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계속 꾸는 꿈</b></div> <div><br></div> <div>저는 어릴 때 계속 꾸던 꿈이 있었습니다.</div> <div>뭐 계속이라고 해봤자 세 번뿐이긴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꿈 내용이 "시골집이 있던 동네 축제에서 다리 위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축제를 바라보는" 겁니다.</div> <div>다리 언저리까지 간이 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div> <div>빛이 발해지듯 형형한 색상들이 한가득하고,</div> <div>저는 빨리 기다리던 그 누군가와 만나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릴 지경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당연히 오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곳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색채가 없었습니다.</div> <div>다들 흰 느낌이라고할까요, 뭔가 뿌연 그런 느낌이었습니다.</div> <div>처음에는 두근거리며 진정하지 못 했지만</div> <div>사람들 행색을 깨달은 후부터는 께름칙하달까, 뭐라 말할 수 없는 불쾌함을 느꼈습니다.</div> <div>그런 마음을 떨쳐내려고 다리 위에서 아래에 흐르는 강물을 들여다봤는데</div> <div>순간 강물에서 셀 수 없을만치 많은 하얀 손이 흔들흔들 제쪽으로 뻗어 오는 겁니다.</div> <div>저도 모르게 비명이 나왔고, 얼른!! 빨리!! 하고 서두르며 간이 가게가 없는 쪽으로 내려가서</div> <div>어둠 속의 길을 뛰었습니다.</div> <div><br></div> <div>너무 무서워서 대체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분간이 가지 않았고</div> <div>정신을 차려보니 시골의 흔한 논밭과 산 사이의 두렁 같은 곳에 있었습니다.</div> <div>앞쪽에는 지장보살이 있었습니다.</div> <div>지장보살께서 지켜주시면 괜찮아!!라는 저도 모를 확신이 들었고, 달려갔지만</div> <div>지장보살에 미처 닿기 전에 뽀각..하고 지장보살의 머리가 떨어졌고</div> <div>절규하며 꿈에서 눈이 떠지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냥 악몽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일전에 오랜만에 이 꿈을 또 꾸었습니다.</div> <div>그리고 우연히도 그날 그 다리에서 자살한 사람이 나왔습니다.</div> <div>한기가 들었지만</div> <div>그러고보니 어릴때도 몇 번이나 꿈을 꾸던 그 시기(마침 다리를 재공사한 때라)가 있었구나하고 찾아보니</div> <div>다리를 재건한 그 시기에 사고로 세 명의 사망자가 나왔던 겁니다.</div> <div><br></div> <div>저는 대체 누구를 기다렸고, 누구와 가려고 했던 걸까요…?</div> <div>다시는 꿈을 꾸고 싶지 않습니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