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매일 얼음을 사러 오는 청년</b></div> <div><br></div> <div>이 이야기는 우리 할아버지(돌아가심)께 들은 이야기이다.</div> <div><br></div> <div>할아버지는 철공소를 하던 솜씨 좋은 장인이었다.</div> <div>할아버지가 젊은 시절(2차 대전 직후일 듯) 철공소의 단골 제빙소가 있었다고 한다.</div> <div>제빙소의 어르신이 할아버지에게 말하길,</div> <div>매일 얼음을 사러 오는 청년이 있다고 한다.</div> <div>팔로 겨우 두를만큼 커다란 막 만든 얼음 덩어리를 사서</div> <div>자전거 짐칸에 고무 튜브로 고정시키고 비틀비틀 가는 청년…</div> <div><br></div> <div>어느 날 매일같이 얼음을 사가는 청년에게 제빙소 어르신이</div> <div>"왜 매일 얼음을 사러 오는가?"하고 물어보았다.</div> <div>청년은 답했다.</div> <div>"소꿉친구 중에 이웃 마을에 시집간 여자친구가, 병이 들어 집에서 요양하고 있습니다.</div> <div> 열이 꽤 높아서, 얼음으로 식혀주려고 매일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div> <div>청년은 출근하기 전에 얼음을 사서 가져다주고 출근한다고 했다.</div> <div>아이스박스 같은 건 없던 옛날이라, 한여름엔 가져다주면 얼음이 녹아서 작아졌을 거다.</div> <div>그럼에도 그 청년은 매일 얼음을 사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 날, 평소같으면 얼음을 사러 올 시간인데도 청년이 오지 않았다.</div> <div>제빙소 어르신은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사고난 건 아니겠지?"하고 걱정하셨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르신 앞에 그 청년이 나타난 것은 점심시간 쯤이었다…</div> <div><br></div> <div>"걱정했잖아!"하고 소리치는 어르신에게, 청년은 나지막히 이야기했다고 한다…</div> <div>"오늘 아침 평소 나서던 시각에 나왔는데, 그 친구가 문 앞에 서 있었어요…</div> <div> 깜짝 놀라서 왠일이냐고 했더니 아무 말도 않고 서서 그냥 보기만 하는 거에요…</div> <div> 그리고 미소를 짓더니 '지금까지 고마웠어...'라고 하더니 사라졌어요…"</div> <div>그 청년은 안 좋은 예감이 들어, 바로 그 친구 집으로 갔다고 한다.</div> <div>그가 도착헸을 때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div> <div>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져서 그 날 아침에 죽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할아버지 말씀하시길</div> <div>"쭉 집에서 한 발짝도 못 나오던 그 아이가, 죽고나서야 그 청년을 보러 간 게지.</div> <div> 슬픈 일이야…"</div> <div><br></div> <div>우리 할아버지는 옛날부터 장인 기질이 다분해서,</div> <div>쓸데 없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이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생각한다.</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