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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39508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3
    조회수 : 3981
    IP : 14.36.***.37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2/12/03 17:36:57
    http://todayhumor.com/?panic_39508 모바일
    브금주의]항공기

     

    내용의 집중도와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브금을 같이 올립니다


    브금은 멈춤표시를 누르면 꺼집니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623








     




    나는 대한민국 공군이다. 그것도 활주로를 뛰어 다니며 항공기를 띄우고 받는 일선 정비병!!!




    오늘 같이 안개가 낀 날은 최고의 날이다. 시야확보가 어려워 비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깐!!



    그럼 내가 할 일의 상당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야.. 오늘은 휴가다 휴가. 할일도 없고~ 맨날 이랬음 좋겠어~ 으으~"



    "새끼야. 군대오니깐 좋제? 이렇게 일도 안시키고 밥 먹어여주고 으잉? 얼마나 좋아?"



    "아~ 김중사님. 무신말씀을 그리하십니까. 오늘같은 날도 있으니깐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건데..ㅋ"



    그렇게 한가하게 내 상사와 노가리나 까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순탄한 하루였다. 이대로 하루 일과가 끝이 나가는 것일까?



    그때였다.




    "콰광~!!!!!!!!!!!!!!!"




    항공기 엔진소리에 단련되어 왠만한 소음에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던 나였으나, 이소리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급하게 눈을 돌리보니. 산에서 연기가 자욱히 솟아오르고 있었다.





    "앵~ 앵~앵~"


    "전달! 전달! 전달!! 긴급상황이다. 전 대대에선 사역병을 즉시 차출하길 바란다. "



    산불이 난 것일까? 아니면 무슨 폭파사건인가?????



    부대엔 비상이 걸렸다. 훈련으로 비상을 여러번 걸려봤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편안히 하루를 마감하고 있던 난 어김없이 그 사역병력으로 차출되고 말았다.



    순식간이었다. 몇명의 부대원을 태운 차는 급히 불길이 올라오는 산을 향해 달려 가고 있었다.



    ' 머야 이거. 정말 산불이라도 진압하러 가는건가? 위험한 일 아니야 이거??'


    어리둥절하게 끌려가듯 현장으로 출동하게 된 나는, 같이 차를 타고가는 사람들에게로 부터 자세한 정황을 듣게 되었다.



    "지금 공항으로 오던 중국민항기가 저 산에 때려박았데....... 안개가 너무 자욱해선지 착륙을 못해고 우회하다가 저리됐단다. 쯔쯔..."



    아... 살면서 사람이 죽는거 한번 보지 못했던 내가..... 이런 대참사현장으로 가게되다니..




    몸이 덜덜 떨렸다. 처참하게 망가진 시체를 뒤적이고 맨손으로 옮길걸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했다.



    이윽고 산아래에서 차는 멈췄섰다. 억지로 억지로 마음을 가다듬고선 연기가 올라오는 산을 향해 올라갔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소방수, 다른 부대의 군인들이 발을 맞춰 산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우리완 반대로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누구시죠? 사고랑 관련되신 분들이세요?"



    옆에서 누군가가 그들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그들은 대답이 없다.



    "이봐요~! 어떻게 여기 계신거에요? 누구신지 말씀을 해 주셔야 됩니다!"



    몇번의 질문 끝에 그들에게서 받아낸 말은 자신은 마을 사람들인데 엄청난 굉음에 무슨일인지 궁금해 



    산으로 올라왔었다는 것이다. 



    단지, 그 말만을 남기고 그들은 우리의 시선을 외면한체 발길을 서두르고 있었다.



    '얼마나 역겨웠길래, 저리도 도망치듯 내려가는 걸까.. 아.. 난 어떻게 봐~'



    속으로 앓는 소리를 하며 도착한 사고현장은 말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눈물이 날 듯했다. 지독한 연기와 타는 냄새가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전이되었다.. 



    이렇게 죽음의 강을 넘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내 안위만을 걱정했다니.....



    다행히 몇명의 생존자는 있었다. 물론, 얼굴은 일그러지고 정신은 놓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 몇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말 지옥 그자체였다. 항공기의 기체와 함께 갈기갈기 찢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수많은 시체들.. 



    시신을 하나 하나 옮기면서 우리가 해줄 수 있었던건.. 가지고 왔던 우의로 몸을 덮어주는 게 전부였다.




    그나마 숨이 붙어 있는 사람들을 신속하게 찾아내어 구출하며 이송했다.




    난 한명의 소방수들과 한 팀이 되어 인명구조를 하고 있었다. 



    여러 시신을 뒤적이며 살아있는 이들을 찾았다. 그러던중 한 아저씨를 발견하고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는데



    아저씨가 무언가 숨가쁜 말을 내 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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