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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070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2
    조회수 : 1906
    IP : 178.62.***.160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6/07/07 21:15:07
    http://todayhumor.com/?panic_89070 모바일
    [오컬트학] 일어나 있으면 줄게
    일어나 있으면 줄게

    예전에 친구랑 바다에 놀러갔을 때 일인데,
    모래찜질을 하기로 하고, 사람이 너무 많으면 좀 부끄러우니까
    그다지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친구 도움을 받아서 모래에 파묻혔어.
    얼굴엔 타지 않게 파라솔 같은 걸 받쳐두고보니 꽤 쾌적해서 꾸벅꾸벅 졸음이 왔어.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지더니
    "일어나 있으면 줄게"
    라는 젊지 않은 여자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친구 목소리도 아니고, 왠지 억양 없는 톤이었어.
    많이 졸리기도 해서 무시했는데
    그 말을 한 후 아무 말 없더니 점차 기척이 사라졌어.

    조금 지나서 모래에서 나온 후 바다에 들어가 놀았는데
    돌아갈 때쯤 파라솔을 거기 두고 온 게 생각나서 다시 가지러 갔거든.
    미리 말 안 했는데 그때 모래에서 나올 때 안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모래를 다시 쌓아두고 파라솔도 얼굴 부분이 안 보이게 잘 세워뒀거든.
    친구를 놀래켜주려고 그렇게 한 건데,
    기다리다가 지쳐서 딴 데서 놀다가 만났지 뭐야.
    아무튼 파라솔을 가지러 갔다가 내 눈에 보인 건
    다른 파라솔이 모래가 쌓인 부분에 수 개나 꽂혀 있는 광경이었어.
    내 파라솔은 갈기갈기 찢어져서 얼굴이 있어야 하는 곳에 수직으로 꽂혀 있었어.

    그리고 면도기가 머리와 몸통 사이에 처박혀 있었고.
    솔직히 좀 무섭기도 했고..
    완전 무서운 이야기 흐름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쓰레기를 방치하면 안 되니까 내 파라솔이 찢긴 흔적은 가지고 가려고
    깊숙히 찔려 들어가 있는 파라솔을 뽑아 들었어.

    그순간 멀리서 소리가 들리길래 시선을 돌렸더니
    모래사장 멀리서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게 보이는 거야.
    그 사람이 뭐라고 소리치고 있었어.
    아직 해변가에 있던 사람들이, 그 사람을 피하는 게 보였어.

    나도 후다닥 달려서 차를 타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있는 친구를 억지로 차에 태우고 도망쳤어.
    당황하긴 했지만 꽤 멀리 있기도 해서 도망은 쳤지만
    웃으며 "일어나 있었네" "일어나 있었네"라며 달려오는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46180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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