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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926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19
    조회수 : 1433
    IP : 46.101.***.18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07/01 21:02:00
    http://todayhumor.com/?panic_88926 모바일
    [오컬트학] 알아보지 못 하다
    <div><b>알아보지 못 하다</b></div> <div><br></div> <div>몇 년 전 여름, 제가 고등학생일 때 일입니다.</div> <div><br></div> <div>그날은 매우 무더운 날이었습니다.</div> <div>여름 방학이 막 시작된 무렵이라, 딱히 할 일도 없어서</div> <div>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낮잠을 잤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일어난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인지</div> <div>반 정도는 깨어 있는 상태였습니다.</div> <div>그런데 갑자기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div> <div>저는 영적인 체험 같은 걸 한 번도 한 적 없었는데</div> <div>당시에 가위 눌림은 종종 경험한 지라 그리 무섭지는 않았습니다.</div> <div>그런데 한참 가위에 눌리다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때 에어컨을 틀어두었기 때문에 이불을 쓰고 있었는데</div> <div>그 이불이 슥.. 슥..하고 천천히 침대 아래로 떨어지는 겁니다.</div> <div>만약에 이불을 제대로 덮지 않아서 떨어지는 거면</div> <div>처음엔 천천히 떨어지다가 나중에는 이불이 무거워서 한 번에 떨어지잖아요?</div> <div>그런데 그렇지 않았어요. 정말 천천히 천천히 떨어지는 겁니다.</div> <div>침대 옆에서 누가 이불을 들춰서 천천히 당기고 있어!</div> <div>그렇게 여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div> <div>위험하다는 생각과 너무 무서워서 눈도 뜰 수 없었습니다.</div> <div>게다가 몸도 꼼짝하지 않았고요.</div> <div><br></div> <div>풀썩하고 이불 떨어지는 소리가 났습니다.</div> <div>그때 침대 바로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기척이 느껴졌습니다.</div> <div>곁에 누군가가 서 있는 느낌이 났습니다. 그리고...</div> <div>"으...으..."</div> <div>정말 이때는 쫄았습니다. 귓가에서 낮은 남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div> <div><br></div> <div>절대로 눈을 뜨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div> <div>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가위가 풀리고 기척이 사라졌습니다.</div> <div>살짝 눈을 뜨고 방 안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div> <div>침대에서 일어나보니 이불은 침대 아래에 떨어져 있었습니다.</div> <div>에어컨을 켜뒀는데도 땀이 흠뻑 젖어있었습니다.</div> <div>더 이상 방에 있기 싫어서 재빨리 옷을 갈아 입고</div> <div>동네에서 식당을 하시는 부모님 가게로 갔습니다.</div> <div><br></div> <div>좀전에 일어난 일을 말씀 드려봤자</div> <div>어차피 안 믿어주실 건 뻔해서, 그냥 밥만 먹고 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그 후 동네 친구 집으로 가서 친구에게도 말했습니다.</div> <div>친구는 믿지 않는 눈치였지만 절 배려해서인지</div> <div>밤늦게까지 노래방, 볼링장 여기저기 같이 어울려서 다녀줬습니다.</div> <div>제 기분도 상당히 좋아져서 집에 돌아갈 때는 공포심이 어느 정도 옅어졌습니다.</div> <div><br></div> <div>씻고 방으로 가니, 아무래도 낮에 있었던 일이 신경쓰이긴 했지만</div> <div>너무 깊이 생각하기 싫어서 그냥 자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좀처럼 잠들지 못 하고,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었습니다.</div> <div>이것저것 하다보니 잠이 와서 이제 곧 잠들겠다 싶던 그 때</div> <div>낮처럼 가위에 눌렸습니다.</div> <div>콩콩콩콩콩! 콩콩콩콩콩! 콩콩콩!</div> <div>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div> <div>콩콩콩콩콩! 콩콩콩콩콩! 콩콩콩!</div> <div>소리가 멎지 않았습니다. 제 오른쪽 벽에서 소리가 났습니다.</div> <div>콩콩콩콩콩! 콩콩콩콩콩! 콩콩콩!</div> <div>누가 벽을 치고 있어! 그런 느낌의 소리가 났습니다.</div> <div>소리를 질러서 부모님을 부르려 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div> <div>기척은 나지 않았지만 이때 제가 느낀 공포는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div> <div><br></div> <div>정신을 차리니 날이 밝았습니다.</div> <div>아무래도 저도 모르는 새 잠이 들었나 봅니다.</div> <div>신기하게도 좀 전에 벌어진 일처럼 기억이 또렷했습니다.</div> <div><br></div> <div>1층으로 내려가 부모님께 "어제 내 방 있는 벽 두드렸어요?"하고 여쭤봤더니</div> <div>"그런 짓을 왜 하냐</div> <div> 그보다 뒷집 할아버지 돌아가셨다.</div> <div> 나중에 인사하러 갈 거니까 너도 준비하렴"</div> <div>저는 부모님께 어제 낮부터 있었던 일을 전부 말했습니다.</div> <div>아버지께서 "별 일이 다 있구나"라고 말씀하신 게 전부였습니다.</div> <div>태도가 묘해서 "무슨 일 있어요?"라고 계속 여쭤봤지만</div> <div>결국 아무 말도 안 해주셨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최근 친구랑 부모님 이렇게 넷이서 밥을 먹을 때</div> <div>"나 이런 경험 했었지"하며 이 이야기를 꺼냈더니</div> <div>어머니께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div> <div><br></div> <div>우리 집은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이사왔습니다.</div> <div>새로 지은 건 아니고, 원래 있던 집이었습니다.</div> <div>우리 가족이 이사오기 전에는 그 집에 가족 넷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div> <div>그 가족은 우애 좋은 형제가 있었는데,</div> <div>뒷집 할아버지가 종종 놀아주곤 하셨다고 합니다.</div> <div>뒷집 할아버지도 손주가 없어서 진짜 손주처럼 여기고 귀여워하셨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가족이 이사를 가게 되었고,</div> <div>할아버지와 형제 모두 꽤 슬퍼했다고 합니다.</div> <div>그후 이 집은 1년 정도 빈집이었는데,</div> <div>우리가 이사할 무렵 할아버지 건강이 악화되어 입원하셨다고 합니다.</div> <div>그래서 저는 뒷집 사람과는 인사는 나눴지만 할아버지는 뵌 적이 없습니다.</div> <div><br></div> <div>엄마는 "마지막으로 그 아이들을 보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라고 하셨습니다.</div> <div>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div> <div>그 당시 느낀 공포는 잊지 못 하겠지만, 조금 따뜻한 마음이 들었습니다.</div> <div><br></div>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62725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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