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형태 없는 귀신</b></div> <div><br></div> <div>마을 변두리에 어느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div> <div>그 부부에게는 어린 아이가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느 날이었습니다.</div> <div>밖에서 놀던 아이가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div> <div>어머니가 걱정되어 왜 우냐 물어보니</div> <div>"귀신이 날 쫓아왔어"라고 아이가 말하는 게 아니겠습니까.</div> <div>어머니는 혹시 수상한 사람이 따라온 게 아닌가 싶어,</div> <div>어떤 귀신이냐 물어보았습니다.</div> <div>그런데 아이는 모르겠다고만 하는 겁니다.</div> <div>어머니는 그제서야 뭘 잘못 본 게로구나 생각하며, 아이를 얼렀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아이는 밖에서 놀고 있었습니다.</div> <div>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질 않는 겁니다.</div> <div>부모는 아이를 찾으러 나섰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div> <div>이튿 날, 부모는 경찰에 실종 신고하여 아이를 찾았지만</div> <div>아무런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div> <div>부모는 이제 이 세상에 없는 존재라 생각하며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난 어느 날입니다.</div> <div>아버지가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흥분을 감추지 못 하는 겁니다.</div> <div>"여보! 우리 애가, 우리 애가 돌아왔어요!"</div> <div>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아이 방으로 가보니,</div> <div>그곳에는 정말로 사라졌던 아이가 있었습니다.</div> <div>어머니는 매우 기뻐했지만, 아버지는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div> <div>살아있었더라면 고등학생이 될 나이인데, 아이는 10년 전과 똑같은 모습이었습니다.</div> <div>아버지는 심상치 않다 생각하여, 이튿 날 인근 절의 주지 스님께 상담하고</div> <div>집으로 와주십사 청했습니다.</div> <div><br></div> <div>어머니가 아이를 주지 스님 앞으로 데리고 가보니, 주지 스님은 깜짝 놀랐습니다.</div> <div>부모가 아이라고 하는 것은,</div> <div>주지 스님이 보기엔 그림자처럼 검은 뭉게뭉게한 형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div> <div>주지 스님이 부모에게 말했습니다.</div> <div>"안타깝게도 당신들의 아이는 이 세상 존재가 아닙니다.</div> <div> 그리고 저 세상에도 없습니다"</div> <div>부모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 하고, 무슨 말씀이냐 재차 물었더니</div> <div>"당신을 앞에 있는 것은 아마 죽은 사람의 원령이 모인 겁니다.</div> <div> 아이의 혼령 또한 그것들에게 먹힌 겁니다"</div> <div>주지 스님은 자기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부모에게 말하고</div> <div>그대로 절로 돌아갔습니다.</div> <div><br></div> <div>그 후 부모의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