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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콜이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824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통통, 티끌, 언덕, 은혜, 통로 [새창] 2018-06-26 19:40:32 1 삭제
    통통. 고무공이 언덕을 따라 한번 튕길때마다 한달음씩 멀어져갔다.

    소녀에게는 공을 주으러 쫒아가야겠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냥 고무공이 손을 벗어났다. 튕겨서 저 아래로 멀어진다. 쫒아가면 힘들겠지.
    그런 정도의 생각들이 소녀의 심상 속을 맴돌았다.

    소녀는 저 고무공에 대해서 잘 알았다.
    어디에서 샀고, 어떤 색깔이고, 어느정도의 무게이고.. 그런 등등의.

    하지만 그걸로 관심을 가졌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소녀는 티끌만큼도 저 공에게 관심이 없다.
    관심이 있었다면, 소중하게 생각했다면, 이미 언덕 아래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을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음으로 인해 깨닫게 된 불편한 것 하나.

    유사성.

    소녀는 자신과 고무공의 관계에서, 어떤 또 다른 관계와의 유사성을 깨달아버리고 말았다.
    그녀와 그녀의 양부모님과의 관계. 굉장히 불편한 통찰이지만, 두 관계가 굉장히 닮았다.

    소녀의 양부모님들은 좋은 분들이었다. 소녀에 대해서라면 하나에서 열까지 무엇이건 알고 있었다.
    소녀가 몇 살이고, 무슨 색깔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어떤 고아원에서 입양되어 왔으며, 몇 해 전에 그 고아원 앞에 버려졌는가 같은, 그 어떤 것이라도 잘 알고 있었다.
    주변사람들은 '딸에게 참 관심이 많으시네요' 하고 웃으면서 대단하다는 양 말하곤 했다.
    하지만 소녀는 알았다. 그게 관심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부모가 소녀에게 베풀어 온 모든 것들은 은혜로운 것이었다.
    그래도, 그럼에도, 그건 관심과는 다르다. 결정적으로 아주 근본적인 무언가가 달랐다.

    고무공을 살때 돈을 지불하고, 눈에 띄는 곳에 두었다가 더러워지면 닦고, 서랍의 가장 좋은 위치에 놓아두고.
    그런 행위들이 이루어진다해도 언덕 아래로 튕겨져나가 버렸을 경우에 직접 찾으러 쫒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은 채 어느날 어느 순간에 사라져버려도 사라진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런 점들이 양부모가 소녀에게 품은 무언가와 관심이나 소중함이란 단어의 일치에 맹렬한 거부를 일으켰다.

    물론 오늘 소녀가 가출을 한다면 양부모는 신고를 할 것이다. 소녀가 혹 나쁜 사람들에게 납치된 것은 아닌지 경찰에게 걱정스레 물을 것이다.
    소녀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 정보를 알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소녀는 도저히 그것을 양부모가 '궁금해서', 혹은 소녀에게 '관심이 있어서'라고 생각 할 수가 없었다.
    그냥 바닥에 떨어지면 다시 튀어오르는 고무공 처럼, 마치 탄성과도 같은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더러워 진게 보이면 딱히 깨끗해지길 바라는 것도 아니면서 천을 꺼내 닦고,
    바닥에 굴러다니면 제자리에 있길 바라는 것도 아니면서 서랍 속 좋은 자리에 넣어두고,
    행복하게 자라나길 바라는 것도 아니면서 고아원에서 꺼내 와 양녀로 삼는 따위의, 그런 탄성적인 일.

    소녀는 고무공이 영영 찾을 수 없는 곳까지 굴러가버리고 나서야 발걸음을 돌려 양부모의 집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웃으며 맞이해주는 양어머니에게 말했다.

    "가지고 놀던 고무 공이 언덕 아래로 굴러가 버렸어요."

    "저런, 다음에 새걸 하나 사야겠구나."

    소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녜요. 이젠 인형을 가지고 놀 거에요."

    "그래 그것도 좋겠구나."

    양어머니가 웃었다. 소녀는 착한아이 처럼 손발을 닦고 현관으로 들어가 식사자리로 향했다. 그러던 중에, 복도 통로 한가운에 앉은 소년과 부딪히고 말았다.

    "아야!"

    소녀는 아픈 소리를 내며 소년을 째려봤지만 소년은 다른데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어..어.."

    소녀보다 몇 해 늦게 입양 되어 온 소년, 그녀의 남동생은 부딪힌 그녀에게 아랑곳도 없이 다른 통로에서 튕겨져 오는 무언가를 손을 뻗어 잡았다. 고무공이었다. 그리고 그걸 받은 후에야 소녀를 발견한듯이 돌아봤다.

    "아.. 누나 미안. 엄마가 밥먹으래."

    "넌?"

    "난 먼저 먹었어."

    "그래?"

    남동생은 그렇게 말하고 통로를 향해 다시 고무공을 던졌다. 통로 속에서 이리저리 튕긴 고무공은 반대편 벽에 맞았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남동생은 그걸 반복하며 놀고있었다. 소녀가 물었다.

    "왜 집 안에서 놀아? 밖에서 놀면 더 재밌을텐데."

    "그치만.."

    남동생이 이번에도 고무공을 먼저 잡은 후, 그 다음으로 소녀에게 대답했다.

    "고무공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집 안에서만 튕기고 놀라고 하셨거든. 아버지가.."

    "..그래?"

    남동생이 다시 고무공을 던지며 말했다.

    "소중한걸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그래야 한데."

    "..."

    소녀는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

    다시 입술을 다물고 말았다. 느끼고 있는 것이 말이 되어 나오지 않았다. 입술을 다물고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한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굉장히 납득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남동생의 모습을 하고 통로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그것의 고무공은 매번 되돌아 왔다. 마치, 저가 누군가의 관심이라도 받고 있다는 양. 그녀와는 다르다는 것처럼.

    "..."

    소녀는 역한 감정을 느꼈다.
    823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소용돌이, 만원, 물집, 흙, 눈물 [새창] 2018-06-24 14:32:32 1 삭제
    공구상에서 소용돌이를 샀다. 만원. 이걸로 총 비용이 내 월급을 넘어섰다.

    땅을 파다 실패한 흔적으로 손끝마다 남은 물집이 쓰라렸다. 다행이었다. 손끝이 아픈 건 꽤나 참을 수 있다. 불어터진 것이 눈꺼풀이었다면 밤잠도 못자 설쳤을 테지.

    다시 뒷산을 올라 작업하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땅을 파던 삽과 드러난 나무뿌리가 지저분하고, 어울리지 않는 하얗고 깨끗한 종이박스가 하나 놓여있었다.

    저 박스 안에는 내 애완견이 들어있다. 오늘 오전에 안락사 한 내 애완견. 아직 따뜻하고 부드러운 털복숭이를 가운데 눕히고 자주 입히던 귀여운 옷과 남은 간식 따위를 함께 넣어두었다.

    간이 굳는 병이라고 했다. 치료할 방법이 없고, 완화로 수명을 이어나갈 순 있지만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강아지의 고통이 너무 심할 거라고 의사는 말했다.

    내 통장은 가볍다. 비용만으로도 나는 안락사를 선택해야만 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안락사를 선택한데 대한 죄책감을 덜라고, 의사는 강아지가 겪을 고통에 대해서 자세히 여러번 설명했다.

    그래 고통. 삶을 포기하기에 합당한 이유지. 합당한. 합리적인.

    나는 그 덕으로 미련조차 가져보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선택한 안락사에도 거덜 날 만큼 내 통장은 얕고 보잘것없었고, 그래도 무덤자리 하나 얻어 보고자 몰래 파내고 있는 주인집네 뒷산에는 아마추어가 파내기에는 택도 없을 만큼 나무뿌리가 많았다.

    처음에는 금방 파겠지 싶었다. 코딱지만한 소형견 한 마리 드러앉은 박스 따위, 그냥 삽질 몇 번 하면 땅속으로 쏙 들어가겠지 싶었다. 하지만 겨우 두 번째 삽질에 턱하고 걸린 딱딱한 나무뿌리를 몇 번 찍다보니 땅보다는 내 손끝이 먼저 파여나가려고 했다. 나무뿌리보다는 내 손가락이 먼저 꺾일 듯 했다. 먼저 고장나는 것이 삽인가 내 허리인가를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결국 나는 소용돌이를 샀다. 구슬 모양이었다. 내가 파다가 실패한 흙 속에 구슬을 묻자, 땅이 소용돌이치며 주변을 삼키기 시작했다. 빨려들어가는 삽을 급히 꺼내고, 멍하니 넋 놓은 채 흙이 빙글빙글 돌며 지하로 매몰되는 모습을 쳐다보다가 옆에 놓여있는 상자를 끌어당겼다.

    요 근래 내 강아지는 많이 야위었다. 그런데도 기억하고 있는 것 보다는 무게감이 있었다. 그야 옷이나 간식 무게도 있으니 그렇겠지. 남기고 간 게 많네.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울컥.

    그런 생각. 겨우 그런 생각에 열린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흘렀다. 차라리 삽질을 계속할걸. 무의미한 땀을 흘리고 손이 아작나고 나면, 비용 대신 네 고통이 두려워서 안락사를 선택했다는 변명처럼, 슬퍼서가 아니라 손이 아파서 흘리는 눈물이라고 우길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남자다운 모습으로 보내겠다는 소기의 목적을 완전히 실패한 채, 상자를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흙이 상자를 삼켜간다. 상자가 간식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뱅글뱅글 돌다가 이내 흙의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졌다.

    만원짜리 싸구려 소용돌이는 내 눈물보다 빨리 그쳤다. 나는 정말, 짧게 울었는데도.
    822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접시, 술, 수평선, 푸른, 허벅지 [새창] 2018-06-23 16:29:08 1 삭제
    망망대해 한복판의 수상가옥.

    파도가 치는 마루에 한 남자가 의자에 묶여있다.
    앞에 고정된 테이블 위에는 술이 따라진 쟁반만한 접시가 하나.

    밤이 되어가고 접시 위의 세계에선 차가운 물결이 친다. 그 같은 모양으로 바깥세계의 바다에서도 파도가 친다. 인간을 잡아먹는 것들 특유의 서슬퍼럼이 숨죽인 도사림도 없이 위세를 흩뿌리고 있다.

    남자는 오후의 끝에 수평선으로 떨어진 태양을 등지고 묶여있었다. 강렬하고 붉은 석양에 의해 생겨난 그림자가 짙푸른 밤이 하늘을 집어삼키는 방향으로 곧 죽으려는 사람처럼 몸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이전의 새벽, 그를 이곳에 묶어놓고 간 남자는 보트위에서 접시에 술을 부어주며 말했다.

    "못 견디겠으면 자살하라고."

    그것은 그 남자의 선심이었다.

    새벽부터 밤이 오기까지의 긴 고민, 번뇌, 결심 결단 끈기 근성. 온 세계를 뒤덮으며 몰려온 밤하늘은 그런 것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집어삼켰다. 묶인 남자의 정신세계는 오전과 오후를 지나 결국 끝장났다. 석양의 불빛이 꺼지기 전에 얼른 자살해야겠다는 마음만이 척추를 타고 솟구쳐 올랐다.

    남자는 결박된 팔을 당기고 온몸의 근육을 긴장시켜 상체를 숙여 코를 박았다. 접시에, 필사적으로.

    바닷물보다 독한 술에 눈과 코가 뜨겁게 고통을 부르짖었다.

    긴 찰나가 지난 후에, 도저히 고통을 견디지 못해 발작하듯 다시 상체를 일으킨 남자는 접시가 테이블 아래로 떨어지는 걸 바라보며 깨달았다.

    코를 박고 죽기엔 접시가 너무 얕다. 그리고 생각한 것보다 훨씬 독한 술이다. 남자는 자신을 자책했다.

    그의 눈과 코를 붉게 충혈 시킨 물방울들이 고장 난 듯 맹렬히 이뤄지는 들숨날숨의 위를 흘러 허벅지로 떨어져내렸다. 이것마저 실수였다.

    '산소 따위를 삼킬게 아니라 떨어지는 방울이라도 햝았어야지!'

    남자는 본능조차 힐난했다. 호흡마저 증오의 대상이 됐다. 이렇게 허무하게 쏟아버릴 것이 아니라 햝아서라도 술을 들이마셨어야 했다. 삼켰어야했다.

    이제부터 온 지구를 뒤덮을 밤의 암흑 속 수 시간을
    바다의 한복판에 묶여 파도에 흔들리며 버텨낼만한 용기가
    취하지 않은 인간에게 깃들 리가 없었으므로

    그러므로 반드시 술은 술으로써의 역할을 다하게끔 했어야했다.

    남자는 울부짖기 시작했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책했다. 파도가 더 강하게 치면 더 큰소리로 울며 악을 썼다. 취한 사람은 되지 못했지만 미친 사람처럼은 포효했다.

    허나 밤과 바다 중 어느 것도 그 때문에 멈추는 일은 없었다.
    82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계단, 밑, 도끼, 촛불, 꼿꼿이 [새창] 2018-06-20 05:42:57 0 삭제


    820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계단, 밑, 도끼, 촛불, 꼿꼿이 [새창] 2018-06-19 06:36:29 1 삭제
    저택의 안쪽 구석진 곳
    커다란 계단 아랫편에 숨겨진 쪽문이 하나 있다.

    책이나 몇 권 숨겨질까 싶은 그 작은 쪽문을 열고 기어들어가보면
    의외의 깊이를 자랑하는 지하통로와 맞닥뜨리게 된다.

    그 통로를 걷다보면 중간쯤 움푹 패인 곳에 허리 꼿꼿한 노인이 촛불을 들고 앉아있다

    초의 불빛이 벽에 기대어진 도끼자루와 감긴 눈꺼풀 위로 일렁인다.

    노인은 장님이라 들었다.
    저 눈꺼풀이 뜨여있었다면, 그 눈먼 자들의 허여멀건한 안구를 맞닥뜨렸다면,
    나는 진정할 수 없었겠지.

    나의 긴장은 한계다.
    하지만 노인은 서두름없는 움직임으로 도끼를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통로의 한편으로 다가갔다.

    굵은 나무뿌리가 자라있다.
    몇 번이고 도끼로 쳐내고, 몇 번이고 다시 자라난 자국이 역력하다.

    노인은 수십 년 동안 그래왔듯이 또 방문자가 왔으니 익숙한 도끼질을 반복한다.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끊어진 새 나무뿌리가 말라비틀어진 옛 나무더미 위로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사람 하나가 통과할 정도의 틈이 되자 노인은 한켠으로 물러섰다.

    '들어가시지요 도련님.'

    아마 먼 옛날, 가장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엔 그런 말도 건네었을테지.
    하지만 장님이 된 노인은 이제 건넬 수 있는 말조차 잊어버렸다.

    그래 잊어버린 것이다.
    이 저택의 모두가 잊어버린 무언가가 이 통로 너머에 있다.

    침을 삼켰다.
    이윽고 나는 이 저택의 비밀을 알 때가 되었다.
    819 [가능하면 1일 1시] 명명 [새창] 2018-06-01 13:07:11 1 삭제


    818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약속, 배신, 연락, 우물, 보름 [새창] 2018-05-31 19:20:54 2 삭제

    개꿀잼!
    죽음->죽어남은 좀비->살아남은 인간->영생 무한동력..!
    817 여기다 써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룬의아이들 3부 출간된답니다! [새창] 2018-05-19 18:09:05 1 삭제
    으와 대박 대륙의 격동기인가요!
    816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모른 체(채), 엄연히, 분노, 바보, 덫 [새창] 2018-05-16 12:21:08 2 삭제


    815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모른 체(채), 엄연히, 분노, 바보, 덫 [새창] 2018-05-16 12:17:00 1 삭제
    바보가 놓은 덫이 있다.

    보통은 아무도 그 덫에 걸리지 않는다. '누가 그 덫에 걸리겠어' 하고 생각한다. '왜 이런 바보같은 짓을 하는거야!' 하고 바보를 공공연하게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것도 보기좋은 모습은 아니므로 보통은 다들 모른체 한다.

    개인들은 그 덫을 알고 있지만 모른 체 할 뿐이다. 그런데 그 개인은 대개 하나가 아니다. 둘셋, 넷다섯여섯, 열, 백 , 천으로 늘어난다.

    모두가 함께 모른척하다 보면 어느순간 이상한 분위기가 생겨난다.

    그 덫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굉장히 바보같은 일이 되고, 심지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있다고 믿는 것 조차 해선 안 될 것 같은 기류가 생겨난다.

    사람들이 뭐라고 믿던 간에 덫은 엄연히 존재한다. 바보가 그 덫을 깔았으니까.
    하지만 바보가 아닌 사람들은 개인일때는 그 덫을 알면서도 모른척하다가, 집단이 되면 있는데도 없는 것으로 치부하게 된다.

    그러다가 걸리는 것이다.

    평소라면 절대 걸리지 않았을 똑똑하고 스스로의 지능에 대해 자부심도 있는 사람이 그 '없는' 분위기에 휩쓸려서 바보의 덫을 밟는다. 그럼 그의 속에서는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대한 당혹감과, 원치 않았던 상황에 대한 분노가 솟구쳐 오른다.

    처음엔 분명히 바보에게 화를 내는 것이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기 때문에 한 모른척이었다. 바보가 하는 바보스러운 일에 굳이 심각하게 굴며 다그치는 것이 그렇게 의미있고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이게 집단이 되었다가 다시 개인의 피해로 되돌아오면 의미가 완전히 바뀌어있곤 한다.

    집단은 마치 있지도 않았던 덫에 사람이 걸린 끔찍한 참사가 일어난 마냥 호들갑을 떨고, 피해자는 그 집단의 호들갑을 등에 업고 바보를 향해 끔찍하고 격렬한 분노를 퍼붇는다.

    개인들은 나서서 지적하는 정도도 교양없다 여기지만 집단은 바보를 사형하는 것 조차 문제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똑똑한 개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른 체 하고 있다보면, 그런 분위기가 생겨난다. 아주 자연스럽게.
    814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8-05-08 00:11:33 0 삭제
    게시글이 30일 지나면 추천을 못한다닛! 마음만은 추천추천 놓구감믜다..
    813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앙증, 선생, 진흙, 신청, 손짓 [새창] 2018-05-07 23:35:12 1 삭제


    812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지극, 집착, 잔디, 빛, 옆집 [새창] 2018-05-02 20:32:44 0 삭제


    81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지극, 집착, 잔디, 빛, 옆집 [새창] 2018-05-02 17:53:37 1 삭제
    잔디는 기회를 얻었다.
    이 불모지를 떠나 옆집의 양지바른 마당, 하루의 가장 좋은 시간에 얼마든지 햇볕을 즐길 수 있는 울타리 안으로 갈 수 있는 기회.

    하지만 잔디는 그런 호화를 누리고자 악착같이 버텨 살아 온 것이 아니었다.
    그림자 하나 없는 햇빛이나 수분 마르지 않는 흙땅에 집착하고자 인내와 근성으로 살아 온 것이 아니었다.

    잔디는 지극히 올바른 것만을 바랬다. 이 모래뿐인 공터, 생명 없는 불모지에
    다른 잔디들과 함께 오롯이 생존해간다는 진정성 있는 삶만을 바랬다.

    잔디는 자신의 뜻을 전했고 공무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옆집 할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잔디의 뜻은 그렇다고 합니다."

    "그런..정말 아쉽네요.."

    불모의 공터는 이제 놀이터로써도 완전히 쓸모를 잃어버려 그곳에는 건물이 지어질 것이라 했다.
    잔디가 있던 땅은 뒤엎어져 그대로 토사가 될 것이었다.

    마침 그런 장소에서 보기좋은 잔디 군락을 발견한 이웃집 할머니는 관할시청의 식물소통담당자를 통해 잔디에게 집 앞뜰로의 이주를 권해보았던 것이지만, 잔디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예정대로 잔디밭은 뒤엎어져 토사가 되었고, 할머니네 앞뜰에는 그 대신으로 예쁜 수선화들이 심어졌다.

    수선화들은 행복해했다. 할머니네 앞뜰은 풀들에게 있어 천국이나 다름 없었다.
    잔디가 그런 행복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에 비해, 수선화들은 그 행복을 누리는 것이 익숙해보였다.

    행복하게 살아 온 수선화들은 쉽게 계속 행복했다.
    잔디들에겐 주어진 기회가 어려웠던 삶을 달래기에 진정성이 모자랐던 모양이지만.
    810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점수, 자신, 마지막, 한결, 방 [새창] 2018-05-01 17:05:33 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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