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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046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0
    조회수 : 1657
    IP : 46.101.***.12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7/06 20:55:02
    http://todayhumor.com/?panic_89046 모바일
    [오컬트학] 작고 검붉은 손자국
    작고 검붉은 손자국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라 세세한 부분까지는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지어낸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엄마는 농담하는 건 좋아하시지만 이런 거짓말을 하실 리가 없다.

    6년 전 일인데,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여동생은 유치원생이었고 매일 4시에 엄마가 데리러 가셨다.
    그날은 한겨울이었고, 우리 지역에는 눈이 거의 안 오지만 꽤 매서운 날씨였다.

    유치원은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꽤 가까운 곳에 있어서
    오전 중에만 아르바이트를 하던 엄마가 매일 걸어서 데리러 가곤 했다.
    그날도 평소대로 유치원 선생님이 동생을 엄마에게 건네주었고
    주택가에서 조금 떨어진 밭쪽 지름길을 같이 손 잡고 걸어왔다고 했다.

    엄마 말로는 그 길에서 동생이 이상한 소리를 계속했다고 한다.
    "엄마 엄마, 어두운 길이 있을 때 쭉 걸어가면 어떻게 돼?"
    "빨간 차가 있고, 여자가 아래를 보고 있어. 그러면 남자가 나와서 옮기자고 해"
    "그 여자가 이리 와서 검은 길로 같이 가자고 해"
    그리고 가는 길에 있는 농기구 같은 걸 넣어두는 오두막을 보면서
    "저기 들어가자"라며 엄마 손을 끌어 당기며 말을 안 들었다고 한다.

    잠겨있지는 않겠지만 다른 집 오두막이기도 하고,
    흙이 가득한 밭에 들어가는 게 싫어서
    억지로 손을 잡아끌고 집까지 데리고 왔다고 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 여동생은 얌전하고 거의 말 없는 아이여서
    그것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저러해서 가까운 길인데도 집까지 30분이나 걸렸다.

    그렇게 집 현관까지 오더니, 여동생이 손을 뿌리치고 달리며
    쿵쿵 소리를 내며 유치원 가방을 들고서 2층으로 뛰어 올라가
    당시에는 나와 같이 쓰던 아이 방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평소에 그런 행동을 하던 애가 아닌데 이상하다며
    손 씻고 가라고 하려고 여동생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봤는데
    방이 두 개 밖에 없는 2층 여기저기를 찾아봤지만 여동생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방에 들어갔더니 숫돌로 식칼을 갈 때 같은 냄새가 났다고 한다.

    환기도 할 겸 창문을 열고 지붕 위도 살펴봤는데 엄마 휴대 전화가 울렸고
    유치원에서 왜 아직 안 오시냐며 늦어지시는 건지 연락이 왔다.
    엄마는 어이가 없어서 좀 전에 갔는데요 라고 해도
    오늘 아직 한 번도 안 오셨다고 유치원 쪽도 놀랐다고 했다.

    그때 쯤 내가 학교에서 돌아와서, 엄마와 같이 유치원에 갔다.
    가는 길에 엄마에게 이 이야기를 들었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유치원에서는 동생이 울상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엄마가 동생 침대 커버를 갈려고
    깔아둔 이불을 걷었더니 여동생 머리가 닿을 정도 위치의 매트리스에
    작고 검붉은 손자국이 있었다고 했다.
    엄마는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르 지르고 서둘러 걸레로 닦았지만
    그때 식칼 가는 냄새가 또 났다고 한다.
    결국 나는 그 손자국도 보진 못 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53480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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