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변해버린 엄마</b></div> <div><br></div> <div>이 일은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벌어진 일이다.</div> <div><br></div> <div>초등학교 4학년 어느 날, 부모님이 이혼하신다고 했다.</div> <div>이혼 사유는 지금도 모르겠지만, 당시 엄마는</div> <div>"너희 아빠가 엄마를 인간 취급하지 않는구나"라고 했다.</div> <div>이혼하는 날까지 수도 없이 들어온 말이었다.</div> <div>왜냐하면 부부 싸움을 할 때마다 반드시 엄마가 하는 소리기 때문이다.</div> <div>당시 호적 상 나, 형, 여동생, 아빠, 엄마, 조부모 이렇게 6인 가족이었다.</div> <div>할아버지만 일 때문에 따로 사신다.</div> <div>지금은 엄마만 집을 나가서 5명이 살고 있다.</div> <div><br></div> <div>그때 우리는 다 어렸으니 엉엉 울었지만</div> <div>엄마는 결심을 굳혔는지 정식으로 이혼하게 되었다.</div> <div>우리는 아빠나 엄마 둘 중 한 명과 살아야했다.</div> <div>어린 우리는 "선택 못 해. 둘 다 같이 살고 싶어"라고 말할 뿐이었다. 당연한 거지만.</div> <div>부모님과 할머니가 그건 안 된다고 해서 우리는 엄청 울며 불며 고민했다.</div> <div>조금 지나서 부모님이 형도 아닌 나에게 "누구랑 살래?"라고 물어서</div> <div>나는 "아빠"라고 무거운 마음으로 답했다.</div> <div>그때 왜 아빠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정답이었지..</div> <div>형제들끼리라도 떨어지기 싫었는지 형과 동생 둘 다 "아빠"라고 답했다.</div> <div>그러자 엄마는 "..알았어. 그럼 나 이제 나갈게"라더니 짐을 들고 나가셨다.</div> <div>그 후 아빠는 아무 말 없이 안방으로 들어가셨고,</div> <div>할머니는 울며 "너희를 힘들게 해서 미안하구나"라고 하셨던 것 같다.</div> <div>그리고 울다 지쳐서 그랬는지 그 날은 우리 모두 자기도 모르게 잠들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부모님이 이혼하고 3년 정도 지났다.</div> <div>동생이 초등학생이 되던 해였다.</div> <div>동생 입학식에서 꿈에서도 생각지 못 한 일이 벌어졌다..</div> <div><br></div> <div>여기서부터는 아빠와 할머니가 해주신 이야기다.</div> <div>고요하던 체육관의 문이 갑자기 덜컹덜컹 큰 소리를 내며 열 렸다.</div> <div>"○○!(동생 이름) 찾았다!!"</div> <div>동생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며 체육관에 달려 들어오는 여자가 있었다.</div> <div>부모님, 할머니, 여동생. 그리고 주위 사람이 일제히 돌아봤다. 엄마였다.</div> <div>큰 소리로 동생 이름을 부르던 엄마 모습이 무시무시했다고 한다.</div> <div>가족들은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고 한다.</div> <div><br></div> <div>남자 직원이 엄마를 저지했지만 뿌리치더니 큰 소리로 "저는 ○○의 어미입니다!"라고 소리쳤다.</div> <div>그리고 가족들이 엄마에게 다가가 "○○가 가여우니 제발 그만해...!"라고 엄마를 달랬다.</div> <div>하지만 엄마는 그래도 "○○! 여기 있지? 빨리 답 해!"하고 소리쳤다.</div> <div>그리고 동생이 큰 소리로 우는 바람에 옆에 있던 선생님이 지도실로 데려갔다.</div> <div>다른 선생이 일단 엄마를 저지하던 중에 위험하다 느낀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다.</div> <div><br></div> <div>일단 일단락 짓고, 엄마는 경찰차 안에서 조사를 받았다.</div> <div>가족들은 지도실에서 동생과 같이 있었다.</div> <div>동생 울음이 멈추지 않아서, 동생을 빼고 입학식을 재개했다고 한다.</div> <div>그때 나나 형은 중학생, 고등학생이라서 각자 학교에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엄마 행동이 이상해졌다.</div> <div>나와 형이 다니는 학교에 와서는 소리치곤 했다.</div> <div>그럴 때마다 경찰을 부를 수 밖에 없었다.</div> <div>1년 동안 수 차례나 그러셨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사건 이후, 동생 시력이 확 나빠졌다.</div> <div>지금까지 쌓아온 엄마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붕괴되는 바람에</div> <div>정신적으로 상처를 입어서 카운셀러를 몇 번 받게 했는데 그게 원인이라고 한다.</div> <div>지금은 학교 생활과 부활동을 만끽하면서 서서히 시력이 회복되는 중이라 천만다행.</div> <div><br></div> <div>그런 엄마의 이상한 행동이 수 년 간 이어지던 어느 날, 더욱 악화되었다.</div> <div>내 중학교 졸업식 때였다.</div> <div><br></div> <div>아마 올해도 엄마가 오겠지..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div> <div>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졸업식 당일 엄마가 나타났다.</div> <div>그런데 지금까지와는 딱 한 가지 달랐다.</div> <div>지금까지는 체육관에 쳐들어왔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서서 저지해주었다.</div> <div>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div> <div>이미 눈치 챈 분도 계시겠지만, 내가 혼자가 될 때를 노린 것이다..</div> <div><br></div> <div>졸업식이 끝나고 친구들과 서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div> <div>친구들과 한차례 사진을 다 찍고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div> <div>오늘은 안 와서 다행이야라는 생각을 하며 갈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div> <div>바로 볼일을 보고 손을 씻고 있는데 누가 내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div> <div>돌아봤더니 엄마가 있었다.</div> <div>왜 화장실에..? 매복이라도 한 걸까...</div> <div>엄마가 갑자기 나타난 것도 무서웠지만, 무엇보다 표정이 무서웠다.</div> <div>그야말로 무표정했다.</div> <div>똑바로 날 바라보며 일자로 다물어진 입.</div> <div>사람은 정말 무서울 땐 단 한 마디도 못 하는 법이다.</div> <div>나는 죽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수 초 정도 지났을 때 엄마가 종이 같은 걸 건네주었다.</div> <div>"여기서 이걸 봐. 아빠한테 꼭 물어봐"</div> <div>나는 무서워서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div> <div>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무서워서 고개를 숙였다.</div> <div>그러자 갑자기 엄마가</div> <div>"야! 부모 눈을 똑바로 봐야지!"</div> <div>큰 목소리가 좁은 남자 화장실 안에서 울려퍼졌다.</div> <div>도망치려 했지만 발이 얼어서 움직일 수 없어서 눈을 들었다.</div> <div>그리고 시키는 대로 종이를 열어보니 빼곡하게 무언가가 쓰여 있었다.</div> <div>정말 끔찍한 내용이었다.. 기억나는대로 내용을 써본다.</div> <div><br></div> <div>"당신 집의 망할 영감탱이와 귀신할망구는 사람이 아닙니다"</div> <div>"소송 걸 겁니다. 친권과 내 아이들을 돌려주세요"</div> <div>"돌려주지 않을 경우 위자료로 1억엔을 내놓으세요"</div> <div><br></div> <div>지금도 재판을 계속 하고 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