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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7732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2
    조회수 : 2154
    IP : 103.10.***.61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02/23 16:42:55
    http://todayhumor.com/?panic_77732 모바일
    [오컬트학]떨어져 있던 가루

    떨어져 있던 가루

    밤 늦게 일을 마치고 맨션에 돌아왔더니 현관 앞에 이상한 가루가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
    뭔가 싶어 몸을 굽혀 보니 현관 문이 어딘가 이상했다. 잘 보니 구멍이 나 있다.
    이쑤시개 두 개 쯤 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에, 위치 상으로 봤을 때 허리 쯤 오는 곳이었다. 완전히 뚫리진 않았다.
    가루가 그 구멍 아래 쪽에 떨어져 있는 걸로 보아 구멍을 내면서 나온 가루 같았다.
    게다가 자세히 봤더니 구멍은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경첩 부근과 무릎 쯤 되는 높이에 하나씩 뚫려 있는 게, 총 3 군데였다.
    일부러 뚫은 거면 좀 무섭다 싶었지만 방은 달라진 것도 없고 해서 그 날은 그냥 체인만 걸고 잤다.
    야근 때문에 피곤하기도 했고, 흰개미가 그런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냥 다음 날 부동산에 전화해보면 되겠지 싶었다.

    어쩌다보니 다음 날도 야근을 하고 퇴근했는데 울음이 날 뻔 했다.
    구멍이 늘었다. 허리 쯤 되는 높이에 하나가 추가 되었다.
    울상으로 맨션 입구까지 내려와서 관리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피해라고까진 하기 좀 그래서 경찰에 신고를 하진 못 했다.
    관리하는 사람이 와서는 다음 날 부동산 쪽과 같이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 날 밤엔 회사 동료에게 울며 부탁해서 재워 달라고 했다.

    그 다음 날, 부동산 쪽에서 경찰에 신고했더니 범인이 쉽사리도 잡혔다.
    우리 집 현관에 구멍을 뚫은 사람은 이웃집 사람이었다.

    일을 하던 중에 범인을 잡았단 연락을 받아서 그 날은 칼퇴하고 바로 경찰서로 갔다.
    부동산 관계자도 있었고, 경찰로부터 사건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실은 일 년 쯤 전에도 같은 피해가 있었는데..."
    "네????!"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런 위험 인물이 옆 집에 살았으면 처음부터 말해줬어야죠!"하고 부동산 측에 말했더니
    "그게... 당시에 그 분은 기물 손해죄로 서류를 송검한 후 퇴거하셨는데요..."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 사람은 방을 뺐다고?
    "그 후에 다시 그 방에 들어오신 분이.. 이번 범인이었습니다"
    경찰이 무슨 소리 같은 걸 듣진 않았나 하고 옆 집에 물으러 갔더니 뭔가 거동이 수상쩍었다고 한다.
    그래서 엄포를 놓으며 물어봤더니 자백했다고 한다.
    요전에 살았던 범인의 현 주소도 확인했지만, 그 사람은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접점이 없는 것 같다고 경찰이 말했다.

    범행 동기를 물어보니 둘 다 같은 소릴 했는데,
    "내가 엿보지 않으면 저쪽에서 날 엿본다"라는 이상한 소릴 했다고 한다.
    그게.. 엿보는 구멍이었나.. 완전히 뚫리지도 않았는데.
    내 방이나 옆 방에 옛날에 무슨 범죄 사건 같은 게 일어 났었냐고 물었더니 부동산 측에서는 아니라고 했다.
    아니, 같은 방에 살던 다른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정신이 나가는 건 이상하잖아...
    그리고 내 방 아니면 범인 방이 이상하다는 건데...
    내 방에 있는 무언가가 그 방을 엿보고 있단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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