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여름 축제</b></div> <div><br></div> <div>무섭지는 않겠지만 신기했던 경험담을 하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저는 친구들은 보지 못 하는 걸 보고 울거나 도망치곤 했습니다.</div> <div>신사 축제가 벌어진다고 부모님과 같이 보러 갔습니다.</div> <div>시골이라서 축제판도 그리 크게 벌어진 것도 아니고,</div> <div>노점상은 10개 정도만 열리는 작은 축제입니다.</div> <div>그래도 노점상이 늘어선 것을 보니 마음이 들떠서</div> <div>부모님 손을 잡고 두리번거리며 구경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문득 보니 손을 흔드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div> <div>눈길은 저를 향해 있었고, 싱글벙글 웃고 있었습니다.</div> <div>그런데 그 할머니 쪽으로 가는 사람도 없었고, 함께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div> <div>부모님 손에 끌려가는 바람에 할머니가 안 보이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느 정도 가게들을 둘러보며 먹거리도 먹고, 장난감도 사서</div> <div>먹을 수 있을만한 곳에 앉아서 불꽃놀이 시간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얘야…"</div> <div>하고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아까 그 할머니가 거기 계셨습니다.</div> <div>새하얀 기모노 차림에 앉아 있던 저에게 눈높이를 맞추듯 쭈그리고 앉아 계셨습니다.</div> <div>표정은 아까처럼 싱글벙글하셨고요.</div> <div><br></div> <div>모르는 사람이 나한테 말 걸었다는 마음에 무서웠지만</div> <div>부모님이 바로 곁에 계시니까 할머니를 계속 바라봤습니다.</div> <div>그러자,</div> <div>"너 이제 몇 살이 되었니?"</div> <div>하고 갑자기 물어보시기에 저는 '8살이요'하고 답했더니</div> <div>"그러니… 벌써 그렇게 컸구나. 코유리(가명) 아줌마도 그만큼 나이 먹은 게지"</div> <div>하고 말하시길래 '할머니 이름이 코유리예요?'하고 여쭤봤더니</div> <div>"그렇단다. 어릴 때 내가 너 안아주고 그랬는데. 너무 어려서 기억 안 나려나?"</div> <div>여전히 싱글벙글 웃으며 말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 이름은 들은 적이 없으니 옆에 계시던 엄마에게</div> <div>'여기 코유리 아줌마 있어'라고 말하자마자 엄마가</div> <div>"뭐?!"하고 비명 같은 소리만.</div> <div>여기 있잖아…하고 돌아보니 거기엔 아무도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엄마 말로는 제가 태어나고 머지 않아 암으로 돌아가신 코유리 아줌마라는 분이 계셨고</div> <div>매일 제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합니다.</div> <div>자기 아들처럼 살뜰히 봐주시고, 딱 한 번 엄마가 절 데리고 보러 갔더니</div> <div>싱글벙글 웃으며 절 안아주셨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전혀 기억도 안 나고, 코유리 아줌마 존재 자체도 몰랐습니다.</div> <div><br></div> <div>엄마는 "네가 많이 걱정되셨나보구나"하고 말씀하셨습니다.</div> <div>그후로도 코유리 아줌마는 보지 못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별 이야기 아니라 죄송합니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