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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211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34
    조회수 : 1780
    IP : 178.62.***.49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6/07/13 21:26:47
    http://todayhumor.com/?panic_89211 모바일
    [오컬트학] 흰 그림자
    <div><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흰 그림자</b></div> <div><br></div> <div>나는 친척들에게, 그것도 아내와 처가 쪽에 비밀이 있다.</div> <div>어째서 그때 장인어른이 나에게만 말해줬을까.</div> <div>이미 10년 이상 지났지만 아직도 알 수 없다.</div> <div><br></div> <div>장모님이 돌아가시고 두 달 정도 지났을 때였다.</div> <div>그날은 조카 생일이어서, 친척들 몇이 모여 생일 파티를 열었다.</div> <div>나는 처남 부탁으로 파티를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었다.</div> <div>약간 치매 끼가 있으셨던 장인어른도 함께 계셨다.</div> <div>장인어른은 아내와 결혼할 때나, 딸이 태어났을 때 외에도</div> <div>건강하실 때 정말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신세진 분이다.</div> <div>솔직히 술주정뱅이에 빚만 지고 사는 내 친아버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훌륭하시고</div> <div>마음 깊이 존경하는 "아버지"였다.</div> <div>그런 장인어른이 멍하게 초점 없는 눈을 뜨고 계신다.</div> <div>지금까지 입은 은혜를 생각하면 그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팠다.</div> <div><br></div> <div>이후 내용 확인 차 비디오를 재생했는데</div> <div>장인어른이 앉으신 의자 뒤에 작고 흰 그림자가 보였다.</div> <div>그 후 처남 집으로 가서, 비디오를 보며 그걸 가리켰더니</div> <div>"이거 엄마 아닌가?"라고 했다.</div> <div>그러고보니 생전의 장모님과 닮은 것도 같았다.</div> <div>"아빠 생각나서 온 게 아닐까?</div> <div> 아빠도 이제 치매도 왔고 하니, 저 세상에서도 걱정되셨나보지"</div> <div>그런 오컬트적인 것과는 인연이 없었지만,</div> <div>이때는 왜인지 그랬구나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다른 친척도 만날 때마다 그 비디오를 보여줬다.</div> <div>이상하게도 무서워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고,</div> <div>다들 이해가 간다는 듯 장인어른 부부의 정이 깊다며 기뻐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다시 처가로 갈 때, 비디오를 장인어른께도 보여드리려고 가져갔다.</div> <div>"이것 보세요, 아빠. 여기 엄마가 있어요.</div> <div> 아직 아빠가 걱정되시나 봐요"</div> <div>아내가 작은 그림자를 가리키며 아버지 옆에서 이야기를 했다.</div> <div>그때 나는 장인어르신의 초점 없는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게 보였다.</div> <div>아내도 그걸 보았는지 눈물이 맺혔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장인 어른께서 쓰러지셨다.</div> <div>뇌출혈이었다.</div> <div>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되었다고 했다.</div> <div><br></div> <div>그후 친척들 사이에서는</div> <div>"장모님이 장인어른을 데려가려는 거 아닌가"라는 소문이 돌았다.</div> <div>그 비디오를 보여줄 때 느낀 감동을 깎아내리는 것만 같아서 우리 부부는 화가 났지만</div> <div>시기도 시기고, 상황도 상황인 만큼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장인 어른을 문병 갔을 때,</div> <div>거의 누운 채로 일어나지도 못 하게 되신데다</div> <div>말도 제대로 못 하게 되신 모습을 본 나는 눈물을 삼키기 힘들었다.</div> <div>그렇게나 상냥하시고 강인하시던 장인 어른...</div> <div>지금은 병색이 완연하여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도 없었다.</div> <div><br></div> <div>아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 문득 장인 어른이 TV를 가리키시는 게 보였다.</div> <div>TV를 보고 싶으신가 보다 생각한 나는 TV를 켜려고 일어났다.</div> <div>그런데 문득 깨달았다.</div> <div>장인 어른은 날 보고 계셨다.</div> <div>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으신 걸까?</div> <div>그래서 나는 왠지 그 비디오와 관련된 게 아닌가 생각했다.</div> <div>장인 어른의 쉰 목소리를 듣고, 확신했다.</div> <div><br></div> <div>조금 지나, 장인 어른께서 돌아가셨다.</div> <div>장모님이 돌아가시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었다.</div> <div>아니나 다를까, 친척들 사이에서는 "장모님이 데려가셨다"고 말이 돌았다.</div> <div>아내 친척들 사이에선 차라리 그런 이야기가 도는 게 나을 것 같다.</div> <div>이 이상 장인어른 부부 사이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div> <div>병실에서 장인 어른이 나에게만 해주신 그 말은</div> <div>마음 속에 담아두기로 했는데, 벌써 1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div> <div><br></div> <div>"저건 할멈이 아니야"</div>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400308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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