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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24158
    작성자 : 불가필
    추천 : 3
    조회수 : 312
    IP : 115.140.***.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1/06 00:33:25
    http://todayhumor.com/?pony_24158 모바일
    [팬픽/연작] 방황하는 틈, 돌과 모래 6 完結
    <P>1.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pony_23283">http://todayhumor.com/?pony_23283</A></P> <P>2.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pony_23732">http://todayhumor.com/?pony_23732</A></P> <P>3.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pony_23894">http://todayhumor.com/?pony_23894</A></P> <P>4.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pony_23999">http://todayhumor.com/?pony_23999</A></P> <P>5.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pony_24082">http://todayhumor.com/?pony_24082</A></P> <P> </P> <P> </P> <P> </P> <P> </P> <P style="LINE-HEIGHT: 2.3"><FONT face=""><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6.</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적당하게 넓은 공터에 차곡차곡 나뭇단을 쌓아둔 위로 희끗한 것이 보인다. 아래서부터 인 불길이 뜸을 들이며 나무를 그슬리면 관중들이 함성을 조금씩 던져 넣었다. 불길이 신이 나 높게 솟아 먹구름 있는 곳까지 닿는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화형장까지는 고작 백 걸음밖에 되지 않았으나 그 정도 거리도 멀어 구경꾼들의 뒤꽁무니가 희미하다. 그는 구경하러 몰려가는 포니들을 붙잡고 면전에다 외쳤다. “죽여선 안 돼, 이 바보들아!” 불을 꺼야 한다고. 그의 말은 그만이 들었다. 정령의 불꽃을 기피한 포니들은 화형대의 불꽃에 열광했다. 자그마한 마을을 덮은 묘한 흥분에 그의 마음이 휩쓸린다. 아까부터 계속 그의 몸뚱이를 때리는 비에 돌멩이들이 깨져 떨어졌다. 몸이 조각나면서까지 내가 이 짓을 해야 하나.</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운명이라나요. 빛이 있는 곳에서 어김없이 말소리가 들린다. 멀지 않은 화형대의 불길에서 그는 셀레스티아의 얼굴을 보았다. 긴 장대에 동아줄로 묶인 암말은 열기가 몸을 파먹는 중에도 감긴 눈이 단정했다. 지가 뒤지는 것도 운명인가보지. 앞발로 땅만 긁는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불길을 등지니 등이 달궈진다, 괜찮다. 돌과 모래가 뜨거워져도 그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운명이라나요. 불빛을 타고 음성이 다가와 그의 등에 사뿐하게 업혔다. 죽을 운이 됐나보지. 속이 갑갑하고 석연치 않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좀 전부터 갈기를 쓰다듬는 빗줄기에 그는 고개를 높이 들었다. 모래가 뭉쳐져 떨어졌으나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비나 와라.” 비라도 줄기차게 내려서 불도 끄고 그의 말을 듣지 않는 말들도 골탕 먹인다면 아주 좋겠지만 그러기에 봄비는 너무 미약했다. 비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주제에 공연히 그만 괴롭혔다. 물이 싫은 정령은 침을 뱉고 싶지만 침이 없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조금의 비는 막기도 귀찮아 그는 그냥 맞으며 백 걸음이나 되는 거리를 단숨에 뛰어 좁혔다. 불과 불이 가까워진다. “불 치워!” 그는 구경꾼들의 꽁무니로 파고들어 헤치며 맨 앞으로 나아갔다. 장작더미의 후끈거리는 기운이 점점 가까워져 덥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넘실대는 불꽃이 눈을 찔러 쓰리다. 몇 걸음 떨어진 그도 그런데 바로 위에서 구워지는 암말은 오죽할까. ‘이게 니 운명이야?’ 파이어는 묻고 싶었으나 말하지 못했다. 물음이 혀를 때리며 입 안에서 맴돌다 조금 새나갔으나 정신을 잃은 셀레스티아는 듣지 못했다. ‘그럼 내 운명은 뭔데.’ 역시 마찬가지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불이 뺨을 치든 말든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장작단 앞에 납작하게 엎드렸다. 그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자 불길이 그의 목구멍으로 빨려 들어가 화세(火勢)가 줄어들었으나 오래 그러진 못했다. 화형식을 가만 지켜보던 포니들이 그의 다리를 붙잡으며 제지한 탓이다. “너, 뭐 하는 짓이냐?” 가죽 검은 포니가 그의 코에 얼굴을 바투 붙였다. 각진 눈은 홍염을 받아 더욱 아름다웠으나 파이어는 그 수정 같은 눈동자가 거북하고 메스꺼웠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내 말 들어봐 좀!” 두 앞발이 모두 사로잡힌 그가 뒷발만 버둥거리며 외쳤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 털이 젖은 포니가 다가온다. “네 말은 들을 가치도 없어.” 뒷발에 채여 죽 날아간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발굽 자국이 낙인처럼 찍힌 돌이 부서져 파편이 모래와 섞여 같이 흩어진다. 그는 셀레스티아와 다시 멀었다. 가치도 없다는데 뭘 할 수 있나. 다만 그의 다리가 성한 것만 몇 개 기어 바닥을 긴다. 다시 백 걸음을 기어 그는 문을 두드렸다. “내 말은 듣지도 싫다는데.” 촌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조금씩 비 오던 것도 멈췄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내가 나쁜 놈이지, 이 망할 놈들아.”</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열리지 않는 문에 기대어 앉아 한숨을 내쉰다. “걔가 죽였어.” 말과 말의 공백이 한숨으로 이어져 어색하지 않았다. “그래도 악마 아닌데. 윈디고, 그 큰 놈도 신이라고 했는데 지들이 뭐라고.” 윈디고와 셀레스티아의 대화를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들어 모두 안다.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윈디고의 유언이 산꼭대기에서 길을 잃어 마을까지 내려왔는지 바로 옆에서 듣는 양 생생하게 들렸다. 셀레스티아가 잡는다고 한 트와일라잇은 아직도 멀쩡한데 왜 벌써 죽나. 운명이라나요. 질리기까지 한 소리가 또 들린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파이어는 울고 싶어졌으나 울 수는 없었다. 눈구멍에 들어찬 눅눅한 모래에서 눈물이 나올 리가 없어 그는 우는 시늉만 내다 말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멀리에서 불길이 확 솟는다. 멀리라는 생각, 불길이라는 말, 솟는다는 행위를 벌써 몇 번이나 언급했는지 모르겠다. 전보다 뜨거운 장작더미는 어느새 더 멀어져 가까이 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멀어서 아득하다. 아득해서 갈 수 없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구경할 만한 포니들은 이미 죄다 가서 이젠 지나는 포니도 없다. 다 내 탓인가. 그는 그의 심술이 만든 결과가 통쾌하지 않고 묘하기만 했다. 속이 갑갑한데도 붙잡고 말할 이 없어 그는 나무에 대고 넋두리했다. 며칠 전 본, 잎이 없고 앙상한 나무다. 로브를 쓰고 눈 녹아 젖은 가지들 아래를 걸어가는 포니가 반가워 인사했으나 그의 인사말은 로브를 벗기기만 했지 암말의 귀에 들지는 않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하늘도 그와 같이 흐려 우울하기만 하다. 오라는 비는 오지 않아 괘씸하기도 하다. 먹구름이 저렇게 잔뜩 끼어 해를 가릴 지경인데 비가 쏟아지지 않는 게 말이나 되나. 말 같은 정령은 고개를 뒤로 젖히다 넘어졌다. 시커먼 하늘에는 셀레스티아가 떠 있다. 그녀만 있지 않고 윈디고이던 얼음덩이도 나란히 있다. 얼음덩이가 셀레스티아를 깔아뭉개는 것이 그의 탓이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암말을 누른 얼음이 빠르게 내려온다. 그를 깔아뭉갤 듯해 파이어는 벌떡 일어나 뛰다가 날기까지 했으나 피하지 못했다. ……바뀌지 않는다. 목소리는 황폐한 바람을 타고 떠나거나 온다. 얼음이 다가온다……. 운명이 보인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운명은 멀지 않았다. “악마를 지져버려!” 외침은 여럿이었다. 숭배자들이 즐기는 형용하기 꺼림칙한 욕설들을 윈디고는 알고 있었을까. 노스테이크의 주민들은 신을 잃은 불쌍한 포니들이 아니라 미개하고 난폭한 우민(愚民)에 불과했다. 대정령이 그가 보살피는 아이들이 원수의 두개골을 두드리며 노래를 바치는 이들이라는 걸 알았을지 파이어는 정말로 궁금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불길과 노랫말이 멀리서부터 찬바람에 실려 날아와 불타는 곳을 휩쓸고 금이 간 돌과 썩은 모래로 된 정령의 불꽃 갈기를 어루만진다. 불길이 바람에 옮겨와 파이어의 주변에서 타올랐다. 편하지 않고 상당히 뜨겁다. 그의 관절 격인 돌판 사이에서 뿜어대는 불길이 바깥의 불길과는 다른 것이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얼음에 깔린 셀레스티아와 불에 타는 셀레스티아. 셀레스티아들이 비슷하지만 다른 곳에 둘이나 있어도 정령으로 인해 시련을 겪는 두 셀레스티아가 서로 다르지 않았고 그래서 그는 어느 것이 셀레스티아인지 헷갈리지 않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윈디고가 구름을 쓸어 담아 태양이 얼굴을 비춘다. 화염이 높게까지 일어나 태양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는 이게 다 그의 큰 탓인지 태양에게 묻고 싶었지만 해는 화형대에 묶여 있어서 말을 들어주지 못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네 탓이고 네 탓이며 너의 정말로 큰 탓이다. 하늘 위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윈디고가 엄히 꾸짖었으나 파이어는 대꾸할 수 없었다. 그는 감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보지 못했다. 목이 빠지도록 올려도 고작 불꽃 위쪽만 보인다. 이글거리는 화염 너머로 그는 높게 쌓아올린 장작단과 그 위에서 묶인 채 깨어나 고개를 치켜든 셀레스티아를 보았다. 그것 외엔 보이는 것이 없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로브를 불태우고 얼음에 깔리게 하고 화형 당하게 하고. 셀레스티아에게 해를 입힌 것을 세던 파이어는 셋이나 되는 행위에 깔려 질식할 것만 같아 답답했다. 모두가 그의 탓인데 또 뭐가 있나. 이 밖에도 알아내지 못한 무수한 죄가 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비가 온다. 물방울이 몸에 닿아 따끔거린다. 쏴아 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떨어진다. 빗줄기가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려 몸이 무너져 내린다. 짧은 시간에 억수로 떨어진다. 주변이 식고 정령의 불길도 사그라진다. 비를 맞아서 모래와 돌이 흘러 땅으로 돌아가고 불길이 죽어간다. 피할 힘도 남지 않았고 피해서도 안 된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파이어는 생각과 말과 행위로 지은 그도 모르는 잘못들을 셀레스티아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는 것이 운명이다. 헛소리지만 그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모른다. 생각하는 것이 피곤해 쓰러져 엎드린다. 등을 타고 미끄러지는 물줄기가 머릿속으로 들어가 불씨를 꺼뜨려버렸다. 그와 같이 주변의 불길도 스러진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비가 참 거세다. 의식이 몽롱하니 희미해 유쾌한 감각의 지배를 받는 채, 파이어는 주변이 추워졌다고 느꼈다. 바람이 몰고 온 불길은 이미 죽어 없었고 백 걸음 밖의 먼 불꽃은 비에 저항하며 몸을 뒤틀고 있었다. 머리 윗부분이 뭉개져 눈의 대부분을 가렸지만 그는 남은 눈으로 불꽃 뒤를 보려고 힘을 주었다. 비가 참 아프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마지막 남은 정신을 모아 파이어가 마지막으로 낮게 뜬다. 몸통은 쓰러진 채로 완전히 분해되고 머리통만 떨어져 나와 땅과 멀다. 때리는 빗발을 견디며 고개를 드니 저쪽이 보인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쌓아올린 나뭇단에 붙은 불꽃은 이제 없었다. 그 위에서 털이 그을린 셀레스티아는 전처럼 하늘을 보고 있지 않았다. 고개를 들던 포니는 고개를 돌려 파이어와 눈을 마주했다. 멀어서 확신하진 못하지만 그냥 그런 것 같다. 그는 불꽃이 죽었다는 것 말곤 알기가 어려웠다. 조금만 더 보면 셀레스티아의 얼굴이 잘 보일 것 같다. 그녀의 눈이 가늘어지고 입꼬리는 올라간다. 웃고 있나? 그런 것 같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물에 젖은 갈기를 늘어뜨린 셀레스티아는 파이어를 보지 못했다. 그녀의 시야엔 돌과 모래만이 들어왔다. “당신 탓이 아녜요.” 말을 한 암말은 스스로의 답에 흠칫 놀랐다. 무슨 대답을 하는 것인지 그녀 또한 몰랐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먹구름이 비를 내리는 사이로 얼굴을 내민 해님이 지극히 밝다. 햇살이 내리는 비 사이를 지나 그녀를 비추면, 뿔이 다시금 광휘를 발해 먹구름을 물리치고 날개가 밧줄을 끊고 활짝 펴진다. </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자유로워진 셀레스티아가 차분하게 날아 하늘에 떠 있다. 정령은 축축한 잔해로 남았고 그녀는 여명처럼 떠오른다. 이게 운명인가요. 대답할 정령이 더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서글프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그녀의 발굽 아래에는 많은 포니들이 비에 젖는 것도 잊고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백 걸음만큼의 거리를 날아가 땅에 내린 셀레스티아는 큼직한 돌멩이들을 뒤적였다. 돌과 모래는 비에 절어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결국, 정지가 그의 운명이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바탕, batang; FONT-SIZE: 11pt">  그녀를 지켜보는 포니들을 뒤로하고 돌들을 곱게 모은 셀레스티아가 우아하게 날아오른다. 일광이 도래하여 얼어붙은 돌과 모래를 녹인다.</SPAN><BR></FONT>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5060字</P> <P>원래는 동명의 제목으로 다른 소설을 쓰려고 했었습니다. 글에서 나오는 몇 표현처럼 신부와 악마의 이야기였는데 바꾸면서 좀 이상해졌네요. 무엇보다 결말이 이상해짐. 신에게 바치는 말이 독백으로 바뀌니 영 어색하네요.</P> <P>돌과 모래는 전체적인 이야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안 주는 건 아니지만요. 그러니 다음부턴 전개하는 걸 써야겠습니다.</P>
    불가필의 꼬릿말입니다
    一福一毒
    팬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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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06 01:19:39  115.41.***.28  RD.  318577
    [2] 2013/01/06 01:36:27  110.35.***.35  라케  286447
    [3] 2013/01/06 13:42:17  76.175.***.128  어스포니  197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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