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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5668
    작성자 : 강지강이
    추천 : 1
    조회수 : 201
    IP : 58.230.***.9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7/07 21:56:45
    http://todayhumor.com/?readers_25668 모바일
    [장편 : 15] 그와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옵션
    • 창작글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한줄 소개 내용 : “그건 영업상 비밀이야.”</span></p> <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center;"></p> <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center;"></p> <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center;"></p> <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center;"><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아침까지만 해도 밝았던 날씨는 시치미를 떼는 듯 어두운 낯빛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렴풋이 아침에 방송된 일기예보에서 저녁에 소나기가 올 거라는 예보를 들은 것이 이제야 기억나는 건 왜일까요.</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것 때문인지 급하게 나오면서도 뭔가를 놓고 온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현관문에서 신발을 다 신고도 기억해 내려 버티고 있었던 상황이 떠올랐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결국 놓고 온 것은 다름 아닌 우산이었지요. 오늘은 번번이 까먹고서 차고 나오지 않았던 시계도 특별히 차고 나온 날인 터라 내심 나름 만족하며 나온 날이었는데 말이죠.</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제가 집을 나선 이유는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의 다급한 연락이었어요.</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죄송해요. 지영 씨. 혹시 주무시고 계셨나요? 실례지만 오늘 일정 없으시면 만날 수 있나요? 오늘인 사람이 있는데 여성분인지라 혹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요.”</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조심스럽게 의중을 묻는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의 부탁에 알겠다고 답하고는 약속 시간까지 정하고 준비했었어요.</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는 탄강 근처에 있는 대교에서 만나자고 했어요. 그 대교는 아름다운 탄강을 배경 삼아 많은 행인들의 발목을 잡고 사진을 찍게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도 그림자가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인적 드문 새벽이나 이른 아침, 혹은 사람들이 한창 일하는 업무 시간에 그 대교에서 탄강으로 뛰어내려 생을 마감하려는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죠.</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탄강에 한번 빠지면 아무리 수영에 능한 사람이라도 물살이 거칠어 고전한다고 하는데 일반 사람이 빠진다면 살아서 나올 확률이 극히 드물다는 곳이죠.</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래서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가 이곳에서 보자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의미를 바로 파악했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가 먼저 저를 보고는 환히 웃으며 반겨주고 있었어요. 신호를 기다리는 횡단보도까지 건너서야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날씨가 우중충 하네요? 마치…….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처럼.”</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아직은 우리가 찾고 있는 사람을 발견 못한 상황인지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별로 좋은 징조는 확실히 아니네요. 혹시 우산 가지고 나오셨어요?”</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제가 묻자,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는 할 말 없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이며 말없이 있다가 슬쩍 저를 쳐다보았어요. 그 의미는 전 혹시 챙겼느냐는 의미였겠죠.</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저도…….”</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뭐 비가 오는 건 확실하진 않으니까 정말 내릴 것 같을 때 근처 편의점에서 사기로 하죠. 제가 이곳으로 만나자는 이유는 어찌 보면 저도 확신이 없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반의 확률로 넘겨짚고 온 겁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하늘을 보니 아침에 봤던 일기예보가 들어맞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습니다. 비가 올 것을 대비하여 근처 카페에 들어가기로 했지요. 들어가기 전에 편의점에서 바깥이 훤히 보이는 비닐우산 두 개를 사가지고 나왔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주변을 둘러보니 탄강 대교를 볼 수 있는 카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음료를 시키고 대교 위를 왕래하며 흩어지는 인파들을 바라보며 그 중에 우리가 기다리는 당사자가 있는지 확인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어!?”</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짧게 끊기는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의 외마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긴 시간 동안 창밖을 보다가 잠시 쉴 겸 카페 안에 시선 둘 곳을 찾아보다가 저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저는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가 어딜 쳐다보고 있는지 짐작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옆을 흘겨보고는 턱이 고정되어 있는 방향으로 시야를 찾고 다음에는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의 시선이 향한 곳을 따라보며 대교 근처를 훑기 시작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몇 명만이 대교의 빈 곳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저는 신속하게 그 몇 명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연인처럼 보이는 짝지어진 일행은 서로 탄강을 배경으로 두고 사진 찍기 바빠 보였습니다. 그 연인에게 시선을 떼고 다른 사람을 찾았습니다. 스무 살 정도 돼 보이는 청년이 가방을 메고 손에는 방금 베어 먹은 샌드위치를 들고 있더군요. 베어 먹은 샌드위치를 우물우물 씹으며 탄강 대교를 건너고 있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탄강 대교 근처에 있는 놀이공원을 다녀왔는지 손에는 풍선 몇 개가 들려 있는 아이가 엄마와 손 붙잡고 거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헬륨 가스로 가득 찬 풍선이 아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쏟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모녀가 지나가는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어요. 내가 어머니께 연락 안 드린 지 얼마나 지났을까. 그 두 사람의 모습이 어릴 적의 저와 제 어머니의 모습을 닮은 것만 같았어요.</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풍선이 아이를 따라 떠나갈 때 풍선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어느 사람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 사람은 앳된 소녀처럼 보였습니다. 그녀는 대교 울타리 가까이 붙어 탄강을 멍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허공에 무언가를 포착한 듯이 그녀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녀를 보고선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당사자인가?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할까. 조금 더 확신이 생기면 그때 움직일까.</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저는 천천히 창밖을 응시하고 있는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를 바라보았습니다.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 또한 저를 바라본다면 이 카페에서 나가자는 의미겠지요. 그러나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는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았습니다. 저도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를 따라 그녀를 응시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녀는 계속 미동도 없이 서 있었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 탄강 대교에 무심코 지나갈 법한 이곳을 무슨 목적을 품고 어떤 이유로 머무르고 있는지.</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후두둑-</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창문으로 퉁명한 소리를 내며 무언가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한 번. 그리고 재빠르게 두 번. 연이어 세 번 부딪히더니 점점 부딪히는 소리가 커졌습니다. 그 소리는 소나기가 내린다는 신호였지요. 창문은 소나기로 번진 빗물로 젖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빗물이 창문을 타고 내려가는 가닥 사이로 잠시 시야가 확보되는 순간 울타리 앞에 서 있는 그녀를 찾았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녀는 멍하니 먼 곳을 응시하면서 소나기를 맞고 있었습니다. 이제 탄강 대교에는 아무도 없었고 오직 그녀만이 대교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미동도 없다가. 갑자기. 그녀가 움직였습니다. 순간 빗줄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재빨리 창을 소매로 닦으려고 했지만 정작 닦아야 하는 부분은 바깥 부분임을 깨달았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 순간 빗물이 창문을 타고 내려왔습니다. 타고 내려오는 가닥 사이로 다시 대교가 보였습니다. 그녀는 무얼 할까. 그녀는 몸을 숙였습니다. 그러더니. 한 쪽의 신발을 벗었습니다. 그리고 또. 나머지 한 쪽을…….</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우리는 분명 같은 장면을 보고 있었을 겁니다. 동시에 카페 밖으로 내달렸습니다. 분명 우리가 기다리던 당사자가 확실했던 겁니다. 그런데 왜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는 여태껏 가만히 있었을까요?</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저는 그러한 의심을 싹 틔울 새 없이 그녀가 서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숨은 서서히 가빠지기 시작했고 목 언저리가 따끔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힘은 점점 빠져나가 치고 나가는 발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아. 생각해보니 카페에 우산을 놓고 왔습니다. 옷은 이미 흠뻑 젖어버렸습니다. 숨이 가빠지고 더는 달릴 기력이 없어지자 저는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를 찾기 시작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소나기는 매정하게도 한 치 앞의 시야도 확보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보행길의 시작점이 보였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녀가 있는 곳으로 잰걸음을 쳤습니다. 울타리가 나타났고 그 밑엔 신발 한 짝이 가지런하게 놓여있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그녀가 탄강으로 뛰어내렸다면 물의 파원이 뛰어내린 방향을 가리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재빨리 울타리 너머 탄강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러나 소나기가 어지럽게 탄강 표면을 일그러뜨리고 있었죠.</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마음이 낭패감으로 울렁거렸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러다 어렴풋하게 앳된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나기는 이번엔 시끄러운 소리로 방해했으나 울음소리의 위치는 정확하게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소리를 따라가니 울음소리는 선명하게 들렸고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가 보였습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면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는 그 소녀와 같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길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고 그런 그녀를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는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소나기는 거짓말처럼 금세 멎었습니다. </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왜 뛰어내리려고 한 거야!?”</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미세하게 떨리는 어깨가 그녀의 심정을 말해주는 듯이 보였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렇게 아무 말 없이 울고만 있다가 나지막한 소리가 새어나왔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차라리……. 정말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게 무슨 말이니?”</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않고 세상이 잠잠한 날에 조용히 저도 사라졌으면 했다고요.”</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어린 아이 입에서 비정한 말이 흘러나오니 서늘한 감정이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아직 빗물에 흠뻑 적셔져서 머리카락 끝과 턱 끝에는 줄줄이 물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턱에서 흐르는 물은 눈물과 빗물이 섞여 이따금 떨어지는 머리카락이나 옷에서는 달리 빈번하게 떨어졌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네가 지연이지? 맞지?”</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지연은 놀라하며 헉- 하는 외마디 신음과 함께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녀의 표정은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 보였고 그 표정에는 오늘 그녀가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려고 한 목적도 지키지 못했다는 낭패감이 고루 섞인 표정인 듯 했습니다. 초조했는지 입술을 질근 깨물었어요.</span></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네……. 맞아요. 그런데 어떻게 아셨어요?”</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는 자신의 확신이 사실로 확인되자 거듭 안도해하는 것 같았어요.</span></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때 기억나니? 언제였지……. 연초였나? 부영역에서…….”</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말이 끝나기가 무섭게</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아! 그때 그 아저씨!? 한참 예전의 일이라 기억 못하실 줄 알았는데…….”</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아저씨라는 말이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에게 자극이 되었는지 웃는 표정에서 살짝 눈썹이 일그러지더군요.</span></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래, 맞아 그 아저씨야. 그때 네가 찾아와서 이런저런 말을 했던 걸로 기억 나. 답답하면 이곳 탄강 대교를 항상 걷는다고 했나? 그랬었지. 맞아. 그런데 오늘 솔직히 지연이가 이곳으로 정말 올 줄은 몰랐어.”</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아……. 그때 제가 말씀 드린걸 다 기억하시네요……. 그런데 여길 어떻게……?”</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는 어리둥절한 지연의 표정을 읽으며 살짝 미소를 띠며 말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건 영업상 비밀이야.”</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그으-건 영어업-상 비이-밀이이-야.”</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저는 입술을 샐쭉거리면서 우스꽝스러운 어투로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의 말을 따라했습니다. 지연이를 구해냈다는 뿌듯함과 </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weight:bold;font-style:italic;font-size:11pt;">그</span><span style="font-family:'한양신명조';font-size:11pt;">의 마지막 말이 낯간지럽게 느껴서인지 골리고 싶었지요.</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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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11 00:13:29  221.159.***.247  빨간냄비  306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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