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심장이 너무 아프다.</div> <div> </div> <div>사람몸에 중요하지 않은게 어디 있겠냐만은</div> <div> </div> <div>차라리 팔이나 다리 하나쯤 없는게 더 낫지</div> <div> </div> <div>이 심장병은 아주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div> <div> </div> <div>심장이식이 유일한 방법이라 말하는 의사가 </div> <div> </div> <div>무미건조하게 부른 금액은 내가 감당할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div> <div> </div> <div>모아둔 돈도 얼마 없고, 가족도 친척도 없는 나에게는 꿈같은 액수다.</div> <div> </div> <div><br>심장이 못버티나 간이 못버티나 이제와선 마찬가지였기에 </div> <div> </div> <div>매일같이 술에절어 살던 나에게 한 남자가 찾아왔다.</div> <div> </div> <div>깨끗하지 못한 경로로 얻은 장기들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이식해 준다는 말에</div> <div> </div> <div>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div> <div> </div> <div>경로야 어찌 되었건간에 내가 당장 죽을 지경인데 그런걸 따질 여유는 없었다.</div> <div> </div> <div>약간 찜찜하기는 하지만 나부터 살아야하지 않겠는가.</div> <div> </div> <div>별다른 고민 없이 그남자를 따라 허름한 건물로 들어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이미들었겠지만 그리 깔끔하게 얻은것들은 아니오."</div> <div><br>남자를 따라 들어간 작은 사무실에는 딱 봐도 조직생활좀 해본듯한 남자가 앉아있었다.</div> <div><br>"대신 가격은 훨씬 싸지. 이식수술도 제대로 간판걸고 매스들었던 사람이 하니 걱정말고."</div> <div><br>사실 가장 걱정한 부분은 이거였다. 다행히 가짜나 야매의사는 아닌것 같다.</div> <div><br>"일단 계약서 부터 쭉 보고 얘기해 보는게 좋겠지."</div> <div><br>남자는 나에게 서류뭉치를 건네었다.</div> <div> </div> <div>혹시라도 문제가 있을까 싶어 꼼꼼히 살피던중 남자에게 질문을 던졌다.</div> <div><br>"여기 장기기증 동의서라는건 뭡니까?"</div> <div><br>남자는 서류를 흘끔 본후 대답했다.</div> <div><br>"만약 당신이 죽으면 당신의 장기는 우리가 기증받는단 얘기지. 그냥 우리의 부수입이라고 봐도 좋고."</div> <div><br>대충 알만하다. 늙어죽는건 별 의미 없다 쳐도, 사고사같은경우가 드물긴해도 제법 괜찮은 부수입이 되겠지.</div> <div> </div> <div>전체적으로 두번씩 꼼꼼히 읽은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div> <div><br>"계약하죠."</div> <div> </div> <div> </div> <div><br>수술대에 누운순간까지 불안감을 떨칠수는 없었다.</div> <div> </div> <div>하지만 결과는 내가 기대한것보다 훨씬 좋았다.</div> <div> </div> <div>마치 십대시절로 돌아간듯 심장은 환상적으로 작동 되었다.</div> <div> </div> <div>다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새생명을 얻게 되다니 날아갈것같았다.</div> <div> </div> <div>게다가 오히려 더 건강해지다니.</div> <div> </div> <div>죽다 살아나니 세상이 달라보였다.</div> <div> </div> <div>하고싶은것들이 너무나 많다.</div> <div> </div> <div>일찍이 때려쳤던 공부도 하고싶고, 번듯한 직장을 잡고싶었다.</div> <div> </div> <div>결혼을 하고 가정을 만들고 싶었다.</div> <div> </div> <div>이제부터 정신차리고 노력하면 할수 있다.</div> <div> </div> <div>달콤한 꿈에 부풀어 미래를 상상했다.</div> <div> </div> <div>운동을 다니고 공부를 시작하고 면접을 보러다녔다.</div> <div> </div> <div>언제나 귀찮던 일들이었지만 이제는 너무나 즐겁다.</div> <div> </div> <div>한동안은 말그대로 살맛나는 하루하루였다.</div> <div> </div> <div>한동안은 말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번엔 좀 일찍 들어왔네요."</div> <div> </div> <div>"심장이식자였거든. 다른 장기는 세균이 심장까지 퍼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심장은 잠복기 끝나자마자 활성화 되니까."</div> <div> </div> <div>"보통은 3개월 잠복에 완전활성화 2개월 해서 대충 반년은 걸리는데 말이에요."</div> <div> </div> <div>"그렇지. 일단 심장부터 꺼내놔. 세번째긴 하지만 상태 괜찮으면 한번 더 써도 될거 같으니."</div> <div> </div> <div>"하하, 괜히 만졌다가 저도 세균에 감염되는거 아니겠죠?"</div> <div> </div> <div>"심장이 멈추는 시점에서부터 불활성화 되서 24시간안에 완전 사멸하는거 알잖아.</div> <div> </div> <div>그래서 부검같은거에도 안걸리는거고. 장난치지말고 빨리해."</div> <div> </div> <div>"한번 더 써도 되겠네요. 깔끔한데요? 심장이식할 사람 또한명 있다고 하셨죠?"</div> <div> </div> <div>"바로 이식하면 되겠군. 수술날짜 잡고 그건 배양실에 가져다놔. 미리 세균접종해놔야 되니까.</div> <div> </div> <div>다른 장기들은 일단 따로 보관했다가 대기자 생기면 접종하지 뭐"</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