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안 남은 미국 대선, 그날은 대선 뿐 아니라 로컬 차원에서의 선거도 한꺼번에 있습니다. 긴 투표용지의 빈 칸들을 메꾸면서 보니 주민발의안들도 꽤 됩니다. 여기다가 주지사 선거 및 연방 상원의원 선거, 그리고 하원의원 선거까지도 같은 날 있다 보니, 관련 홍보 우편물들의 양이 장난이 아닙니다. 오늘도 열 시간 정도 일할 각오를 하고 우체국을 나섰습니다. 

평소보다 무거운 우편물들을 들고 차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날일수록, 귀로 듣는 팟캐스트들이 더욱 고맙게 느껴집니다. 한국의 뉴스들을 이렇게 들으며, 한국 시간으로는 오늘 있을 집회들이 한국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며 길을 걷습니다. 

어제 박근혜 씨의 기자회견을 뒤늦게 봤습니다. 아, 한숨만 푹 나오더군요. 자기의 잘못에 대해 인정을 바라는 것은 관두고라도, 그녀 스스로가 잘못하고 있는 것을 인식이나 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인지장애가 있다고 의심이 갈 정도였습니다. 전에 이 분이 권력 금치산자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거 철회합니다. 이 분, 그냥 금치산자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 분에게 필요한 건 레시친입니다. 두뇌를 활성화시켜주는 물질이지요. 그리고 레시친이 많이 들은 음식은 콩입니다. 밥에 콩을 많이 넣어 드시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 조용한 독방 같은 곳에서 혼자 콩밥을 드시는 것이 이 분을 위해선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이제 내가 이런 헛소리나 하고 있군요. 원래 저는 와인, 음악, 책, 인생... 이런 것들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고, 그걸 인정받아 와인 부문의 파워 블로거로 2년동안 영예를 누렸습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로 시사 분야의 파워블로거가 됐었습니다. 그것도 5년동안이나. 그래서 그렇게 7년간 연속 파워블로거라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지만, 내가 뭐 이러려고 블로그 했나 하는 자괴감도 들고.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