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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콜이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764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신발을 샀다.' [새창] 2017-10-01 06:05:33 1 삭제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나는 하루에 딱 한마디만을 적어넣는 일기용 수첩에 귀향의 감동을 군더더깃살 없는 문장으로 적어넣었다. 믿을 수 없게도 거리의 첫골목에는 그 과도기 시절에 생겼었던 구둣가게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과도기. 그건 정말이지 멋진 말이었다. 어린 소녀이던 시절 나에게 그 단어는 어떤 불안감을 담고있는 단어가 아니라,
    누구라도 자기 것을 챙기고 희망 가득한 얼굴로 웃고 돌아다니며
    어제까지 술집에서 일하다가도 오늘은 가솔린 차를 끌고다니며 젠체할 수 있는
    그런 아무쪼록 엉망진창 즐겁고 어느정도는 시끄러운 것이었다.

    동화책에서 그랬다. 태어날 때 시끄럽게 우는 것은 인간의 아기 정도라고.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 한 나는 태어날 때 가장 시끄러운 것은 과도기가 아닌가 생각했었다.

    아직도 그것이 태어나던 날이 기억난다. 그날에는 온 집들의 라디오에서 빵빠레가 울려퍼졌다.
    누군가는 그 요란한 나팔소리가 전쟁 영웅들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했다.

    우리나라가 쳐들어가서 우리나라가 이겼다고 하는, 요람의 담요 위에선 도저히 존재를 눈치챌 방법도 없었던 전쟁이
    내가 코를 흘리고 있는 사이에 끝나고, 이 나라가 그 원인을 덮어놓고 부풀어오른 호황기에 덜렁 접어들었다는 낭보만이
    라디오를 통해 나에게 알려졌다.

    호황기에 접어든다는 것은 그때의 사정으로보면 아무쪼록 낙관적인 보도국의 소설이었다.
    하지만 전후의 과도기란 것이 확실히 그 나라의 성장을 동반하는 것이기도 했다.

    아장아장 걸음을 땠을 뿐인 내가 이해했던 경제의 성장이란 것은 단순했다.
    몇 해 전까지 듣도보도 못 했던 상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끝도 없이 생겨났고,
    어디서 왔는지 모를 돈 많은 외국인들이 하루종일 상점가를 돌아다녔으며,
    그리고 그 거리의 모든 사람들도 덩달아 돈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래. 돈이 많아졌다. 그게 경제의 성장이었다.

    그리고 그런 시기에 들어선 대단한 사치품 가게들 중의 하나가 이 구두점이었다.
    이 가게의 주인은 어떻게 은행의 허가가 떨어졌을까 싶은 커다란 빚을 지고 가게를 차렸다고 했는데,
    이 시기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어마어마한 빚에도 겁을 먹지 않았다.

    실제로 그 빚을 다 갚았으니 여태껏 이 구두가게가 살아있는 것일테니, 과도기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는 이제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 되어있었다.

    한 평생 돈이 대체 무엇인가 궁금해만하던 겨우 직전 시대 사람들에 비하면
    그 시기엔 돈이란 것의 진실이 마치 손에 잡힐 것만 같았고,
    심지어 상점가의 어딘가에 도둑고양이처럼 돌아다니고 있는게 아닐까도 싶었다.

    나는 그런 시절에도 평범한 사람이 한 켤례 얻어보려면 몇 개월 급료를 쏟아부어야했던 대단한 사치품 앞에 발길을 멈췄다. 기억 속의 구두 한켤례가 전시되어있었다.

    간판 대신 내놓곤 하는 유리 전시관의 모델 슈즈 한 켤례. 이 구두는 내 어린시절 선망의 대상이었다. 끝내 내 경제능력의 성장을 다 기다려주지 못하고 어떤 여배우에게 팔려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첫사랑에 실패한 기분으로 울었으니 말 다한 부분이었다. 그 구두가 어째선지 이곳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

    뭐랄까. 손이 닿게 된 절벽 위의 꽃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어째서 팔려나갔었다는 구두가 제자리에 있는지는 차치해두고서라도, 가격은 내가 얼마든지 감당 가능한 금액이었다.

    그래, 생각해보면 이 도시는 과도기가 시작된 도시이자, 그리고 성장과 함께 물러난 도시였따. 사람들은 점점 더 새롭게 태어나는 도시를 향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떠났다. 내 부모님들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고, 나의 경제력도 이 도시에 살던 시절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제 이 나라의 젊은이들은 그 시절의 몇배가 되는 임금을 평균으로 벌고 있었다. 과도기가 끝난 산업국가의 놀라움이었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이 구두도 몇개월치의 급료를 쏟아부어야하는 사치품이 아니게 되었다.

    이제 삶의 한 구간을 희생해야만 하는 사치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골라볼 수 있는 선물이 된 것이다.

    나는 옅게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벌써 20년은 되었지않을까 싶은 가게 안은 아직도 고급스럽고 깔끔했다. 오히려 고풍스러움까지 품게 되어서 그 시절엔 없던 포근함마저 생긴게 아닌가 싶었다.

    손님이 들어오는 소리가 나자 안쪽의 공방에서 신사적인 모습의 주인이 구두소리를 내며 걸어나왔다.

    "어서오십시오."

    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나긋나긋한 말투였다. 나는 그 시절의 코흘리개로 보이지 않게끔 마음을 다잡으며 물었다.

    "혹시.. 저 신발은 전시용인가요?"

    "아니요. 파는 물건이 맞습니다. 꺼내어서 보여드릴까요?"

    "네! 부디!"

    옛날 근처 술집에서 일하던 성격 더러운 언니가 처음 진주 장신구를 사러갔을 땐 벌벌 떨리더라는 농담이 기억났다. 나는 그 언니에 비하면 용감한게 분명했다. 말을 더듬지도 않았고, 눈빛을 떨지도 않았으니까.

    유리 전시관 뒷쪽 문짝을 열어 조심스레 구두를 꺼낸 주인은 가벼운 눈짓으로 나를 가게 가운데의 손님자리로 안내했다.

    "선물하실건가요?"

    "아뇨! 제가 신을 건데요!"

    "음, 치수를 재어봐도 괜찮겠습니까?"

    이런, 그러고보니 그건 생각하지 못했다. 기억 속 구두의 기준 사이즈는 235mm였다. 때문에 어린시절 내 장래희망도 발사이즈 235mm였던 기억이 났다. 아쉽게도 잘 먹고 잘 큰 탓에 그 장래희망은 이루어지지 못한 꿈이었다. 금새 내 발사이즈를 재어 본 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딱 맞으시는군요."

    "어..? 구두는 235사이즈인게.."

    "네?"

    "그게 그러니까.."

    얼버부리고 넘어가도 되는 일이었지만, 나는 구태어 추억을 꺼내놓고 싶었기에 말을 이었다.

    "제가 어린시절에 봤던 그 구두의 사이즈 표시가, 235mm였던 것 같아서요.."

    "아.. 이 구두의 시작품 말씀이시군요. 이런, 그 구두를 기억하고 계시다니. 이거 귀한 손님을 뵙게 되었네요."

    주인 아저씨는 그 특유의 신사적인 말투로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주었다. 언젠가 들었던 기억대로 이 구두의 시작품은 그 시절 어떤 유명한 여배우에게 팔렸던 것이 맞았고, 이 구두는 그 때에 그려뒀던 치수본을 우연히 찾아서 추억거리 삼아 다시 만들어 본 물건이라고 했다.

    "치수가 조금 커진 이유는 그 시절엔 베니 플레타였지만, 요즈음은 첼마 페이리니까요."

    둘 다 유명한 여배우의 이름이었다. 그 시절에와, 요즈음에의. 한마디로 만드는 때마다 가장 인기 있는 여배우의 사이즈에 맞춰 만들었단 소리였다. 이 무슨 취미생활인지. 사실 첼마 페이리는 살짝 1선에서 벗어난 여배우였지만, 주인 아저씨의 연세를 고려한다면야 충분히 이해도 가는 팬심이었다.

    주인 아저씨는 고급스런 상자를 꺼내어 충격흡수재를 대신할 종이를 틀에 맞춰 구겨넣고, 그 위에 모양 맞춰 자른 천을 깔았다. 그 호화스런 셋팅 위로 예쁜 구두 한 켤례가 조심스레 올려놓여졌다. 몇개월치 급료를 진주 장신구에 때려붓던 술집 언니의 기분이 이해될것만 같았다. 정말이지 아름다운 사치품이었다. 가볍게 살 수 있는 가격만 치르고 말 것이 아니라, 여태껏 모아두었던 적금까지도 다 내어놓고 싶은 자태였다.

    "자, 다 되었습니다."

    "네 그럼 구두 값은 여기.."

    하지만 그 적금은 귀한 결혼자금이었으므로 나는 책정된 값만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내 지갑에서 나온 돈이 가게의 계산대 금고로 들어가고, 이 가게의 정품구매를 인증하는 영수증이 발매되어 나왔다. 신발 상자는 깔끔한 종이봉투에 옮겨담겨져서 내 어깨에 걸쳐졌다. 나는 그 봉투를 몇번 힐끔 힐끔 들여다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수첩을 꺼내들어 오늘의 두마디째를 적어내렸다.

    [그 시절의 신발을 샀다.]

    주체못할 기쁨이 혹여나 폭발해버리지 않도록, 최대한의 무덤덤함을 가장하여서.
    763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버튼을 눌렀다.' [새창] 2017-09-28 05:01:51 0 삭제
    완죤 재밌어요! 주인공이랑 232자판기가 꼭 이어졌으면 좋겠어요ㅠㅠ! 프랜차이즈 커피녀에게 점심시간을 양보할 순 없따!
    762 [오독오독/감상문] 브이 포 벤데타 - 나는 여전히 아리송하다 [새창] 2017-09-27 00:05:45 0 삭제
    계몽, 혹은 좀 더 작은 개념으로는 교육 같은 공정이 때때로 폭력이 동반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있어 온 것 같습니다. 오느날에 와서는 사실은 그게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더 올바른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구요. 하지만 여전히 현실에는 때려죽여서라도 저 그릇된 사상을 바꾸어 놓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취급을 받는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들이 간혹 사회를 향해 자기 존재감을 어필하곤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폭력이 올바른 수단이 되진 않는다는 사실은, 조금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인것도 같지만요.

    요즘 들어선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현명해지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고, 하나도 빠짐 없이 동시대의 군중들 전체에게 적용될 수 있는 계몽은 그저 꿈이나 환상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폭력같은 수단을 동반하지 않아서 이루지 못하는 게 아니라, 무슨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원래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인게 아닌가 하구요.

    가끔 역사책을 볼때도 과연 인간 사회가 그럭저럭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온 것이 그른 것들이 살아남지 못한 자연선택일까 아니면 옳은 것을 선택해 낸 인간선택일까 하는 생각이 들곤해요. 결국 인간이라는 동물이 악한 것들을 때려 죽여서 발전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실존한다 믿는 지성같은 것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있기 때문에 나아지고 있는 것인지 같은.
    761 평가 부탁드립니다. [새창] 2017-09-26 23:19:31 2 삭제
    저도 감정이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되었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앞에 무미건조하게 나열하며 묘사했던 부분들에서 생략된 감정이, 비록 순수함에서 비롯되었지만 상사의 무신경한 말과 같은 형태를 취한 아이의 "엄마는 어디 있어요?"라는 대사에서 폭발해서 주인공의 비참함이나 지침등을 좀 더 격렬하게 표현되었어야하지 않았나 싶어요. 지훈이에게 하늘에서 아내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보모에게 위로를 바라게 되는 행동이나, 그렇게라도 마음을 추스려서 계속 살아가려는데 마치 하늘에 있는 엄마를 찾으러 가려는 듯이 창문 너머로 떠나버린 아이의 마지막 같은 장면이 그 뒤를 따라오니 글의 훌륭한 방점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760 안녕하세요. 단편소설 평가 부탁드려도 될까요? [새창] 2017-09-25 21:18:03 1 삭제
    저도 위에 고난과 반전이 필요하시다는 분과 같은 감상을 느꼈어요!

    이 글의 하이라이트는 누가뭐래도 라디오를 통한 속마음 전달 장면이잖아욤? 그렇다면 어떤 착각이나 오해, 의사소통의 부족으로 생겨난 갈등 요소들이 준비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것들이 극적으로 해소되는 전개가 보편적일거구요!

    서점의 일화나 친구들과 술마시는 장면, 심지어 여주인공에게 화장지를 건네는 장면도 냉정하게 보자면 라디오 메세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고 보긴 어려워요. 라디오를 통해 드러나는 사실은 '아픈 아버지의 소식'과 '나'에 대한 예상외의 좋은 감정인데, 이 요소들을 좀 더 집중적으로 다뤘다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이 있었어요!

    예를들면 '나'를 좀 더 긴밀한 관계로 설정하고 시작해서, 가령 그녀의 깐깐한 상사를 '나'로 설정했다면 평소에는 그녀를 구박하다가 어느날은 왠지 그녀가 힘들어보여서 상냥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부분으로 시작한 후에, 그날부터 나를 싫어할 줄 알았던 그녀의 미묘한 태도변화에 의아해 하다가 마지막 라디오로 '그날 상사의 의외의 일면을 발견하곤 호감이 생겼다.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라는 식의 귀여운 사연을 듣게 되는 전개라면 좀 더 긴밀한 구성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날 힘들었던 이유로 '아버지의 입원 소식에 놀랐었던 바람에'같은 사족을 단다면 설득력도 좀 더 있었을 것 같구요!

    요는 라디오 메세지를 통해 밝혀지는 감정이나 사실들이, 앞서 배치한 부분들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가 관건이라구 생각해요!

    그리고 '아픈 아버지의 소식'을 주요 요소로 잡게 되는 경우인데, 사실 라디오같은 매체를 통해 내밀한 가족사를 밝히게 되는 내용은 짧은 단편소설 안에서 설득력있는 구성으로 완성되기는 조금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부분이 표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부분이셨다면 좀 더 시간을 갖고 좀 더 중~장편으로 볼륨감있는 논리를 완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욤!
    759 요즘 책게가 많이 북적북적 해진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이 드는 느낌이 [새창] 2017-09-25 01:37:58 44 삭제
    작성자님 처럼 재밌는 창작글을 올리시는 분이 늘어나셔서 그런 것 같애요! 오늘 글도 '전 책게에서 가장 잘생긴 사람입니다.'라는 구절 정말 재밌네요! 올해 들은 소리중에 젤 웃긴 것 같애요!
    758 평소처럼 달이 지고 아침이 왔다 [새창] 2017-09-23 20:09:26 0 삭제
    희망을 둔 말투라면 일반적인 용법에 "그래서 진짜로, 다시 안올라고?" 정도까지 내포한 어감인 걸까요! 설명할길 없는 미묘한 심상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네요ㅠㅠ(교량쌓기!)
    게다가 고릴라였다니!
    757 평소처럼 달이 지고 아침이 왔다 [새창] 2017-09-23 14:02:38 0 삭제
    물 건너 검은 양반이 죽음이었군요 ㄷㄷ 언제나 쳐낼 수 있는 글자를 끝까지 다 쳐내신 것 같은 문체가 어렵지만 중독성이@@!
    읽으면서 암만 다시 안올 텨고를 암만 다시 안올 텨도-다시 올일도 없을 테지만~ 이라는 어감으로 읽었는데 이 의미가 맞나요?
    암만 다시 안올 텨고의 암만이 어딘가의 방언이라서 엄만 다시 안올테고 처럼 다른 의미가 있는건 아닌가 하구 알송달송했어요!
    756 [단편] 좀비 [새창] 2017-09-22 08:57:04 8 삭제
    여동생이 고개를 몇번 까딱거리다가 피냄새 방향으로 달려가버리는 장면 되게 인상적이에요 ㄷㄷ 지능이 있는 좀비의 입장에서만 겪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고, 어떤 캐릭터의 탄생비화라고 한다면 여러번 회상될법한 장면인둣요!
    755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남친' [새창] 2017-09-21 18:54:18 2 삭제
    그녀가 모르는 남자와 같이 독서모임에 나왔다.

    "내 남친이에요~"

    짝사랑 대상인 그녀의 너스레에 성재의 심장이 와르르 무너졌다. 남친이라고 소개된 남자가 인상을 팍찡그렸다.

    "징그럽게 왜 이래; 이쪽 남동생입니다. 잘부탁드림다."

    무너졌던 심장이 예수님처럼 되살아났다. 남동생이었구나. 정말다행이야.
    성재의 짝사랑은 오늘로 4개월 하고 삼일째였다. 독서모임에 처음 참석하던 날 첫눈에 반했으니, 그 날짜도 정확히 기억했다.

    시내의 카페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독서모임이었다. 4개월차니 만큼 오늘 모인 카페는 몇번 들른적이 있는 곳이어서
    출석률이 높은 모임원들은 나름의 지정석이 있었다. 성재와 그녀의 지정석은 바로 옆테이블이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우연히 사람이 굉장히 많이 모였었던 첫 모임날, 자리가 없어서 맞춰 앉다보니 그녀와 성재의 자리가 가깝게 붙어있었을 뿐이었다. 그랬던 것이 성재의 앞자리도 그녀의 앞자리도 참석률이 저조해서, 저 비어있는 그녀의 맞은자리로 은근슬쩍 옮겨가야 하나? 용기를 내야하나? 하는 생각으로 성재는 매일 가슴이 쿵쾅쿵쾅거렸다.

    정말 어느날은 아드레날린이 끝까지 분비되어서 이 페이지만 읽고 저 옆자리로 옮겨앉아야지 하고 거의 용기를 냈다가, 읽고있던 페이지가 정말 넘어가는 그 순간에 그녀의 앞자리 사람이 출석해버리는 바람에 불발했던 적도 있었다.

    독서모임은 굳이 지정된 책을 읽지는 않았다. 자유분방하게 읽고 토론하다보니, 독서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새 책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성재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마침 시내에는 커다란 서점이 있었고, 성재는 매번 그 서점에서 책을 샀다. 오늘은 꽤나 인기작가의 기다리던 신간이 나오는 날이었다. 그녀도 좋아하는 작가였다. 혹시 그녀랑 같은 책을 사서 가게 되는게 아닐까?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는게 아닐까? 자연스럽게 그녀의 앞자리로 옮겨 앉고, 주구장창 즐겁게 대화해버리는게 아닐까? 성재의 머릿속이 즐거움으로 가득찼다.

    [매진]

    기다려온 책이 진열되어 있어야 할 선반에 올려진 팻말에, 세계가 멸망하고 절망으로 가득찼다. 어쩔 수 없이 옆선반의 저번달에 나온 다른 작가의 책을 구입한 성재는 시무룩한 걸음으로 오늘 모임이 있는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리에 앉고 옆자리를 보니, 그녀가 성재가 사온 책과 똑같은 책을 꺼내놓고 있었다. 멸망했던 세계가 부활했다. 아마 그녀가 저 책을 들고 온 이유는 성재와 똑같을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 용기가 났다.

    "저기, 이 책 좋아하세요?"

    기적에 가까웠다. 성재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건넸다. 그녀가 웃으면서 얘기했다.

    "으우, 그게 사실 다른 작가분 책을 사려고 했는데, 매진이어서.."

    "혹시 사려던 책이 '소원 처리 7반'인가요?"

    "어? 어떻게 아셨어요?"

    "저도 그 책 사려다가 매진이어서, 대신으로 이 책 샀거든요..!"

    성재는 그러면서 자랑스레 그녀의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것과 똑같은 책을 들어보였다. 그녀가 신기해 하며 웃었다. 세상은 정말 희망으로 가득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날 독서모임에는 '소원 처리 7반'을 사려했던 사람이나, 운좋게 사는데 성공했던 사람들이 많아서 그날의 모임은 드물게 술자리로 이어졌다. 술잔이 오가며 자랑스레 감상평을 늘어놓으려는 사람과, 스포하지 말라며 귀를 막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즐겁게 오갔다. 성재는 이 즐거운 자리에서 그녀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오늘 읽은 그녀와 그만의 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는 사실이 꿈만같이 느껴졌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녀를 알아갈수록, 그녀의 남자친구가 되고싶어서 견딜수가 없었다. 술자리가 끝나고, 자연스레 친해진 그녀를 데려다주겠다며 단둘이 되었을때, 성재는 용기를 냈다.

    "저.. 괜찮으면 주말에 영화보러 가시지 않을래요! 그게 이 책 작가분의 다른 책이 원작인 영화인데 그러니까.."

    주절주절주절. 정말이지 짜내고 짜낸, 마음의 살을 깎는 고백이었다. 그녀는 성재의 횡설수설을 잠시 기분좋게 듣고 있다가 짧게 대답했다.

    "음~ 좋아요."

    마음에 새살이 돋았다.
    754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남친' [새창] 2017-09-21 17:44:23 0 삭제
    앗 다음주가 아니라 낼모레요!
    753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남친' [새창] 2017-09-21 17:41:55 0 삭제
    다음 주 문장 "이건 아무도 모르는 정보인데" 추천드려욥!
    752 독서 관련 방송을 해볼까 하는데요. [새창] 2017-09-19 12:07:14 1 삭제
    아무래도 오유가 방송형 플렛폼과 특별히 연계가 좋은 형태는 아니다보니
    방송에서 나온 이야기를 책게에 끌고와서 할때 방송을 못보신 분들은 낄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면
    친목질과 비슷한 결과가 될수도 있을 것 같아요!

    독서에 관한 방송 자체는 좋은 아이디어이신 것 같은데
    유투브 동영상 같은 형태로 제작해보시는 게 어떨까욤?
    영상 형태로 게시해서 댓글로 서로 의견나누거나 다음 토크주제도 응모해볼 수 있고
    실시간 방송에 참여 못하신 분들도 큰 문제 없이 대화에 참여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751 일단 프롤로그 써봤는데.. 피드백 받을 곳이 없네요 ㅠㅠ [새창] 2017-09-17 18:57:59 2 삭제
    고양이의 시선이나 비밀이 기록으로 남게되는 캠코더, 그리고 '그것'으로 설명된 마법의 트리거 처럼 이후의 전개를 기대하게 하는 소품이 잘 준비된 도입부 같아요!

    도시적인 이미지를 그리기에도 되게 좋았고, 동시에 타자의 시선에서 소녀의 비밀을 바라보는 느낌, 그리고 사람이 아니라서 여전히 소녀의 비밀이 아무도 모르는 상태로 유지된 느낌인 것도 시선의 주체를 고양이로 하신게 절묘했다는 느낌이에요!

    고양이가 한쪽 눈을 잃어버린 점에서 살짝 잔혹한 도시상을 그리시나 싶었지만
    손에서 총이라도 나가서 양초 모가지를 날려버릴듯한 묘사에서 '팟'하고 불이 붙어버리는 전개는 되게 귀여운 반전이었어욤ㅋㅋ

    다만 이부분은 의도하신게 아니라면 시리어스의 농도를 어떻게 하실건지에 따라 여주인공의 소녀적인 분위기 조절에 신중함을 요할 것 같아요! 고양이가 마스코트처럼 붙어있고 사랑을 이용한 마법으로 양초에 불을 붙이게되면 뜻밖의 마법소녀가 되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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