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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레콜이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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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콜이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809 사랑만큼 비효율적으로 낭만적인 게 또 있나요 [새창] 2018-05-01 14:35:18 0 삭제
    힘쎈 단어들이 이래도 될까 싶을만큼 잔뜩인데
    어느 마디도 짖눌리는 일 없이 제 자리에서 다음 행으로 불을 옮겨 붙이는거 같아요
    죽이라는 것인지 사랑이라는 것인지, 이음동의인 것인지!
    808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점수, 자신, 마지막, 한결, 방 [새창] 2018-05-01 14:19:47 2 삭제
    그는 한결같이 점수를 매겼다. 4점에서 6점 사이. 사실은 5점 투성이.
    0점부터 10점의 칸 중에서 딱 세칸만을 사용했다. 언젠가 인생이 시작했을 때부터 오늘까지.

    인생을 뒤엎어버릴 만큼 나쁘거나 좋은 일은 한번도 오지 않았다.
    멋진 일은 남은 인생의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두근두근 좋은 기분이 들었다.

    방 안에는 상담사와 그 단 둘 뿐이었다. 상담사는 언제나 그의 응답을 느긋하게 기다렸지만, 그는 고민을 길게 하는 일이 없었다.

    요번주 자신의 인생에 대한 자기평가

    5.5.5.5.5.6.5

    매번 그랬듯이 평가가 어렵지 않은 일주일이었다.
    6점이 적힌 토요일 칸을 보고 상담사가 미소지었다.

    "이 날에는 뭔가 좋은 일이 있으셨나봐요?"

    "네, 제 생일이었거든요."

    "행복하셨나요?"

    "평소보다는요."

    그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덧붙였다.

    "평소보다 1점 정도 더 행복했죠."

    위트있는 대답을 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상담사가 탁탁하고 서류를 정리했다.

    "그거 다행입니다. 인생의 마지막 주에 최고의 순간이 있으셨다니 말입니다."

    "네..예?"

    "당신의 인생은 요번 주로 완료되게 되었거든요. 평균 5.01점. 전체 인생 평균 4.63점 보다 굉장히 높은 점수네요. 좋은 인생 되신 것 같아 저도 기쁩니다."

    상담사는 이전에 다녀간 사람이 작성한 2~3점이 가득한 중에 가끔 한번씩 9점이나 10점이 찍힌 [Bad] 서류를 치우고, 그의 평균 5.01점 짜리 상담지에 [Good]을 찍었다.

    좋은 인생을 살았다는 의미였다. 굴곡이 없었을 뿐, 전혀 나쁘지 않은 삶.
    하지만 그는 알지못할 억울함이 치솟아서 말했다.

    "저기요. 일주일만 더 줘요."

    "네? 인생에 만족하지 않으셨나요? 이정도면 굉장히 좋은 점수인데요."

    "아 모르겠고 일주일 더 줘요."

    "제 직권 밖이긴 합니다만.. 사실 그 요청은 이전부터 흔히 있는 케이스기 때문에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준비되어 있기는 하거든요. 하지만 추가 인생을 받으셔서 도움이 되셨던 분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아 알겠으니까 일주일 더 줘요."

    "뭐, 정 원하신다면 그렇게 처리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확답을 받고 문을 박차고 나간 그는, 일주일 뒤에 직접 오지 못하고 인생평가지만 달랑 보내왔다. 사고가 나서 직접 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정이었다. 상담사는 생각했다.

    '그것 보라지.'

    작성지의 자기평가 점수도 평균 2.14점의 처참한 점수였다. 이전의 인생의 누적결과도 4.99점으로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여전히 평균점수보다는 높은 점수이긴 하지만 상담사는 [Good]판정을 [Normal]판정으로 정정해야했다.

    1.2.1.0.1.0.10

    인생의 마지막을 가장 처참한 한 주로 채우다니. 상담사는 하나같이 다들 왜 이러는 걸까 싶었다.
    807 꿈도 갑질이다 [새창] 2018-04-25 03:47:31 0 삭제
    그렇다면 제가 먼저!
    806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유일, 분위기, 밤, 조각, 상태 [새창] 2018-04-22 13:43:01 1 삭제
    그날 밤 조각가는 마지막으로 조각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조각사는 죄인이었다. 왕은 공주에게 사랑받았음을 이유로 죄를 물었다.

    "조각을 깎아라. 공주가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내지 않으면 네 연인의 목이 떨어질 것이다."

    공주의 사랑을 받았으메 이미 연인이 있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죄였다.
    그에 조각사의 업으로 하여금 죄를 사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크나큰 은혜라고 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모였던 자리에서 동료들의 태도는 흥청망청이었다. 공주에게 사랑받다니 운좋은 자식. 이참에 왕가에 이름을 올리라고 부러운 자식.
    그들은 술잔을 챙겨주며 그렇게 말했다. 왕족의 사랑에 대적해 연인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기 때문이었다.
    조각가가 조금이라도 연인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도록. 지독한 술기운으로라도 떨쳐낼 수 있도록. 그런식의 이야기들만 취객처럼 되풀이했다.
    하지만 조각가는 그러지 못했다. 술을 삼키고 허세를 뱉었다.

    "어쩌겠냐 내가 백년에 한번도 안나오는 천재인 것을~ 어떻게 깎아 놓아도 공주님이 이쁘다고만 하실테니 걱정이야!"

    그런 분위기 속에서 결국 연인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호언장담 해버린 채로 모임은 끝이났다.
    밤거리를 좀 방황하고, 그래도 술기운이 식지를 않고, 그럼에도 마음이 불안했으므로 작업실에 돌아와버렸을 때였다. 어디로 들어온 것인지 공주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공주는 심약한 성격이었다. 조각사는 그녀의 입에서 아마도 '아버지의 말씀은 너무 지나친 일이다','직접 이야기 드려 철회하시도록 해보겠다'. 대충 그런 이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공주의 눈빛이 이전과는 달랐다. 그녀는 조각사의 작업실 벽 한축에 있는 그와 연인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가 말했다.

    "당신이 가장..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조각을 해주세요."

    그녀의 눈빛은 비장했다. 용감함이나, 각오가 담긴 눈빛이었다. 그 순간에 조각사는 자신의 속에도 같은게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것은 술기운에 불과했고 지금의 밤에 이르러서는 어느것도 없이 텅 비어있었다. 조각의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깎여나가지 못한 돌인 채였다.

    지금이 마지막이었다. 어떤 선택을 하던 되돌릴 수 없다. 갈림길은 이곳이 유일하고, 조각칼을 들이 댄 이후로는 어떤것도 되돌릴 수 없다. 한번 깎아 내고 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 조각가는 그 행위를 도저히 저지를수가 없었다. 조각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을 텐데도.
    804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자유, 강아지, 푸른, 근사, 거품 [새창] 2018-04-15 02:04:28 1 삭제
    어디선가 옳아보이는 이야기를 주워듣고 와서 그럴듯하게 설파할뿐인 사람들이 주는 피곤함이란..!
    803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자유, 강아지, 푸른, 근사, 거품 [새창] 2018-04-15 01:54:56 1 삭제
    하늘이 푸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양 팔을 펼쳤다. 넓은 들판을 따라 바람이 불어왔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양 손에 묻어있던 빨랫거품이 바람을 타고 비눗방울처럼 흩어졌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라. 만약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다면, 무엇을 꿈꿨을까 하는 이야기.

    "나는 자유롭고 싶어."

    그녀는 바람을 가슴에 잔뜩 들였다가 내쉬며 이어말했다.

    "난 지금도 꿈꾸고 있어."

    돌아보는 그녀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근사했다. 그런 근사한 꿈 나에게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너무 뒤쳐지면 상관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게 아닐까하는 초조함이 나를 보채었을 것이다. 나도 그녀를 따라하듯 일어나서 바람에다 손에 묻은 빨랫거품을 털어버렸다. 그리고 말했다.

    "나.. 나는..! 요리사가 되고싶어..!"

    근처에서 뛰어놀던 강아지가 따라 짖었다. 흔드는 꼬리를 보니 즐겁고 싶다는 의미인 것 같다. 그와 딱히 다르지 않은 무게의 적당한 꿈. 그녀의 반짝이는 눈동자가 웃었다.

    "멋있다."

    마음이 설렜다. 꿈을 꾼다는게 이런 기분인가 싶었다. 장래를 바란다는게 이런 감정인가 싶었다. 그녀가 바람과, 햇살과, 그런 반짝이는 현실들을 등에 업고 덧붙였다.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802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8-04-09 17:21:48 1 삭제
    '배움을 쭉 이어나가자' 나 '배움을 계속 이어나가자' 같은 표현이 어감은 좀 다를 수 있더라도 뜻에 차이가 없다는걸 생각해보면, 단어가 다르더라도 실제로 쓰일때는 용도에 따른 뜻으로 고정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수업을 계속하자' 라고는 쓰지만 '수업을 쭉 하자' 라고는 하지 않는걸 보면
    쭉은 어찌되었건 이어져 온 것을 계속 이어나가는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고
    계속은 끊어졌던 일을 다시 연속하는 것도 포함해서 '상태의 연속' 자체에 더 집중한 말이 아닌가 싶어요!
    80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반면, 숲, 미안, 사랑, 상자 [새창] 2018-04-09 17:06:26 0 삭제
    으와..사죄처럼 구해지는 사랑이라니..!
    800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천국, 짧은, 부활, 거짓말, 마음 [새창] 2018-04-09 17:00:49 0 삭제
    개꿀잼!
    799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내기, 기도, 배, 거리, 깊이 [새창] 2018-04-09 16:42:51 1 삭제
    여름의 폭풍우는 이 좁은 항구도시의 입구까지 들이닥쳐 있었다.
    하지만 반년만에 되돌아온 마을 소속의 무역선은 여전히 마을의 앞바다를 떠돌았다.

    "다시 본 부두를 열어요! 저기 타고있는 우리 마을 애들이 몇명인데요?!"

    마을 회의에서 젊은 축에 속하는 셀시는 도무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장로들에게 버릇도 없이 윽박질렀다. 평소에 예의와 교양을 중요시하는 그녀라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거친 격앙이 묻어났다.

    "그게 지금 본부두에 있는건 우리 도시 배 만이 아니고.. 저 배 크기라면 곁부두로도 들어올 수 있을 것 아닌가.."

    다른 도시 소속의 배가 우리 부두 안쪽에서 폭풍우에 피해를 입는다면 복잡한 문제가 된다는 것은 셀시도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도시 배를 안받아주다니?

    "곁부두로는 수심이 모자라서 못들어오고 있다잖아요 지금!"

    "그거는.."

    닻만 내려두고 선원들만 도시로 도망쳐들어오기에는 곁부두의 입구부터의 거리가 너무 멀고, 그렇다고 배를 통째로 끌고들어오기에는 곁부두쪽의 깊이가 부족했다. 그에 장로들이 내놓은 대답은 '물이 밀려들어오고 있으니까 조금 더 기다리면 배가 들어올 수 있다.' '수십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그런 식의 이야기였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저렇게 될지도 모르니까 손놓고 기다려보자는 이야기.

    셀시는 어째서 자신만 이렇게 화를 내고 있는지에 답답함이 치밀어올라서 뒤를 획 돌아 다른 사람들을 노려봤다. 셀시와 함께 몰려 온 다른 사람들도 손놓고 있지는 않았다. 그들은 두손을 모아들고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통일된 국교를 믿었고, 신이 본다면 참 기특하다고 생각할만큼 하나되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셀시는 신이 아니었음으로 억장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결국 셀시는 분을 삭히지못하고 마을회관 문을 박차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곁부두로 달려나갔다. 그곳에는 마찬가지로 걱정이 되어 나와있는 듯한 무뚝뚝한 콜린씨와 낯선 이방인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셀시는 비바람을 거슬러 힘겹게 콜린씨에게 다가가 물었다.

    "수심은 어때요!"

    "아직 모자라지."

    콜린씨도 배가 못들어오고 있음을 알기에 바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 이상 차오르면 배에서 내리다가 빠져죽기 딱 좋을것도 같고."

    그 말을 들은 셀시는 역시 본부두를 여는 수 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그런데도 장로들과 마을 사람들은 기도나 해대는 꼴이라니. 교양있는 셀시는 욕지거리를 참을 수 없었다.

    "신은 얼어죽을!"

    그에 이방인이 대답했다.

    "얼어죽기는 아직 계절이 좀 이르지."

    그 한가한 대답에 셀시가 사납게 노려봤지만, 이내 국교를 소중하게 대하는 이 나라의 사람들 앞에서 신을 모욕하는 것은 어찌되었던 상당히 무례한 행동이라는 것을 상기했다. 그런 셀시에게 이방인이 짐짓 유쾌하게 말했다.

    "그러지 말고 자네도 기도나 하지 그런가?"

    그 가벼운 태도에 결국 셀시는 예의고 뭐고 다 집어던지고 윽박지르고 말았다.

    "그런다고 배가 여기로 들어와? 아니면 본부두가 열려? 뭔데! 기도가 뭘 어쩔건데!! 그걸 누가 듣는데!! "

    폭풍우를 뚫고 울려퍼지는 격노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던 이방인은 어깨를 으쓱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여전히 농담하는 투로 대답했다.

    "신이 듣겠지."

    그에 셀시는 어이가 완전히 사라져서는 일어선 그를 치켜 뜬 시선으로 올려다봤다. 그녀의 황당함과 분노, 그리고 불안함과 걱정이 뒤섞인 시선에 이방인이 피식 웃었다.

    "내기나 할까."

    이방인이 앞으로 걸어나섰다. 곁항구로는 거세게 파도가 몰아쳐 들어오고 있었다. 그 끝으로 다가갔다가는 순식간에 파도에 먹혀 물밥이 되어 사라지기 딱 좋았다. 이방인은 그 딱 좋은 짓을 하며 이어말했다.

    "누가 듣고 들어서 뭘 어쩌는지."

    평소라면 걱정하며 달려나가 붙잡았겠지만, 너무 화를 내버린 여파로 그럴 기분이 아니게 된 셀시는 콜린을 돌아보며 저거 미친사람 아니냐는 시늉을 했다. 콜린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결국 붙잡으러 달려나가기 애매해진 셀시는 폼 좀 잡다가 무서우면 되돌아오겠지 하고 그 꼴을 바라보는데, 이방인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계속 걸어나갔다. 부두를 향해. 바다를 향해. 파도를 향해. 사태를 파악한 셀시가 기겁을 하는데 이미 잡으러 뛰쳐나가기도 위험한 지점까지 걸어나가있던 이방인은 그럼에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저 먼 곁부두의 입구로 부터 거센 파도가 밀려오는게 보였다. 저게 곁부두의 낮은 둑에 직격하면 이방인은 바로 그 물살에 쓸려나가 비명횡사할게 분명해보였다. 심지어 그것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는 듯이 이방인은 둑을 넘어서 바다를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그의 발끝을 향해 높게 몰려온 파도가 들이닥쳐 부딛혔다.

    셀시는 콜린씨의 팔뚝을 잡으며 눈을 질끔 감고 말았다. 그리고 천천히 다시 뜨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있었다. 이방인의 발에 몰려와 부딛힌 파도가 그 높이에 멈춰서있었다. 이방인은 파도를 밟고 계속 걸어나갔다. 파도가 끊임 없이 몰려와 그의 발밑에 부딛혔고 계속해서 길이 되었다. 그렇게 파도치는 앞바다의 한복판까지 걸어간 그가 뒤를 휙 돌아 멀리서 셀시를 마주봤다. 그리고 울림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내기에서 이기면 말이야. 자네도 기도를 좀 열심히 했으면 좋겠군."

    그렇게 말하고 다시 돌아서자 그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던 파도와 비바람들이 쉴새없이 휘몰아치며 온 주변의 바다와 하늘, 비구름을 향해 내달렸다. 그리고 그 정신머리없이 요란한 기세와 함께 폭풍우가 거짓말처럼 물러나기 시작했다. 귀가 먹먹할 정도이던 빗소리가 갑자기 멈추자 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며 사람들이 부두로 몰려나올 쯤에는 하늘에 해가 떠서 햇살이 바다를 비추고 있었다.

    셀시는 기가 막혔다. 이방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내기같은거 할생각 없다고 따져묻기도 전에 사라졌으니 이걸 어쩌면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던 셀시는 조용히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렸다.

    '그쪽하고 내기한 적 없고요. 다음부턴 예의같은걸 좀 챙겨서 돌아다니십시다.'

    잘 듣는다고 하니, 잘 알아들었겠지 생각했다.
    798 신의 활 [새창] 2018-03-26 23:33:07 1 삭제
    활 모양의 달에서 살이 놓인게 아니라 활 모양의 달이 살을 놓은거라서
    회오리쳐 앞에 생략된 주어가 살이었을 줄은 몰랏서요
    달이 회오리 칠것같진 않아서 이미지가 애매했는데 살이었군요!

    중의가 감칠맛일지 결벽이 감미인지는 어려운 문제지만 전 사실 당기는 이미지쪽이 맘에 들었어요
    아무래도 결벽함의 가치는 쉐프님 본인 외에는 잘 알아주기 힘든 가치이기도 하므로
    맛보는 독자입장에서는 거리낌없이 감칠맛의 자극 쪽으로 끌려가는 거시에오!

    댓글을 읽다가 처음 느꼈는데 흔히 쓰는 쏜살같이라는 표현은 쏜 화살을 의미하는 거였다니!

    그러고보면 그리스신화가 만들어질 때도 초승달을 보고 활같다는 생각을 해서 아르테미스를 지었을텐데
    그게 수세기후의 오유인에게 영감을 주다니..
    이야기로 만들어진 심상은 언젠간 누군가에게가서 적중하는 법인가바요

    그리고 제가 아는 보우는 엘보우 뿐입니다. 훌륭한 타격기죠.(단호)
    797 신의 활 [새창] 2018-03-26 17:32:05 1 삭제
    하늘 가득한 낮과 밤의 붉푸름이 그려지는 멋진 이미지! 아침이 인다는 부분에선 낮이 시작되는가 싶었는데, 역시 달로 부터 시작해서 해를 떨어뜨렸으니 시작되는 것은 저녁이겟군뇨!
    796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방, 쓰레기, 분홍, 냄새, 꼭 [새창] 2018-03-19 01:39:07 1 삭제
    추천 백만네개!!
    795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8-03-18 04:45:39 0 삭제
    평범한 중2병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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