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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ptunuse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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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9479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4
    조회수 : 1784
    IP : 103.234.***.9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5/05 14:39:06
    http://todayhumor.com/?panic_79479 모바일
    그와 그녀
    그의 이야기
     
    그녀를 처음 만난건 열두 살때였다.
    분홍색 머리핀을 한 귀여운 그녀는
    마치 작은 새끼 고양이 같았다.
    분명 그녀는 나의 첫사랑이었다.
    아니 유일한 사랑이라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때 이후로 단 한번도 그녀를 잊지 않았으니까.
     
     
    만약 그 사고만 아니었다면 좀 더 일찍 그녀와 함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린 남자들이 대부분 그렇든 난 그녀에게 짓궂은 장난을 많이 했다.
    고무줄을 끊는다던가, 그녀의 분홍 치마를 놀린다던가,
    벌레로 겁을 준다던가 하는 또래 남자아이들의 애정표현.
    문제는 내 애정표현이 조금 과했다.
    하교길 내가 막대기로 집어올린 지렁이를 피해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는 그녀를 쫒아 골목길로 돌아서는 순간 택시 한 대가 그녀를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택시 기사도, 나도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그녀의 사고는 그녀의 목숨을 빼앗아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달릴수 없게 되었다.
    휠체어를 타고 전학을 가던 그녀의 마지막 표정을 숨어서 지켜본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사과의 인사도, 나의 마음도 전하지 못했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다리를 잃은 그녀의 앞에 나설 용기가 없었다.
    그렇게 십여년간 그녀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직장에 취직하여 타지에서 자리를 잡아갈 무렵 다시 그녀를 만났다.
    내가 그녀를 한눈에 알아보았듯
    그녀도 나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휠체어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어른이된 나는 이제 그녀에게 다가가 사과와 함께 오래전부터 가지고있던 그녀를 향한 내 마음을 전할 용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를 용서하고 나와 평생을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부터 예정되었던 일인지도 모른다.
    다시 만나고 얼마되지않아 그녀의 집에 초대받은 나는 그녀에게 프로포즈 했다.
    대단한 이벤트도 없고 멋진 대사도 없이
    작은 반지 하나 뿐이지만 그녀는 기뻐했다.
    불편한 몸으로 그녀가 직접 만든 음식은 그날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제 나는 매일 그녀를 위해 일하고, 그녀는 나를 위해 음식을 준비할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꿈꾸던 소망이 현실이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
     
     
    그를 처음 만난건 열두 살때 였다.
    파란색 모자를 쓴 개구쟁이인 그는
    마치 작은 새끼 강아지 같았다.
    분명 그는 나의 첫사랑이었다.
    아니 유일한 사랑이라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때 이후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했으니까.
     
     
    만약 그 사고만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린 여자들이 대부분 그렇든 난 그에게 짓궂은 장난을 많이 당했다.
    고무줄을 끊는다던가, 내 분홍치마를 놀린다던가,
    벌레로 겁을 준다던가 하는 또래 남자아이들의 애정표현.
    문제는 그 애정표현이 조금 과했다.
    하교길 그가 내미는 지렁이를 피해 도망치던중 택시 한 대가 나를 향해 달려왔다.
    택시기사의 놀란 얼굴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리곤 정신을 잃었다.
     
     
     
    그 사고는 다행히 나의 목숨을 빼앗아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달릴수 없게 되었다.
    장애인 학교로 전학을 가는날 숨어서 날 지켜보던 그 아이를 본 나는, 나에게 사과도, 진심도 말하지 못한 그가 원망스러웠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그 아이의 태도를 용서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십여년간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 쫒겨나고 낙심하고있을 무렵 다시 그를 만났다.
    내가 그를 한눈에 알아보았듯
    그도 나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휠체어를 타고 올려다본 그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건강하게 성장하였고 그제서야 나에게 사과의 인사와 함께 그가 오래전부터 가지고있던 나에대한 마음을 전해주었다.
     
     
     
    그때에 난 느꼈다. 평생을 기다린 일이 곧 일어날 거라고.
    어쩌면 그날의 사고이후부터 예정되었던 일인지도 모른다.
    그를 집에 초대 한날, 그는 나에게 프로포즈 했다.
    그 순간만을 기다렸기에 대단한 이벤트도 없고 멋진 대사가 없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내가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은 그가 먹는 마지막 음식이 될 것이다.
     
     
     
     
    이제 그는 인생 최고의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고, 나는 그를 비웃을수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꿈꾸던 복수가 현실이 되었다.
     
    neptunuse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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