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이 이야기는 픽션임을 미리 밝힙니다.</div> <div>실제 사건, 단체, 인물과는 관계가 없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br>예전에 뉴스에서 크게 떠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었지.</div> <div>최전방 GP의 전 병력이 사망한 사건.</div> <div>평소 구타와 부조리에 지친 신모 이병과 박모 이병 두명이 작당하고 총기를 난사해 전우들을 모두 살해한뒤</div> <div>그 이등병들은 수류탄을 터트려 자살한 사건.</div> <div>누구라도 다 들어봤을거야.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니까.</div> <div>그때문에 군대 부조리나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 또 난리가 났었잖아.</div> <div>결론은 성격장애인 이등병 두명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적당히 마무리했었지.</div> <div>그런데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div> <div>나는 그곳 수색대에서 군생활을 하고 몇달전에 전역을 했어.</div> <div>그리고 내가 전역전 마지막으로 겪은 사건이 그 GP난동 사건이었지.</div> <div>그래서 그 사건에대해 잘알아. 예상했겠지만 뉴스에 나온건 진실과는 거리가 있어.</div> <div>아니 정확히 말하면 100%거짓이라고 보는게 맞겠지.</div> <div>지금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div> <div> </div> <div> </div> <div>먼저 사건이 있던 그날밤 이야기를 할게. 상부에 보고된 바에 의하면, </div> <div>GOP근무조가 새벽 3시경 GP쪽에서 사격소리와 수류탄 폭파음을 들었다고 보고가 되어있어.</div> <div>그 소리는 약 30분간 산발적으로 들렸고 그 이후에 쥐죽은듯이 조용해 졌지. </div> <div>그 시간동안 GP에는 연락이 되지 않았어.</div> <div>그렇다고 직접 비무장지대에 들어갈수는 없으니 전병력을 대기시켜놓고 해가 뜨길 기다렸지.</div> <div>해가뜨고 나를 포함한 수색대인원들이 GP로 들어갔을때 상황은 참담했어.</div> <div>사방이 피범벅이었고 곳곳에 GP인원들의 시체가 널려있었지. </div> <div>심지어 시체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핀셋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어.</div> <div>전 GP인원 전멸. 사인은 모두 총에 맞거나 수류탄에의한 폭사였지.</div> <div> </div> <div> </div> <div><br>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알려진 거랑 비슷해. </div> <div>하지만 실상은 알려진것과 전혀 방향이 달라.</div> <div>미리 이야기 하자면 그 GP에 이등병은 세명이었지만 신씨와 박씨는 없었어.</div> <div>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던거지. 실제 사건의 전말은 이래</div> <div>나와 수색대원들이 GP에 들어갔을때. 아니 들어가려고 GP출입구 철문으로 다가갔을때였지.</div> <div>문은 닫혀있었지만 철문 한 가운데에 무언가 걸려있었어.</div> <div>가까이 가서 확인하니 그건 전투모였지. 처음그걸 봤을때의 섬뜩함이 잊혀지지 않아.</div> <div>잘 이해 안되지? 전투모가 걸려있는게 왜 무서운지 말이야.</div> <div>왜냐하면 그 전투모는 우리가 쓰는 전투모가 아니었거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맞아 북한군 전투모였어.</div> <div>그놈들이 표식인양 자신들의 전투모를 걸어놓고 간거야.</div> <div>즉시 GP로 진입해 상황을 파악했지.</div> <div>안은 위에 설명한것과 같이 난장판이었어.</div> <div>너무나 화가 나게도 GP상활실로 들어갔을때 난 상황판에 피로 낙서가 되어있는걸 봤어. </div> <div>웃는얼굴의 사람낙서였지. </div> <div>그녀석들 사람을 그렇게 죽인것도 모자라 장난까지 쳐놓은거야.</div> <div>나는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지. </div> <div>다른 수색대전우들도 당장 북쪽을 향해 총을 갈겨대고 싶은 얼굴이었으니까.</div> <div>하지만  GP인원들의 죽음보다, 북한군의 장난보다 날 화나게 하는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났어.</div> <div> </div> <div> </div> <div>상부로 보고가 되었을때, 상부가 내린 가장 첫번째 전파는 사건에 대한 함구였어. 거기까진 이해해.</div> <div>그런데 다음으로 내려온 전파는 이번 사건은 거짓된 사건 내용이었어.</div> <div>즉, 뉴스에서 보도된 내용이 전 군에 전파된거지.  처음에 난 이해할수 없었어.</div> <div>왜 북한군의 소행이 분명한 상황에서 없는 사람을 범인으로 만든건지.</div> <div>왜 훈장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 사고사 처리되어야 하는건지</div> <div>왜 사건을 조작하여 육군이 자신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지.</div> <div>사실 전역할때까지 이 의문은 풀리지 않았었어.</div> <div>하지만 얼마전 나랑 친했던 간부와 만나 술한잔 할때 그 이유를 알게되었지.</div> <div>그 간부가 술에 취해갈때쯤 내가 슬쩍 물어봤어. 그 이유가 뭐였는지.</div> <div>그 간부는 전방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이유를 알것같았거든.</div> <div>역시나 잘 알고있는듯 쓴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이야기 했지. </div> <div> </div> <div><br>"대한민국의 군인은 절대 북한따위한테 져서는 안되거든. 전투에서 패배하는거보다는 미친놈때문에 사고난게 나아"</div> <div>지금까지의 내 가치관이 통째로 부정되는 느낌이 들었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가만히 곱씹으면 무섭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