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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8735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15
    조회수 : 4851
    IP : 103.234.***.115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5/03/31 23:52:31
    http://todayhumor.com/?panic_78735 모바일
    GP난동사건
    이 이야기는 픽션임을 미리 밝힙니다.
    실제 사건, 단체, 인물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예전에 뉴스에서 크게 떠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었지.
    최전방 GP의 전 병력이 사망한 사건.
    평소 구타와 부조리에 지친 신모 이병과 박모 이병 두명이 작당하고 총기를 난사해 전우들을 모두 살해한뒤
    그 이등병들은 수류탄을 터트려 자살한 사건.
    누구라도 다 들어봤을거야.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니까.
    그때문에 군대 부조리나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 또 난리가 났었잖아.
    결론은 성격장애인 이등병 두명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적당히 마무리했었지.
    그런데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나는 그곳 수색대에서 군생활을 하고 몇달전에 전역을 했어.
    그리고 내가 전역전 마지막으로 겪은 사건이 그 GP난동 사건이었지.
    그래서 그 사건에대해 잘알아. 예상했겠지만 뉴스에 나온건 진실과는 거리가 있어.
    아니 정확히 말하면 100%거짓이라고 보는게 맞겠지.
    지금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먼저 사건이 있던 그날밤 이야기를 할게. 상부에 보고된 바에 의하면,
    GOP근무조가 새벽 3시경 GP쪽에서 사격소리와 수류탄 폭파음을 들었다고 보고가 되어있어.
    그 소리는 약 30분간 산발적으로 들렸고 그 이후에 쥐죽은듯이 조용해 졌지.
    그 시간동안 GP에는 연락이 되지 않았어.
    그렇다고 직접 비무장지대에 들어갈수는 없으니 전병력을 대기시켜놓고 해가 뜨길 기다렸지.
    해가뜨고 나를 포함한 수색대인원들이 GP로 들어갔을때 상황은 참담했어.
    사방이 피범벅이었고 곳곳에 GP인원들의 시체가 널려있었지.
    심지어 시체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핀셋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어.
    전 GP인원 전멸. 사인은 모두 총에 맞거나 수류탄에의한 폭사였지.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알려진 거랑 비슷해.
    하지만 실상은 알려진것과 전혀 방향이 달라.
    미리 이야기 하자면 그 GP에 이등병은 세명이었지만 신씨와 박씨는 없었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던거지. 실제 사건의 전말은 이래
    나와 수색대원들이 GP에 들어갔을때. 아니 들어가려고 GP출입구 철문으로 다가갔을때였지.
    문은 닫혀있었지만 철문 한 가운데에 무언가 걸려있었어.
    가까이 가서 확인하니 그건 전투모였지. 처음그걸 봤을때의 섬뜩함이 잊혀지지 않아.
    잘 이해 안되지? 전투모가 걸려있는게 왜 무서운지 말이야.
    왜냐하면 그 전투모는 우리가 쓰는 전투모가 아니었거든.
     
     
     
    맞아 북한군 전투모였어.
    그놈들이 표식인양 자신들의 전투모를 걸어놓고 간거야.
    즉시 GP로 진입해 상황을 파악했지.
    안은 위에 설명한것과 같이 난장판이었어.
    너무나 화가 나게도 GP상활실로 들어갔을때 난 상황판에 피로 낙서가 되어있는걸 봤어.
    웃는얼굴의 사람낙서였지.
    그녀석들 사람을 그렇게 죽인것도 모자라 장난까지 쳐놓은거야.
    나는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지.
    다른 수색대전우들도 당장 북쪽을 향해 총을 갈겨대고 싶은 얼굴이었으니까.
    하지만  GP인원들의 죽음보다, 북한군의 장난보다 날 화나게 하는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났어.
     
     
    상부로 보고가 되었을때, 상부가 내린 가장 첫번째 전파는 사건에 대한 함구였어. 거기까진 이해해.
    그런데 다음으로 내려온 전파는 이번 사건은 거짓된 사건 내용이었어.
    즉, 뉴스에서 보도된 내용이 전 군에 전파된거지.  처음에 난 이해할수 없었어.
    왜 북한군의 소행이 분명한 상황에서 없는 사람을 범인으로 만든건지.
    왜 훈장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 사고사 처리되어야 하는건지
    왜 사건을 조작하여 육군이 자신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지.
    사실 전역할때까지 이 의문은 풀리지 않았었어.
    하지만 얼마전 나랑 친했던 간부와 만나 술한잔 할때 그 이유를 알게되었지.
    그 간부가 술에 취해갈때쯤 내가 슬쩍 물어봤어. 그 이유가 뭐였는지.
    그 간부는 전방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이유를 알것같았거든.
    역시나 잘 알고있는듯 쓴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이야기 했지.
     

    "대한민국의 군인은 절대 북한따위한테 져서는 안되거든. 전투에서 패배하는거보다는 미친놈때문에 사고난게 나아"
    지금까지의 내 가치관이 통째로 부정되는 느낌이 들었어.
     
     
     
     
     
     
     
     
    가만히 곱씹으면 무섭습니다.
    neptunuse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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