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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콜이님의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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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9 [가능하면 1일 1시] 사랑 싸움 [새창] 2019-04-30 19:50:20 1 삭제


    928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친구, 기념, 교환, 소문, 폐가 [새창] 2019-04-30 17:41:22 2 삭제
    같은 학년의 누군가가 폐가에서 홀로 살고있다는 소문이 돈다. 재밌는 소문이다. 친구가 우리집에 놀러오고 싶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곤란한 이야기다.

    친구는 중학교때부터 알던 아이다. 고등학교에 와서도 1학년때 한번, 그리고 3학년에 와서 두번째 같은 반이 되었다.

    "한번도 집에 못가본 친구는 너 뿐이야. 네가 제일 친한데 말야. 작년에 반이 달라서 생일 선물 못줬잖아? 대신이라고 말하긴 뭐하지만 기념선물도 준비했어!"

    쾌활하게, 보는 사람도 즐거워지는 웃음을 띄며 친구는 말했다. '부모님에게 말씀드려야 하니까 오늘은 안돼'라고 대답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지옥같았다. '에 뭐야. 허락도 받아야 돼? 뭐 그래도 걱정마. 나 예의 바른거 하나 끝내주잖아? 꼭 허락 받아줘. 준비해둔 선물 엄청 좋은거란 말야.'라던 친구의 말이 공허하게 귓속에 남아있다.

    나는 아파트단지를 지나 한세대 전에나 잘사는 사람들이 모여살던 주택지의 가장 안쪽, 대문이 새까맣고 관리되지 않은 정원에서 덩쿨이 자라나와 숲냄새까지 자욱하게 나는 저택으로 들어갔다.

    아마도ㅡ라고 생각하지만, 학교에서 돌고있는 소문 속의 폐가란 곳은 여기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있는 사람은 나다. 참으로 공교롭다.

    '웃기는 소문이야 정말.'

    나는 저택 바깥쪽의 철제 간이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가 유리로 된 문을 열었다. 3층에 있는 거대한 선룸과 실내정원. 부자들의 취미놀이다. 아빠는 그 정원의 관리사인 여자와 놀다가 아기가 생기자 도망간 사람이고, 엄마는 혼자 이곳에서 일하며 아이를 키우다가 언젠가 있던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다.

    집주인은 기분나쁘다며 이사갔고 이 집의 매물은 어째선지 팔리지 않고 남았다.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시점에서 고아원에 맡겨졌지만, 집주인 측에서 '생활비를 줄테니 3층의 실내정원을 관리해주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있어서 돌아왔다. 고아원에 있어도 좋았겠지만 선생이 어째선지 나를 차별했다. 나이꽤나 먹고 들어온 애가 자기 남자친구한테 눈웃음을 친다는 얘기를 하는걸 언듯 들은 것 같다. 재미있는 농담으로 듣고 흘렸지만, 오래 있었으면 좋은 꼴은 못봤겠지. 이래저래 나는 이곳에 돌아 온 일에 만족한다.

    여느 때의 일과로 호스에 연결된 수도꼭지를 돌린 다음 정원을 한바퀴 돈다. 매일 물을 주어야 하는 것과 요일별로 정해진 날에만 물을 주면 되는 것을 확인하고, 오늘 이맘때쯤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것들의 상태도 체크한다.

    예정에 있는 것은 작은 고무나무가 하나. 이건 가지치기를 해주지 않으면 높이만 자라고, 풍성하게 되질 않는다. 이제와서야 볼사람도 없지만 생활비를 받고 있으니 이런 부분은 신경을 써줘야겠지. 어머니도 좋아하던 일이었다. 호스를 들고 물을 뿌리며 한바퀴 돈 후 수도꼭지를 잠그고 창고에서 가지치기용 가위 따위를 찾았다. 그리고나서 정원으로 되돌아온 나는, 그 도구들을 몽땅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어.. 안녕? 역시 따라와버렸는데.. 알바같은거 하는거야?"

    선룸 입구의 열린 유리문. 그리고 나를 따라 계단으로 올라온듯한 모습의 친구. 가방에 2층쯔음에 계단으로 너무 뻗어나와 신경쓰지 않으면 닿아버리는 마른나무의 나뭇잎이 묻어있다. 당황한 나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어..어.. 알바.. 알.. 흐음."

    친구가 먼저 꺼낸 알바얘기를 긍정하며 변명해보려고 말을 더듬던 나는, 이내 한숨을 쉬어버린 후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정원 가꾸고 돈받는건 맞는데. 알바는 아니야. 나 여기서 살아. 관리하는건 그냥 내 일이고."

    그냥 인정. 시원하게. 이게 뭐 대수라고. 그냥 좀 웃기는 소문이고, 곤란한 이야기지. 나는 친구가 어떤 반응을 할지 빤히 바라보았다. 초등학생용 만화라면 '와 멋지다~'하고 되지도 않는 호들갑을 떨어올테고, 그게 아니라면 '아 그래..?'하고 태도를 바꾸며 짜증나게 굴 것이다. 친구가 입을 열었다.

    "와 멋지다~"

    친구의 입에서 나온 얼빠진 대사에 '...초등학생 수준이네.' 하며 눈을 째는 나에게, 친구는 살짝 미소지으며 뒷말을 덧붙였다.

    "엄청 솔직하게 말해버리네, 너."

    "?"

    분명 도입부는 판에 박힌듯한 초딩이었는데, 뒷말은 좀 가시가 있는 듯이 들린다. '대체 무슨 장르인거지?' 내가 긴가민가 하고 있자 친구가 중얼거렸다.

    "괜히 걱정했잖아."

    우물쭈물. 쭈뼛쭈뼛. 친구의 태도를 이해할수가 없다. 놀리려면 놀리고, 재밌어하려면 재밌어하지. 저 '첫눈에 반했습니다 사귀어주세요'가 마려운 듯한 사춘기 남자애 같은 머뭇거림은 뭐지?

    내가 그렇게 궁금함과 황당함이 뒤섞인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자 친구가 '에잇'하고 화를 내며.

    "역시 빙 둘러서 설명하는건 잘 못하겠어!"

    하고 가방을 뒤져 집문서를 꺼내더니 내 앞에 척 펼쳐보였다.

    "자 선물이야!"

    집문서. 등기권리증에 적힌 이 집 주소를 발견한 나는 의미를 알 수 없어 눈썹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황당해하며 물었다.

    "...? 이걸 나 준다고?"

    "어? 아니야. 준다는게 아니고! 나 여기로 이사온다구! 우리 아빠가 이 집 매물을 사서 말이야!"

    친구는 대단한 비밀의 폭로라도 하듯이 열성적으로 이야기했다. 집을 산거면 산거지 집문서는 왜 들고와서 난리지? 그런 생각을 하며 냉정을 되찾고 떨어뜨린 가드닝용 가위를 집어드는 내게 친구가 말했다.

    "아빠가 이 집을 사서, 여기서 정원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얘길 듣고.. 내가 보러 왔더니 그게 너더라고! 그래서 처음엔 이게 무슨일이지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이사오면 너랑 같이 사는거잖아? 친구랑 방과후에 계속 같이 있는다니! 포탈2 2p를 매일매일 할 수 있다구! 그래서 나는 기뻐서! 그런데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될지 몰라서.. 너가 상처받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소문을 퍼뜨리고 내 반응을 본거야?"

    "어..어..응! 어차피 우리집이 이사오면 폐가도 아니게 될거구, 아주 잠깐 소문으로 지나갈거라고 생각해서.. 기분나빴어?"

    나는 대답대신 커다란 가드닝 가위를 치켜들어 챵챵 하고 두번 가위질해보였다. 친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도륙하려고?!'하는 표정으로 놀라있는 것을 잠시 지켜보다가, 후우 하고 한숨을 쉬었다.

    "좀 놀라운.. 선물이긴 하네."

    "어..어? 그치?!"

    내가 피식 웃자 화나지 않았다는 것을 안 친구도 활짝 웃었다. 뭐 옛 주인집이 있던 때 살기 더 편했던 것은 맞고, 새로 오는 사람이 친구네 가족이라면 나쁘지 않겠지. 좀 불편하긴 하겠지만. 나는 여전히 긴장이 풀리지 않은 듯한 친구에게 농담조로 이야기를 건넸다.

    "그럼 선물 교환으로, 나도 하나 알려줄께."

    "뭔데?"

    "학교에서 부모님 허락을 받아야 된다고 말했지만. 사실 나 부모님 없어. 네 예의바름도 쓸모가 없단 얘기지. 내 1급비밀이야."

    "뭐야. 그게 선물이야? 선물이 너무 무거워. 나 마음이 괴롭다구.."

    "뭐래. 주는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고맙게 받아야지. 너한테만 알려준 거라고."

    "그..그렇게 말한다면 고맙게 받겠지만.."
    927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일본, 택배, 우산, 여름, 미소 [새창] 2019-04-30 16:41:00 1 삭제
    일본식의 목조 야외복도. 그녀는 붉은 종이우산을 쓰고, 비가 오고있다. 나는 어두운 처마 밑에서 떠나가는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며 소매 속에 떨리는 손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나막신과 습기를 먹어 무거워진 삼베 옷, 그리고 여름 장마의 가벼운 한기에도 몸을 움츠리고 마는 나약한 심성이 내 발을 붙잡았다.

    아무도 그녀와 나의 만남을 찬성해주지 않았다. 알기로는 나를 포함한 모두가 그랬다. 나는 감히 양아버님의 심기를 거슬러서까지 내 의견을 펼 수 있는 인간이 아니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지만, 열정적인 것은 못되었다. 나의 속에는 뜨거움 따위 없다. 그래서다.

    그래서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는 얼마든지 가지고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열기를. 열의를. 불길을. 내 운명을 잡아먹을 화마를. 그런데 그녀는 왜 떠나는 것일까. 그녀의 속에 분명히 있었을 불길은 왜 타오르지 않은채 숨을 죽이고 나를 떠나가는 것일까. 왜. 그녀도 자신도 나를, 사랑한다고 했으면서.

    나는 당신의 열정만을 믿고 있었는데.

    여전히 나의 눈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목조복도를 느리게 걸어가는 당신의 뒷모습이, 그 붉은 종이 우산이, 일렁이는 불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달려가야 할까. 비에 맞아서 꺼지지 않도록, 내 창백한 온몸으로 저것을 감싸 안아야 할까.

    하지만 그럴수가 없다. 그런 짓을 저지른다면, 그 순간 나를 돌아볼 그녀의 표정이, 미소이리라는 상상을 도저히 할수가 없다. 나는 그렇게 태어났다. 나약하고, 박약하며, 심지 없는 인간. 그래서 나는 살아있다. 수많은 숙청 속에서 홀로 무해한 것으로 인정받아 최고의 꼭두각시로써, 현 당주의 양아들로써 지금의 지위에 있다. 반항없이 얌전히만 있는다면 나는 당연한 수순으로 당주의 자리를 물려받겠지. 그리고는 앞으로 수십년 동안 평온할 것이다. 불길 닿지 않도록 애지중지되어 수백년을 보존되는 소나무로 만들어진 불상처럼 그러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혹 당신을 꿈꾸었던 것일까. 내 목각인형과 같은 재질로 된 몸 속에 인간이 된 불구덩이처럼 격렬한 온기를 불어넣어줄 상대로써 당신을 기대했던 것일까.

    그래. 꿈. 기대. 그런 것이라면 아직 남아있다. 이 장마가 조금만 짧았더라면, 지금쯤은 끝났더라면, 아니 처음부터 장맛비따위 내리지 않았더라면. 그 모든 만약의 만약을 상정한다면 나는 지금 당신을 쫒았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는 운이 없었다. 운명이 이러했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멍하니 바라만보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붉은 형상은 멀어질수록 작게 깎여나가서 마치 빗속에 꺼트려지는 불씨처럼 마지막 모습만은 알아챌 수 없는 새에 사라졌다.

    그것이 나라는 욕망없는 인간이 가진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십수년이 흘렀다. 양아버님은 돌아가셨고 나는 당주가 되었다. 나는 여전히 말을 잘 듣는 꼭두각시였다. 가문내의 어떤 유력자라도 나를 이용하려고 했다. 저들의 뜻대로 이용하려고했고, 그런 자들끼리 싸웠고, 서로의 목을 떨어뜨려 자멸했다. 결국 숙청때처럼 남은 것은 나 홀로였다.

    해는 지나고 여름은 매번 찾아왔다. 이번은 가뭄이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옛 어느날 빗방울에 흠뻑 젖어있던 이 목조 복도도, 내리째는 뙤약볕에 바싹 말라 나막신 끄는 마찰에도 불이 붙을 것 같아 보인다.

    그림자 속에 서서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맨발로 그 위를 내딛었다. 홀린 사람처럼. 발끝부터 전해져오는 뜨겁게 달궈진 나뭇바닥의 열기가 고통의 감각으로 다리와 척추를 타고 올랐다. 햇볕 아래에 섰다. 온몸이 뜨거워 온다. 웃음이 나왔다. 마치 내가, 살아있고 뜨거운 피가 흐르는 사람인것 같아서. 잠시간 그러고 있자니 늙은 종자 하나가 나를 불렀다.

    "주인님, 앞으로 온 수화물이 있습니다."

    "가마."

    다시 서늘한 실내로 들어선다. 하지만 고통은 남았다. 화상이 된 모양이다. 물집이 잡히겠지. 하지만 그것뿐인 일이다.

    온 택배는 크기 꽤나 있는 상자였다. 속에는 빛바랜 붉은 종이우산과 편지가 하나 들어있었다. 편지를 펼쳤다.

    [나를 붙잡아 주었다면, 나는 당신에게 미소지었을 텐데요.]

    멍하니, 그 글귀를 오래 바라보았다. 이정도의 언질이 있었다면 그때 뛰쳐나갈 수 있었을 것 같아서. 겪어보니 화상의 고통따윈 별것 아니었다. 심지어 그날은 오늘처럼 뜨겁지도 않고, 비마저 시원하게 내리던 날이었다. 나막신은 던져버렸겠지. 삼베옷도 벗어버렸을 것이다. 여름 장마에 감기가 걸렸어도 좋았을테고, 숙청에 목이 떨어진다해도 그것뿐인 일이었겠지.

    운명은 그러했고, 운이 없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기회는 주어질 필요가 없었다. 나는 기어코 당신의 미소를 봤어야만 했다. 이렇게나 늦어서야 겨우, 그런 생각을 한다.
    926 고전문학 제목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새창] 2019-03-28 17:55:25 0 삭제


    925 고전문학 제목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새창] 2019-03-26 23:44:20 0 삭제
    만복사저포기 아닐가욤
    923 숨기지 못한 부끄럼 [새창] 2019-03-17 11:19:56 0 삭제

    부르면 너를 볼 수 있었던 그날이라니.. 오늘은 첫문장부터 킬링파트군뇨..!
    922 어제 자기 소설 좀 읽어달라는 분 글이 사라졌네요. [새창] 2019-03-09 19:36:16 1 삭제
    이런 일 때문에 본인삭제금지 옵션이 생겼죠. 질문글이 많은 게시판 중에는 본삭금없이 질문글이 올라오면 반대부터 박히는 일도 있는 걸루 알아요. 생각보다 질문자가 글삭튀하는게 엄청 흔한일인가봐욤
    921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9-02-25 17:57:22 1 삭제
    문피아에 올린 글을 읽어보고 왔는데 재밌었어요. 정말 괜찮다 싶은 표현도 있었구, 개인적으로 말투가 어설픈 인공지능을 좋아하거든요!

    말투에 따라 캐릭터가 바로 구분된다는게 긴박한 상황일수록 읽기 좋은데, 그 장점이 왜 가장 긴박한 상황에서 엎어졌는지는 살짝 의문이었어요. 할아버지랑 처음 얘기할때 '젠장. 미안해요.' '지금 그게 중요해요?' 정도는 존댓말로 해서 누가 하는 말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면 좋을거 같아욤!

    그리구 3화 후반부에 여긴 정말 이미지 연결이 액션영화같다~ 하고 생각하고 있을때 '영화를 보는 것 같다'라는 서술이 있어서 웃었어요. 3화부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어서 의도가 궁금했는데(거의 루나 크로니클에서 아이언맨으로 전환되는 듯한 느낌이어서..) 결과적으로는 멋진 전환이었다고 생각해요.
    재난물이나 멸망물에서 주요하게 묘사하곤 하는 주인공의 첫 피난장소나 멸망이후 처음 나와본 길거리, 끝장난 슈퍼마켓의 묘사를 쿨하게 스킵해버린 것도 마지막에 기계장치라는 인상적인 상상거리를 던져주면서 좋은 전개로 갈무리 된 느낌이에요.

    그런데 공모전이 한달이나 남았는데 연재를 일찍 시작하셧군뇨. 이렇게나 앞서나가시다닛!
    920 바람의나라 [새창] 2019-02-23 07:26:08 0 삭제


    919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9-02-22 01:44:05 1 삭제
    전 영 쓰고싶은 내용이 없는 날이면 좋아하는 영화나 만화같은거 보면서 조금씩 묘사해보기도 해요. 뭔가 세상만사 글과 관련되면 더 재밌는 것처럼(?) 나중에 메모된거 읽어보면 재밌더라구욤. 물론 창작이 아니라 어디 써먹을 순 없겠지만요 ㅠㅠ 그래도 쓰다보면 어떤 단어나 문장에서 촉?이 와서 쓰려던 부분이 써지기도 해요!
    918 실러캔스의 걸음마 [새창] 2019-02-21 13:15:34 0 삭제
    앗 제 생물학적 조상님은 척추동물이셨군요! 틀림없이 오징어일줄 알앗는데!
    917 요정들처럼 둥글게 손을 잡고 싶었다 [새창] 2019-02-21 11:14:24 0 삭제
    소심하다면 스스로 원하는 자신의 모습이더라도 보여주기보단 들키고싶어하는 것 같아요. 평범한 표현인데도 폭로처럼 거세게 보여요. 누군가 알아줬으면이 아니라 아무에게나 들키고 싶다라니.. 변태와도 같은 솔직함..
    916 실러캔스의 걸음마 [새창] 2019-02-21 11:06:05 0 삭제
    어려운 첫문장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줄부터 거꾸로 읽어 보았어요. 첫인상으로 걸을 줄 아는 물고기는 굉장히 재밌었서요
    915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빗자루, 구걸, 루비, 선물, 건성 [새창] 2019-02-12 20:48:06 2 삭제
    구걸을 하고 있던 어느날이었다. 앉은자리 앞에 허망히 놓아둔 양철 그릇에 동전 몇 푼 떨어지는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의 발걸음이 멈췄다. 신고있는 여자용 구두가 보인다. 그녀가 품을 뒤졌다.

    기대를 하고 있진 않다. 처음엔 이름모를 타인이 자선한 동전 몇 푼에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게 부끄러웠고, 얼마가 흐른 후엔 하루종일 그 소리를 기대했다. 그리고 이젠 아무 감정 없다. 동전 몇푼 있었다 사라지면, 이미 잊어버린 날짜라는 것이 변했다고 하는데,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나 이외의 모든 것도, 딱히 아무것도 아니지만. 허망히 숨을 쉬었다.

    그러다 살짝, 아주 살짝 바닥에서 시선을 들었다. 이미 품에서 꺼낸 동전 몇 개 먼지 털듯 떨어뜨리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눈 앞에 아직 사람이 멈춰서있긴 어색한 시간이었다. 동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신 여자는 무릎을 살짝 굽히더니 품에서 꺼낸 루비를 조심스럽게 그릇에 내려놓았다. 믿어지지 않았다. 불신스런 붉은 색이었다.

    가난하게 살면 감사나 미안함 보다는 악바리가 익숙해진다. 나는 몸에 밴 습성대로 인상을 험악하게 찡그리며 고개를 들었다. '감히 이런 거창한 자선을 베풀어? 너 얼굴이나 보자.' 틀림없이 나는 그런 표정이었을 것이다. 여자는, 눈동자도 루비처럼 붉었다.

    그녀는 나같은 더러운 인간과 마주친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몸을 일으켰다. 키는 크지 않았다. 내 시선은 무리 없이 그녀의 얼굴을 쫒았다. 하지만 그것은 겨우 그녀의 키높이 까지 정도였다. 빗자루를 꺼내든 그녀의 얼굴은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다. 수년간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던 나의 목은, 거기까지 높은 것을 바라보진 못했다. 담이 왔다.

    휘청. 겨우 목이 뻐근한 정도에 제 몸 하나 가누지 못 할 꼬라지로 전락한 나는, 그 와중에 가장 먼저 루비를 품에 챙겼다.

    나는 나에게 이 보석을 준 여자를 미워할 것이다. 왜 이딴 것을 주었느냐며 욕을 퍼부을 것이다. 이유없이 원망하고 비난할 것이다. 하지만 보석은 다르다. 재물은 인간과 다르다. 이건 내꺼다. 남의 것이 내 것이 되는건 일어나봄직한 일이지만, 그 반대는 결코 있어서 안 될 사악한 일이었다.

    그날은 아주 음습하고 인적없는 곳을 찾아 노숙했다. 굶은 배를 부여잡고 낄낄 거렸다. 내일은 이 붉은 보석을 돈으로 바꿔야지. 보석점에서 거지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어쩌지? 억지로라도 들어가서 무슨일이 있더라도 제값을 받아 내겠어. 반드시. 그날 밤이 새도록 나는 독기를 품었다. 사기당하지 않는 인간이 되기 위한 준비였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보석점 주인은 가게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나를 문앞에 세워놓은 채로 아주 터무니없는 농간을 부려왔다.

    "루비는 지금 거래를 못 해. 시세가 없어."

    어제 어떤 미친 마녀가 온 도시에 루비를 뿌리고 다닌 탓에, 보석점은 대 혼란이며 루비의 가치는 폭락중이라고 했다. 이 거리는 물론이요 이 도시의 어디를 가더라도 폭락중인 보석을 취급해주는 상점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어제 밤 사력을 다해 품은 독기를 그대로 쏘아낼듯이 눈을 크게 떴다. 사기다. 기만이다. 거짓말이고 속임수다. 이 배나온 돼지의 탈을 쓴 쓰래기 인간은 나에게서 루비를 빼앗기 위해 터무니 없는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못믿겠으면 다른데로 가 보든가. 이제 그만 꺼지라고."

    주인은 건성으로 손을 휘휘 젓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는 가게 문의 유리부분을 향해 루비를 집어 던지려다가, 다시 품안으로 소중히 숨겼다. 그딴짓을 바라고 있겠지. 저 돈을 쳐먹고 살이 찐 쓰래기는 나를 신고하고 루비를 손에 넣으려고. 나는 안광을 루비처럼 번뜩이며 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점점 화가 났다. 미리 말이라도 맞춘 것 처럼 거리의 모든 쓰래기들이 첫 보석상의 돼지와 같은 소리를 지껄였다.

    나는 믿을 수 없었다. 불신의 붉은 빛만 어지럽게 번뜩거렸다. 하지만 내 품속에서만 보던 그 붉은빛이, 아이들 발에 채이며 골목 안쪽을 굴러다니는 것을 발견하고서는 다시 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허망히. 아주 평소처럼. 독기라는 것은 숨과 함께 원래 없었던 것처럼 나에게서 빠져나갔다.

    "이런..!!"

    그리고 아주 볼품없는 분노가 들끓었다. 평소에 죽이고 살던, 아주 뜨거운 분노. 분노를 뛰어넘은 염증. 분명히 죽여서 묻었던 수치심이라는 것이 수증기처럼 폭발했다. 벽을 향해 루비를 확 집어들었다.

    기대하지 않았어. 나는 이제, 동전따위도 기대하지 않았다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그냥 구걸하고 있었을 뿐이야. 나는 자존심도 없고 수치심도 없고, 그렇다고 자선을 기대하지도 않고 구질구질함도 버린 인간이었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아니었는데, 아니었는데.

    결론없는 같은 말을 몇번씩이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는 결국 던지지 못한 루비를 마녀가 그랬던 것처럼 툭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렇게 내려놓고 보니 그것은 그저 붉은 돌이었다. 무언가 가치가 있어서 거지에게 적선한 것이 아니라, 그저 아무것도 아닌 돌을 바닥에 내려놓았을 뿐이었다. 지금 내가 한 것 처럼. 그 아무것도 아닌 돌맹이를, 나 혼자 가치있는 것인 줄 알고 미친사람처럼 품고다닌 것이다.

    거리에 철지난 쿵푸팬더 포스터가 붙어있다. 꼭 그 보석상 돼지 같은 팬더 한 마리가 나와서, 오늘은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지껄이고 있다. 신이 내린 선물(Gift)이기 때문에, 오늘을 현재(Present)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참 신기한 일이다. 팬더의 입인데 개소리가 나오다니. 선물이 아니다. 바닥에 내려놓아 보면 알 것이다. 그것은 그냥 돌이다. 오늘은 아무것도 아니고 현재는 가치있지 않다. 미친 사람만 그걸 소중하게 품 속에 품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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