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occugaku.com/">http://occugaku.com/</a></div> <div><br></div> <div><b>못 씨 </b>(Mr. Mot 정도로 생각해주세요)</div> <div><br></div> <div>우리 병원 도관실(심장병 중환자를 치료하는 곳)에는 못 씨라고 부르는 것이 나온다.</div> <div>못 씨는 파란 땡땡이 무늬의 잠옷을 입고 있고,</div> <div>부스스한 머리의 중년일 때도 있고, 젊은 훈남일 때도 있고, 마른 여성일 때도 있고 여러 형태가 있다.</div> <div>공통점은 </div> <div><br></div> <div>방 구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 있다는 점</div> <div>똑같은 잠옷을 입고 있다는 점</div> <div>아무 말도,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 점</div> <div>문득 보면 있지만, 또 문득 보면 사라져 있다는 점</div> <div>그 장소에 있는 사람 모두에게 보인다는 점</div> <div>못 씨가 나타났을 때, 치료 중인 환자는 다음 날 반드시 죽는다는 점</div> <div><br></div> <div>돌아가신 모든 환자들의 치료 중에 나타난 건 아니고,</div> <div>못 씨가 나타난 순간에 치료 중인 환자가 반드시 죽는 것이다.</div> <div><br></div> <div>치료가 성공한다 해도 이상하게 회복 시 경과가 나빠진다.</div> <div><br></div> <div>상당히 오래 전부터 못 씨가 목격되었다고 한다.</div> <div>굿 같은 걸 몇 번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div> <div>1년에 3~4차례만 나타나는데, 우리 과 의사 선생님과 스탭은 모두 알고 있다.</div> <div>치료 중 못 씨가 나와도 다들 반응하지 않고 침묵한다.</div> <div>겁먹는 건 신입 간호사 뿐이다.</div> <div><br></div> <div>젊은 의사 선생님은 못 씨를 볼 때마다 의기소침해진다는데,</div> <div>부장 의사 선생님은 못 씨가 나와도 포기하지 않으신다.</div> <div>누구보다 못 씨의 모습을 많이 보셨을 텐데 그 징크스를 믿지 않고</div> <div>못 씨가 씌인 환자를 어떻게든 살리려고 부장 선생님은 고군분투하신다.</div> <div><br></div> <div>사진은 찍히지 않는 것 같다.</div> <div>신입 기술자가 밖에서 찍었는데 아무 것도 안 찍혔다.</div> <div>기술자는 나중에 선배한테 엄청나게 깨졌다.</div> <div><br></div> <div>만지려고 하면 사라진다는 건 들은 적 있다.</div> <div>아니, 항상 최소한의 인원이 치료를 하기 때문에 남는 손이 없어서, 사실 못 씨가 나와도 신경 쓸 여유가 없다.</div> <div>딱 한 번 부장 선생님이 기구를 던지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맞기 전에 스윽하고 사라졌다.</div> <div>그러고보니 못 씨가 사라지는 순간을 본 건 그 때 한 번 뿐이다. 평소엔 문득 보면 사라져 있으니까.</div> <div>그런데 그렇게 뭘 던질 용기가 있는 건 부장 선생님 뿐이고,</div> <div>못 씨는 신경쓰지 말자, 화나게 만들지 말자 이게 스탭들의 암묵적인 룰이라서 신경쓰지 않도록 노력한다.</div> <div><br></div> <div>못 씨가 죽음을 부르는 건지, 죽음에 불려서 못 씨가 나타나는 건지 잘 모르겠다.</div> <div><br></div> <div>이걸 쓰고 있자니, 귀신보다 더 정체를 모르겠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