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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612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0
    조회수 : 1886
    IP : 178.62.***.13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6/18 00:04:05
    http://todayhumor.com/?panic_88612 모바일
    [오컬트학] 티슈곽
    티슈곽

    어릴 때 혼자 집을 보면서 주스를 마시다가 흘리고 말았다.
    그걸 티슈로 닦았더니 마침 다 떨어져서 빈 티슈곽 안을 들여다봤다.
    그러자 가로등이 빛나는 밤 길이 보였다.
    바람이 곽 안에서 불어나올 정도로 강하게 불었다.
    시험 삼아 손가락 네 개를 넣어봤더니 바람 부는 게 느껴졌다.
    - 우와 이거 뭐야, 재밌다
    혼자 신이 나서 들떠 있는데 집어넣은 손가락에 무언가 질퍽하는 느낌이 났다.
    깜짝 놀라서 손가락을 뺐다.
    녹색 슬라임 같은 게 손에 붙어 있었다.
    그 수수께끼 같은 생물체는 투명해서 눈동자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씻었다.
    한 손으로 그 생물을 꼭 쥐고 30분 정도 씻어댔다.
    다 씻고나서 마음을 진정시킨 후
    살금살금 아까 그 티슈곽 안을 봤지만 이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부모님께도 말씀 드렸지만 믿어주지 않았고
    오른손에 화상 자국 같이 물집이 잡혀 있었다.
    붕대를 감고, 괜시리 답답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다음 날 학교에 가면서 집 근처의 도랑에서 뭔가 꼼지락 거리는 게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어제 그 슬라임의 조각 같았다.
    크기가 줄어 있었는데, 필사적으로 움직이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어쩔까 순간 고민했지만, 밟았다.

    안 믿을 거라 생각하긴 하지만
    내가 경험한 유일한 오컬트 체험을 적어보았습니다.
    수수께끼 같은 세상과 수수께끼 같은 생물.
    어쩌면 제가 지구를 구한 걸지도 모릅니다 ㅋㅋ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47753999.html#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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