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도-도-도-도-</b></span></div> <div><br></div> <div>한가하기도 해서 옛날에 경험한 이야기라도 써볼까 한다.</div> <div>생각해보면 이 일이 내가 오컬트를 좋아하게 된 원점인 것만 같다.</div> <div><br></div> <div>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친구 K와 몇 번 '도도'라는 놀이를 했다.</div> <div>도도가 무슨 놀이냐면, 저녁 5~6시 쯤 집에 돌아갈 시각이 되면</div> <div>나나 K 둘 중 하나가 '도- 도- 도- 도-"하는 소리를 내며 집까지 달려가는 거다.</div> <div>도도라는 건 K가 지어낸 귀신인데,</div> <div>해질 무렵이면 나타나서 애들을 납치해간다는 설정이다.</div> <div>큰 소리를 내면서 달려가기 때문에 흥이 오르기도 하고</div> <div>해질무렵이라는 시간적인 으스함도 있어서</div> <div>어린 마음에는 이게 꽤나 스릴 만점인 놀이였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 날, 10월인지 11월이었던 것 같다.</div> <div>도도 놀이를 하는데, 이웃에 사는 할아버지(돌아가심, 당시에는 70세 정도)에게 혼났다.</div> <div>"떼끼놈! 뭐하는 게야! 도도를 입 밖에 내다니...!</div> <div> 그러다 잡혀가도 모른다!"</div> <div>평소엔 인자하신 할아버지에게, 이상한 소리로 혼이 나다보니 나는 울상을 지었다.</div> <div>연유도 모른채 불안해하며 이 놀이를 만든 K를 쳐다봤다.</div> <div>그러자... K 모양새가 어딘가 이상했다.</div> <div>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이상한 표정(뭐랄까.. 일그러진 것 같은?)으로</div> <div>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목소리를 냈다.</div> <div>할아버지 얼굴이 점차 새파랗게 질려갔다.</div> <div>"안 돼! K가 홀렸어! 빨리 신관님 불러 와!"</div> <div>지금 생각해보면 좀처럼 할 수 없는 체험이었던 것 같지만</div> <div>당시에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 후에 있었던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div> <div><br></div> <div>듣자하니, K는 그 후에 신관님한테 가서 액풀이를 했다고 한다.</div> <div>그 다음 날부터 일주일 정도 학교도 오지 않았다.</div> <div>그리고 기억하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그 후로는 다신 '도도'를 입에 담는 일은 없었다.</div> <div>나 또한 무서워서 물어보지 못 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내가 고등학생 때 일이다.</div> <div>우리를 혼내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div> <div>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장례식에 참여했다가 오신 부모님께 도도가 뭐냐고 여쭤봤다.</div> <div>평소부터 내가 오컬트에 빠져 있는 걸 질려하던 부모님이라</div> <div>가볍게 넘어가실 줄 알았는데</div> <div>"너 아직도 기억나냐? 일단 알려는 주겠지만 다른 데 말하진 마라"며 알려주셨다.</div> <div><br></div> <div>도도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몰라.</div> <div>누가 일부러 전하는 게 아닌데도,</div> <div>아이들 사이에서 그 존재를 말하는 애가 나타나곤 해.</div> <div>공통된 점이라면, 해질 무렵 나타나서,</div> <div>도도라고 소리치는 아이를 납치해가는 존재라는 거야.</div> <div>예전에 몇 명 K와 같은 상태가 된 적이 있었고 신관님이 액풀이를 해줬다더구나.</div> <div>어쩌면 신관님이 뭔가 알 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공언할 수는 없겠지.</div> <div>아마도 가짜 이야기를 둘러대는 건 아닐 게야.</div> <div>그러니 너도 그 이상은 알려고 하지 말아라</div> <div><br></div> <div>라고 하셨다.</div> <div>너무 진지하게 말씀하셔서 알겠다고 했다.</div> <div>그리고 그 후로는 더 알아보려고 하지는 않았다.</div> <div>아니, 뭔가 괜히 무서운 마음이 들어서 조사해보진 않았다.</div> <div>아이치의 산간 지방 출신인데, 혹시 누구 비슷한 이야기 아는 사람 없어?</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