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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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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27176
    작성자 : 불가필
    추천 : 9
    조회수 : 275
    IP : 115.140.***.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1/20 18:06:39
    http://todayhumor.com/?pony_27176 모바일
    [팬픽] 붕대

    어쩌다가 상중하로 나누긴 했는데, 셋을 합치면 딱 적당한 분량이 나와서 그냥 셋 합본으로 올립니다.

     

     

     

     

     

     

    上.
      가로등이 모두 꺼져 거리는 어둑했소. 눈이 제대로 녹질 않아 골목은 질척거렸고, 마찬가지로 폭설이 휩쓴 포니들의 맘도 추워 쌀쌀했소. 낯선 타관(他官)의 장사치들이 들어와 컴컴한 빛 벽돌로 높은 삘딩을 세우고―말굽이 깨어지거나 귓불이 날아간 불구들이 지게질로 벽돌을 나르는 것은 기괴한 일이었소. ―술과 궐련과 아편을 뿌려대어 대낮에 연기가 도시를 덮어도 추운 것은 여전했소.
      그날 역시도 살이 에이듯 추웠소. 귀향한 후로 늘 그랬듯 그 밤에도 난 온갖 환락에 취해 좁은 골목 사이를 엎드려 기었소. 좀도둑놈들이나 왈패들이 치근덕대는 것은 익숙하오. 다만 가래침이며 찌꺼기이며 새똥이며 하는 거리에 쌓인 오물들이 내 하얀 붕대에 닿을 때에 무척이나 화가 나서, 버럭 성질을 내어보았소. 그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침을 뱉었으나 돌아온 것은 후련함 따위가 아닌, 더 심한 모욕과 구타―이미 내겐 익숙한 것들이어서 나는 그러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실실거렸소.
      비가 오지 않더라도 무지개를 볼 수 있더군. 여러 가지 빛깔로 이어진 그것이 멀리 아득한 세상의 끝에서 이 도시로 왔소. 잿빛이든 검은빛이든 그런 어둔 색깔밖엔 없는 골목골목에서 그것은 하나의 혁명이 되기에 충분하오. 무지개가 내게까지 닿았소. 빛이 내 붕대를 닦아주어, 나는 울었소.
      당신은 그들에게 말했소. 왜 이 다친 포니를 괴롭히느냐고. 너희는 졸렬한 놈들이라고. 허구한 날 술에 저는 이들은 참을성이 없었소. 다섯이나 되는 덩치 큰 수말들이 달려들어도 당신은 그저 못마땅한지 입을 우물거렸소. 정말로 놀라웠지! 당신은 그들을 내치고, 메치고, 힘껏 쳤소. 담장에 머리를 처박히거나 땅과 진한 키쓰를 한 놈들은 모두 달아났고, 당신이 내게 다가왔지만 나는 말을 할 수 없었소. 당신도 기억하듯이 울기에 바빴거든. 이름이 무어냐는 아주 간단한 질문에도 섣불리 대답하지 못하면서 난 당신이 날 얼간이로 생각해주지 않았으면 했소. 한편으론 다른 생각도 들더군. 널린 얼간이 중의 하나한테 적선했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친다면 어떨까, 하는 소심한 생각.
      아마 세 번째 물음이었을까. 내가 답했소. “포, 포클린 이병입니다.” 관등 성명을 밝히고야 소속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동시에 여기는 전장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소. 이제 비릿한 핏덩이와 쇳덩이의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도했소. “포, 포, 포클린이오.” 그것이 나의 이름이 맞는가? 대답이야 했다만 자세히는 알 수 없었소. 튀컬린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니어반이었던 것 같기도 해서 아리송했소.
      하나만은 아오. 내 날개가 있던 자리에 붕대만 감겨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았소. 그것은 슬프기보단 차라리 아늑했소. 날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면 날 불러낼 이도 없을 것 아니오. 맥()이라는 동물을 아시오? 어딘가에서 산다는 그 희귀한 짐승은 악몽을 먹는다고 들었소. 내겐 붕대가 그랬소. 더러운 헝겊이 날개 같은 것은 애초부터 있질 않았다고, 상처를 가려주며 말했소. 달콤한 속삼임에 난 죽 붕대를 감고 살았소.
      내 허접한 위장은 성공적이었소. 당신 역시도 내가 왜소한 어스 포니인 줄 알았으니까. 말이나 버벅거리는 멍청한 말더러 밤길을 조심하라고 한 당신은, 아담하고 생명이 박동하는 날개로 날아서 갔소. 무지개가 뒤를 따르오. 그것도 달려서 말이오.
      난 멀어가는 뒷모습을 배웅하고 싶었소. 눈을 가늘게 떴지만 너무 빠르게 멀어져서 도저히 볼 수가 없어서, 질리지도 않고 또 울었소.

     


      금이 간 거울 앞에 서서 몇 번이나 되뇌었지. 다음번에 길가에서 만난다면 그때는 똑바로 말하기로. 눈깔도 바로 뜨고 몸의 뼈다귀들과 관절들도 굳히지 않기로 맹세했소. 당신의 앞에서 어스 포니여야 했는데, 내가 알기로 반벙어리에다가 눈이 흐리고 무릎이 뻣뻣하기까지 한 어스 포니는 없소. 그렇다고 다른 포니들 중에 그런 희대의 얼간이가 있다는 것은 아니오…….
      부질없는 짓이었소. 진눈깨비나 피할 요량으로 까페에 들어서서 당신과 눈이 마주쳤소. 당신은 포니들로 북적이는 까페 가운데에서 테이블 하나를 독차지하고 있었고, 맞은편의 커피 잔과 조각 케이크는 멀쩡했소. 당신의 접시는 이미 깨끗했는데 말이오.
      며칠 전의 조우가 기억났던지 나를 부르더군. 가다듬은 말로 정중히 사양하고 싶었으나 내 몸은 이미 드르륵 거리는 소리와 의자를 꺼내고 있었소. 어깨나 으쓱이고 앉았지.
      주문까지 해놨는데 친구가 일이 생겨서 오지 못했다고 푸념하는 모습이 내 마음 귀퉁이를 깨부쉈소. 그 친구의 이름이 무엇이었나. 무라비? 아니오. 그것은 우리 소대장의 이름이었소. 흠, 기억이 나지 않는군. 그냥 그런 셈 칩시다. 어쨌든 당신은 배가 불렀고 당신의 친구는 오지 않아서 커피와 케이크는 내 차지가 되었소. 나야 당신이 먹기를 바랐지만 당신은 거절했소. 살이 찐다나.
      아직까지 궁금하오. 살찌면 날지 못하오? 더 무지개를 볼 수 없는 것이오? 먹느라 묻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았지만 이젠 물을 포니도 없군. 내가 살쪄보고 알아볼까 했지만 곧 포기했소.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날 수 없소. 붕대의 탓이오. 그렇소. 이 고린내 나는 것이 날개를 꽁꽁 싸매버렸기 때문이오.
      사적인 의문은 사적인 데에서 그쳤소. 괘종시계를 힐끔 본 당신이 일어나는 바람에 끝내 묻지 못했으니까 말이오. 까페 문을 당겨 열고 나가면서 당신이 내게 인사를 했던가. 그것도 궁금한 사항인데 아마 했을 것이오. 그렇다고 믿겠소.
      내가 또 더듬거리다가 답사를 하지 못했소. 문 위쪽에 달린 작은 방울 몇 개가 딸랑이면서 비웃었는데, 그 대우가 참으로 옳은 것이어서 난 반박하지 못했지.

     


    中.
      또 언제 만났던가. 날짜가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으오. 까페에서 당신을 보고 딱 일주일 지난 수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10일이었는지 17일이었는지 모르겠군. 하긴, 몰라도 되는 일이오.
      상이병(傷痍兵)이 상이병을 구타하다니, 동병상련이란 말도 있는데 웃기지 않소? 내겐 웃기지도 않소. 깡패들에게 두들겨 맞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에 담장에 기대어 토악질했소. 위장을 통째로 내다버리니 한결 낫더군. 그 기묘한 청량감을 방해받자 화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으나 당신인 걸 확인하자 그런 감정들은 눈 녹듯 혹은 씻은 듯 사라졌소. 당신 옆에 나와 달리 근사한 어떤 페가수스가 있지만 않았더라면 계속 좋았을 텐데 아쉽소.
      그 날개가 커다란 수말에게 당신의 마음이 있었기를 비오. 그렇지 않으면 그를 깔아뭉개고, 두드려 패고, 그러다 되레 얻어맞은 내가 너무 비참하잖소―갑작스레 득달같이 달려들었다손 해도 어떻게 머리가 몇 개나 더 큰 포니를 그리 자빠뜨리고 후려쳤는지는 잘 모르겠소. 당신과 그 포니가 상당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역(力)의 원동이 되었나보오. 왜 그것이 내게 힘을 주는가. 아직까지 알지 못하오. 모르오, 도저히 알 수 없소.
      그는 날 간단히 쳐냈소. 아주 예전부터 그랬듯 반불구는 내치든 등치든 그냥 치든 참 치기 좋소. 구더기처럼 엎드리고 쥐새끼마냥 숨 쉬며 빙빙 헤매어 도는 별들의 무리나 겨우 보는 내게 그가 다가오는 것을 당신이 말려주었소. 만약 당신이 아니었다면 난 억센 발굽에 두개골이 으스러져 죽어 없어졌거나 최소한 반불구가 됐을 것이었소. 지금도 충분한 반불구이오만은 말이 그렇소.
      당신의 조카가 관용을 베푸오. 지극히 비참하게 만들어, 누런 가래침과 욕을 섞어 탁하게 버려두고 날아가는 것이 당신이 아는 관용과 일치할지는 몰라도 나의 관용과는 상동(相同)하오. 가죽을 벗기고 살을 뒤틀어 뼈를 바수어도, 죽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관대하오. 그게 당신에게 죽음만큼 고단한 일이 될지는 모르나, 나는 이미 그런 신세요…… 이 반편이를 동정컨대 당신도 그리 여겨주시오. 내 붕대를 보아서 그런 셈으로 남겨주오…….
      조카가 멀어지는 것을 보고 두려워졌소. 그의 뒤로는 무지개가 따르지 않았으나 곧 그럴 것만 같아 벌써부터 아쉬웠소. 다행스럽게도 당신은 겁에 질려 길바닥에 얼굴을 박아대는 미치광이를 보지 못한 체하고 가지 않았지. 당신이 조카가 아닌 나를 택했을 때는 모든 고통이 사르르 녹아 사라지는 듯해 기쁘었소. 와주시오, 떠나지 마시오, 내가 껴안으면 껴안는 대로 울면 우는 대로. 환희의 눈물이 위로 흐르오. 수려한 곡선을 그리며 용처럼 올라 폭포처럼 떨어져 아래에 무지개가 맺히오. 아름다워 고맙소. 혹은 고마워 아름답소.

     


      까페에선 친구를 만나고 길거리에선 조카와 만나고. 내가 알기로 당신은 외지의 포니인데, 이 보잘것없는 도시로 친구를 만나러 와 조카를 만난 것이오 아니면 조카를 만나러 와 친구를 만난 것이오? 사소한 것이라도 내겐 중하오. 대답해주지 않아도 되오. 둘 중 무엇이더라도 내겐 중하오.
      난 모르고 있었소. 그날 까페에서처럼 늘 빈자리가 있어 합석할 수 있을 줄로만 알았지만 아니었소. 당신에겐 친구도 있고 조카도 있소. 당연한 사실을 인식하자 전에는 떠오르지 않던 것들이 올라와 나를 괴롭히오. 그저 거리에서 몇 번 만난 날 잊을 거란 생각과 언제 불현듯 날아서 갈 것이란 생각이 특히나 그렇소.
      당신이 훌쩍 날아서 가면 무지개가 남겠지. 나는 그 무지개의 뒤꽁무니를 배웅하고 싶소. 밝은 빛이 내 온몸에 돋은 털을 깨끗이 닦아주었으면 하오…… 뺨을 후려치지 않고선 버틸 수 없어 그리했소. 한심하게끔 왜 난 늘 떠날 생각만 하나. 전생에 방랑벽이 있었는지 후생에 있을지 모르겠소. 전엔 빗발치는 폿소리가 귀에서 떠나갔으면 하더니 이번에는 당신이 떠날 거란 생각만 떠오르오. 부질없는 망상이었으면 나도 좋겠소.
      헛생각이오? 대답을 해보시오. 왜 말이 없소. 거리에는 그리운 암말이 어디에도 없소. 17일인지 24일인진 모르겠지만 오늘도 수요일인데 왜 보이지 않소. 보시오. 새 가방이오. 붕대도 갈았소. 헌 싸구려 야전용 붕대를 벗기가 무섭게 가방에서 꺼내어 보송보송한 새 붕대를 감았단 말이오. 두텁게 둘둘 말아서 전보다도 더 날개가 보이지 않소. 윤곽조차 희미하오. 난 무지개라도 따를 준비가 다 되었는데 어디 있으오.
      까만 눈구름은 하늘만 덮었소. 아니군. 이 도시가 원체 새카매서 구름과 같이 있어도 구분이 안 되었소. 그만큼 어두우면 사무치는 외로움이 내 혼백을 갉아먹으오.
     멀찍이 당신을 봤소. 지나는 포니들이 일렁거려도 내 눈에는 선명하오. 기다리구려, 곧 가겠소. 이 간단한 말조차도 전하지 못하니 얼간이가 아니면 누가 얼간이요. 가지 말고 기다리시오. 곧 가오. 반벙어리가 소리를 낼 리가 없지. 목청은 내가 알던 그대로요. 붕대를 아무리 감아도 나은 것이 없소.
      옆구리가 쓰리어서 무릎을 꿇었소. 붕대가 감긴 곳인데 어째서 이다지도 아프나. 피가 철철 흘러나오는 탓이오. 몸의 속에서 뜨뜻하게 피가 흐르니 아프오. 전쟁터에서 다른 전우들이 그랬듯 피가 식고 굳어 상처를 모르면 좋겠소만 그건 소망일뿐이고 지금은 아프오, 끊임없는 고통은 붕대로도 못 감소.
      나를 찌른 이는 나의 가방을 들고 있소. 그를 노려보오. 소대장과 중대장의 얼굴과 닮았는데, 당신 친구의 얼굴이기도 하고 당신 조카의 얼굴이기도 해서 자꾸만 헷갈렸소. 나의 가방이던 것은 얼마 전까지 진열장의 가방이었는데 그것이 지금은 강도의 가방이오. 칼로 가져갔으니 칼의 가방이오, 모두가 보고도 피하니 모두의 가방이오. 누구의 가방이든 확실한 건 나의 가방은 나의 가방이 아니라는 것이오.
      서럽지만 이것이 나를 서럽게 만드는 것은 아니오. 그저, 붕대가 잘려나갔다는 것이 서럽소. 붉게 젖은 헝겊은 허물처럼 스르륵 풀어져 오물 위로 쌓이고 흉한 날개가 다시 보이오. 역겨워서 견디기 힘드오. 옆구리에 길게 난 자국에서 끊임없이 뭔가 나오는데 날개는 그와 무관한 듯하오. 쪼그라들고 비틀어진 덩어리가 거추장스럽소. 붕대, 붕대는 어디 있나. 어서 기억이 났으면 하오.
      붕대는 가방에 있소. 가방은 남에게 있소. 그 추잡한 도둑놈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소. 지나는 포니를 잡고 물으면 알까. 아마 모른다고 할 것이오. 가방이 남의 것이니 붕대도 내 것이 아니오. 날 고쳐줄 붕대는 너무 멀어져서 찾을 수도 없소 이젠.

     


    下.
      너절한 몸뚱이가 교차로를 건너오. 폭약 양동이를 이고 가는 아낙들이나 대장쟁이들이 쇠붙이 따위를 납품하는 수레가 지나는 네거리를 내가 건너니 퍽 우습소. 다른 이들도 모두 그리하다 그러오. 왜, 시방 별이 어두니 낮게 깔린 길거리는 나에게 허용되지 않았소? 그렇다면 미안하오. 곧 사라지겠소.
      그 빌어먹을 비루먹은 도둑놈은 찾지 않기로 했소. 하늘로 솟거나 땅으로 꺼진 것도 아닐 진데 포니들 틈에 숨어 붕대와 함께 없으니 아득해 막막하오.
      날개는 없는 셈 치기로 했소. 내 날개는 당신 조카 것 마냥 큼직하지도 않거니와 쓴 지 오래라 움직이지도 않으오. 날지 못하니 다만 걷는데, 아무리 헤매어도 당신만은 못 찾겠소. 다시 묻소, 어디 있으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소. 돌조각 몇이 배에 깊숙이 박혀 파고드오. 그대로 핏줄을 틀어막아 핏물이 없으니 얼마나 평화로우오. 주변이 정적하고 하늘도 무심해서 아무 일 없소. 나는 괜찮소. 꿇어 엎드린 채로 고개만 들어 위를 보오. 요즘 날씨에 감히 날아다니는 것은 없소. 당신, 그래도 당신은 잘만 날더니 어디까지 간 거요…….
      누군가가 머리를 차오. 누군가가 등도 걷어차오. 다리를 차고, 허리를 차고, 허벅지를 차오. 온몸을 두들기오. 목덜미를 겨우 젖혀서 보니 구면이오. 저번 주에도 보고 저저번 주에도 보아온 건달들이, 암흑에서 기어 나와 나를 또 괴롭히오. 이제 이것은 괴롭힘 축에도 못 넣어주겠소. 난 붕대를 잃었소. 그것이 너무 크오. 크어서 뼈를 꺾어놓아도 그런 줄을 모르겠소.
      내가 맞은 매의 횟수와 뺨을 적시는 빗방울의 수가 서로 같소. 아픈 줄도 모르고 속이 간지럽고 따끔해서 몸만 웅크리오. 내가 토악질이라도 할라치면 그들이 낄낄거리오. 고통과 추위와 비웃음이 쓰러진 것 위로 덮이면, 난 그것들을 넘어 하늘로 오르고만 싶소. 하지만 그럴 수 없소. 내겐 날개가 없으니까 말이오.
      모두 멎었소. 아프거나 추웁지 않고 슬퍼 서럽지도 않소. 매가 멈추자 온몸이 꾹 참았던 고통을 호소해 욱신거리고 열이 펄펄 끓어도 고요하니 좋소. 무슨 영문인지 모르오. 이대로 얻어맞다보면 언젠간 하늘 높이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이젠 아무래도 좋소. 다만 궁금하오.
      내가 고개를 아늑한 땅속에다 집어넣고 있었으니 당연히 몰랐지. 하늘을 봐야 별을 따고 보아야 보이는 것이 당연한 이치요. 발길질을 물리친 것은 당신이오. 또, 또 말이오. 건달들은 어느새 그리 됐는지 한쪽 담장에 꾸역꾸역 몰리어 벽이나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있소. 당신이 그들에게 무어라고 야단을 치고 있고. 가볍게 흔들리는 작은 뒷모습이 듬직해서 나는 또 우오. 재차 받는 도움이 붕대마냥 상처를 감으오. 잃어도 새로 생겨 기쁜 것 같소? 알 수 없소. 야릇합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그것들은 다 물러가고 나와 당신만 남았소. 다시 만나니 기쁘기 그지없어 뺨이 붉어지오. 시기상으로 보면야 고작 일주일이지만 말이 그렇소. 만날 것을 맘속으로 재고 설레며 기다렸는데 막상 만나니 무슨 말을 할지…… 방실방실 웃을 뿐이오.
      당신 눈에는 실없이 웃는 것이 그저 실없는 것으로 보여졌나보오. 종적도 모르다 뜬금없이 나타난 당신이 내게 한 첫말은 몰랐는데, 페가수스였다는 것이었소. 목소리가 들으니 또 새롭소.
      언제 내게 당신이 무얼 물어본 적이 있던가? 없던 것 같소. 한 적 없는 대답에 서툴러서 나는 별다른 말을 하지 못했소. 어, 예, 응, 이런 단발적인 말 몇이 맘속에서 불쑥불쑥 나올 뿐 말다운 말도 하지 못했소.
      어물쩍거리는 수말의 어깨가 움찔거렸지. 당신이 툭 친 까닭이오. 싱겁다. 당신의 입에서 나온 말이오.
      우오, 쥐어짜 펑펑 우오. 주둥어리에서 흘러나온 말이 다 말이고 귓방맹이를 지나쳐 흐르는 말도 말이오. 나는 말이 슬펐소. 싱겁다는 짧은 말은 두려운 것이오. 나라는 한 포니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 같기만 하오. 날개도 없어 그나마 있던 특징도 사라졌으니 나는 흔한 돌멩이와 다를 바 없는데 딱 그 짝이오. 이게 피해망상적인 확대해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아닐 거요. 사실 정확한 영문은 나도 모르오. 울기는 하나 모르니 서럽지도 않소. 정말로 서러운 것이 무엇인지 아시오? 서럽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 최고로 서러운 것이오. 그래서 내가 엉엉 우는 것이오. 서럽소.
      정말로 바라지 않는 일이지만 대화는 그것으로 종말이오. 당신은 싱겁다는 말, 그 잔인하도록 간단한 말만 남겨두고 몸을 돌렸소. 다리를 가볍게 털고 날개도 푸덕거리오. 날 준비를 하는 당신에게 난 아무 말이라도 던지고 싶었지만 입이 닫혀 열리지 않으오.
      누가 그랬소. 포니가 만나고 헤어짐은 자연한 일이고 하나의 이치라 굳이 반갑고 애석하다 인사를 나눌 필요가 없다―개소리요. 지금 헤어지면 다음 수요일에 만날까. 아닐 거요. 끊임없이 그리우오. 끝장이오. 당신이 밤녘으로 날아 사라지면 그것이 종말이오. 나는 나이고 당신은 당신으로 끝나오. 당신은 여전히 쾌활하겠고, 나는 여전히 환자인 채로. 아, 나야 다르오. 이젠 붕대가 없잖소. 날개는 전부터 없었고.
      한심한 생각들론 당신의 발목을 잡지 못했소. 내 상처엔 동정이 닿지 않는 것이오? 어쩌면 내가 입에서 우물거리기만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소. 날 봐주시오. 내 몸뚱이를 보시오. 옆구리가 보이오, 날개가 돋았던 자리요. 지금은 쪼그라들고 비틀어진 흉측한 무언가만 있을 뿐이지만 보시오―나도 전엔 하늘을 넓게 날았고 구름을 헤쳤소. 화약 냄새와 쇠 냄새와 피 냄새가 하늘을 덮었을 적에 떨어지고야 말았지만…… 몇 마디만 더 합시다. 말없는 뒷모습으로 훨훨 날아서 멀리도록 가지 마오. 이 도시는 미쳤소. 역겹고, 아주 아프오. 말짱한 이들의 숨줄을 붕대로 감느라 나는 죽어가는 곳이오. 낯짝이 핼쑥한 늙은 군의관이 감아준 붕대는 낡아 버렸소. 새 붕대라고 생각한 것은 내 것이 아니었소. 나는 아직도 아프다오. 아문 상처에서 피가 주르륵 새나오오.
      결국 당신은 날아가고야 말았고 난 지극히 지겹지만―여전히도 반은 불구요. 상처를 싸매지도 못한 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그득하더니 어느새 뛰고 있소. 나 따위가 쫓기에, 당신은 너무 빠르오. 보시오. 성급히 쫓다가 또 넘어졌잖소. 옆구리에 길게 찢어진 흉터가 쓰러질 때부터 욱신거려 머리도 어지럽소.
      좌절이 심해질수록 고통이 따라 심하오. 평소에도 조금만 울리고 터지듯 시끄러운 소리가 나면 아펐는데 특히나 그러오…… 참기 괴로워 고개를 돌렸소. 끔찍한 옆구리를 다시 뵈니 그곳에 날개가 달려 있소. 예전처럼 말이오. 가자, 따라가자. 왜소한 날개가 그리 말하오.
      날개는 내 몸이지만은 친숙하지가 않으오. 내 의지대로 움직일까 걱정했다만 그것은 헛된 것이었소. 날개는 몸이었고 몸이 나요. 나는 날으오. 쭈글쭈글한 날개가 활짝 펼쳐지오, 묵은 깃털과 먼지가 떨어져 가뿐해지오. 옆구리가 시원하오. 날개가 있던 자리요. 지금도 있소. 날아서, 높이도 오르오. 다시 말이오.
      그렇소. 나는 날고 있는 중이외다. 멀진 않은 옛날처럼 바람과 부대끼고 구름과 마주보고…… 꿈에서나 그리던 것을 다시 하오. 난, 이제 도시 위에 있소. 모든 오물과 맨홀뚜껑과 골목의 상자더미와 왈패들이 나와 아득히 멀어 보지 못하오. 그들과는 다르오. 다른 세계에서 다시금 날고 있단 말이오. 날개가 공기를 쐰 지가 오래라 금세 힘들어 비틀거리어서 독려해주었소. 이눔아, 날아라. 그동안 죽어서 쉬었으면서 무엇 하는 것이냐…… 속절없소. 녀석은 늘 감던 붕대가 그리운지 힘을 쓰지 못하오. 이눔아, 날거라. 마지막이다. 저쪽까지 닿아서 몇 마디 말만 건네면, 그러면 정말루 끝이야…… 날개는 여전히 붕대를 그리워하오. 서서히 떨어지오.
      너를 여태까지 치료해주던 붕대는 피를 아예 멎게 해버렸구나. 날개는 말을 듣지 못하나 나는 계속 한탄하오. 누구더러 하는 말인지 모르오. 추락하는 와중이라 그런 것을 따질 겨를도 없소…….
      붕대라고 생각한 것이 붕대가 아니었던 것처럼 날개라고 여겼던 것도 날개가 아니었소. 내 날개는 아주 전에 썩어문드러지고 껍데기만 남은 것이오. 그딴 것으로 날아보려 한 내 탓이 크오. 이제 떨어지는 수밖에 없소. 걱정은 마시오. 이미 익숙하오.
      낙하가 멈추면 몸이 산산이 깨어질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더군. 난 맘대로 떨어질 수도 없고 멋대로 죽을 수도 없소.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라곤 엎드리거나 기는 것뿐이라는 게 한심하고 원통하오.
      괴이한 소리가 들리어오오. 무언가 시원한 매미 소리 같은 것이 귓바퀴에서 맴돌아 머리를 깨뜨릴 듯 울리오. 아래를 보니 무지개가 있소. 맞소. 무지개의 소리요. 당신이 지나가며 남긴 무지개인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오.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오. 중요한 것은 무지개란 것이오.
      내가 죽지 않았소. 다시 하나의 하찮은 목숨이 남았소. 매끄러운 무지개가 나를 살려 부끄럽기만 하오―날개야, 너도 부끄러운 줄을 아느냐. 그렇다고 그러오. 제법 파닥거리기도 하오. 다시 날아보려느냐.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날으는 중이었소. 땀으로 범벅인 날개 한 쌍이 다시 저어지며 무지개 끝자락으로 가오. 나도 가고 그것도 같이 가오.
      내게 옆구리라는 것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소. 느낌이랄 것은 없고 다만 바람만 몸에 스미오. 붕대였소. 터진 상처에 다시 무지개로 된, 깨끗한 붕대가 감겨 있었소. 낫고 있소. 날으며 나으오. 다시 나오. 이편에서 저편까지, 무지개가 따라오며 무지개를 따라 나오. 곧 가오.
     

     

     

     

     

     

     

     

     

     

     

     

     

    10401字.

    이상 날개 패러디 아님여.

    적당히 요약하자면, 징집되었다가 날개를 다친 페가수스가 전쟁이 휩쓴 도시에서 무력하게 살다가 레인보우 대쉬를 만나고 회복하는 소설.

    플롯 없이 쓰면서 재미야 있었지만 여러 모로 고단한 점도 많았어요. 그래도 나흘 동안 매달린 가치는 있는 듯하여 뿌듯함.

    불가필의 꼬릿말입니다
    一福一毒
    팬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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