식이겟꾼뇨. 저도 글 준비하고 있었는데 공모전 날짜에 맞을 것 같으면 함께 달려욥!

    912 만백록한림 [새창] 2019-01-28 02:24:08 0 삭제
    가끔씩 이번에는 글이 너무 어려운데.. 하고 읽다가도 매번 한두줄 킬링파트에 당해 추천을 누르고 말아욥..
    오늘은 '상처받기 위해 새살이 돋으려고자' 와 '속인이 천상의 설경에 얼어 죽어보는 것도 출세라 생각하오니' 였어요
    앞에 있던 단어가 쪼끔 바뀌었군요. 물론 둘다 전 모르는 단어였지만 서는!

    911 「위험한 자본주의(마토바 아키히로/사람과나무사이)」를 읽고 [새창] 2019-01-28 00:44:22 1 삭제
    리뷰를 읽고 인터넷 서점에서 목차를 찾아보다가 내용이 재밌을 것 같아 사버렸어요. 구매완료!

    910 [엽편]재단사 로넬 [새창] 2019-01-17 19:37:36 0 삭제


    909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9-01-17 18:51:07 1 삭제
    저도 얼른 책게의 연작 행렬에 끼구 싶어요 힝힝
    908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9-01-17 07:53:40 1 삭제
    사실 첫편을 재밌게 보고 여러가지 전개를 기대하다가, 여담에 있는 '10화 정도의 분량'이라는 부분을 봤을때 김이 많이 빠졌었어요. 길어질거라는 이야길 보니 기분 좋아졌습니다. 이왕 길어진 김에 300편 정도 분량이 좋을 것 같애요bb

    그나저나 사냥할 때에 더 똑똑해진다는 오우거의 묘사는 되게 섬뜩한 구석이 있네요. 장르가 판타지가 아니었다면 틀림없이 공포호러 전개를 위한 떡밥이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907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육즙, 단정, 운전, 관찰, 만약 [새창] 2019-01-09 20:34:21 1 삭제


    906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육즙, 단정, 운전, 관찰, 만약 [새창] 2019-01-08 23:57:05 2 삭제
    (릴레이)15번지->레콜이->방랑돌->레콜이

    경찰관은 병원에서 눈을 떴다.

    시간감각이 없다. 멍한 시선으로 간호사와 의사가 병실을 몇번씩이나 드나드는걸 본 후에야 시간이 많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뚜렷히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누군가가 들어온다. 교수다. 무어라 말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거듭해서 반복하는 단어 하나에 집중하고있던 어느 순간 눈의 초점이 맞으며 숨을 푸학하고 내쉬었다. 경찰관은 이제서야 정신을 차렸다는 감각을 느꼈다. 산소호흡기와 부서진 팔다리의 깁스, 그리고 맥박을 체크하고 있는 기계신호를 빠르게 쳐다본 후에 마지막으로 교수에게 시선을 옮겼다. 교수가 옅게 미소지었다.

    "살아있어서 다행이군."

    뭐가 다행이라는 걸까. 순식간에 활성되기 시작한 뇌가 일련의 사건들을 상기했다. 여태껏 다뤄왔던 사건들로 미루어짐작하자면, 현재 경찰관은 결코 다행일리가 없었다. 지금 부숴진 내 몸을 바라보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막막한 절차들이 많이 남아있을 것을 물어보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은 하네. 그래. 지금 자네가 일으킨 사건은 온전히 자네의 과실로 처리되었네. 자네를 지켜주던 법이 이제부터 자네를 규탄하겠지. 자네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끔직한 일들이 자네에게.. 이미 일어나 있네. 그 사실이 병실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제발로 들이닥칠 거야. 최종적인 처분은 대부분 아직 절차진행중이지만 말일세. 굉장히 끔찍한 일이지만,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하러 온 게 아니야. 우린 서로 동류지 않나? 남을 동정하지 않지. 그것보다는 사건이야."

    교수의 잔혹하리만치 냉정한 말. 하지만 그것은 경찰관이 가진 사고방식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그를 차분하게 만들어주었다. 교수가 핸드폰을 들었다.

    "자네가 가고 나서 나는 녹화를 시작했다네.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았거든. 자, 이게 녹화된 영상이야. 그리고 지금 이게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영상이지."

    거의 완전히 동일해보이는 두 영상. 사소한 부분이지만, 경찰관은 사고 당시 집중하고 있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알 수 있다. 비커의 색이 서로 다르다.

    "유튜브에 요청해서 알아봤네. 이건 서로 수정된 적이 없는 완전히 동일한 영상이야. 하지만 색이 달라. 마치 무언가 다른 성분이 함유된것 처럼. 자네가 쉽게 믿을진 모르겠지만, 나는 그 성분이 자네의 몸에서 빠져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네."

    피는 많이 흘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 피는 대부분 사고현장의 아스팔트에 스며들었다. 그 외에 빠져나간 것이라면, 용기나 자신감이라고 부르던 것. 인간으로써의 활력을 지탱해주던 아주 핵심적인 무언가가 빠져나가 사라진 느낌이다. 말라 비틀어져 부숴지기만을 기다리는 사회의 부산물이 된 기분이 경찰관의 혈관 속에 흘러다녔다.

    "자네의 몸에서 자네의 생기라고 부를 만한 것이 빠져나갔는데, 이 여자는 자네를 해친적이 없지. 마치 꿈속에서 범죄를 저지른다던 몽마처럼 완전히 간섭할 수 영상 너머의 세계에서 당신의 생기를 빨아먹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댓글로 의혹을 제기해봤지만 노잼이라며 반대를 받더군."

    머리가 아프다. 교수가 진지한 얘기를 하는 건지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하는 건지 알수가 없다. 경찰관은 따져물었다.

    "그래서 전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일단 최소한의 처치를 했네."

    "...뭘 하셨죠?"

    "신고를 했지."

    신고를 하다니.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경찰관은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교수가 그의 눈빛을 읽고 고개를 저었다.

    "경찰에 신고한게 아니야."

    예상치도 못한 부정이었다. 경찰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럼 무슨.."

    차마 질문이 완성되어 나오지 않았다. 짐작가는 곳이 전혀 없어서였다. 소방서에라도 신고했단 말인가?

    경찰관이 이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따져보던 그때 똑똑 하고 정중한 노크소리가 들렸다. 교수가 문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들어오십시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정숙한 발걸음이 다가왔다. 이상한 일이지만 그 걸음소리가 한발자국씩 다가올때마다 병실의 공기가 맑아졌다. 이루말할 수 없는 감각이었다. 교수가 다시 고개를 돌리며 소개했다.

    "경찰도 소방서도 아니라, 교회에 신고했네. 운좋게도 자네를 위해 총본산에서 가장 신성높은 분을 파견해주더군."

    정갈한 단발, 단아하고 주름하나 보이지 않는 교단 복식, 그것을 수놓은 엄숙한 문양. 윤곽선이 드러나는 신체의 어디에서도 티를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의 젊은 여신관이 침대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섰다. 그녀가 아름다운 얼굴에 상냥한 미소를 띄우며 걱정스레 말했다.

    "너무 과격하게 짜임당하신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몸도 마음도, 수없이 많은 것들이 망가지셨군요. 신께서 당신의 소생을 바라실 것입니다."

    그녀가 조용히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렸다.
    905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육즙, 단정, 운전, 관찰, 만약 [새창] 2019-01-08 21:32:09 2 삭제
    (릴레이)15번지->레콜이

    경찰서. 경찰관 앞에 앉은 남자가 울면서 증언하고 있다.

    "정말 유튜브 보다가, 잠시, 무심코, 그럴 의도가 있었던게 아니라 정말 잠깐 한눈 팔았는데 그렇게 됐을 뿐이라니까요. 정말 제 과실이 10입니까? 형사님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그렇게 울어봐야 도와줄 수 있는게 없다. 본인이 유튜브 보면서 한눈 팔다가 뒤에서 갖다 박았다는데 대체 뭘 도와달란 말인가. 게다가 이 변명은 오늘만 해도 다섯번이나 들었다. 크고작은 사고들이 유난히 많이 일어나길래 새해라 어수선해서 그런가 했더니, 하는 변명들이 다 같다.

    '유튜브를 보다가, 잠시 한눈을 팔았을 뿐인데 글쎄...'

    그야 그럴 의도가 없었으니 억울할만도 하겠지. 동정은 해줄 수 있다. 하지만 본인 부주의이니 책임을 피할 순 없다. 방심해서 실수했으니 본인이 책임을 진다. 규칙은 실로 심플하다. 안타까운 점은 그가 실수로 박은 차의 금액이,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것 뿐.

    보험 견적서를 보지 않아도 대충 알 수 있다. 이런 사고는 누구든 자기 인생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으며 살아가지만, 실제로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잊을만 하면 간간히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남자가 박은 앞차는 억소리가 난다는 표현이 우스울 정도의 고가였다. 보험금액을 훨씬 초과한 액수. 게다가 상대측에 붙어있는 채무집행사가 그 악랄하다는 K보험의 계열사이니, 이 사람의 인생은 여기서 끝났다고 봐도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남자가 우는게 아니라 눈에서 즙이 새어나오는 것처럼도 보인다. 법과 사회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착즙기에 들어간 수분 70퍼센트의 인간으로써, 아주 보람차게 즙을 뿜어내고 있는 모양새다. 아주 말끔히 짜내어질 것이 틀림없다.

    사건은 이견의 여지가 없어 조서 작성후엔 가뿐하게 경찰관의 손을 떠나 다른 부서로 사라졌다. 여유가 생긴 경찰관은 핸드폰을 꺼내보았다. 대체 사람들이 봤다는 유튜브가 뭐였길래 이 난리일까.

    그렇게 시작한 관찰겸의 구독이 일주일째가 되었다.

    영상은 이따금씩 계속해서 올라왔다. 한 영상도 단속되는 법이 없었다. 내용자체는 건전하고, 전혀 범죄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댓글을 보니 사람들은 유튜브에 나오는 여자가 가진 묘하게 사람을 홀리는 마성과, 즙을 짜낸다는 컨텐츠에서 착안해 윱큐버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유튜브와 서큐버스의 합성어라는 설명이 따라붙어있다. 이런건 참 잘도 지어낸다.

    그리고 우연이 아니라는 듯이 그 영상을 보다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건사고들이 점점 늘어만 갔다. 모두 신기한 농담이라는 듯이 웃고떠들고 있지만, 경찰서에 들어오는 신고들을보면 농담도 장난도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이런 위험한 영상인데도 구독자와 조회수는 날로 늘어만 갔다. 윱큐버스. 사람들이 홀려드는 모습을 보니, 정말로 사람의 인생을 빨아먹고 배를 불리는 이야기 속의 몽마같다.

    구독자 수가 어마어마해지고 굉장한 돈을 벌었을텐데도 윱큐버스녀는 한결같이 맨손으로 영상을 찍었다. 손을 깨끗이 씻고, 예쁘게 생긴 손가락을 카메라 가까이 보여주고, 그리고 낑낑거리며 즙을 짜낸다.

    처음엔 부드러운 과일처럼 동물에게 먹혀지고 씨앗을 퍼트리는게 목적인, 말하자면 착즙에 협조적인(?) 강도를 가지고 있는 것들에서 성공적으로 즙을 짜낸다. 그런 후에는 생고기처럼 그 조직이 함유된 수분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비협조적인 착즙에 도전하는 식이다. 뒷부분은 항상 실패한다. 맨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몇회를 반복해도 도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색이 없다.

    하루는 친하게 지내는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찾았다. 이 영상이 정말로 사건사고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고 있다면ㅡ 이라는 핑계를 들어서 사실은 개인적으로 궁금한 교수의 감상을 요청했다. 즐겨찾는 유튜버의 리뷰를 업계 전문가에 요청해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교수는 먼저 그녀가 맨손을 쓰는 이유에 대해 답했다.

    "이 사람이 정말로 사고를 유도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도구를 쓰지 않는 이유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왭니까?"

    "사건을 일으켜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인생의 즙을 짜내고 있다고 친다면 말이야. 이미 사회라는 틀이 사람을 빈틈없이 꽉 둘러싸고 있어서 문제 없이 압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이어지는 교수의 설명은 이랬다. 그저 유튜브를 제공함으로써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어느 순간의 방심, 한 순간의 부주의. 그리고 그것이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사건사고로 이어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말로 이게 의도한 일이라면, 겨우 그정도로 사회라는 압착기의 스위치를 누르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인거고, 법과 책임이라는 틀이 순식간에 사람을 조여들어서 즙을 말끔하게 짜낸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가설이라고 생각하며 경찰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웅해주기 위해 함께 복도로 걸어나온 교수가 문득 물었다.

    "자네도 이 영상을 자주 보나?"

    "올라오는 영상은 다 체크하고 있습니다."

    "길거리를 걸어다니거나 운전중에도?"

    "그럴 때도 있죠. 바쁘니까요."

    "그래.. 아직 실수한게 없었으면 좋겠군."

    "당연하죠. 제 직업이 경찰인데요."

    교수와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데 경찰관의 핸드폰에서 음성이 새어나왔다. 무심코 주머니에 넣은 손이 화면패널을 눌러 방금전까지 교수와 함께 보던 영상이 다시 재생된 모양이다. 윱큐버스녀가 말한다.

    "육즙을 짜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침울해지지 않고 명랑하게 덧붙였다.

    "다음번엔 성공할 거에요."
    904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허기, 시간, 종말, 안개, 부자 [새창] 2019-01-06 17:48:24 0 삭제


    903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허기, 시간, 종말, 안개, 부자 [새창] 2019-01-06 15:47:52 1 삭제
    *비평환영* 처럼 *릴레이환영* 룰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다만 릴레이가 되어버리면 각각의 글에 대한 리뷰나 감상을 따로 쓰기가 힘들어지구,
    해당 글을 별도의 글감으로 사용하시는 분들도 있는 만큼
    *부끄러운칭찬환영*처럼 암묵적으로 허용되기 보다는 별도의 개인허용에 한해서 이뤄지는게 우리의 밝은 앞날을 위해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릴레이를 좋아해서 어떻게 말을 잘하면 기본허용룰로 끼워넣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글에 타의로 뒷이야기가 붙었을때 기분이 어떻게 될지는 자의로 조절 가능한게 아니더라구욤..

    정말정말 아까운 발상이 떠올랐을때

    -글
    ㄴ 혹시 뒷부분을 제가 이어봐도 될까요!
    ㄴ *릴레이환영* or 안댐
    ㄴ 잇는글 or ㅠㅠ

    이런식에 한한다면
    문장연습의 취지를 벗어나지 않을 것 같아요!
    902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부담, 미간, 거울, 부부, 식탁 [새창] 2019-01-05 03:18:24 2 삭제
    중년의 남자는 결혼기념일이 부담스럽다. 매번 아내에게 줄 선물을 고르라며 등을 떠밀어주던 딸아이가 독립한 후론 더욱 그랬다. 바람도 춥고 쌀쌀한데 길거리에 나온 좌판들이 성가시기만 하다.

    뭘 사야할지는 당연히 모르겠고, 샀다쳐도 뭐라고 하며 건네줄지도 모르겠다.

    ***

    여자는 달력을 보았다. 결혼기념일이다. 작년까지야 극성스런 딸아이가 남편을 보채 분위기라도 만들었지만, 올해부터는 아이들 어릴때처럼 둘이서 눈치만 주고받고 마는 소소한 연례행사로 돌아가고 말겠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다 독립하고 둘만 살게 된 이후로 식사도 자연스레 소소해졌다. 그러니 오늘은 신경써서 진수성찬이나 차려보자. 많이 먹을 나이를 한참 지나버린 부부끼리 만으론 잔뜩 남아버릴게 분명하지만, 뭐, 그럼 너무 많이 해버린 반찬을 핑계삼아 딸아들 얼굴이나 한번 보러가지. 그런 생각이다.

    아침부터 장에 나가 준비를 했다. 처녀시절 즐겨먹던 귤이 눈에 띄었다. 평소라면 몇 개 집었겠지만 오늘은 지나쳤다. 남편은 귤의 신맛을 그렇게 극성스레 싫어했다. 처음엔 정말이지 이해를 못했지만 이젠 이해아닌 이해를 하고 있다. 세월이 그렇게 만드는 법이다. 어느샌가 당연하게 느끼고있다. 오늘은 둘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사자. 그렇게 생각하며 남편이 싫어하는 달콤한 케익가게도 지나쳐 나물과 계란, 생선보다는 육고기, 맥주 몇 병과 평소에는 잘 손대지 않는 도수높은 비싼 술도 하나 샀다.

    와인을 고를까 했지만 그건 역시 너무 주책같아 남부끄럽다. 잘 하지도 못하는 도수높은 술, 한 잔만 따라놓고 홀짝이며 한 잔씩 들어갈 때마다 끝도 없이 붉어지는 남편 얼굴색이나 구경해야지 . 그런 생각을 했다.

    집으로 돌아와 장 본 것들을 냉장고에 넣고, 국을 끓이고, 구이를 하고, 식탁을 닦고, 단장할 것이 더 남았나 둘러보다가 얼굴 단장을 깜박 잊은 것에 생각이 닿았다. 거울을 보니 화장기도 없이 장에 다녀 온 중년 주부의 얼굴이 있다.

    이를 어쩌나 하다가, 이내 남편은 신경쓰지도 않겠지 싶었다.

    슬쩍 미소지어본다. 얼굴에 주름이 진다. 그래도 살면서 기분좋게 웃을 일이 많았던 덕분인지, 썩 눈가와 입가에 지는 주름이 볼썽 사납지는 않다. 다만 찡그린 채로 굳어 어떤 표정을 지어도 펴지지 않는 미간주름이 영 보기가 나쁘다.

    눈을 크게 뜨고, 눈썹을 조금 들어도 보고, 최대한 젊은 시절 얼굴을 떠올리며 한번 펴보려고 했지만 무슨 수를 써도 펴지질 않는다. 삶을 진지하게 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찡그려 온 미간이건만, 앞으로도 미간평평한 낙천적 삶을 영영 살지 못하게 된 것만 같다. 뭐, 이 나이 씩이나 먹고 헤퍼지는 것도 좋진 않지. 그렇게 스스로를 달랬다.

    딩동. 남편이 돌아온 모양이다. 당연히 빈손이겠거니 하고 문을 열어주었는데 뭔 짐이 양 손에 한가득이다. 딸이 극성부리며 따라다녔을 적에도 이렇게 짐이 많았던 적이 없었다.

    의아해 보내는 내 눈빛을 피하며 남편은 들어가 들어가 하고 나를 보챘다.

    식탁이 차려진 것을 보고는 '배고프다. 배고프네'를 연발하며 보기에도 수상한 거동으로 외투와 목도리를 의자에 걸쳐버리곤 짐을 양쪽에 대뜸 내려두며 앉았다.

    그런 태도이니, 어깨를 으쓱이며 맞은편에 앉았다.

    남편은 잘못이라도 한 사람처럼 눈길을 피하고 있다. 영 말을 꺼내지 못하기에 슬쩍 물음을 건네본다.

    "다 웬거래요?"

    남편은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느릿느릿 말을 쏟아낸다.

    "웬거긴. 오늘 무슨날인데. 저기 그거 아니야. 그거라서 그러니까, 작년까진 뭘 사왔잖아. 올해만 안사오면 이상할 거 아니야. 그런데 뭐 작년엔 딸래미 사주는 대로 들고왔을 뿐이지 아니 이거 거창한것도 아닌데 고를려니까 뭐가 그리 힘든지.."

    횡설수설. 이렇게 긴 변명 들어보기가 결혼 한 후론 처음이 아닌가 싶다. 처음 고백할때 꼭 이렇게 말했지. 이상하게 그런 일들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잘 잊혀지는 법이 없다. 남편이 짐더미에서 주섬주섬 뭘 꺼낸다.

    별게 다 나오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 추천하더라며 절대로 끼고 다니지 못할 젊은애들 머리핀 같은 악세사리부터, 나는 잘 쓰지도 않는 피부미백용 화장품. 손으로 가볍게 들고 쓰는 소형 청소기에 뜨거운걸 잡을때 쓰는 주방용 장갑까지. 대체 뭘 사려고 했던 건지 일관성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헤프게 물건을 사들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낮에 한 번 보고 지나쳤었던 낯익은 케익 하나를 상자에서 꺼내 국냄비를 가져와 놓으려던 자리에 턱 올려둔다.

    과일이 올라간 생크림 케익. 눈에 익은 케익이지만, 그녀가 눈여겨 본 케익은 아니다. 위에 감귤이 잔뜩 올라간 케이크를 보고 왔었는데 남편이 고른 것은 앵두같은 붉은 과일들이 올라가 있는 케익이다.

    '이 양반이 그렇지 뭘.'

    그래도 시고단걸 좀 처럼 사지 않는 남편치고는 정말 신기한 선택이다. 이것저것 다 사오다보니 절묘한 물건도 하나 집어왔나보다 싶었지만, 세월이 남편에게도 학습이란걸 시켜준 것일까 하는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역시 올라간 과일 토핑이 감귤이 아닌건 감점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습관처럼 미간에 살짝 힘을 주다가, 아까 거울을 보며 주름을 펴보려 노력했던 것이 떠올라 피식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남편의 낭비를 이렇게 너그럽게 받아주는 아내가 아니었는데. 어느새 헤픈 사람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남편은 그런 변화를 눈치채는지 마는지 주섬주섬 마지막 봉투를 꺼냈다.

    "이거는 그냥 기념일 선물은 아니고.. 앞에 시장에 청과물점 지나오는데 눈에 띄어서 좀 샀어."

    건네는 봉다리 속에, 제철 귤이 한가득 들어있다.
    901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9-01-05 02:01:45 1 삭제
    장비추!
    새롭고 비싼 장비는 언제나 옳은 법이죠!
    '장인은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 이미 좋은 장비를 쓰고있기 때문이다.'라는 유서깊은 격언이 떠오르네요.

    그나저나 영상은 장비소개를 가장한 우리집 고양이 이렇게 귀엽다 영상이군요..!
    심장에 좋지 않은 것을 보니 동게에서 오신 암살자가 분명합니다..
    900 [단편]화이트 토크 [새창] 2018-12-25 23:33:17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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