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어두운 버려진 절</b></div> <div><br></div> <div>예전에 이웃에 살던 아줌마가 해준 이야기이다.</div> <div>여름이 되면 여러가지 괴담을 들려주기로 유명해서,</div> <div>동네에서 "괴담 아줌마" 혹은 "전설 아지매" 뭐 이런 식으로 불렸다.</div> <div><br></div> <div>옛날에 어느 한 초등학생 남자아이 (A)가 친구들과 낚시하러 산에 올라갔다.</div> <div>"산 속에 본 적도 없는 큰 못이 한밤중에 갑자기 나타난다"라는 소문을 듣고</div> <div>"그렇게 큰 못이면 물고기가 엄청 많이 낚일 지도 몰라"라고 생각해서</div> <div>학교에서 낚시 같이 갈 친구들을 꼬셔서 함께 간 것이다.</div> <div>산에 올라갈 때는 한낮이었는데 산속을 샅샅이 뒤져봤지만</div> <div>못을 찾지 못 해서 저녁 쯤 되자 친구들이 거의 다 집에 가버렸다.</div> <div>"저녁까지 기다리면 못이 나타날 거야!"라고 말을 꺼낸 A가 주장했지만</div> <div>다들 들을리 만무했고, 결국 남은 건</div> <div>같은 반의 남자 아이 B와 이름도 모르는 여자애 C 둘 뿐이었다.</div> <div><br></div> <div>저녁 노을이 지는 산길을 셋이서 터벅 터벅 걸어가는데 절이 보였다고 한다.</div> <div>"낮에 이런 절은 없었어. 괜히 으시시해"라며 B는</div> <div>집에 가고 싶다며 울상을 지었지만 A가 보내주지 않았다.</div> <div>그리고 다 같이 절 안에 들어가기로 했다.</div> <div>문을 열어보니.. 버려진 절이었다..</div> <div>수십 년은 사람이 들어온 적 없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div> <div>그리고 절 벽에는 한쪽 면 가득 스님인지 용인지가 그려진 아주 낡은 벽화가 있었고</div> <div>이상한 분위기라며 B는 "이제 갈래!" 라고 소리쳤다.</div> <div>C도 "아무도 없으니까 나도 가도 돼?"라고 말헸다.</div> <div>A는 "안쪽도 다 찾아보고 가자"라며 흙 묻은 발로 절 안쪽 까지 들어갔다.</div> <div>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자 "B! C! 돌멩이 좀 아무거나 갖다 줘!"라고 A가 외쳤다.</div> <div>B는 온 몸이 떨려서 움직일 수 없었고</div> <div>C가 주위를 둘러보다가 돌멩이 두 세 개를 주워 A에게 가져다 주었다.</div> <div>"A, 왜 그래?"하고 C가 물어보니</div> <div>A가 "이 구멍은 뭘까..?"하고 말했습니다.</div> <div>C가 아래를 보니 둥근 우물 정도 되어보이는 구멍이 바닥에 뚫려 있었다.</div> <div><br></div> <div>"으아아아아아아" B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소리 지르며 도망치고 말았다.</div> <div>A는 "뭐야, 이런 구멍이 뭐가 무섭다고. 겁쟁이 B!"라고 웃으며</div> <div>돌멩이를 하나 구멍에 떨어뜨렸다.</div> <div><br></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소리가 안 나네… 그렇게 깊은 구멍인가?" A가 말했다.</div> <div>C도 슬슬 불안감이 엄습해서 "나도 이제 갈래!"라고 말했다.</div> <div>그 순간 A가</div> <div>"으악"하고 바보 같이 소리치더니 엉덩방아를 찧었다.</div> <div>C가 "왜 그래?"하고 묻자,</div> <div>A는 "위에! 위에! 천장에!!"하고 말했다.</div> <div>C가 굳은 얼굴로 천장을 올려다 봤더니…</div> <div><br></div> <div>…지네… 그게 아마 가장 이미지에 가깝달까?</div> <div>커다란 지네가 그려진 기분 나쁜 그림이었다…</div> <div>하지만 그것은 지네는 아니었다. 지네와는 달리 눈이 하얗고,</div> <div>아니 피부 색에 가까웠다… 그리고 손이 있었다.</div> <div><br></div> <div>사람과 똑같은 손이었다!</div> <div>사람 손이 수십 개나 달린 지네…</div> <div>머리도 사람 머리였다…</div> <div>긴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리고 눈을 부릅뜨고 사람을 와구와구 먹어치우는 모습이 그려져 칬었다…</div> <div>벽화에도 눈이 갔다… 용이나 요괴 같이 보였던 그것은, 이 기분 나쁜 지네였던 것이다!</div> <div>천장과 벽화에 지네의 길고 긴 몸이 잔뜩 그려져 있었다…</div> <div>그림을 꼼꼼히 살펴보니, 몸통이 뚝 끊어진 곳이 있었다.</div> <div>이게 꼬리인가? …아니다, 잘보니 지면에 뚫린 구멍처럼 보였다.</div> <div>"…으으"</div> <div>갑자기 구멍에서 소리가 났다!</div> <div>A와 C는 깜짝 놀라 구멍을 쳐다봤다!</div> <div>"!!"</div> <div>구멍 안에는 일그러진 B의 얼굴이 보이는 게 아닌가…</div> <div>주변은 이미 어둑어둑했다…</div> <div>구멍 안이 보일 리가 없는데…</div> <div><br></div> <div>정신 차려보니 A와 C는 등산로를 내려가면 있는 길을 달려가고 있었다.</div> <div>C는 엉엉 울고 있었는데. A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C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았다.</div> <div><br></div> <div>그후 B의 얼굴을 한 지네에게 A가 잡혔고, 구멍 안으로 끌려들어갔다고 한다.</div> <div>C는 너무 무서워서 움직일 수 없었다.</div> <div>잠시 지나자 절에 누군가가 들어온 것 같은 기척이 났다.</div> <div>뒤에 있었다. 그리고…</div> <div>"아의 어은 어있어? 애옹으 하하허! 어있어? A하호 해. 아의 몽은 A…"</div> <div>라는 소리가 들렸다…</div> <div>C는 순간적으로</div> <div>"손이 한가득 있고, 엄청 길고 B의 얼굴을 한 끔찍한 지네 같은 게 그거야!</div> <div> 그게 A 군이야! 그게 바로 네 새 몸이야!"</div> <div>하고 소리쳤다.</div> <div>그러자 "응, 아아써"라고 소리가 말하더니 기척이 사라졌다…</div> <div>몇 분 지나자 울음소리가 구멍 안에서 들려왔다…</div> <div>A의 목소리였다고 한다, 용기를 내서 구멍 안을 들여다봤다…</div> <div>A가 바로 눈 앞에 웅크리고 앉아서 울고 있었다!</div> <div>게다가 구멍 안이 보였다! 구멍이 얕아진 것이다!</div> <div>"A야?"하고 말을 걸자 A는 "헉"하고 일어나며 구멍 밖으로 나왔다.</div> <div>A는 넋이 나가 있는 것 같았다고 한다.</div> <div>잠시 침묵한 후, 다시 C는 구멍 안을 들여다봤다.</div> <div>구멍 안에는 인골이 가득 차 있었다.</div> <div>비명을 지르며 A와 C가 도망쳤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