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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184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9
    조회수 : 1597
    IP : 178.62.***.16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7/12 21:21:45
    http://todayhumor.com/?panic_89184 모바일
    [오컬트학] 벽에 붙은 여자
    벽에 붙은 여자

    섣달 그믐날에 있었던 일입니다.
    심야에 담배를 사려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편의점으로 갔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솔직히 시골이지만,
    예전에는 교통의 요충지였기 때문에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에도시대가 떠오를 법한 오래된 목조 건축 집이 늘어서 있습니다.
    평소 이 시각에는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데,
    인근의 절이나 신사에서 참배하러 가는 사람이랄까, 몇 명 스쳐지나갔습니다.

    편의점에서 담배와 캔 커피를 사고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집을 향해 왔던 길을 되돌아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조금 전에 지나온 도로변에 들어간 때였습니다.
    가로등도 없어서 어두컴컴한 어둠 속에서 흰 것이 하늘거리며 흔들리는 게
    눈에 띄였습니다.
    그때는 "빨래인가보다" 생각하고 그대로 지나치려고 했습니다.
    점차 가까워질 수록 무엇인지 보였습니다.
    새하얀 기모노를 입은 여자였습니다.
    팔 다리를 쭉 편 게, 도마뱀처럼 집 2층 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마치 그 집 안을 엿보려고 하는 것처럼요!
    그때 그 여자가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깨달았습니다.
    수직의 벽에 저렇게 착 달라 붙는 건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여자가 보인다는 걸 들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스쳐 지나가기로 했습니다.
    냉정히 행동하려고 했지만 꽤 당황했을 겁니다.
    되돌아가서 다른 길로 가도 됐을 텐데...
    되도록 그쪽은 보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슬쩍 슬쩍 곁눈질하며 그 집을 지나쳤습니다.
    젊은 여자인 것 같았지만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얼굴은 보지 않았고, 아마 봤더라면 기절하거나 비명을 질렀을 지도 모릅니다.
    입은 옷도 기모노라기보다는 수의 같은 옷이었습니다.
    코너를 돌아서 이제 제 모습이 안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든 순간,
    공포심히 일제히 올라오는 느낌이었습니다.
    미친 듯 달려서 집으로 돌아가, 문을 잠그고 이불 속에 파고 들었습니다.

    그날 장례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별다른 소문도 없는 아주 평범한 부부가 사는 집이라
    그 여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딱 하나, 신경 쓰이는 게 있습니다.
    바로 아래에서 지나갈 때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네가 마지막이야, 네가 마지막이야..."
    그 집에는 아이는 없다고 했습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13968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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