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가위 눌림</b></div> <div><br></div> <div>2년 전쯤 있었던 일이다.</div> <div><br></div> <div>당시의 나는 고등학교도 중퇴하고, 부모에게도 버림 받은 상태라</div> <div>놀기보다는 돈을 벌어야한다는 느낌에 아침부터 밤까지 알바만 해댔다.</div> <div><br></div> <div>소중한 휴일에는 한숨 돌리기 위해 친구들과 놀러가곤 했다.</div> <div>고등학교 중퇴라서 친구들도 멍청이들 밖에 없었지만.</div> <div><br></div> <div>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면허도 따고, 차도 사고</div> <div>알바로 피곤하긴 하지만 야간에 드라이브하는 게 일과였다.</div> <div><br></div> <div>여름 쯤 숨 돌리는 차원으로 쉬기 전날 밤 친구들과 폐허에 가면서 놀았지만</div> <div>우리 기대와는 다르게 귀신은 한 번도 못 보고</div> <div>거기 살던 홈리스(거지) 아저씨 때문에 혼구멍 난 정도로 그치고</div> <div>실망해서 집에 돌가가게 되었다.</div> <div>그러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라도 무서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집에서 뒹굴 때 인터넷어서 본 이야기가 떠올라서 그 이야기를 했다.</div> <div>이나가와의 방송 정지(괴담 프로그램)에 나왔던 이야기다.</div> <div>아마 내용은 세계 2차 대전 때의 어느 여자아이 이야기였는데 자세히는 쓸 수 없다.</div> <div>요약하자면 누군가에게 말해선 안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div> <div><br></div> <div>당시 나는 그런 건 믿지도 않아서 뽐내며 애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줬다.</div> <div>일생일대의 대실수였다.</div> <div><br></div> <div>여차저차해서 돌아가는 길에서 차 안에서 들떠 있던 분위기를 안고</div> <div>각자 자기들 집으로 가는 친구들을 태워다주고 헤어졌다.</div> <div>아직은 익숙해지지 않은 밤길 운전에 피곤해져서</div> <div>온 몸이 뻐근해짐을 느끼면서 집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가</div> <div>집 열쇠를 꽂고, 손잡이를 돌려 잡아당겼는데, 덜컹거리며 열리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분명 잠궈놓고 갔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div> <div>다시 한 번 열쇠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div> <div>얼른 씻고 싶어서 일단 방에 불을 켰다가 화들짝 놀랐다.</div> <div>빈집털이에 당했는지 방 안이 엉망진창이었다.</div> <div>옷장의 옷이나 테이블 위에 있던 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div> <div>일단은 경찰을 불러서 조사를 받았다.</div> <div><br></div> <div>조사를 끝내고 씻은 후</div> <div>어차피 다음 날도 알바 쉬는 날이니 내일 정리하려고 침대에 뛰어들었다.</div> <div><br></div> <div>그날 처음으로 가위에 눌려봤다.</div> <div>가슴에 누군가가 올라탄 것처럼 꽉 눌러지며 목이 졸리는 느낌이 들고</div> <div>얼굴 앞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진데다가 내쉬는 숨이 느껴졌다.</div> <div><br></div> <div>기분도 나쁘고, 아프고, 눈은 안 떠지고 피곤해서 졸린 것까지 겹쳐서</div> <div>짜증이 솟구쳐서 마음 속으로 "자고 싶단 말이야!!"하고 소리쳤더니</div> <div>가위가 풀리며 눈이 떠져서 일어나봤다.</div> <div>뭐야 별 거 아니네라는 생각을 하는 그 순간 귓가에</div> <div><br></div> <div>"네 몸 나 줘"</div> <div><br></div> <div>라고 속삭여서 소름이 끼쳤는데 기절했던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다음 날 오후, 너무 더워서 창문을 열면서 방 청소를 하고 텔레비전을 봤는데</div> <div>갑자기 무서운 느낌이 들어 집에 있기가 싫어졌다.</div> <div>급히 차키를 들고 친구 집으로 갔다.</div> <div><br></div> <div>연락 없이 왔는데도 흥쾌히 맞아줘서 밤늦게까지 그 집에 있었다.</div> <div>하지만 내일 알바도 있고, 너무 늦게까지 있으면 미안해서</div> <div>인사를 하고 집에 가기로 했다.</div> <div><br></div> <div>친구와 시간을 보낸 덕인지 공포심도 사라지고, 어제 차 안에서 이야기한 것도 잊었는데</div> <div>집에 도착해서 들어가보니 이상하게 집 안에 바람이 불며 탄 내가 났다.</div> <div>어두워서 잘 안 보이고, 이웃집에서 생선이라도 굽나 하고 불을 켜고 창문을 봤다.</div> <div><br></div> <div>창문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div> <div>에어컨과 그 주변 벽이 새카맣게 변해 있고, 커튼이 반 이상 사라져 있었다.</div> <div>방충망에 불씨가 튀었는지 커다란 구멍 형태로 타 있었다.</div> <div><br></div> <div>기분 나쁘니까 창문을 닫으려고 손을 뻗은 순간</div> <div>눈 앞에 자색 옷을 입고 왼자리 오른팔이 없는 여자가 눈을 뜨고 히죽히죽 웃으며 서 있어서</div> <div>나도 모르게 작게 비명을 지르고 엉덩방아를 찧었다.</div> <div>나는 죽는거라 생각했는데, 만족스러운 듯 웃더니 여자가 스윽 하고 사라졌다.</div> <div>한참을 공포 때문에 그 자리에 앉은 채로 있었다.</div> <div><br></div> <div>다음 날 에어컨을 새 것으로 바꿔 달고, 커튼과 방충망도 다시 맞췄다.</div> <div>그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하고 확신은 없어서</div> <div>우연이라고 애써 생각하기로 했다.</div> <div>그런데 몇 주 후, 알바하러 가던 중에 백미러를 봤더니</div> <div><br></div> <div>자색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뒷좌석에 앉아서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div> <div>짧은 비명을 지르고 시선을 앞으로 돌린 순간, 뒷차가 받는 바람에</div> <div>전신 타박상과 늑골이 부러지는 바람에 입원하게 되었다.</div> <div>박힌 순간 큰소리로 웃는 소리를 들으며 아픔을 견디지 못 해 기절한 기억이 난다.</div> <div><br></div> <div>그 이후로는 아무 일도 없지만</div> <div>다시는 말해서는 안 된다는 괴담은 하지 않기로 생각했다.</div> <div><br></div> <div>문장력이 없어서 미안.</div> <div>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고마워.</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